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워카라, 부스카라

*글쓴이의 망상이 매우 녹아있습니다.

*해피해피합니다.






"헉,...허,허억,..후..."

어두운 밤의 골목을 급하게 달리다가, 이내 모퉁이에 서서 거친 호흡을 내뱉던 카라마츠는 다급하게 차오른 숨을 가다듬는다. 얼굴의 땀을 닦으려다가 얼굴에 닿는 차가운 것에 흠칫하고는, 손목에 걸린 수갑을 발견한다.

"아아, 정말 너무하군..."

그저 경찰한테 시든 꽃이 있는지 물어봤을 뿐인데. 요새 그런 말을 하면 범죄자가 되던가? 이내 한숨을 쉬곤 카라마츠가 쥐어뜯듯이 힘껏 수갑을 잡아당기자, 철로 된 수갑이 장난감이기라도 한듯 가볍게 툭 하고는 망가져 떨어졌다. 바닥에 떨어진 수갑은 한쪽이 처참하게 찌그러져 있었다. 카라마츠는 조금 충격받은 손목을 가볍게 돌렸다. 이래뵈도 마츠노가 완력 1위, 콘크리트도 손가락으로 부수는 사나이다.

그런 그가 시든 꽃을 찾는 이유는, 최고의 오뎅을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창작의 고통을 겪는 치비타를 걱정하며 뒤를 계속 쫓다가, 치비타에게 은혜를 갚겠다고 찾아온 꽃의 정령을 보고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상냥하고 예쁜 꽃의 정령은 치비타를 똑바로 응시하며 대답했었다.

[좋아하니까.]

왜 치비타?!라며 참을 수 없는 질투를 느끼기도 했지만, 이내 그가 자신을 납치하고도 동정하여 그를 도운 착하고 선량한 호인(好人)이라는 것을 알기에 이내 카라마츠는 행복하라며 그 자리를 떠났고, 자신도 시들어가는 꽃을 찾아 헤매기 시작한 것이다. 착한 꽃님에게는 죽어갈 때 찾아와 그 말 한마디를 듣기위해 도와주러 온 자신이 이기적인 인간일지도 모르지만.

형제들에 대한 사랑은 늘 카라마츠의 가슴을 가득 채울 정도로 여전했지만, 그 속에서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가 여전히 마음 구석에 있는 것을 둔한 카라마츠도 어느덧 깨닫고 있었다. 아마, 어렴풋하게. 아마도 카라마츠가 생각하기엔 그것이 사랑일거라고 생각했다. 치비타의 정령님처럼, 직접적으로 사랑을 고백하는 그런 따뜻한 마음. 하지만 쑥스러움이 많은 사랑하는 형제들에게는 억지로 그런 짓을 시킬 수 없으니까.

-...정말?


"...하하,"

뒷말을 삼킨 카라마츠는 쓴웃음을 짓고 드문드문 가로등이 켜진 어두운 골목을 걸어나가다가 멈칫하고 멈춰섰다. 가로등 불빛마저 닿지않는 어두운 구석에 꽃처럼 보이는 무언가가 조용히 스러져있는 것이 보였다.

꽃이다!

카라마츠는 눈을 크게 뜨고는 손을 뻗었다. 버석버석하고 마른 잎사귀가 손끝에 닿는다. 눈을 가늘게 뜨고, 희미한 빛이 닿은 꽃의 색깔이 옅은 보라빛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손 안에 다 들어오는 작고 거의 말라비틀어진 꽃이 손에 부딪쳐서 사락사락하고 소리를 낸다. 힘없이 흔들리는 움직임이 애처롭다.

"너도 혼자구나.."

카라마츠는 힘없이 말하고는, 고개를 붕붕 흔드더니 다시 기운차게 외친다.

"자! 플라워여, 기운이 없어보이는구나! 자, 천상의 생명수라도 마시지 않겠나?"

그리고 어디선가 꺼내든 병의 뚜껑을 힘차게 따더니 꽃에 조심스럽게 붓는다. 꽃이 물결에 따라 잎사귀를 흔들흔들 흔든다.

"답례는 필요없다! 단지, 찾아와줬으면 좋겠으니까... 주소만은 말해주지! 도쿄구 아카츠카시.."

카라마츠는 힘차게 주소를 외치더니 물에 젖어 바스락거리는 잎사귀를 한번 더 살짝 매만져주곤 집으로 향한다. 홀로 촉촉히 젖어있던 꽃은 바람도 없는데 살랑살랑 흔들렸다.



*



시간은 흘러흘러, 꽃에 물을 준 사실도 어렴풋이 포기하고 잊어버릴 때쯤 어느 때처럼 느즈막히 일어난 카라마츠는 늦은 식사를 끝내고 옷을 파란 후드로 갈아입고는 한가로이 거울에 자신의 모습을 비춰보고 있었다. 다른 형제들은 어디론가 뿔뿔히 흩어져 외출했다. 아, 좀 어쩐지 졸릴지도.. 하품을 하던 그때, 좀처럼 듣지 못했던 소리가 들린다.

-띵동

웬일이지? 종교인? 판매원? 너무 오랜만에 울린 초인종 소리에 카라마츠는 어리둥절하며 현관으로 가 문을 열었다. 하지만 문 밖은 아무도 없다.

장난인가보네, 하고 문을 닫으려는 순간 카라마츠의 손목에 무언가 강하게 휘감겼다. 차가운 초록색의 굵은 끈. 이게 뭐지하는 순간, 굉장한 힘으로 카라마츠는 사정없이 현관 밖으로 끌려 튕겨져 나왔다.

"으?!!!! 우와아아악!!!! 사람살려!!!!!"

카라마츠는 균형을 겨우잡으며 비틀비틀 맨발로 뛰며 줄에 이리저리 끌려다녔다. 힘껏 손목을 비틀어보지만 끌려다니면서 제대로 된 힘을 줄 수 없었기에 결국 포기하고 카라마츠는 열심히 달리기 시작했다. 어디까지 끌고갈 셈이야?!! 계속 도와달라는 비명을 질렀지만 오늘따라 이상하게 아무도 골목을 돌아다니지 않는다. 결국 한참을 끌려다니다가 이내 멈춰서 손목에서 스스르 풀려 사라지는 줄에 다리가 풀린 카라마츠가 주저앉았다. 힘껏 당겨진 손목과 급하게 달려 긴장된 종아리가 욱신거린다.

"헉,허윽, 뭐야..."
[여기야. 여기!]

귓가에 울리는 얇은 목소리에 카라마츠는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누구야? 하지만 역시나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귀, 귀신? 유령?! 아까도 귀신의 소행인가! 카라마츠는 조금 겁에 질려서 손목을 움켜잡고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무서웠지만 겁을 쫓아내기 위해서 카라마츠는 큰소리로 소리쳤다.

"누..누구!"
[아래야! 아래! 바보야!]

다시 한 번 그 얇은 목소리가 귓가에 울리자 움찔하고는 서둘러서 아래를 바라보니, 거의 시들어가는 비실비실해 보이는 검보라빛 꽃송이가 보인다. 아, 이 꽃은. 다가가서 보면 역시, 자신이 오래 전에 물을 줬던 꽃이였다.

"너는...."
[드디어 만났네!]
"엣, 이 나를 알고있어? 그보다 말했다?!!!"
[당연하지! 네 덕분에 나는 겨우 살아날 수 있었는 걸?]

자세히 눈을 찌푸리고 바라보면 시들어가는 꽃 위에 작은 벌레가 붙어있다. 벌레..라기엔 정말 요정?! 카라마츠의 엄지손가락만한 꽃의 요정은 보랏빛의 원피스를 입고 작은 잠자리 같은 날개가 달려있었다. 머리는 단발의 곱슬머리로 얼굴은 주근깨에 큰입 덕분에 심통맞아보이지만 작아서인지 못생겼지만 자꾸보니 귀염성있게 생겼다. 그리고, 작았다. 치비타의 요정님은 좀 컸던 것 같은데.

"정말 작네.."
[뭐야! 불만있냐!]
"아닙니다!!"

팔짝팔짝 뛰면서 화를 내는 요정은 작은데도 박력이 엄청나다. 고개아파! 손을 줘! 카라마츠는 요정의 말에 조금 놀라 쪼그라든 가슴을 다시 펴고 손가락을 조심스럽게 펴서 작은 요정에게 가져갔다. 요정은 자연스럽게 카라마츠의 손을 타고 올라오고는 손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요정은 작은 날개를 팔랑팔랑거린다. 아, 조금 귀여울지도.

[아아, 정말 지쳤어.]
"...힘이 드는가?"

조심스럽게 물어보면 요정은 작은 얼굴을 힘껏 구기더니 카라마츠의 손바닥을 탕탕 쳐댔다. 하나도 안 아프지만. 조금 박력에 놀랐달까. 요정은 다시 작은 입으로 박력있게 소리쳤다!

[.......너, 설마 내가 인간의 말과 글씨를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야! 찾아오라고 해도, 한낱 식물인 내가 인간의 글과 주소를 어떻게 알아! 다 죽을뻔한 힘을 겨우 키워서 사람 찾아다니다가 겨우겨우 찾아오게 하느라고 고생고생했는데, 기껏 만난 놈은 이런 바보멍청이고! 아오 짜증나!! 죽을거야!!!!]
"엣, 미안하다! 죽지마라!!"
[.....후, 그래. 알았어.]

카라마츠가 울상짓자 요정은 한참 씩씩대다가 겨우 진정되었는지 다시 손바닥에 얌전히 앉았다. 카라마츠는 아까의 그 밧줄, 아니 덩굴이 그 요정이 보낸 거라는 것을 겨우 깨달았다. 험악한 만남이었지만 나를 찾아와주기 위해 그런 행동을 취해주다니..기쁘다. 카라마츠는 기쁨으로 근질거리는 입에 말을 꺼낸다.

"저.."
[뭐야.]
"찾아와줘서 고맙다..플라워여."
[...흥. 감사하게 생각하라고. 그리고 플라워는 또 뭐야.]
"그대의 이름? 싫은가?"
[흥, 뭐 좋아!]

다행이군, 하고 웃어보이는 카라마츠를 보던 플라워는 잠깐 얼굴을 찌푸린다. 카라마츠에게서 완전히 등을 돌린 요정은 작게 웅얼거렸지만 카라마츠는 서둘러 손을 귀에 가깝게 옮겨 겨우 들을 수 있었다.

[...고맙다고. 물도, 이름도.]
"...훗, 고마워 할 필요는 없다. 플라워. 당연한 운명이었을뿐이다! 내 이름은 마츠노 카라마츠! 마츠노 가의 차남이다! 찾아줘서 고맙구나. 플라워."
[그래, 난 플라워. 고마워, 카라마츠!]

둘은 이내 얼굴을 마주하고 방긋 웃는다. 카라마츠는 이내 플라워가 흐릿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플라워, 너의 모습이 흐릿한 것 같은데 내 착각일까?"
[......]

카라마츠의 손바닥에 누운 플라워는 이내 하늘을 보며 한숨을 쉰다.

[힘이 없어.]
"힘이 없다니! 물이 모자란 것인가? 더 갖다줄까!"
[아냐. 나, 얼마 못 살아.]
"왜?!"

카라마츠는 당황으로 눈동자가 심하게 동요한다. 왜, 이제야 만난 인연인데, 이렇게 헤어지는 것은 슬프다. 오늘따라 운명의 장난이 너무 지나치다. 한숨쉬는 플라워를 카라마츠는 조심스럽게 바라본다. 그런 카라마츠를 플라워는 거울같은 작고 검은 눈으로 바라봤다.

"운명의 장난이 기묘하구나.. 나는 고독과 정적에 다시 휩싸여야 하는가.."
[...? 카라마츠의 말은 어렵네. 그치만 방법은 있어.]

화색하는 카라마츠에게 플라워는 몸을 뒹굴 굴려 엎드렸다. 날개를 파닥거리며 저 멀리를 바라보면서 플라워는 툭하니 내뱉었다. 심장. 심장? 카라마츠가 되물어보자 플라워는 다시 한숨을 길게 쉬고는 말을 내뱉는다.

[그래, 심장. 나, 심장이 없으면 살 수 없거든.]

카라마츠는 기쁘게 웃었다. 뭐야. 왜 그렇게 즐거워하니? 플라워가 의아하게 바라보자 카라마츠는 웃으며 대답했다.

"Heart 정도야 내가 얼마든지 내어줄 수 있다! 나는 넓은 바다같은 Heart를 가진 사나이니까!"
플라워는 방긋방긋 웃는 그 모습을 멀뚱히 바라보더니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흔들었다.
[하지만 인간들은 자신의 심장을 소중히 여기잖아. 누구에게도 내주려하지 않는 중요한 곳이라고.]
"아아, 플라워라면 괜찮아. 내 하트는 너만한 요정이 들어가서 쉴 수 있을 정도로 태평양과 같이 크니까."
[...카라마츠는 정말 이상한 인간이구나.]
"나는 이상하지않다고? 그저 작은 생물에게도 상냥한 사람이야."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는 카라마츠에게 플라워는 침묵하다가 피식 웃더니 이내 몸을 일으켰다.

[...좋아. 카라마츠. 너의 심장. 고맙게 받을게.]
"아아, 물론이다. 플라워!"

숨을 크게 들이키던 요정은 날개를 파닥이기 시작한다. 작은 잠자리마냥 속도가 붙어 날개가 빠르게 파닥이며 요정의 몸을 띄우더니 요정은 순간 사라졌다. 그리고 이내 카라마츠의 가슴에 큰 격통이 찾아왔다. 숨을 못 쉴 정도로 강한 충격에 바닥으로 주저앉은 카라마츠는 격하게 숨을 몰아 쉬었다. 쥬시마츠의 몸통박치기와 대등할 정도의 충격에 카라마츠는 눈앞이 잠깐 새까맣게 변했다가 다시 원래의 호흡을 겨우 되찾는다.

회복한 시야로 확인한 골목에는 시들어 쓰러진 꽃 한송이와 자신. 카라마츠는 조심스럽게 목소리를 내어 플라워를 불렀다.

"플라워...?"
"여기야!"

순간 어깨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카라마츠가 고개를 돌려 바라보면, 아까보다 선명하고 손가락이 아닌 손바닥만큼 약간 커진 플라워가 카라마츠의 어깨에 앉아 야호~하고 손을 흔들었다. 다행이다 플라워. 카라마츠는 안도감에 얼굴이 풀려 보기드문 부드러운 미소지었다. 플라워는 그 모습을 조금 눈부신 듯이 쳐다보고는 얼굴을 홱하고 돌렸다. 곱슬머리에 파묻힌 숨은 귓가가 빨갛다.

"카..카라쯍! 고마워! 네 심장.. 참 깨끗하구나! 기분이 좋아!"
"그거 다행이군. 근데 카라쯍..?"
"응! 카라쯍의 심장 덕에 나도 인간의 지식을 얻을 수 있었어. 가까운 사람은 별명을 부른다고 하네? 그러니까 카라쯍! 카라쯍은 나에게 심장을 준 엄청 가까운 사람이니까."
"...기쁘다 플라워여. 그럼 나도,"
"아니! 나는 플라워가 좋아!"
"엣,"

플라워는 다리를 까닥까닥 흔들며 노래하듯 허공을 보고 말했다.

"카라쯍은 정말 상냥해. 멋진 사람이야. 고마워. 사랑해."
".......아아. 나도다."

태연하게 자신에게 전하는 낱말에 카라마츠는 심장이 아려왔다. 슬쩍 두 눈을 손바닥으로 눌렀다. 눈물이, 왈칵 흘러나온다. 플라워는 여전히 허공을 보며 재잘재잘 말한다. 카라쯍, 울어? 아니, 플라워, 잠깐만 이쪽보지 말아줘. 눈에 큰 먼지가 들어갔네. 눈물을 계속 훔쳐내는 카라마츠를 바라보는 플라워는 이내 가볍게 날아올라 카라마츠의 머리 위로 올라가 탕탕 내리친다. 자자, 가자 울보 카라쯍! 아니다, 먼지가, 얼른 가자가자!! 안그럼 죽을거야!! 엣,

허둥지둥 눈물을 훔치며 걸어가는 카라마츠의 머리 위에서 플라워는 눈을 가늘게 뜬다.

-...내 마음은 네가 모르겠지만.





카라마츠는 훌쩍이는 눈물을 겨우 멈췄다. 아, 정말 꼴사납다. 남자가 이렇게 눈물이 많아서야 멋진 보이가 될 수 없다고. 그리고 맨발이란 것을 깨닫고 걸음을 집으로 서둘렀다. 차가운 시멘트의 한기가 발 끝에 스며드는게 매우 춥다. 그러다가 문득 카라마츠는 머리 위의 플라워가 신경쓰여 자꾸 힐끔힐끔 보이지도 않을 머리 위로 시선을 올렸다가 목소리를 냈다.

"...플라워, 잘 잡고있지?"
"걱정마."
"그렇군. 집으로 돌아가자! 너를 내 소중한 형제들에게 소개시켜줄게!"
"카라쯍, 형제가 있어?"
"응, 소중한 운명의 형제들이다. 물론 너도 운명적으로 만난 카라마츠 걸~이니까!!"
"그래. 근데 카라마츠걸이 뭐야?"
"훗, 나를 사랑하는 걸들의 모임이지~!"

플라워가 묻자 카라마츠는 굳이 허세를 부리며 손가락으로 이마를 짚으며 기세등등하게 외쳤다. 플라워는 순간 굳었다가 작은 몸에서 나왔다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의 힘으로 카라마츠의 머리를 쥐어뜯었다.


"하아?!! 카라쯍은 나로는 충분하지 못하다는 거야?!!! 제비?!! 바람둥이?!!"
"악! 엣, 그, 그런 말은 어디서.."
"나 죽~을~거~야아아아아~!!!"
"플라워, 잘못했다!! 진정해!"

엥엥거리는 플라워에게 당황한 카라마츠는 거짓울음을 눈치채지 못하고 플라워를 사랑한다고 대뜸 소리쳤다. 그러자 울음을 뚝 그친 플라워를 보고 겨우 한숨을 내뱉었다. 까다로운 요정이야. 기분의 변화가 토도마츠 급이다. 카라마츠는 플라워를 조금 어떻게 대해야 할지 감이 잡힐듯 말듯 했다.

"그럼 하겐다즈 사줘. 녹차맛."
"엣! 그건 또 어디서 알아ㅅ,"
"사랑하지 않는거지!!!!!!!!!"
"아니다!! 살게! 산다!!"

...하겐다즈라. 플라워의 생떼를 어쩐지 나오는 웃음으로 받아주며 카라마츠는 집에 도착했다. 훤히 열린 현관문을 닫고, 화장실로 들어가 더러워진 발을 씻었다. 아, 엉망. 새까맣게 되버렸군.

"플라워, 물은 필요하지 않아?"
"괜찮아! 하겐다즈면 돼!"
"엣"
"근데, 상처 있어? 인간은 연약하잖아?"
"아니 괜찮다. 나는 튼튼하고, 또 육체의 고통이 있더라도 이 신체의 고난이 우리의 운명의 시련이었을 뿐이니까."
"...카라쯍, 인간 말 어려워. 쉽게 말해주면 안돼?"
"......어."

플라워가 못생긴 인상을 힘껏 구기며 카라마츠의 머리를 텅텅하고 두드리자 카라마츠는 잠시 한참 고민하더니 다시 천천히 말하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대사가 아닌 단어는 낯선 느낌까지 들었다. 카라마츠는 평소에도 입가에 맴도는 단어들을 천천히 말하기 시작했다.

"...이런 고생 쯤은 너와 내가 만나게 된 기쁨에 비하면 별 것 아니다."
"응, 이해했어. 그렇게 말하는게 좋아. 카라쯍."
"...플라워, 내 대답이 느려도 괜찮은가?"
"응, 난 카라쯍을 사랑하니까."
"...아아, 나도 사랑한다고."

평범하게 내뱉는 사랑의 말에 카라마츠는 다시 눈물이 고이는 것을 찬물로 애써 식힌다. 가슴이, 충만하게 따뜻해졌다. 밥을 먹지 않아도 배부른 기분은 너무 오랜만이었다. 플라워는 거울을 바라보는 카라마츠를 바라보며 손으로 자신의 심장부위를 눌렀다 뗐다. 약간 오묘한 표정으로 카라마츠를 내려다 보다가 이내 플라워는 카라마츠의 머리 위에서 뒹굴거리며 하겐다즈를 외친다. 카라마츠는 그런 플라워를 보면서 조금 웃다가 화장실 밖으로 나왔다. 마침 타이밍 좋게도 누군가가 현관으로 들어왔다.

"다녀왔습니다."
"오 카라마츠 형아 있었네스루-!! 다녀왔스루허스루--!!!"

카라마츠는 반갑게 형제들을 맞이했다. 품 안으로 강하게 뛰어들어오는 쥬시마츠를 요령있게 받아내고는, 쵸로마츠의 가방을 받아들며 웃었다.

"귀환했는가 브라더즈! 어서와!"
"카라마츠, 고마워."

카라마츠의 품에 답싹 안겨서 기세좋게 매달려있던 쥬시마츠는 순간 카라마츠 어깨의 플라워의 눈이 마주쳤다. 쥬시마츠의 초점없는 눈이 똑바로 맞으며 플라워를 휘둥그레 쳐다봤다.

"왓!!!!? 카라마츠 형아 그거 뭡니까? 요정?! 인형?!"
"훗, 눈치챘는가? 소개하지. 카라마츠 걸 플라워라고 한다!"
"하아~? 인형이잖아, 뭔가 잘못먹었어?"

쵸로마츠가 어이없게 쳐다보자 플라워는 가볍게 손을 흔들어줬다. 인형아니라는 듯이 태연하게. 쵸로마츠는 식겁하며 순간 뒤로 물러섰다. 뭐, 뭐, 뭐야?! 플라워는 가볍게 폴짝 날아올라 카라마츠의 머리 위에 선다. 카라마츠는 조금 쑥스럽게 웃었다.

"내 이름은 플라워! 잘 부탁해!"
"하아?!!"
"그렇게 되었다. 브라더즈! 잘부탁한다."
"오오-!! 나는 쥬시마츠! 잘부탁핫스루-!! 플라워!"
"응! 쥬시마츠!"
"잠깐잠깐잠깐잠깐!!!! 어디서부터 태클걸어야 할지 모르겠는데욧!!!"

쵸로마츠가 황급하게 소리치자 카라마츠와 쥬시마츠가 동시에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쵸로마츠를 쳐다봤다. 쵸로마츠는 빡치기 일보직전의 황당하다는 얼굴로 뇌도 근육일거라 장담하는 형제를 바라본다.

""에에~?""
"아니, 이상한 표정 짓지말고!! 나도 당황스러우니까! 이거 판타지아니잖아! 난데없이 요정?!! 요정뭐야!! 쥬시마츠는 당연하게 반갑다고 하지말고! 카라마츠는 어디서 뭘 데려온거야!?"
"...훗, 궁금한가? 이야기는 서장에서 시작하지. 운명의 별 아래에서 떨어져 붉은 끈으로 이어진..,"
"네, 거기서 스톱!!!!!"
"엣"

쵸로마츠는 카라마츠의 말을 끊고 분노에 먹히지 않도록 심호흡을 하기 시작했다. 히히후-, 히히후-, 아 이게 아닌가. 그런 쵸로마츠를 보던 카라마츠는 조금 걱정스러운 얼굴을 하다가 볼을 찌르는 손길에 고개를 돌린다. 플라워였다. 카라마츠, 아까처럼. 오우.. 그런 플라워와 카라마츠를 쥬시마츠는 휘둥그런 눈으로 쳐다본다. 잠시의 정적동안 쵸로마츠가 분노를 가라앉히자 카라마츠가 겨우 말을 골라 입을 뗐다.

"...음, 플라워는, 내가 구해준 아이다. 꽃의 요정인데. 아, 그러니까. 나를 찾아와줬다. 고맙다고. 솔직하고 착한 아이니까 화내지 말아주게 쵸로마츠..."
"......후. 놀랍네. 순서가 엉망이긴 하지만, 제대로 말하잖아. 카라마츠."
"난 평소에도 잘 말하고 있다만."
"네, 그 점이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엣!"

카라마츠가 충격을 받아 굳어버리고, 쵸로마츠가 깜짝 놀라며 고개를 갸웃거리자 그런 쵸로마츠를 쥬시마츠는 잠시 바라보다가 다시 특유의 얼굴로 방긋 웃었다.

"카라마츠 형아가 새로운 친구가 생겨서 다행이야!"
"쥬시마츠으~~~"

카라마츠가 감동받은 얼굴로 조금 눈물을 내자 플라워가 볼을 토닥여준다. 거기에 카라마츠가 더더욱 눈물을 쏟아냈다. 내 형제들과 플라워가 이렇게 상냥해~~!!

울먹이는 카라마츠를 바라보던 쵸로마츠는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아니, 그건 그렇고 요정이라니 데카판박사도 아니고, 이제 이 만화 장르는 어떻게 되는거냐... 쵸로마츠가 머리를 부여잡고 끙끙거리고 있을 때 현관으로 또 누군가가 들어왔다.

"...뭐야? 왜 이렇게 모여있어."

낮은 저음으로 공간 사이를 가르며 나타난 것은, 고양이의 먹이를 주고온 듯 얼굴의 반을 가리는 마스크를 쓴 이치마츠였다. 형아 왔는감? 오, 왔구만. 가볍게 인사를 받아주던 이치마츠는 카라마츠의 어깨의 이상한 물체를 봤다. 날개달린, 조그마한 사람모양 파리. 저건 뭔데 우리집 똥멍청이한테 붙어있는거야? 순간 기분이 틀어진듯 흉흉한 기세의 이치마츠는 애써 태연하게 그것을 노려보면서 말했다.

"...저게 뭐야?"
"이치마츠 형! 카라마츠 걸 플라워래!"
"아, 쥬시마츠 그렇게 말하면 조금 그렇지 않나.. 일단 꽃의 요정이라는데."
"훗, 나의 HEART에 살고있는 플라워다. 브라더."

뭔소리야 쿠소마츠? 근데 저게 요정에 카라마츠 걸이라고? 이치마츠는 동시에 쏟아지는 말에 조금 얼떨떨했지만 여전히 플라워를 노려보는 눈을 감추지 않았다. 흡사 고양이가 흔들리는 강아지풀을 바라보는 눈빛이었다. 플라워는 어쩐지 쏟아지는 한기에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카라마츠는 그것을 눈치채고는 플라워 추운건가? 아직 겨울이니까..! 여린 식물인 플라워의 몸에는 안 좋을 것이다. 허둥지둥 손으로 감싸고 호들갑을 떠는 모양새에 이치마츠의 눈매가 더더욱 좁혀지고 기세가 흉흉해졌다.

"...뭐야 그 파리같은 못난이는."
"뭐얏!"

플라워가 반사적으로 카라마츠의 손에서 뛰어올라 카라마츠의 머리에 착지하고는 이치마츠를 노려봤다. 서로의 기세에 주변이 번개가 칠정도로 흉흉해지자 카라마츠는 머리 위의 플라워를 잡아 다시 손 안에 가둔다. 플라워는 당황한듯 뭐하고 소리치지만, 카라마츠는 이치마츠의 눈에 띄지 않게 플라워를 손 안에서 잘 가렸다.

"브라더, 플라워는 연약하니까 싸우지 말아주지 않겠나?"

순간 이치마츠의 기세가 푹하고 꺾였다. 좋은 의미는 아니었다. 깊게 가라앉을수록 더 심하게 구는 이치마츠라서 쵸로마츠와 쥬시마츠는 순간 주먹이라도 휘두르면 어쩌지, 깊이 걱정했다. 이치마츠는 거칠게 카라마츠의 멱살을 잡고 비웃으며 쏘아붙였다.

"...하?! 형제들이 무시하니까 그딴거에나 매달리고 말이야. 참으로 우습네, 쿠소마츠."

카라마츠의 어색하게 웃던 표정이 무표정하게 변했다. 당황하며 이치마츠,하고 외친 쵸로마츠와 쥬시마츠는 조마조마한 표정으로 그것을 지켜봤다. 이런, 망했다. 순간적인 충동으로 말을 뱉었던 이치마츠의 목덜미에도 식은땀이 주륵하고 흘러내렸다. 몇초간의 정적이 숨막히게 길게 느껴진다. 쵸로마츠가 긴장감에 못이겨 어물어물 입을 열려고 할 때, 플라워가 갑자기 소리쳤다.

"카라마츠!!! 날 버릴거야?!"
"프, 플라워.."
"카라마츠는 내건데!! 나 죽을거야!! 그 전에 카라쯍이랑 죽을거야!!"
"플라워, 그런 말은.."

플라워는 정적을 깨고 카라마츠의 손바닥에 엎어져 엉엉 울어대기 시작했다. 당황한 형제들은 그것을 쳐다보고, 잠시 멈칫했던 카라마츠는 손가락으로 엎어진 플라워의 머리를 살살 쓰다듬는다.

"아니, 안그래. 계속 함께다."
"카라마츠? 너.."

쵸로마츠가 당황한 표정을 카라마츠에게 돌리자 카라마츠는 그것을 눈치채지 못하고 계속 플라워를 달랜다. 울음을 그친 플라워에게 작게 속삭이던 카라마츠는 이내 고개를 들고 다시 웃는 표정으로 말한다.

"이 아이는 내가 없으면 살아가지 못하니까. 내가 보살펴야해."

카라마츠 답지않은 단호한 말이었다.







그 날 이후로 카라마츠는 달라졌다.

늘 가족이 함께하던 저녁에는 플라워가 끼어들었다. 요정은 이것저것 먹고싶다고 투정을 부리는 주제에 정작 음식은 조금 밖에 먹지 않았지만, 카라마츠는 그런 플라워를 챙기느라 그나마 식사시간에 하던 멋부린 말도 하지 않게 되었다. 대식가던 카라마츠의 식사량도 누구도 눈치채기 어려울 정도로 점점 미묘하게 줄어들었다. 오히려 그렇게 좋아하던 닭튀김이 남을정도로.

뜨거운 물과 증기는 힘들다고 목욕탕을 가기 싫어하는 플라워때문에 늘 형제와 함께 가던 목욕탕도 카라마츠는 가지 않게 되었다. 그것을 조금 슬퍼하던 카라마츠는, 아직 살고는 있지만 식물이 본체인 이상 오래 살기 어렵다는 플라워의 말에 더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형제들을 제외하고 홀로 많은 곳을 돌아다니는 듯 했다. 플라워와 함께.

하지만 쥬시마츠의 야구나 토도마츠의 쇼핑, 쵸로마츠의 이력서 검토 등 동생들의 일에 착실히 반응하고 있어서 그런지 다른 형제들은 별 이상을 느끼는 것 같진 않았다. 오히려 조금 좋게 달라진 것 같네 카라마츠 형,하고 반응할 뿐.

늘 거울을 보던 행위도 조금씩 줄어들어가고 말도 평범하게 점점 변해갔다. 플라워의 어휘구사력이나 지능이 높아질수록 카라마츠가 평범한 답변을 내기 위해 생각하는 시간도 짧아져갔고, 가끔 상황에 맞게 나온 버릇의 멋부린 말투가 고풍스럽게 느껴질 정도였다. 월야가 깊어지는군, 술 한잔 나누겠는가? 브라더? 라며 씨익 웃는 얼굴은 토도마츠가 좋아할 정도로 멋이 있었다.

겉으로 보자면 플라워가 카라마츠에게 굉장히 도움이 되는 좋은 요정으로 보였다. 그리고 카라마츠는 그것에 대해 여전히 별 생각이 없어보였다. 플라워? 귀엽고 상냥한 아이야! 브라더즈? 언제나 든든한 브라더들이지! 믿고있다고? 고지식할 정도로 한결같은 대답이다.

그렇게 어쩐지 스케치북에 그려진 행복한 가족그림마냥 플라워는 마츠노 가에 익숙해져 갔다.


*


요즘 이치마츠는 짜증이 났다. 그냥 신경쓰이는 정도가 아니라, 굉장히 신경에 거슬렸다. 늘 집에 박혀있던 카라마츠가 없다는 것이 이렇게 신경쓰일 줄은 이치마츠도 몰랐다. 평소에도 이치마츠는 카라마츠를 별로 안 좋아하는 티를 내긴 하지만, 그건 겉으로만 쑥스러워서 그럴 뿐이란 것을 카라마츠를 제외하고 다른 형제들은 에스퍼 냥코 덕에 다 알고있었다. 이치마츠는 짜증나는 신경을 억눌렀다. 토도마츠는 한심한 표정으로 그것을 바라보다가 집 밖으로 나간다. 아아, 이치마츠 형은 정말 어리광쟁이라니까. 초등학생도 아니고 장난감뺏긴 어린애마냥 안절부절하긴.

그 플라워라는 생물체는 어떻게 된 구조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느새 카라마츠의 팔뚝만한 크기로 커졌다. 못생긴 것은 여전했지만 다른 형제들 말로는 그렇게 완전히 못 봐줄 정도의 못난이는 아니란다. 그래도 여전한 못난이다.

게다가 카라마츠가 더 못마땅한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알바를 어느 순간 시작하더니 플라워를 아이대하는 마냥 옷을 사입히고 음식을 사주고 데이트라며 밖으로 나돌아다니는 시간이 길어졌다. 집에 돌아오는 것은 잠을 잘때 뿐. 식사도 대체로 밖에서 해결하고 돌아왔다. 그렇게 행동해봤자, 너에게 돌아오는 것이 있기나하나 쿠소마츠. 평화롭게 잠든 옆모습을 노려보다가 눈을 감았다. 쓸데없는 발악이었다.

니트라는 것의 생활이 대체로 일정하지 않은 것은 맞지만, 플라워가 생기고 나서 카라마츠는 밤에 유독 힘들어했다. 서서 양치하다가 잠이 들 정도로. 쵸로마츠 형이 추궁하자 그러면 카라마츠는 알바가 조금 힘겨웠을 뿐이라고 대답한다. 뭐, 일찍 일어나는 데다가 일을 안하다가 하면 그럴 만도 하니까. 오히려 그렇게 변해버린 카라마츠 덕에 쵸로마츠 형도 뭔가 더 열심히 이력서를 쓰는 것 같지만, 그래봤자 맹탕인 이력서일텐데. 한번 쓰레기는 영원한 쓰레기일 뿐이다. 카라마츠도 쵸로마츠 형도 얼른 포기하면 좋을텐데 말이지. 이치마츠는 손에 쥔 강아지풀을 의미없이 흔들거리다가 쓴웃음을 히죽였다.

잠들 때는 제대로 돌아오는 것 같았는데, 그땐 플라워는 보이지않는다. 따로 어디로 사라지는 걸까? 점점 그 미지의 생물체가 신경쓰인다. 그게 카라마츠를 이 울타리 안에서 빼앗아 갈 것 같아서.

...오소마츠 형에게 상담해볼까. 이치마츠는 고민했지만 이내 포기했다. 그렇게까지 신경쓰는건 아니니까. 그냥 답답하게 거슬릴 뿐이다. 안 보이는 것도 보이는 것도. 평소라면 카라마츠가 앉아서 거울을 재수없게 보고있을 자리를 노려보며 가만히 웅크리고 있는데, 외출갔다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들어온 오소마츠가 그런 이치마츠를 보며 눈을 가늘게 뜨고는 말을 툭 뱉었다.

"흐흥~ 이치마츠 고민있음?"
"...왜?"
"이 레전드 형님의 레이더를 피할 수는 없다궁~ 자자 말해봐 말해봐~!"
"...없는데."

히죽 웃던 오소마츠는 그래? 그럼말구. 하고 방에 들어누웠다. 그리고 한가롭게 티비를 켜더니 개그프로에 맞춰놓고는 오소마츠는 혼자 낄낄거리기 시작했다. 이치마츠는 순간 충동에 빠졌다. 말할까, 말까, 말할까, 말까. 결국 이치마츠는 충동에 지고 말았다.

"...오소마츠 형, 그, 플라워라는거 어떻게 생각해."
"응? 아, 플라워말이지~"

뭐, 좀 별로일까나. 오소마츠는 한가롭게 티비를 보며 말한다.

"카라마츠 녀석 요새 보이지도 않고! 돈을 벌거면 어차피 죽을 식물말고 횽아한테 좀 줬으면 좋겠구! 게다가 좀 외로운데 말이지. 아아~ 안쓰러운 카라마츠 보고싶다~~"
"..."
"이치마츠. 신경쓰여?"
"아니."
"헤에... 강한 부정은 강한 긍.. 으앙, 그만 노려봐~ 횽아 무서워~ 뭐, 너가 그렇다면 그렇겠지만."

능청스럽게 말하던 오소마츠는 프로그램이 재미없어졌는지 티비를 끄고 만화책을 끌어모아 바닥에서 뒹굴거리기 시작한다. 이치마츠는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베란다 문을 타고 들어온 고양이에게 시선을 맞췄다. 그래, 어차피 죽을텐데. 손에 쥔 강아지풀을 힘차게 흔들었다. 고양이는 신나하며 앞발을 휘두른다.

이치마츠는 어깨에 힘을 조금 뺐다. 빳빳했던 몸이 둥글게 말린다. 그래. 조금만 있으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올 것이다. 늘, 똑같이, 그렇게. 여섯이서 생활하는 쓰레기 니트의 나날.

하지만 그 날은 오지않았다. 카라마츠는 이치마츠가 안심하던 그 날, 그가 남긴 것으로 보이는 편지 한장 만을 현관에 남긴 채 행방불명되었다.


[사랑과 떠납니다.]


*


플라워는 사실 꽃의 요정이 아니다. 말하자면, 원념과도 같은 것이었다. 사람들의 부스러기 같은 생각과 잡념들이 모여서 죽어가던 식물에 기생해 조금씩 살던 그런 영혼. 식물이 죽으면 같이 사라져버릴 그런 조그마한 념(念). 왜 태어난 것일까 나는. 그 작은 원념은 고독과 외로움을 느끼며 죽을 나날을 기다리고 있었다. 카라마츠를 만나기 전까지.

카라마츠는 차가운 물줄기로 깃들어있던 식물의 생명을 연장시키고, 상념이 강하게 든 마음으로 자신에게 기운을 불어넣어주었다. 그건 고독과 외로움의 덩어리. 자신과도 같은 선명한 마음. 따뜻한 손길은 고독하고 외로웠던 자신에게 불길과 같이 달콤하기 짝이 없었다.

[너도 나와 같은 존재구나!]

플라워는 그것으로 태어났다. 그렇기때문에 카라마츠에 대한 맹목적인 애정은 강한 동질감으로 공명하고 생명을 받은 플라워에겐 당연한 것이었다. 너가 죽으면 나도 죽고, 내가 죽으면 너도 죽는거야. 그게 덜 슬플테니까. 그렇지? 카라마츠.

강한 마음은 강한 힘을 낳는다. 플라워의 본체였던 식물은 결국 깊은 아스팔트의 돌을 뚫고 지하수에 다가가 강하게 뿌리를 내렸다. 깊이 깊이 단단하게. 뿌리를 넓게 퍼트렸다. 덕분에 위로 조금 올라와 있던 꽃과 풀줄기는 비실비실하게 힘을 잃고 말라갔다. 하지만 물과 흙을 만난 덕분인지 힘은 점점 강해져갔다. 그리고 카라마츠의 기운을 찾아갔다. 그에게 한번 받은 생명은 카라마츠를 손쉽게 찾게했다. 플라워는 기회를 옅보았다. 카라마츠의 일상을 바라보며 플라워는 분노를 느꼈다. 나의 소중한 사람한테 험하게 대하는 너희들은 뭐야. 나도 받지 못하는 애정을 받는 너희는 뭐야.

[없애버리고 싶어.]

하지만 플라워는 참았다. 그만큼 카라마츠는 그들에게 의존하고 있었다. 적어도 카라마츠를 그들에게서 떼어놓기 전까지는 그들에게 손댈 수 없다. 가족을 잃은 원념은 사랑보다 매우 강하기 때문에.

플라워는 인간의 절망을 잘 알고 있었다. 그것의 파편으로 만들어진 존재니까. 플라워는 점점 견고한 에고를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원념은 즉, 욕망덩어리. 갖고 싶은 것에 대해선 교활하기 짝이 없다. 그것은 플라워의 본체인 식충식물과도 일맥상통했다. 갖고싶으니까 유혹을 해야하는 것이지. 속임수와 함정은 약육강식의 자연에서는 절대적인 법칙이다. 속는 것이 약한 것이지. 강한 것은 그렇게 살아남고 진화한다.

그리고 마침내, 기회가 왔다. 카라마츠를 키워낸 촉수로 이끌고 그가 좋아하는 스토리로 유혹하고 그의 심장을 얻어냈다. 교활한 자신과 다르게 착하고 어리숙한 카라마츠답게 그는 쉽게 심장을 내주고 만다. 걱정마. 여기는 내가 잘 지킬게. 마음이 하나가 되었다. 자신의 빈 마음에 카라마츠의 심장이 뛰기 시작한다. 굉장히 달콤하다. 플라워는 '행복'이라는 기분의 중독성을 알게 되었다.

[절대로, 놓지못해]

그를 정말 사랑한다. 그는 상냥하고, 착하고 귀엽다. 멋진 사람이다. 사랑에 감사할 줄 알고 상냥한 척하는 연기라고 우기지만, 정말로 모든 것을 사랑하고 있는 사람이다. 나는 그의 바람을 알고있다. 표현해줘. 사랑해줘. 사랑받고있다는 것을 알려줘! 나는 필요한 사람인거 맞지? 그가 외치는 그것은, 나의 외침이기도 했다.

[너는 정말 필요한 존재야. 사랑해.]

달콤한 마음을 먹고 살아갔다. 점점 마음은 공명했다. 카라마츠의 마음은 나에게 물들어간다. 계속 함께하자는 말을 들었을 때, 이게 정말 '행복'이구나. 나도 노력할게. 내 사랑.

우리의 보금자리를 마침내 다 만들었다. 산 속 깊은 곳의 우리 둘만의 견고한 성. 그와 함께하는 나날로 그와의 견고한 관계를 쌓고 그가 사랑하는 형제 그 누구도 넘어뜨릴 수 없는 벽을 만들었다. 미안 카라마츠. 너를 잡아먹지는 않겠지만, 내게 물든 이상 너는 내게서 떠나갈 수 없어. 나는 욕심쟁이니까.

하지만 말이야, 누가 너에게 나만큼 사랑의 말을 속삭여줄 수 있을까. 그런 사람 있을거라고 생각해? 5살 어린아이의 크기만큼 커진 플라워는 자신만만한 얼굴로 알바가 끝난후 벤치에서 기분좋게 잠든 카라마츠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행복한 꿈만 꾸게 해줄게.

힘이 본래부터 좋아, 용역 등의 보수가 세지만 힘겨운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카라마츠는 플라워가 카라마츠를 돕기위해 몰래 쓰는 초록색의 촉수를 보고 깜짝 놀랐지만 적응하고 일을 했다. 촉수는 사람보다 힘이 매우 강했다. 덕분에 돈은 쉽게 벌었다. 솔직히 정말 편했다. 마음도 이어져있겠다 자신의 손이 여러개 있는 거 마냥 척척 편하게 행동하게 되었다. 아, 있다가 없으면 굉장히 불편할지도, 카라마츠는 생각한다.

둘은 조용히 대화를 나눴다. 카라마츠의 형제들에게 촉수 들키면 나 팔려갈지도, ..부려먹히거나 해부당하거나. 오우, 그렇게 절대 못하게 하겠지만 그럴지도 모른다. 둘은 고개를 끄덕였고 비밀로 하기로 했다.

플라워는 마츠노 가에 퍼져있던 촉수로 다른 형제들의 말을 엿들었다. 내가 죽을 것처럼 연기를 했더니 믿는 것 같다. 그 덕에 카라마츠와 소중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인간세계는 확실히 재밌었다. 덕분에 밤낮으로 빠르게 지식을 흡수할 수 있었다.

빨간색과 보라색의 인간은 끝까지 나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지만. 그것도 오늘로 끝이다. 잠든 카라마츠의 얼굴을 손가락으로 톡톡치며 깨운다. 움찔거리며 눈을 가물가물 뜬 카라마츠는 플라워를 보고 풀린 미소를 짓는다. 귀여운 내 사람. 잘잤어?

"카라쯍. 진지한 이야기가 있어."
"응, 말해줘."
"나야, 형제야?"
"에, 나는 둘 다 사랑하지만.."

형제를 사랑하는 카라마츠에게는 당연한 이야기였다. 플라워는 슬픈 표정을 짓는다. 여기선 떼쓰기보단 가련하게, 버림받은 어린아이여야한다. 하지만, 상처는 줘야하지. 배신감을 느껴야해. 나 밖에 없어, 너를 받아줄 존재는. 말하면서 상처입을 그의 마음을 생각하고 만다. 나 정말 너에게 빠져버렸어. 난 욕망덩어리인데도 상처받을 너가 걱정돼서, 하지만 정말 난 카라마츠가 필요하니까 말할거야.

"...그 길거리처럼, 날 혼자둘거야? 카라마츠도 형제들에게 한번 버림받았잖아.. 근데 날 버릴거야?"
"플라워..."

상처를 입었으면서 나를 안타까워하는 표정에 속으로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 난 너를 절대 떠나지 않아. 그건 너도 잘 알고 있잖아, 카라마츠.

"형제들보다 먼저 나를 선택해줄거야?"
"...응."
"정말 사랑해, 카라마츠."
"나도 사랑한다."

카라마츠가 상냥하게 웃는다. 플라워도 따라 환하게 웃었다.


[드디어, 떨어졌다.]



*


어느 산골짜기, 함부로 들어갈 수 없는 지역이 있었다. 가시덤불로 뒤덮인 초록색의 늪지대같은 음침한 구역, 들어간 누구도 돌아오지 못했다는 흉흉한 소문의 안은 봄이 온 비밀의 화원마냥 화사하고 따뜻한 햇볕이 내리쬐고 있고 아름다운 꽃들과 과일나무들이 잔뜩 꽃을 피워올리고 달콤한 향을 낸다.


그곳은 둘 만의 성이 있었다. 붉은 색 벽돌로 이루어진 작고 예쁜 별장의 벽은 담쟁이 덩굴과 장미가 붙어 아름답게 손질되어 자라고 있었고, 밖에 나와 있는 작은 텃밭엔 싱싱해보이는 채소들이 자라고 있었다.

카라마츠는 채소들을 돌보다가 손재주 좋은 카라마츠가 만든 흔들의자에 앉아 햇볕을 쬐는 플라워를 보고 웃었다. 플라워는 눈을 감고있다가 카라마츠의 시선을 눈치채고 눈을 뜨고 방긋 웃으며 손을 흔든다. 플라워의 키는 이제 일어서면 카라마츠의 가슴께에 닿을만큼 키가 자라나있었고, 못생기다고 여겨졌던 얼굴은 그렇게 못생기지도 예쁘지도 않았지만 주근깨가 송송 박힌 새침해보이는 얼굴로 변해있었다.


-


떠나던 그 날. 편지만은 남기고 싶다던 카라마츠에게 플라워는 수긍하고 플라워와 카라마츠는 플라워가 만들어놓은 보금자리로 떠났다. 돈은 넉넉했고 필요한 것은 언제라도 밖으로 나오면 된다. 플라워의 말에 카라마츠는 긍정했다. 어디라도 너와 함께라면 행복하겠지. 플라워는 새삼스럽게 감동했다. 둘은 서로 물들었는지 닭털날리는 로맨틱한 대사를 하기 좋아했다. 서로 잘 맞아서 다행이지만.

그리하여 도착한 보금자리의 입구. 그러나 어떤 수를 썼는지 몰라도 이 숲에 들어가기 전까지 어느샌가 카라마츠의 형제들이 쫓아왔다. 그러나 팔을 붙잡혔던 카라마츠는 잡힌 팔을 뿌리치고 형제들을 돌아보지 않았다.

"돌아가."
"카라마츠!!! 너 정신차려! 이건 아니라고! 무슨 짓을 하는거야!"
"나는 돌아가라고 했어."
"너, 동생들을 울릴 셈이냐!!"
"..."

오소마츠의 외침에 솔직히 플라워는 조금 초조했다. 카라마츠의 마음을 느끼는 만큼 흔들리는 그 마음도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하지만 여기서 끼어든다면, 영영 불안에 떨면서 그를 옥죄고 말 것이다. 그건 플라워가 원하는 사랑이 아니었다. 완전히 마음 한조각까지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싶을 정도로 카라마츠를 사랑했기 때문에, 플라워는 숲 입구에서 그 모습을 지켜봤다. 하얀 원피스는 구깃구깃하게 작은 손에 움켜쥐어진다. 만약 가질 수 없다면... 플라워는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심장자리를 움켜쥔다. 순간 플라워의 몸이 휙하니 들렸다. 플라워는 놀란 얼굴로 카라마츠를 바라본다. 다정하게 미소짓는 얼굴은 플라워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카라마츠는 긴 숨을 들이쉬더니 숲을 보며 말을 이었다.

"....형제들, 지금까지 고마웠고, 나는, 오늘로 마츠노가를 나온거다. 오소마츠 형, 부모님과 동생들을 잘부탁한다. 못난 동생을 지금까지 잘 이끌어줘서 고마웠다. 언제나의 상담은 정말로 큰 도움이 되었어. 쵸로마츠, 너는 반드시 취업이 될거야. 걱정하지 마라. 너의 그 꿋꿋한 정신을 알아주는 사람이 반드시 나올거다. 이치마츠, 나는 지금도 너를 계속 믿고 있다. 너는 상냥한 사람이야. 부정하지마. 쥬시마츠, 야구를 같이 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하지만 너의 즐거움은 나에게도 참으로 행복이었어. 토도마츠, 언제나 아프게 해서 미안했다. 하지만, 넌 정말 멋진 동생이니까. 언젠가 좋은 여자친구를 만들거라고 생각해."
""카라마츠 형...!!!""
"카라마츠!"

플라워를 바라보던 슬픈 얼굴의 카라마츠는 한번 숨을 삼키더니 몸을 돌렸다. 정말 행복하다는 듯이 보기좋은 웃음을 카라마츠는 형제들에게 처음으로 보여준다.

"...지금까지 고마웠다. 안녕이야 모두들."

그리고 발을 돌려 숲으로 뛰어들어갔다. 저 멀리서 형제들이 쫓아오며 소리치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플라워는 거칠게 뛰는 심장을 부여잡으며 서둘러 촉수를 이용해 그들의 길을 막는다. 소리는 점점 멀어지고 이내 아무런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카라마츠가 속도를 점점 줄이더니 이내 멈춰서고 만다.

"카라마츠..."
"아아, 나는 잘한 것이지 플라워..?"
"응, 고마워 카라마츠."


울음이 터진 카라마츠의 얼굴을 조심스럽게 닦아주고 플라워는 카라마츠의 손을 잡아이끈다. 카라마츠는 울고 웃으며 플라워를 바라본다. 플라워는 그 손을 굳게 잡고 길을 나아간다. 어두운 숲 속으로 깊이. 그 앞에는 밝은 보금자리가 있을 것이다. 너와 나의 행복한 비밀의 화원.


[나를 선택해줘서 고마워, 카라마츠.]



-



플라워는 행복한 회상을 마치고 촉수를 뻗어 카라마츠의 몸을 휘감았다.

"아, 플라워 간지럽다!!"

밝게 울리는 웃음소리에 플라워도 미소짓는다. 카라마츠에게서 달콤한 향기가 풍겨온다.

"카라마츠 좋은 냄새~ 얼른 내 아이를 가졌으면."
"에?"





-이어지지 않아!




+여담


부스카라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 파는 사람이 적은.. 플라워카라 망상. 합법적 공식 촉수인데... 힝... 부스를 못난이라고 번역했습니다.. 쿠소쿠즈랑 부스 잘어울리는데? ㅎㅎ

못났지만 작아서 나름 귀여운 츤데레 플라워 탄생~ 사실 츤이 아닌데 왜 츤츤이 된지모르겠다. 분명 초안에는 데레데레였는데.. 사랑해 카라쯍~ 나도 사랑한다!! 플라워~ 하고 주고받는 귀여운 커플이었는데....(우울)

플라워는 벌레를 유혹해 잡아먹는 교묘하고 영리한 식충식물과 사람의 념인 욕망덩어리답게 카라마츠를 마츠노가에서 뽑아냅니다. 카라마츠는 마음이라고 생각했지만 플라워가 말했듯이 카라마츠의 심장 한쪽에 씨를 심었어요. 자신에게 공감과 동질감을 느끼도록. 하나가 될수있게. 잡아먹는 것도 생각하다가 그냥 찌통터지지않게 둘이 알콩달콩 살아라 이런느낌으로 썼지만. 물론 씨는 자폭장치입니다. 하나가 죽으면 다른 하나도 죽어요. 얀얀얀데레~ 손에 못넣으면 죽는거야~ 욕심쟁이~

자기가 작고 연약하는 것을 어필하고, 애인이나 친한 지인이 부르는 별명과 카라마츠의 칭찬과 사랑을 갈구하는 심리를 이용하여 카라마츠의 우선순위를 바꿔넣는데 노력하죠. 결국 성공하지만. 카라마츠가 플라워의 힘(촉수)에 의존하게 한 것도 큰 도움이 되었다고 봐요.

그리고 이건 형제들의 실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결국 5화에서 카라마츠에게 카라마츠가 없어도 되는 형제끼리의 완벽한 세계를 보여주고 만 것이니까. 나라도 내가 필요없는 쪽보단 필요한 쪽을 선택하기 마련이지. 


그리고 차근차근 잡아먹는(?) 준비~ 결국 플라워랑 카라마츠랑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하는 망상 편이었습니다. 마지막은 뭐... 후훗 마지막에 뒤통수를 치기 좋아하는 저란 글쟁이..후... 플라워가 치마입고 머리도 길었지만 암수를 구분하지는 않았죠..

[+추가] 형제들은 살아있습니다. 혹시라도 밖에 나왔을때 죽었다는걸 카라마츠가 알아버리면 상처입을게 뻔하니까. 그 정도의 상냥함은 플라워에게 남아있어요, 종종 가족들의 소식도 물고옵니다. 나중에 카라마츠가 애를 낳으면 가족들한테도 데려가줄 마음은 조금있어요. 카라마츠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아이니까..
형제들은 포기하지 못하고 계속 숲으로 찾아오게되는데 번번히 촉수로 숲밖으로 밀려나게 됩니다. 나중에 애를 데려온 카라마츠를 보고 통곡했으면 좋겠다.

이제 24화던데 15화 풀고있고 ㅋㅋㅋ



그래서 24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나 어쩌지................ 존나 최종화가 왔다는것에 멘탈털렸는데 오소마츠 표정보고 찌통터져서 이번주 내내 정말 제정신이 아니였어요... 덕분에 오소카라쓰다가 다시 찌통터지고. 아아아아아 최종화 보고싶은데 보기싫다............... 이제 어떻게 살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졸리면 왜 더 글쓰고 싶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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