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은 물결에 머리를 기댄다

진흙을 헤치고 올라온 달력 한 장 만큼


갑자기 액셀러레이터를 밟았다는 기분에

절벽에 매달려 기절한 풍란을 생각했다

나 오늘도 또 실수한 건가


그냥 연잎에 누워 빗물이 되고 싶어졌어

거리를 둬야 한다는 생각하다 쏟아낸 건 진심

소심한 마음에 덧붙인 '미안해요'는 고민한 흔적

불편하지 않으면 하는데 애쓰지 않는 게 잘 안되네


늙은 잉어가 뻐끔대며 참견하는 물방울은 빗방울과 다르다 생각하지 않는다

도로가에 소나무가 더위에 마르면 안타까워하거나 그냥 '그렇구나' 중 하나라

지워지지 않는 만년필 잉크로 적은 건 '나는 아직 잡초를 동경하기에 희망을 걸어'


잊으려 하는 것도 강박이면 촛농 자국을 지우는 건 드라이기 열기

생각이 많아진 머릿속을 지우는 건 온점 두 개로 나뉘는 문장

물결에 기대는 건 연꽃과 진흙 위로 구른 단어들


일반인, 특이사항은 글을 쓴다는 것. 가능하면 매일 시 씁니다. 프사는 라무님 커미션. 썸네일 사진 대부분은 언스플래시에서 가져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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