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퇴사 후 일상

매일 밤 핸드폰 보다가 두 시에 자고 오전 열한시까지 침대에 누워 있던 전 직장인이 있다. 사실 새해(뉴이어 말고 구정) 되면서 다시 취업 자리를 찾아보고 있지만 아, 원래 취직 이렇게 힘든 거였지. 사실 새해 목표 이런 건 아니고 비어가는 통장을 보니까 어떻게든 빨리 돈을 벌어야 먹고 살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도 아직은 이번 달처럼만 돈을 쓰면 길게는 다섯 달까지 먹고 살 수 있으니까 백수생활 #가보자고.

이 주 정도 랭 리브의 시집과 최은영 작가님의 '한지와 영주(a.k.a. 최고의 한국 단편소설) 필사를 하다가 그만 둔 지  일주일이 되어간다. 갓생 사시는 웹툰 작가님 브이로그 보다가 따라하고 싶어서 시작했는데 이제는 의욕이 없어짐. 유튜브가 이렇게 무섭습니다(뭐가?). 남들 따라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원래 하던 거나 하면서 살자.


2. 요리

나머지 시간에는 책을 읽거나 이런 저런 글을 쓰고 있는데 정작 올해 열심히 써야겠다고 마음 먹은 글은 안 쓰고 있는 중. 그 글을 쓰려면 일단 요리를 해야 되는데 요즘 모든 것에 의욕이 제로여서 요리를 할 기분이 아니다. 그것도 그런 것이 저번 달에 하루 종일 요리를 하고 밤에 아파서 쓰러진 적이 있었고 생리통이 큰 원인이었지만 요즘에는 요리가 너무 힘들다. 그냥 뭔가를 만든다는 자체가 너무 힘드러.... 체력이 점점 바닥나고 있는 것 같아.

일 월에는 최고의 유튜브 요가 강사 에이드리언 쌤을 따라서 거의 매일 요가를 하고 몸도 조금씩 좋아진 것 같았는데 이 월이 되고 나서는 그 개같은 생리통 이후로 아무것도 하기 싫어졌다. 그래서 운동은 일주일에 약 한 번 동네 산책하는 걸로 대체하고 있다. 그냥 대충 시골에 사는 팔십 대 노인 같은 삶을 살고 있다고 보면 되는데, 생각해보니까 팔십 대 노인도 나보다는 건강하게 살 것 같음. 

아무튼, 그래도 요리를 해보겠다고 아카시아꽃 튀김을 해보려고 했는데, 아카시아꽃은 안 팔더라고요? 그냥 봄 되면 길거리에 피어 있는 아카시아꽃 따가가 튀기는 건가 봄... 그래서 그냥 포기를 하고 다양한 식용꽃 튀김으로 방향을 바꿔봤다. 그랬더니 갑자기 식용꽃 올려진 텐동 사진이 눈에 들어와서 이제 집에서 텐동을 해먹어야 되나 고민하는 그런 하루를 보내고 있다.


3. 취미 생활

매일매일 어떤 글을 쓰고 있는데 사실 잘 써지고 있는 건지는 잘 모르겠고 그냥 되는대로 쓰고 있다. 글이 잘 안 써질 때 나는 가끔 트위터를 보거나 그림을 그려.... 일 년 전에 사놓은 클래스101 그림 강좌를 아직 시작도 안 해서 이번 달부터 조금씩 들어보고 있는 중이고 지금 이 주째 눈만 그리고 있다. 눈이 거의 첫 강의인데 나 혼자 진도가 안 나가고 있음. 그리고 맨날 강의 피드 가서 존잘러들 그림보면서 시기질투눈물존경어쩌구를 하게 되는. 역시 남 따라하지 말고 하던 거나 잘하자(?). 근데 전 하던 게 없는데요?

오늘 아침에는 오랜만에 일기를 썼고 정말 올해 들어 가장 우울한 일기를 썼는데(올해 일기 세 번 밖에 안 썼잖아요) 어제 트위터에서 자신의 우울을 전시하는 일은 그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트윗으로 뼈를 맞아서 여기다가는 뭐라고 썼는지 쓰지 않겠어요. 그냥 난 구석에 앉아서 올리비아 랭의 '외로운 도시'나 다시 읽을게.

아, 요즘은 또 재미있는 책을 읽고 있는데, 아마 내가 포스타입에 또 뭘 올린다면 그 책에 관한 게 아닐지! 또 못 지킬 나와의 약속을 해본다!


I ram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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