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식사도 거르고 일을 했다. 괜히 얼쩡거리다 하나와 마주치는 일은 피하고 싶었다. 무슨 생각인지는 모르겠으나 하나도 굳이 의무실에 찾아오지 않았다. 그런데 크고 작은 상처들을 달고 오는 요원들은 서로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하나의 소식을 물어 나른다. 의무관님, 하나 자란 것 보셨어요? 완전 멋있게 자랐던데! 이봐, 치글러. 지금이라도 받아주는 게 어때?


하나, 하나, 하나.

남의 속도 모르고 농지거리를 건네는 요원들에게 짤막하게 대꾸하곤 힘주어 상처를 압박했다. 뜯은 입술 위로 핏자국이 굳어서 말을 할 때마다 거슬렸다. 앓는 소리를 내는 이들에게 고의가 아니었다는 듯 빙긋 웃는 것만으로도 기운이 다 빠진다.


이어지는 내용이 궁금하세요? 포스트를 구매하고 이어지는 내용을 감상해보세요.

  • 텍스트 4,764 공백 제외
500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