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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소물, 약수위

목욕탕에선 함부로 잠을 자서는 안 됩니다

W. 티본






목욕탕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지도 벌써 6개월이 넘었다.


토요일 아침부터 목욕탕에 가 청소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여탕부터 시작해 남탕까지 청소를 끝내니 피곤해 죽을 것 같았다. 손목에 있는 시계를 보니 퇴근 시간이 1시간이나 남아있었다. 결국 졸려 죽겠다 싶은 나는 잠깐 자기로 했다. 목욕탕에는 감시카메라도 없으니 사장님에게 안 들키겠다는 생각으로 남탕에 있는 때밀이 하는 곳에 가서 수건을 깔고 잤다.






* * *






잠깐 자야지 했던 나는 푹 자버렸다. 일어나서 시계를 보니 3시간이 훌쩍 넘어있었다. 큰일 났다고 생각한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는데 웬 목소리가 들렸다.





“형아, 언제까지 냉탕에 있을 거야?”


“좀만 더 있고. 추워?”


“조금.”


“린도 먼저 온탕에 들어가 있어.”





대화를 듣다가 당황했다. 린도라면 설마 내 짝꿍 하이타니 린도를 말하는 건가? 그러다 문득 든 생각. 생각해 보니 온탕은 내 앞에 있었다. 나는 서둘러 커튼을 치려고 일어났다. 그런데 바닥이 미끄러웠는지 콰당 넘어졌다. 얼마나 세게 넘어졌는지 장난 아니게 아팠다.


일단 아픈 것을 참고 재빨리 커튼을 쳤다. 그리고 혹시 몰라 커튼을 꽉 쥐었다. 발소리는 내가 있는 쪽으로 점점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나는 침을 꼴깍 삼키며 커튼을 더욱 세게 잡았다.


가까이 온 사람은 커튼을 열려고 했다.





“…뭐야?”





남자는, 아니 린도는(목소리가 린도가 맞았다) 커튼이 열리지 않자 당황하는 눈치였다. 린도는 계속해서 커튼을 열려 했다. 결국 나는 최대한 저음으로 바꾼 다음 남자 목소리를 흉내 냈다.





“크, 크흠. 제가 벌거벗은 상태라 부끄러워서 그런데 지나쳐주세요.”





내가 생각해도 이상한 말 같기는 했다. 목욕탕은 원래 나체로 들어가는 건데 부끄럽다니. 한숨을 쉬며 커튼을 꽉 잡고 있는데 갑자기 다른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린도의 형 같았다.





“린도 뭐해?”





나는 두 사람의 대화를 들으며 제발 지나쳐주기를 빌었다. 그런데 그렇게 생각하자마자 커튼이 활짝 열렸다. 눈앞에는 나체인 린도와 린도의 형이 서 있었다. 나는 나도 모르게 눈이 위에서 아래로 향했고 코끼리 코와 같은 두 개와 마주쳤다.





“꺄아아아아악!!!”





비명을 지르며 재빠르게 두 손으로 눈을 가렸다. 두 사람은 당황했는지 황당했는지 몸이 굳어 있었다.


나는 사춘기여서 그런지 인체의 신비가 알고 싶어서인지 나도 모르게 조그만 틈으로 두 사람의 몸을 훑었다. 두 사람은 같은 문신을 하고 있었고 훌륭한 복근을 가지고 있었다. 침을 꼴깍 삼키며 감탄하고 있는데 린도의 형과 눈이 마주쳤다. 린도의 형은 나를 보며 헛웃음을 터뜨렸다.





“변태네.





맞는 말이라 할 말이 없었다. 이번에는 내 두 눈을 확실하게 가려버렸다.





“죄송합니다!”





큰 목소리로 사과하고 재빨리 이곳에서 도망치려고 했다. 그런데 린도의 형이 갑자기 내 팔을 잡아버렸다. 균형을 잡지 못한 나는 넘어지려고 했다. 린도는 넘어지려는 내 팔을 잡아주었고 바닥이 미끄러운 탓에 같이 넘어졌다.


눈을 떠보니 린도가 머리가 깨질 것 같았는지 머리를 잡으며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고, 내 손은 린도의 가슴을 만지고 있었다. 순간 감촉 좋은 그의 가슴을 주무르다가 정신을 차렸다.





“하이타니 군 미안해…!”





나는 린도에게 사과하고 서둘러 손을 떼고 일어나려고 했다. 그런데 미끄러운 바닥 탓에 또 넘어졌다.


이번에는 내 손이 린도의 고간 위쪽에 닿았다. 당황하며 손을 떼려고 하는데 린도가 움찔하며 움직였다. 내 손이 린도의 고간에 닿아버렸다. 린도는 브라질리언 왁싱을 했는지 깨끗한 상태였다. 느낌이 이상해 나도 모르게 괴상한 소리를 냈다. 린도의 표정을 보니 허탈해 보였다. 나는 점점 부풀어 오르는 그의 것을 보다가 갑자기 뒤에서 린도의 형이 나를 일으켜줘서 정신을 차렸다.





“먼저 가봐.”





린도의 형의 말에 나는 “감사합니다!”라고 말하고 고개를 숙였다가 코끼리 코와 눈이 마주쳐 급히 도망쳤다.






* * *






시간은 순식간에 흘러 벌써 월요일이 되었다. 학교에 가는 것이 두려웠지만 등교할 수밖에 없는 나는 학교로 향했다.


반에 들어가기 전 린도가 자리에 있는지 창문으로 살펴본 후 자리에 없는 것을 확인한 나는 문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그런데 문을 열자마자 린도가 서 있었다. 린도는 나를 보고 움찔하더니 몸이 굳어버렸다. 그의 귀는 점점 붉어지기 시작했고, 갑자기 중요한 부분을 감추며 한숨을 쉬고 문밖으로 나가버렸다.


나는 황급히 나가버린 그의 눈치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가 내 어깨를 잡았다. 누구인지 확인해 보니 린도의 형이었다.





“허억.”


“안녕♡”


“…안녕하세요.”


“우리 린도 책임져야겠네. 그치?”


“아, 그렇죠…. 아, 아니, 네?!”


“응? 우리 린도 벌거벗은 걸 다 봤으면서 책임 안 지려고 했어?”


“그, 그게 무슨! 그렇게 따지면 그쪽 몸도!”


“아, 그럼 나도 책임질래?”


“…….”





오늘의 교훈. 목욕탕에선 절대 함부로 잠을 자서는 안 된다.


린도의 형의 눈치를 살피다가 고개를 돌려 반 친구들을 바라보았다. 반 친구들은 모두 나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또 어떤 아이들은 귓속말로 속닥거리고 있었다.


얘들아, 그런 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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