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랑은 눈물을 멈추지 않았다. 멈추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멈추지 않는 것이었다. 처연하게 흐르는 눈물은 순전히 혜랑의 의지에 의한 체액의 배출이었으니. 희원의 상처에 진심으로 슬퍼하는 것은 사실이었으나 그러한 감정은 끝도 없이 흐르는 눈물과는 전혀 별개의 영역이었다. 적어도 혜랑에게 있어서는 그랬다.

 

나는 잘 울어요, 어머님.

 

혜랑은 마취에서 아직 깨어나지 못한 희원을 바라보며 속으로 읊조렸다. ‘잘’ 운다는 것은 자주, 라는 뜻이 아니었다. 그야말로 ‘잘’ - 때와 장소를 가려 탁월하게 – 울 줄 안다는 뜻이었다. 눈물은 여자의 무기라죠, 혜랑은 아무도 모르게 미소 지으며 뜨겁게 흐르는 눈물을 공들여 닦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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