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 동기 태형이가 갑자기 소개팅을 해준다고 했다. 

딱히 마음은 없었지만 매일 수업만 듣고 학교만 왔다갔다하던 일상이 지루하던 차에 그냥 한번 만나볼까 해서 정국은 소개팅을 하겠다고 약속을했다.

커피숍에 들어서니 멀리서봐도 귀엽게 생긴 남자가 정국을향해 손을 흔든다.

 '.... 남자였어?'

 '근데 남자가 왜 저렇게 귀엽게 생겼지.. ' 

'왜 자꾸 쳐다보는 거야..' 

마주 앉은 내내 말도 없이 내얼굴만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탓에 얼굴이 달아오르는 게 느껴진  정국은 지민을 집에 데려다준다며 일어났다. 

놀란 토끼 눈을 하고 나를 바라보며 씨익웃는 모습이 귀엽긴 했다. 

커피숍을 나와 집에 바래다 주기 위해 지민과 나란히 걷고있었다. 

흘끔흘끔 내눈치를 보며 걷는 지민이 계속 신경 쓰였지만 모르는 척 나란히 걸었다. 

그러다 문득 둘을 흘깃 바라보는 주위에 시선이 느껴졌다. 

'왜 쳐다보는 거지..'

 뒤돌아보게  만드는 정국의 외모와 강아지처럼 귀여운 지민이가 같이 걷고 있는데 둘을 바라보는 시선의 의미를 정국은 전혀 알지 못했다.

 그저 그 시선에 부담을 느낀 정국은 애써 가까워지는 지민과 떨어져 걷고 있다. 

지민을 집에 바래다주고 돌아온 정국은 씻고 침대에 눕자 지민이 떠올랐다. 

'연락을 해야 하나..' 

'그래도 소개팅인데..'

 '남자일줄은..'

그렇게 혼자만의 고민을 하던차에 지민에게 먼저 연락이 왔다.

지민이가 싫은 건 아니지만 같은 남자였고, 귀여운 얼굴이 계속 머릿속에 떠올랐지만 뭔가... 정국은 지민에게 거리가 느껴졌다. 

싫지 않으면 만나보자는 지민의 말에 동의도, 거절도 할 수 없어 대답조차 하지 못했다.






"야. 저기 민윤기선배 아니냐? "

"옆엔 누구지? 애인인가? ㅋ "

강의를 마친 정국이 친구들과 강의실을 나오다 친구들의 말에 맞은편 쪽을 바라보니 윤기선배와 어디서 많이본... 지민의 모습이 보였다. 

..... 

뭐지... 왜 저렇게 다정하지.. 

윤기만 바라보며 해맑게 웃고 있는 지민의 모습이 보였다. 

나랑 만나보자더니 윤기선배와 왜 저러고 있는 거지...? 

그 후로도 윤기선배와 다정하게 함께 있는 지민을 몇번더 보게 되었고 항상 오던 지민이의 연락이 더이상 오지 않았다. 

 정국도 지민이 종종 생각났지만 윤기선배와 다정하게 있는 지민의 모습이 계속 떠올라 먼저 연락을 할 수 없었다. 


카톡-

- 전정국 

어느 날 지민에게 먼저 카톡이 왔다

- 어 

- 내가  연락 안 하니 너도 연락 안 하네? 

...

- 너는 나한테 관심 없어? 

... 

- 나 왜만나? 

... 

- 나 만나기 싫어? 

-나 싫은거야? 

정국을 부르는 지민의 카톡에 짧게 대답을 보냈더니 쉴틈없이 여러 개의 카톡이 날아들었다.

오랜만에 온 지민의 연락이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윤기선배와 만나고 있으면서 왜 저런말을 하는 거지..?' 

'내가 묻고 싶은 말들인데.' 

하지만 정국은 아무 말도 할수없었다. 

-너 윤기선배 만난다며. 윤기선배랑 잘해봐라

정국은 저조차 무슨 생각인지, 진심인지 거짓인지도 모를말을 했다.

 지민은 더이상 아무 말도 없었다.

 '변명이라도 하던가.....'

변명을 생각 중인 건가 하며 한참을 기다렸지만 다음날, 또 다음날이 되어도 지민은 더이상 연락이 없었다.



 정국은 오늘도 과 모임이 있어 술집을 찾았다 .

 자리에 앉아 정국은 저도 모르게 지민의 모습을 찾았다. 

"지민이 찾아?" 

지민이를 소개시켜준 태형이었다. 

태형은 정국의 앞에 자연스럽게 앉으며 물었다. 

"아냐." 

그렇게 태형과 정국은 마주 앉아 쉬지 않고 술을 마셨다.

 태형은 어느 정도 술이 들어가니 점점 속도가 느려졌지만 정국은 여전히 쉬지 않고 술을 들이켰다. 

"왜 그렇게 술을 많이 먹어.  무슨 일 있어?" 

....... 

....... 

"지민이랑 헤어졌어. 아니 제대로 사귀지도 못했는데 헤어진 건 아닌가ㅎㅎ"

...... 

....... 

"왜 헤어졌어.." 

"윤기선배랑 만나고 있더라..." 

"힘들어...?" 

......정국은 말없이 계속 술만 들이켰다.

어느 정도 마셨을까... 태형은 아까부터 취기가 올라 쉬어가며 술을 마셨지만 쉬지 않고 마시던 정국도 슬슬 취기가 올랐다. 


" 지민이는 좋겠다~ "

계속해서 술만 마시던 정국을 보고 태형이 말했다.

정국이 마시던 술잔을 내려놓으며 태형을 바라봤다.

?? 

"전정국 사랑도받고, 윤기선배 사랑도 받고. 나는 연애한번 못 해봤는데~ " 

..... 

..... 

"태형이 너도 하면 되지. 연애." 

"나는 좋다는 사람이 없네~" 

"왜? 너도 인기 많을거같은데." 

"아냐. 난 아무도 좋다는 사람이 없어."

"그래? 나 같으면 너랑 연애하겠는데." 

"그래? 왜?"

태형이 눈을 반짝이며 정국에게 이유를 물었다.

"너 착하고... 잘생겼자나~ 주위에 좋다는 사람 많을거같은데 연애도 엄청 많이 해봤을거같은데 " 

"아냐... 불쌍하게도 연애한번도 못 해봤어.." 

"불쌍하긴~ ㅎㅎ 그럼 나랑해보까 연애? ㅎㅎ" 

정국이 술에 취해 눈을 게슴츠레 뜨곤 껌벅이며 말했다. 

"진심이야...?"

 . . 태형이 다시 한번 물었지만 정국은 술에 취했는지 더이상 아무 말이 없었다 .




'아... 머리야.. 얼마나 마신 거지...' 

시간을 보려고 핸드폰을 보니 태형에게 카톡이 와있다.

-우리 사귀는 거 맞지? 응?? 


사귄다고?? 누가? 이게 무슨말이지...?  무슨 일이 있던 거야.....?

정국은 카톡을 보자마자 태형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정국아. 일어났어? 속은 괜찮아?" 

"어. 근데 이거 무슨말이야?" 

"뭐? 아... 너 혹시 기억 안 나?"

 ....

"너가 사귀자고... 기억안나는거야? 너가 연애하자고해서 나는 너무 기뻤는데.." 

"아... 그게 아니라.."

 ..... 

"너도 나 가지고 논거네..." 

"아니야 그런 거." 

"그럼... 우리 사귀는 거 맞지...?

 ......... 

정국은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저를 가지고 논거냐는 태형의 말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정국과 태형은 그 후 그저 친구 같은 애인으로 그렇게 지냈다. 

어느덧 태형의 생일이 다가왔고 태형은 친구들과 생일파티를 한다며 정국에게도 같이 가자고 했다. 

지민도 태형의 친구였기에 혹시 지민도 오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역시 지민의 모습도 보였다. 

태형과 사귀고는 있지만 아직도 정국은 저도 모르게 지민의 모습을 찾고 있었다. 

지민이에게 태형과 다정한 제모습을 보이는 게 자꾸만 신경 쓰인다. 

정국은 애써 지민의 눈을 피해 창밖만 바라보는데 자꾸만 자신을 향해있는 지민의 시선이 느껴졌다. 

'하아... 왜 자꾸 박지민이 신경쓰이는거야... 옆에 있는 건 태형인데....' 

'쟤는  왜저렇게 나를 계속 쳐다보는 거지...' 

오늘은 태형이 생일이면서 정국과 태형이 만난 지 50일이라고 한다. 

저도 몰랐는데... 그래서 같이 가자고 한 거구나.. 

지민과 태형 그리고 정국까지 셋이 함께 만나게 된 건 처음인데 하필 이런자리에 지민과 태형이 같이 있다는 게 내심 불편하고 신경 쓰였다. 



더이상 태형이에게 상처 주긴 싫다. 

감정을 솔직하게 얘기해야 할 것 같다. 


(카톡중) 

- 태형아 

- 응 정국아 

- 많이 생각해봤는데... 많이 노력했는데... 더이상 너에게 감정이 생기지 않아.. 

...... 

- 미안하다

- 알고 있었어.. 

..... 

- 너 아직 지민이 못 잊었잖아. 

....

- 억지로 붙잡아서 미안해

- 정말 미안하다

- 나 괜찮아.. 

- 응. 나중에 학교에서 보자

. . . . . . 태형은 끝내 대답이 없었다 . 

생각보다  정국을 많이 좋아했던 태형은 정국과 마주치는 게 아직은 힘들어 학교도 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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