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사람 아이 같은 크기이고 몸의 크기도 사람 정도로 큰 커다란 새로 눈빛은 사람과 같다. 그런데 부리가 특별히 길게 튀어 나와서 몇 뼘이 넘는 정도의 크기이고, 모이 주머니가 아주 커다란 그릇만하여 배가 특별히 크다. 연못가에 산다. 799년에 신라의 청주(菁州) , 즉 현재의 경상남도 진주 지역의 남쪽 연못에서 나타난 것이 “삼국사기”에 나온다. 이것이 나타난지 3일 만에 죽었는데 그것이 김헌창의 난에서 김헌창이 패배할 징조라고 한다.


* 이것이 나타났다가 죽은 것이 김헌창이 패배할 징조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이것의 죽음이 난리의 끝을 상징한다거나 전쟁이 끝나는 것, 승패가 결정 되는 것, 임금과 나라의 자리가 다시 튼튼하게 회복되는 것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서 생각해 보자면, 이것이 나타났다가 죽지 않는다면 반대로 이것이 나타난 난리를 일으킨 쪽의 승리를 예측한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모이 주머니가 특별히 크다는 묘사에 초점을 맞추면 먹는 것이 아주 많다거나, 사람, 가축과 같이 커다란 것을 먹을 수 있었다거나, 아주 단단한 것을 먹을 수 있었다거나 하는 이야기를 상상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눈빛이 사람 갖고 머리가 사람처럼 크다는 묘사로부터 얼굴이 사람처럼 생긴 새를 상상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새와 사람의 중간 형태를 갖고 있는 것으로 이 사전에 다루어 본 것은, 얼굴까지 깃털에 덮여 있으며 다만 눈빛만이 사람처럼 보인다는 “서천객”이 있고, 사람의 형체인데 온 몸이 깃털로 뒤덮힌 “안시객”이 있고, 날개가 돋힌 사람 또는 겨드랑이에 깃털이 난 사람인 “양액유우” 항목이 있다. 한편 고구려 고분 벽화에는 중국 도교 기록에 등장하는 “천추(千秋)”, “만세(萬歲)”가 그림으로 그려져 있는 사례가 있는데 이것은 얼굴이 사람이고 몸이 새인 것으로 신선처럼 오래도록 장수하는 새이고, 신라 기왓장 무늬에는 불교에서 말하는 가릉빈가(迦陵頻迦)를 나타낸 무늬가 있어서 허리 위는 사람이고 허리 아래와 날개는 새의 모습인 것이 표현되어 있기도 하다.

대체로 새의 모습과 사람의 모습이 섞인 이런 것들은 대체로 장수, 깨달음 등의 좋은 일을 상징하는 것이나, 이 항목처럼 나타나 죽으면서 누군가의 패망을 나타내는 것인 사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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