※ 흑집사 2기 ＆ 흑집사 28권 이전 내용 스포주의
※ 도련님이 시엘입니다
사실 수요없는 공급을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글을 정말 읽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1절만 해야 되는데 뇌절을 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하지만 뇌절을 안 하면 오타쿠가 아니기 때문에 포타를 켰는데... 세바스찬이 실트를 갔네요. 감사합니다.
거두절미하고 악마 소환하는 법, 시작하겠습니다.
1. 소환 전 유의사항
① 준비물 ★★★
악마를 소환하기 앞서, 몇 가지 점검해야 될 사항이 있습니다. 잠시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봅시다. 나는 어떤 영혼인가? 재복에도 금수저가 있듯 영혼에도 등급이 있습니다. 본인이 어떤 전형에 해당하는지 확인해보고 신중하게 소환을 진행하시기 바랍니다.
i) 특별전형: 고급 영혼 보유자
요약: 다시 태어나는 게 빠릅니다.
악마라는 족속은 기본적으로 수천 년의 지혜가 담긴 인간요리는 맛도 모르면서 나름의 미각으로 싸구려 영혼보단 고급품을 선호하는 놈들입니다. 되기는 어렵지만 고급 영혼은 이놈들의 미각을 사로잡을 유일한 치트키라고 할 수 있습니다.
2기에서 악마 돌쇠들의 주인쟁탈전이 일어난 이유가 다 이 영혼의 질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시엘의 영혼이 델리만쥬 페로몬급으로 맛있기 때문입니다. 뭘 어떻게 하면 피 한 방울로도 달달한 영혼 냄새가 천리밖까지 퍼지는지 악마가 한 마리도 아니고 여섯 마리가 달려드는 기현상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혹시 내 영혼이 존맛이라 6명의 악마와 난잡한 영혼뷔페식을 하는 건 아닐까?' 같은 걱정은 접어두셔도 괜찮습니다. 자기들끼리 규칙이 있는지 동시에 한 명을 나눠먹을 생각은 안 하고 성공한 한 놈만이 하나의 영혼을 풀코스를 즐기기 때문에 여러분의 영혼이 조각조각 땃따따 토막날 가능성은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고급 영혼이란 무엇인가? 영혼의 질은 어느정도 선천적으로 타고나지만 역경에 굴하지 않는 강인한 정신력과 인내심, 신을 부정하는 마음 등 후천적으로도 일부 개발하는 것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훈련법으로는 월간연재로 독자들의 애간장을 녹이며 굿즈만 팔아먹고 애니는 내줄 생각을 안 하는 악랄한 집사 만화 흑집사를 보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ii) 일반전형: 그 외 다수
대부분의 예비 계약자들을 위한 방법입니다.
악마에게 제물로 바칠 영혼 2개(타인 1, 본인 1), 평소 신을 부정하는 불경한 마음, 빌어야 할 소원을 준비하고, 소환 주문을 외칩니다. 끝. 간단한 것 같지만 실천이 어렵습니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해보겠습니다.
~ 소환 주문 TIP ~
특별히 정해진 양식은 없으나 거창한 문구는 필요 없습니다. 강렬하게 신을 부정하는 마음과 특정 상대의 재앙을 바라는 마음을 담아 큰소리로(!) 외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역시 악마에게도 진심은 통하는 법인 것 같습니다.
이때, 악마 비하하는 표현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미래의 머슴에게 DM 보낸다고 생각하고 그들의 비위를 조심스레 맞춰줍시다. 두 가지 실전 예시를 통해 비교해보겠습니다.
[ 틀린 예 ]
"오너라,(X) 지옥의 불꽃을 휘감은 자.
밤의 지배자. 어둠의 맹우.
흐르는 피를 마시는 사악한 짐승.(X)
천 개의 모습을 가진 달의 가호 아래,
나와 계약을 맺어라!(X)"
→ 소환이유 즉, 잘못되길 바라는 대상이 불분명하며 악마를 욕하는 문구가 있어 NG입니다. 초면에 다짜고짜 반말을 시전하는 태도 역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상호 간에 예의를 지키는 악마와 계약자가 됩시다.
[ 옳은 예 ]
"이것들을 (X5)
죽여버릴 거야!"
→ (눈앞에 보이는) 복수 대상을 향한 명확하고 반복적인 의사표현, 악마가 누구인지는 상관없이 자신의 의지를 강하게 피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 해당 소환대사를 시전한 계약자는 특별전형이라 무슨 대사를 외쳐도 프리패스임을 참고하여, 대사 선택에 보다 신중을 기할 것을 추천드립니다. 표본이 워낙 적어 실전적용에 부족한 사례를 들고 온 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일반전형의 소환조건이 다소 까다롭지만 섣불리 포기하지 마시고 흑집사를 읽으며 특별전형자가 되는 그날까지 심기일전하시기 바랍니다.
iii) 로또전형
정화수 떠놓고 변덕스러운 악마에게 간택되는 요행을 기다립니다. 단, 이 방법은 실패 시 악마의 저주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③ 실패 시 패널티: 소멸
악마를 소환한 영혼은 높은 확률로 악마사념체설*에 의해 악마의 피와 살이 되는 영양분으로 흡수되기 때문에 기독교에서 말하는 천국과 지옥 어디에도 갈 수 없으며, 불교의 윤회사상의 굴레에서도 벗어나 영원히 소멸하고 맙니다. 한마디로 개죽음이니까 기왕 소환하기로 마음먹었으면 꼭 계약 성공하시고 악착같은 마음으로 소원을 쟁취해야 할 것입니다.
* 악마사념체설: https://imbuche.postype.com/post/8270880
2. 소환 후 유의사항
여기까지 왔으면 반은 성공한 겁니다. 축하드립니다.
① 악마를 알아보는 법
이전 게시글에서 밝혔듯 악마들은 현재 계약자 수급에 어려움이 있어 멸종위기에 처한 것으로 사료됩니다. 그리고 이들의 개체 수 감소를 틈타 현재 뱀파이어, 늑대인간 등 유사종이 소환자에게 접근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들은 악마만큼 얼굴이 잘났을지언정 우리의 소원을 들어줄 능력은 없으므로 소환해봤자 예쁜 쓰레기입니다. 예쁘고 유용한데 인성만 (이하생략)인 세바스찬과는 비교할 수 없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팍팍해진 인심에 보이스피싱이 판을 치는 요즘, 악마를 소환하는 우리들도 유사악마에게 사기당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꼼꼼하게 악마의 특징을 확인해서 진품명품인지 가려보고 계약을 체결하여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영혼을 보람차게 소비하시길 바랍니다.
i) 악마의 외형적 특징
세바스찬의 경우, 악마 본체는 악마와 관련된 전승이 많은 까마귀, 뱀, 문어, 개, 염소, 그림자 등 다양한 형태로 등장했습니다. 그의 현재 외형은 시엘과의 계약 당시 설정한 '백작을 모시기에 적합한 모습'이지만 원한다면 다른 모습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그 밖에 사소한 특징으로는 시도 때도 없이 송곳니 자율수납하기, 홍채색 바꾸기, 세로동공으로 바꾸기, 혓바닥 날름거리기 등이 있습니다.
ii) 악마의 성격적 특징
악마는 인간에 비해 감정의 폭이 제한적이며 슬픔을 느끼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간혹 악마가 간사하게 눈물을 흘리며 약한 모습을 어필하는 경우, 악어의 눈물 정도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② 계약 체결 방법
세상 모든 계약이 그렇지만 악마와의 계약은 특히 신경써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이놈들은 방심하면 눈 뜨고도 영혼을 털어갑니다. 악마 계약계의 대선배 시엘 팬텀하이브도 실수로 훅 갈뻔했습니다.
i) 소원 설정의 한계
- 불확정한 조건은 소원으로 제시할 수 없습니다.
ex) '영원히', '만족할 때까지' 등 부당한 내용
- 죽은 인간을 되살리거나 시간을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ii) 계약인의 위치설정
- 악마와 계약 시, 계약자와 악마의 몸에 계약서의 개념으로 계약인을 새기게 됩니다.
- 눈에 띄는 곳에 새길수록 큰 힘을 집행할 수 있습니다.
- 일생생활을 고려하여 위치를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잘하면 홍대 타투로 오해받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iii) 중도 계약 파기 시
- 서로의 과실 비율에 따라 계약 유지 여부가 결정됩니다.
- 계약자의 과실로 계약 파기 시, 패널티로 그 영혼을 악마가 흡수합니다.
- 악마의 과실로 계약 파기 시, 알려진 데이터가 없습니다. 악마 개인의 양심에 달린 것으로 보입니다.
'거지 같은 세상 악마한테 영혼 좀 털리면 어때' 같은 안일한 생각으로 임하지 마시고 조건을 꼼꼼하게 따져보며 유리한 조건을 이끌어내는 계약자가 됩시다.
굳이 버릴 곳이 필요하면 당신의 영혼을 한 끼의 식사보다 요긴하게 사용해 줄 언더테이커에게 양보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입니다.
이상으로 악마 소환 방법 소개를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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