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별인원 하 유리 X 슬레이어 스다밤


 




 

 


 

유리 같은 꼬맹이가, 슬레이어 얼굴이나 봤겠어?

 

 

 

 아직 선별인원이 분명한 저를 놀리는 말이 분명했음에도, 유리는 날뛰는 호승심을 어찌하지 못하고 탑 중간지역에 있다는 슬레이어의 성으로 향했다. 황량하기 그지없는 공간에 떡하니 세워진 저택을 본 순간에야 잘못 왔다는 생각이 머리를 지배했으나, 한 번 칼이라도 꺼냈으면 무라도 썰어야 한다는 생각에 저택의 문을 두드렸다.

 

"이리 오너라!"

 

 쾅쾅. 문을 거세게 두드렸으나 돌아오는 소리 없이 썰렁했다. 하하. 아무도 없나 보네. 무서운 마음도 있었기에 아무도 없다는 걸 알자마자 몸을 돌렸다. 오긴 왔는데, 슬레이어가 없었던 거야! 하는 순간, 낡은 쇳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열렸어? 유리가 살짝 몸을 돌리자 열려있는 문이 보였다. 돌아갈까? 아니면 들어가 볼까? 돌아갈까 생각하다가도 저를 비웃은 얼굴이 생각나 유리가 주먹을 불끈 쥐었다.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다! 당당한 걸음으로 저택의 안으로 들어섰다.

 

 저택 안은 깔끔했다. 그런데도 사람 사는 것 같지는 않은 공간이었다. 텅텅 비어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았다. 살짝 겁먹은 유리가 부러 크게 소리 질렀다. 아무도 없어? 슬레이어! 여기 산다며. 하고 두리번거릴 때, 유리의 바로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자하드의 공주가, 여기까진 무슨 일이죠?"

 

 유리가 화들짝 놀라 뒤를 돌았다. 그러자 유리의 시야 안에 잘생긴 청년이 들어왔다. 밤색 머리에, 금빛 눈이 상냥한, 소년같이 보이는 젊은 청년.

 

"그쪽이 슬레이어?…야요?"

 

 어딘가의 신해어같은 괴물이나, 음침한 마귀 같은 모습을 생각했던 유리에게 눈앞의 남자는 전혀 슬레이어처럼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유리의 취향에 부합할 정도로 잘생긴 미남이었다. 누가 나에게 잘못 알려준 게 아닐까? 그냥 평범한 랭커라거나?


"맞아요. 하 유리 자하드 공주님."

"...헐. 왜?" 

"네?"

"왜 그 얼굴로 슬레이어냐고!"

 

 헙. 유리가 말을 잘못한 걸 깨닫고 입을 막았다. 남자는 그런 유리의 반응에 멋쩍게 웃었다. 전혀 슬레이어 같지가 않았다. 유리는 자신의 상식이 파괴되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이곳엔 왜 왔어요? 이젠 대답해줬으면 좋겠는데."

"어, 그게…. 슬레이어는 어떻게 생겼나 궁금해서…."

 

 정말 맹랑하기 짝이 없는 대답에, 남자가 살짝 웃음을 터트렸다. 남자가 고개를 숙여 유리와 눈을 마주쳤다. 다가오는 남자의 얼굴에 유리가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오른 채로 뒷걸음질 쳤다. 잘생겼다.

 

"봤으니까, 이제 돌아가 줄래요? 아직 랭커도 아닌 공주님이 오기엔 위험한 곳이라."


 다정한 말투에 유리의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졌다. 가요. 저택 입구까지, 데려다줄게요. 유리는 남자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며 같이 걸음을 옮겼다.

 슬레이어..얼굴..최고다. 이래서 마스체니가 얼굴 보라고 했던건가? 유리가 이상한 생각을 하다 보니 저택 입구가 보였다. 그때 갑자기 번뜻 스치는 생각에 유리가 입을 열었다.

 

"이름! 이름이 뭐야? 요?"

"…스물다섯번째 밤이에요."

 

 밤. 유리가 이름을 되뇌는 사이 아까 유리가 지나쳤던 저택의 입구에 도착했다. 남자가 문을 열었다.

 

"조심히 가요. 되도록 여기 온 거 아무도 모르게 하고."

"다음에 또 와도 돼…요?"

 

 유리의 말에 남자가 곤란한 듯 고민하다가 고개를 저었다. 그건 안돼요. 유리가 입술을 비죽이더니 저택의 밖으로 발을 내디뎠다. 남자가 잘가란 의미로 손을 흔들었다. 유리가 저택의 입구에 서서 큰소리로 외쳤다.

 

"다음에 또 올게, 밤!"


 내 이름은 하 유리 자하드. 포기를 모르는 여자다! 주먹을 불끈 쥔 유리가 한숨을 쉬는 남자를 뒤로하고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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엥 내가 뭘쓴거지

캐붕...봐주세요...

개그물로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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