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회지에 수록되는게 아니고서야 후기를 이렇게 따로 써본적은 처음인데, 다른 분들이 써주시는 후기나 비하인드스토리... 설정얘기 이런거 읽을 때 너무 좋더라고요.... 제가 일기 쓰고 나중에 읽어보고 그러는걸 좋아하는데....완결편까지 다 쓰고 며칠 지나지 않은 지금 시점에 빨리 생생한 후기를 써놔야ㅋㅋ 나중에 읽어볼때 더 재밌을 것 같아서... 주절주절 써봅니다....



2.


꾸준히 다양한 장르에서 덕질을 해왔고 글도 쫌쫌따리 쓰고 그랬는데요, 이렇게 뭔가... 회지를 위해서가 아니라 5편 이상이 넘어가도록, 총 합쳐 거의 10만자 이상되는 분량의 연재글을 쓴건 정말....꽤나 오랜만입니다. '그사세'의 시작은 사실 대만준호 포스타입 온리전 원고였고, 구상당시 한창 '일*스캔들'이라는 드라마를 재밌게 볼 때라...ㅎ  그 영향을 받아 로코의 클리셰라면 클리셰답게 [오해로 인한 최악의 첫인상]-[오해가 풀리고 난 다음 좋은 관계 진행]-[호감으로의 발전]-[연애감정 자각]-[고백]으로 이어지는 이야기가 댐준으로 보고싶다 해서 갑자기 파바박 하고 떠오른게 피디인 대만이와 피디인 준호의 이야기였고요. 그게 시작이었습니다.

만약에 제가 좀더 부지런해서 포온기간안에 그사세를 썼다면 아마 이 이야기는 오해를 했다가 풀리고 서로 진지한 대화를 통해 친구가 되기로 하는 4편에서 끝이 나지 않았을까 싶어요.


전에 4편의 짤막한 후기로도 쓴적이 있는데 사실 그 장면(대만의 오해가 풀리고 두 사람이 따로 대화를 하는 장면)이 가장 쓰고 싶었던 부분이었고, 그 장면을 쓰고싶어서  '그사세'를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더 축약하자면 준호의 대사 중에 '정피디님, 이제 나랑 잘 지내보기로 한겁니까?' 하는 대사를 쓰기위해... (그 장면에서 음료수 마시다가 확 뿜어버리는 대만이도 넘 웃겨서 좋아합니다... 제 글 속에 은근 대만이가 그러는 장면들이 많은데 대만이한테는 미안하지만...ㅎ 그러는게 너무 잘 어울리는 녀석인듯요...) 돌아보면 그래서 4편 쓰는게 제일 즐거웠고 개인적으로도 뭔가 흥미진진했고 또 재밌었던 것 같아요. 



3. 


가장 쓰기 쉬웠던 편은 1편과 4편이었고ㅋㅋ4편 이후로는 매 편마다 무슨 에피소드를 어떻게 써야할지 생각하느라 머리를 쥐어뜯었던 것 같습니다. 정말 쓰기 어려워서 머리를 쥐어 뜯었던건 완결편인 14편이었는데, 원래 이제 둘의 마음이 통해서 사귀기로 한 이후에 두 편 정도는 더 써야겠다고 생각했었다가...애매하게 16편쯤에서 끝을 내느니 대만이의 등번호에서 유종의미를 거두자 하는 생각에...그리고 중간에 이래저래 바빴던 시기가 겹쳐 완결편에 대한 생각을 진지하게 하지 못하고 보내버린 한달여의 시간과...ㅠㅠㅋ더는 늦어질 수 없다! 이러다간 또 8월로 넘어가버린다! 하는 위기감에 부랴부랴 14편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중간에 7편이었나(태섭이가 꺼낸 소개팅 에피소드) 그 편도 쓰기가 어려웠는데 대충 이편엔 무슨 에피소드를 써야지 정도만 정해두고 쓰는 편이었는데(노답) 7편에서 그 소재가 똑 떨어져서... 백지상태에서 거의 새로 다 써야했던...그래서 어려웠고, 생각이 도무지 나질 않았고...오래걸렸던 것 같아요. 하 정말 다시한번 연재글, 혹은 긴 호흡의 글을 쓰는 분들을 존경하게 되었습니다. 


아 그리고 중간에.. 아직 대만이가 준호에게 고백하기 전에, 준호에 대한 마음만 어느정도 자각한 대만이가 몸살이 걸려서 앓아눕고 준호가 집에 찾아가서 간호해주는... 로코의 클리셰 장면같은게 있었는데

(가뜩이나 약해져있는 상태에서 신경써주고 잘해주는 준호를 보며 더욱더 커지는 대만이의 마음~~~) 

이래저래 어쩌다보니 빠졌네요...



4. 


농구와 사실 전혀 상관이 없는 피디라는 직업을 선택하고, 방송국을 배경으로 둔 이야기지만 정말 뭐 아는 바가 없기때문에 ㅠㅠㅋㅋ쓰는 내내 애를 좀 먹었고... 또한 농구장면도 정말 어려웠습니다 흑흑ㅜㅋ원래는 이십대 중후반 정도로 나이를 설정하고 싶었는데 아무리 이게 판타지라지만(ㅋㅋ) 그 나이에 메인 피디를 한다는게 비현실적인거 같아서 나잇대를 사실 쓰면서 몇 살 더 올렸고요...(초반엔 서른두살정도로 했다가 6편 즈음에와서 추후에 삼십대 중반정도로 수정...) 

개인적으로는 뭔가 방송국과 피디라는 특수소재를 가져온 만큼 그 얘기들을 좀더 살려서 자세히 쓸 수 있었다면 좋았을텐데...하는 아쉬움이 남아있습니다...근데 제가 경험해보지 않는 이상 뭐 어쩔 수 없는 것들이니까...!ㅋㅎ걍 가볍게 가볍게 읽어주십시오...



5. 


주변인물 얘기를 안 할수가 없는데ㅋㅋ쓰면서 가장 재밌었던 주변인물은 역시 태섭이였고요 ㅎㅎㅋㅋ태섭이는 뭔가 대만이랑 바보트리오로 같이 묶이지만 단순한 것 같으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되게 섬세하고 눈치도 빠르고... 대만이와 준호의 주변인물로서 관찰자의 시선을 쓰기가 되게 재밌는 인물인 것 같습니다.(캐붕일지도 모르지만)


그리고 중간에 나오는 대만이의 구여친 L이 나오는 장면을 쓰면서도 넘 재밌었어요... 개인적으로 L은 대만이의 여자버전 같은 외양으로 생각을해서....마치 남매같은 느낌으로다가...ㅎ 모브캐가 등장하는게 취향을 타는 소재일수도 있었을거 같은데, 현재는(혹은 과거에도) 서로 전혀 우정 이상의 감정이 없는 이성끼리의 대화장면을 쓰는게 너무 재밌어서요... 그 장면은 정말 술술 써지더군요!!!ㅋㅋㅋ약간 스케치하듯이 막 티키타카 대사를 줄줄이 써놓은다음 그걸 수정하고, 글을 덧붙여서 쓰곤 하는데 L이 나오는 장면은 수정을 많이 거치지 않고 거의 스케치 그대로? 업로드를 한 케이스입니다. 나중에 또 등장시키고 싶었는데(준호랑 대화를 나눈다던지...) 이래저래 완결편이 14편이 되면서 그 부분도 안쓰게 되었네요.


'정대만이 잘 해줘요?'

'그럼요.'

'너무 다 받아주지마요. 걔는 잘한다 잘한다 하면 지가 진짜 잘하는 줄 아니까.'

'L씨는...대만이를 많이 좋아하시는군요.'

'...그렇게 얘기하니까 되게, 지금 이 자리가 치정관계 당사자들의 모임 같은데요.'

'하하.'


으윽. 차라리 준호씨를 두고 정대만이랑 싸우는 컨셉으로 갈래요. L이 질색을 하며 말했다.


'그랬던 적이 있어요. 너도 너 안 좋아하는 사람 만나서 마음 고생 좀 해보라고. 근데 몇 년만에 만난 정대만이 진짜 그러고 있잖아요. 뭐 혼자서 땅 파는 수준이 아니라 아주 굴착기로 지하 10층짜리 주차장을 파고있던걸요.'

'....'

'좀 웃기긴 한데, 또 한국인의 정이 생각보다 깊어요? 뭣도 아닌데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할 만큼.'


지금 그냥 뚝딱썼는데 머 대충 둘이 이런대화를 나누지 않을지.....그리고 나중가서는 준호랑 L도 되게 친해질거같아요....둘이 결혼을 하게되면 자기가 주례 서 주겠다 머 이럴거같은ㅋㅋㅋㅋ정대만 혼자 환영하지 않는 친목...

(전여친과 현남친이 친하게지낸다??? 좋은거같으면서도 기분이 묘하다???!)



6. 


얼마전 일부 올라온 외전아닌 외전 얘기를 해보자면....

14편에 완결을 달아놓고, 무슨 내용을 쓸까 고민을 하다가... 회지 생각이 나서 외전 생각을 또 해보다가...

피디랑 피디 조합은 써봤으니... 배우랑...피디조합을 보고싶어서... 둘 중 한명이 연예인이면 좋겠는데 했다가... 대만이가 배우라면??? 연출가와 주연배우관계... 근데 둘이 이미 아는사이였다면? 심지어 10년전에 사귀었다가 헤어진 사이라면??? 해서 아무생각없이 슥슥 쓴 결과물이 슈팅스타였슴다....

'그사세' 스핀오프라고 썼다가..지웠다가...썼다가...지웠다가..결국은 스핀오프라고 썼는데요ㅋㅋ

사실 스핀오프라고 해봐야 방송국이름이랑...'북산의태양' 이런 제목들만 따왔고... 하지만 뒷부분을 쓰다보면 일부 설정같은건 공유할지도 모르겠네요...! ㅎㅎㅋ혹시 겹치는 부분이 있다면...어떤게 있을지 숨은그림찾기 하듯 찾아보시는 재미(??)도 있으실겁니다... '그사세'의 종이 회지가 나오게되면, 종이 회지에만 수록될 예정입니다.


(그냥 재미삼아 올려보는 외전 일부)



7. 생각나는 대로 써보는 티엠아이


tmi 1 : TJS 라는 방송국명은 T*N + 대만준호(DMJH) + S*S가 짬뽕된 무언가의 무언가였습니다. 대충 상암에 있는 방송국 건물 이미지에.... 위치는 상암 아니면 여의도에있고... 근데 또 k*s랑 m*c가 섞인... 뭐 그런 방송사라는 설정입니다.... 대만이가 다녔다가 퇴사한 sds는 그냥 그대로 s*s가 모델이고요....)


tmi 2: 드라마 '북산의 태양'은 비*의숲 같은 장르물이라는 설정입니다. 드라마 장면이나 내용이 자세히 묘사되지는 않았지만 서태웅이 맡은 주인공 강태풍(일부러 주인공 이름 촌스럽게지음ㅋㅋ)은 형사고... 뭐 비리를 캐고 사건을 해결하고 이런 내용이에요. 마지막화 시청률 20프로를 넘기고... ott 1등... 연말에 인기상..남우주연상...여우주연상을 싹쓸이해서 팀전체가 발리로 포상휴가를 갑니다... 근데 대만이랑 태섭이는 각자 준호랑 한나가 같이 못가니까 갔을런지... 어쨌을런지....


tmi 3 : 예능프로그램 '프리스로'는 예전에 방송했던 '언니들의 슬*덩크' 같은 멤버구성에 '우리동네 예*능' 이나 '뭉쳐야*다' 같은 스포츠프로그램을 섞었고... 멤버는 아이돌, 배우, 개그맨 등 5인으로 구성되어있어요. 스포츠 예능 특성상 엄청난 대박은 치지 않지만 코어 시청자층이 생겨 시청률도 무난하게 챙겨가고 연말 시상식에서도 좋은 상들을 얻어냅니다. 이 프로그램을 계기로 대한민국에 다시한번 농구붐이 소소하게 일어나지 않을지... 이 프로 초등학생들이 되게 좋아할 거 같고...ㅋㅋ농구인이 nn% 늘어났다 이런 기사 보면서 준호가 되게 좋아할거같아요. 


tmi 4 : 뜻밖의 사랑의 징검다리 박우식 피디는 결국 징계를 받고, 변방의 지방 방송사로 발령 났는데 자존심때문에 순순히 가지않고 결국 TJS를 그만두게됩니다. 본인이 놓친 북산의 태양이 또 대박을 쳤으니 ㅜㅋㅋㅋ얼마나 이를 갈았을지...그러고 뭐 가끔 대만이나 준호가 연출하는 프로그램 기사에 악플이나 달고 다니고 그러겠죠... 절대 반성은 하지 않고 그냥... 그렇게 살거같아요. 13편에서 몇몇 분들이 박피디한테 고맙다곸ㅋㅋ하셔서 너무웃겼어요...그래 고맙다 우식아...(??) 




8.



정말 솔직히 말하자면 처음 시작했을 때와 중간과 그리고 지금이 절대 같은 마음과 열정이었다고 말할 수 없는데요, 중간에 흐지부지되어 완결까지 내지 못했을 수도 있었는데... 그럴 때 마다 남겨주시는 댓글과, 응원의 표현과, 1편부터 보시면서 간간히 눌러주시는 하트들 덕분에 완결편까지 무사히ㅜㅜㅋㅋ쓸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쓴 것 보다도 더 좋게 해석해주시는 내용을 보면서 부끄러워하기도 하고, 깨알같은 부분들을 언급해주시면 다시 올라가서 내가 어떻게 썼었지?! 하면서 확인도 해보고, 즐거워하면서... 그냥 저 혼자 자의식과잉이 되어 이 분들을 위해서(비장!) 완결까지는 어떻게든 써야겠다고 생각했씁니다...ㅜ.ㅜㅋㅋㅋ그런거치고는 연재주기가 정말 뒤로갈수록 엉망진창이었지만.... 내 글도 기다리는 누군가가 있다는 걸 상기시켜주셔서 힘을 얻었었습니다.

괜히 좀 거창하네요. 근데 그냥 제가 느낀게 그랬어요....히히.... 감사합니다. 



9.


저는 꽉 닫힌 해피엔딩을 좋아합니다. 좋아하는 장르도 개그로코입니다.

그래서 '그사세' 속의 대만이와 준호는 해피엔딩이에요.

집의 계약이슈가 있으니 그 전까지는 따로살겠지만ㅋㅋ어찌저찌 맞춰서 같이 살 집도 구하게 될거고... 쉬는 날이 겹치면 마트가서 같이 장도 보고... 바쁜 틈틈히 데이트고 할거고... 각자 하는 프로그램도 잘 돼서 승승장구할것이고... 그리고 친한 사람들에게 사귀는게 들켰다가(예를 들어 채치수피디) 곧 공인 사내커플이 될 지도 모르죠 (동성연애에 관대한 평행세계라는 설정을 갖다붙여보며...) 다른 커플들처럼 싸우기도하고 몇 번 헤어질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다시 붙을 것 같아요. 사실 이건 어느 평행세계의 대만이와 준호가 그럴 것만 같습니다. 



급 마무리를 짓는 것 같지만 아무튼 읽으시는 동안 즐거우셨길 바랍니다.

1편부터 14편까지 함께 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유ㅔ. 댐팡. 보고싶은걸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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