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픈 날은 절밥을 깨뜨릴 듯이 삼키고
물에는 손끝도 닿지 않게 조심했다.
식탁에서는 다른 사람이 되는 게
가끔은 변하는 게 두렵다고 하더라. 막히는 목 사이로
토해내는 소리는 분명 다른 얼굴이었다.
눈물은 억지로 짜냈다. 한 달 전 축사에서 죽은
닭 모가지를 삼킨다.
누가 고기를 넣었어?
미안한데 그건 고기가 아니라서
서로 닮지 않았지. 그러니까
부리만큼의 딱딱함이 씹히고
그게 입 구석구석 상처를 줘도 고기란 단어를 쓰는 건
기만이지. 그럼 기만이지.
둥근 식탁이었지. 아침은 온통 풀밭
점심도 풀밭. 저녁에는 고기가 나올 것 같더라니
입안에 무언가 넣어주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 송곳니는 가리고
남들이 흉보는 그 더럽고도 역한 욕구는 삼키지 말고 뱉어봐
고뇌 안에서 소화되는 얼굴과
관념은 오래도록 그의 위장을 넘나들며 구겨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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