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 채지 못하게 조금씩 차오르던 우울감은 막판 스퍼트라도 내듯 나를 집어삼킨다. 시간 허비하며 살던 인생이 아까워서 라도 힘을 내서 열심히 살아보자 한 것이 오히려 독이 되었을까.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것 같아 나쁜 생각이 든다. 난 여전히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고, 한 달에 한 번은 이유 없는 울음에 숨이 넘어가기 직전이다. 원인도 찾았고 과정도 이해했고 그로 인해 도출된 결과도 결국 내가 만든 것이며 꽤 만족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내 우울은 해결하지 못하는 것인가?


1.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은 결국 변하는 게 없다. 물은 엎질러졌고 다시 되돌리는 것보단 닦아서 치우는 것이 쉽다.

2. 상처는 이미 곪아 터졌고 아물어도 흉이 진다.

3. 노력은 내가 아니라 상대가 해야 하는 것.


무에서 유로 유에서 무로, 무슨 의미가 있나? 다 흙으로 돌아갈 것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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