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 바구니에 잔뜩 쌓인 빨래를 색깔별로 분류하기 시작했다.

뒤집어진 양말 찾아 다시 뒤집어놓고 세탁기를 돌렸다. 

이제 1시간 30분 정도 여유가 생겼다. 우선 커피를 내려야겠다. 원두를 넣고 버튼을 누르자 진한 커피가 쪼르륵 내려진다.

세탁기가 돌아가는 동안 설거지를 하려고 했는데, 오늘은 커피 먼저 마셔야겠다.

식탁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스스로 주문을 걸어본다. 내가 있는 이 곳은 분위기 좋은 카페라고.....

시간은 왜이리 빨리 지나가는지 어느새 세탁기가 빨래 종료를 알리며 열심히 울어대고 있다.

다 된 빨래를 건조기에 옮겨 담고 다시 한 번 세탁기를 돌린다. 

한꺼번에 돌리면 편하겠지만 주부들은 그리하면 안 된다는 걸 다 안다. 

나를 대신 세탁기와 건조기가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

이제 나도 일해야겠다.

아침먹은 흔적이 남은 설거지를 하고, 창문을 열고 환기를 한다. 차가운 바람이 온 집 안을 헤집고 다닐 동안 난 집안 구석구석 청소기로 먼지를 빨아들인다.

밤새 쌓인 먼지가 어마어마했다.

청소기 먼지통을 비우고 집 안 쓰레기를 모아 종량제 봉투에 담아 꽁꽁 묶었다.

아까 마시다남은 커피를 한 모금 마셔보는데 그 새 다 식었다. 그게 뭐 중요한가? 나에겐 그저 카페인이 필요할 뿐.

띠리리 띵~~

건조기 알람소리가 들린다. 뽀송뽀송해진 빨래를 꺼내고 세탁기의 빨래를 다시 건조기에 옮겨 다시 돌린다.

따스한 햇살이 비추는 거실에서 산더미처럼 쌓인 빨래를 개야겠다. 적막해진 분위기를 견딜 수 없어 노래를 틀어 조금은 신나게 빨래를 갠다. 

종류별로 나누어진 빨래를 다 정리하고 나니 어느새 배속에서 꼬르륵 소리가 난다.

혼자 먹는 밥은 정말 맛이 없다. 그냥 배고픔만 없게 간단히 시리얼로 배를 채운다.

이제 집안일은 끝난 건가 싶다가도 열심히 돌아가는 건조기를 보며 아직이구나! 하며 한숨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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