ㄴ Bgm을 틀어주세요









 21세기 대한민국, 치열한 경쟁과 속도에 치이며 꾸역꾸역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남들의 행동에 비난을 일삼으며 자신의 행동엔 정당화 시키는 그야말로 '내로남불'이 일상인 시대. 언제부턴가 갈등은 숨 쉬듯 발생했고 폭력은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어른들로 출발하여 이젠 아이들까지 퍼진 그 무자비한 사고방식과 행동들. 


 가난은 가난으로, 부는 부로 대물림되는 사회에 처절하게 쓴맛을 보는 사람들이 허다했다. 이미 큰 격차로 인해 끊지도 못하는 가난. 이에 돈만 주면 뭐든 한다는 사람들이 속속 등장했다. 우스갯소리로 했던 '5억 주면 ~할래?'가 이젠 실제가 되는 사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 그런 돈 걱정따윈 개나 줘버린 사람들이 있다. 소위 '꽃밭'이라고 일컫는 그들은 재벌이다. 유능한 할아버지 덕분에 자연스럽게 돈방석 위에 앉은 그들. 이들을 꽃밭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두 가진데 첫째론 돈 걱정은 할 일이 없어 온 세상이 꽃이 핀 것과 같다는 의미다. 둘째론 '대가리 꽃밭'에서 따온 건데, 그들이 사고를 너무 많이치고 다녀서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유명했다. 그래서 '돈이 많아서 대가리에 꽃핀 행동들 해도 그냥 넘어가는 거지'라는 말이 거의 유행어처럼 그들 관련된 기사가 보도될 때마다 쓰인다.


 사람들 사이에선 이들이 멍청한 거로 기정사실로 되어있는데 다 편견이다. 과연 그들이 그렇게 사고를 치는데 한 번도 법의 판결을 받지 않은 것이 멍청해서일까? 어렸을 때부터 남부럽지 않게 부족한 것 없이 자라와서 '배려', '양보', '이해', '공생', '양심'이라는 게 좀 모자랄 뿐.












                   카드 쓰지 말고 

                            이제 현금써라.




" 아, 씨발! "


" 왜! 무슨 일 났어? "


" 아줌마, 나 오늘 밥 나가서 먹어. "




 이 싸가지가 바로 꽃밭 중 한명, 장녀 이여주. 고3이지만 야자를 째고 집으로 왔다. 원래 계획은 밥 먹고 이 집 실세 뽀삐를 산책시키려고 했지만 책상 위에 올려져 있는 쪽지를 본 순간 와장창 깨졌다. 여주는 쪽지를 내려놓고 옆에 있던 돈을 세어보았다. 하나, 둘, 셋, 넷. 20만원이었다. 육성으로 욕이 터져 나왔다. 부엌에서 요리하던 도우미분이 놀라서 여주 방으로 한달음 뛰어왔다. 여주는 돈을 버리듯 챙기며 나갔다. 도우미는 또 개눈깔을 한 여주가 재수 없었지만 이만큼 페이가 센 곳도 없어 벌써 3년째 그만두겠다는 다짐만 한다. 






🐻 혀기 🐻


[ 어디야 ] 📞


📞 [ 학교지 ]


[ 개소리 하지말고. 어디야? ] 📞


📞 [ 하여간 눈치는 빨라요 ]

📞 [ 집가는 중. 왜 ]


[ 그대로 돌려서 블랙아웃으로 와. ] 📞


📞 [ 뭐야, 밖이야? 집 갔잖아 ]


[ 통화로 말하자면 길고. 밥 안 먹었지? ] 📞


📞 [ 당연히 안먹었지. 금방 가. ]






 통화가 끝나고 5분 뒤, 마지막 꽃밭, 막내 이동혁이 도착했다. 말만 막내지 사실 2분 차이 밖에 안 나는 쌍둥이다. 이들이 자주 가는 블랙아웃은 레스토랑이다. 여주는 파스타, 동혁은 스테이크 때문에 자주 오곤 했다. 동혁이 자리에 앉자마자 여주는 있었던 일을 말해주었다.




" 또 끊겼어? 얼마를 썼길래? "


" 그냥 옷 몇 벌 샀어. "

다음 달 가방 예약해둔 거 어떡해? 넌 카드 안 끊겼지 "


" 내 카드 쓰게? 미쳤냐. 그럼 내역 들켜 "


" 들키면 뭐 어때... 아, 그렇구나. "

" 아 짜증나. 20만원으로 어떻게 살아 "


" 이화영 그런 적이 한두 번이 아니잖아. "

" 이건 내가 살 테니까 니가 참아. "


" 야. 누나라고 하라고 "


" 싫다고. 아, 니가 계산해 "




 좀 화기애애한가 했더니 역시. 금방 틀어지는 쌍둥이. 사실 둘이 서로 없음 못 살 정도로 우애가 좋은데 호칭문제에선 예민하다. 근데, 찬바람 쌩쌩 불다가 금방 좋아지긴 한다. 

 대화에서 언급된 이화영은 쌍둥이 아빠다. 동혁이 이름으로 부르는 거 보면 사이는... 대충 짐작 갈 것이다.







⭐️ 현 🌟



📞 [ 어디? ]


[ 블랙아웃. ] 📞


📞 [ 너 이번에 카드 또 끊겼다며 ]


[ 오빠가 그걸 어떻게 알아? ] 📞


📞 [ 아빠가 통화하는거 들어서 알지. ]

📞 [ 다 먹었음 나와. 앞이야 ]







 여주의 전화 상대는 J컴퍼니 회장 아들 정재현이다. 이화영과 재현의 아빠 정준우는 대학 친구로 아직까지 연을 이어오고 있는 관계다. 각자의 자리에서 탑이라 가능했던 관계일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덕분에 재현과 쌍둥이는 어렸을 때부터 알고 지낸 사이다. 고등학생인 그들과는 다르게 대학생인 재현. 쌍둥이는 자유로워 보이는 재현이 마냥 부럽기만 하다. 동혁이 계산을 마치고 쌍둥이는 건물을 나왔다. 바로 앞에 보이는 검은 차 한 대. 재현이 타고 있었다.




" 오빠 면허 있었어? "


" 작년에 생일 지나자마자 바로 땄지 "


" 형네 아빠가 뭐라고 안 하셔? 운전하는 거? "


" 그러니까 지금 너네 데리러 온 거겠지? "


" 와 진짜 개부럽네. "

" 거봐, 내가 그랬지 이여주가 아니라 정여주였어야 한다고 "


" 인정 ㅋㅋㅋㅋㅋ "

" 이화영 개 꽉막혀서 우리는 기사가 태워줘야 돼. "


" 그냥 자기 통솔권 밖에 나가지 말라는거지. 꼰대. "




 기사가 있어야만 차를 탈 수 있는 쌍둥이. 재현이 더 빛나 보일 수 없다. 재현은 종종 드라이브 데려가 준다고 약속한다. 좋아하는 쌍둥이가 그저 귀여워 보이는 재현이다. 30분 정도 이동 했을까, 그들의 차는 한 호텔로 들어갔다. 제이 호텔. 우리나라에서 제일가는 호텔이자 J 컴퍼니 소유다. 높이도 높이지만 시설, 혜택도 많아서 모두가 꿈에 그리는 곳이다. 하지만 그만큼 가격도 만만치 않겠지. 오늘은 15층 VVIP 라운지에서 파티가 있는 날이다. 재현이 빼입고 온 이유도 바로 이것. 








둥이 서스펜스

 - 00. Prologue









" 형! 왔어요? "


" 어. 민형이는? "


" 저쪽. "




 이제노. 쌍둥이와 사촌 지간이다. 그는 형이 하나 있는데 바로 재현이 찾은 민형이다. 재현은 가리킨 쪽으로 갔다. 제노는 쌍둥이에게 가 말을 걸었다. 어쩐지 묘해 보이는 분위기. 셋이 사이가 안 좋은가?




" 너넨 왜 교복이야? "


" 아 말도 마. "

" 난 집가서 옷 갈아입고 오려고 했는데 누나가 막았어 "


" 뭐 보나 마나 또 큰아빠가 카드 정지 했겠네 "


" 오~ 이제노. 소름 "


" 그런 게 한 두 번이냐. "


" 짜증 나니까 아빠 얘긴 하지 말자? "

" 여기까지 왔는데 또 기분 잡치긴 싫거든 "




 저 멀리 친구를 발견하고 자리를 뜨는 여주. 그리고 제노에게 웃으며 인사하고 그 뒤를 따라가는 동혁. 제노는 그들을 노려본다. 오랜만에 봐도 싸가지 없는건 똑같았다. 언제 왔는지 민형이 옆에서 " 눈에 독기 좀 빼라 "  " 니가 무슨 뱀이야? "라고 말한다. 저쪽에서 놀고 있는 쌍둥이들을 보는 민형. 제노와는 다르게 미소를 머금은 채로 본다. 근데 흐뭇한 건 아니다. 묘하게 그의 눈에서도 독이 느껴졌으니까. 여기서 한 가지는 확실히 알았다. 누가 쌍둥이 편이고 누가 아닌지.








둥이 서스펜스

 - 00. Prologue







 내가 말 했듯, 지금 우리 시대는 처절한 자본주의 시대다. 그렇다는건 이렇게 부를 느끼며 사는 사람들도 있지만 빈을 느끼고 사는 사람들도 분명 존재한다는 것. 뭐,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니까 돈이 없다는 것도 상대적이긴 하다. 그런데 내가 보여줄 건 신세 한탄 하는 돈 없음이 아닌 진짜 최하층. 하루벌어 하루 먹는 사람들, 이 사람들의 세계다.










 아빠는 일찍이 도박에 빠졌다. 감당할 수 없는 사채를 쓰고 자신을 감당할 수 없다고 죽었다. 초등학교 6학년때 일이었다. 14살 어린 나이에 가장이 되어버린 아이. 엄마 혼자 생활비를 벌고 빚을 갚는 건 도무지 무리였다. 그래서 생활비는 이 아이가 알바해서 벌어오는 돈으로 충당했다. 돈은 둘이 벌지만 사실상 엄마가 벌어오는 돈은 늘어나는 이자 갚는 데만 쏙쏙 빨려 나갔다. 벌써 5년째. 원금의 '원'자도 건드리지 못한 채 이자만 갚고 있다. 4살 차이 나는 여동생은 중학교 생활이 좀 편했으면 싶어 꼴에 여동생 알바를 적극 반대하는 이 불쌍한 아이가 바로 황인준이다.


 인준은 대한민국에서 살아남으려면 돈이 중요하다는 걸 어릴 때 너무 뼈저리게 느껴서 그런가 공부도 악착같이 했다. 자기 형편에 공부도 못하면 뭣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뭐 특출한 재능이 있어, 돈이 많아? 그래서 알바 시간을 쪼개가며, 잠을 줄여가며 공부에만 매진했다. 그 결과 중학교 내내 전교 1등을 지켜냈고 그 받기 어렵다는 '제비 재단' 장학금도 타냈다. 




" 아들, 너 제비고 갈 수 있을 것 같다 "


" 제비고는 무슨. "

" 우리 당장 내일 저녁 먹기도 빠듯한데 "


" 재단에서 연락 왔어. 너 지원 해준대 "

" 인준아. 이제 네 학비는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아 "




 알바를 마치고 온 인준에게 엄마가 음식을 내어주며 말했다. 제비고는 제비 재단에서 세운 학교로 우리나라에서 버금가는 있는 집 자녀들이 다닌다는 학교였다. 말도 안 되는 학비와 그에 비례하는 시설과 교육. 하지만 여론을 중요시 하는 재단인 만큼 부자들만 입학 시켜주진 않는다. 매년 전국 단위로 똑똑한 애들을 간추려 전액 학비 지원을 해준다. 그래서 제비고가 명문고로 자리 잡을 수 있던 거다. 근데 이제 그 기회가 인준에게도 온 거다. 제비고. 가슴으로만 외쳤던 그 학교. 진학만 하면 앞길은 창창하다는 그 학교. 

 인준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당당히 실력으로만 입학했다. 


 하지만 평탄치 않았던 학교생활. 쌍둥이 때문이었다. 인준이 입학 했을 땐 쌍둥인 2학년이었지만 지독하게도 엮였다. 재단 이사장인 쌍둥이 할아버지가 인준을 너무 편애했기 때문.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화영도 인준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쌍둥이완 다르게 똑부러지는 성격이 마음에 들었는지 더 전폭적인 지원을 해줬다. 쌍둥이는 작년 2학기쯤 부터 그 사실을 알고 인준에게 시비를 걸기 시작했다. 사소한 시비부터 이젠 대놓고 괴롭히기까지. 그들은 단지 자신들조차 받아보지 못한 사랑을 남이 받으니 그게 짜증 났던 거다.




" 너네는 내 책이 이 지경이 될 때까지 그냥 보고만 있었니? "

" 너네도 참. 권력 앞에선 찍 소리도 못 하는구나? "



 2학년 때, 하루는 교무실을 갔다 오니 걸레가 담긴 물통에 그의 책이 모두 버려져 있었다. 쌍둥이들 짓이었다. 모두 쌍둥이들이 과하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쉽게 입 밖으로 꺼낼 순 없었다. 제비 재단이 무서웠던 거다. 인준은 그런 애들이 참 불쌍하고 화가 났다. 나름 빽있고 돈 있는 애들도 쌍둥이 앞에선 쥐가 되는 사실이 안쓰럽기도 했다. 

 근데 이건 어디까지나 인준의 생각일 뿐이지 사실 그들의 싸움에 끼고 싶지 않았던 거다. 쌍둥이가 인준에게 어떤짓을 하든 반대로 인준이 쌍둥이에게 어떤 짓을 하든 학생들은 관심이 없었다. 서로 싫어해 못 잡아먹어 안달인 그 사이에 끼었다간 괜히 불똥 튈까 봐 관심을 끄는 거다.




" 야. 물어내. "


" 뭘 "




 인준은 물에 젖은 책을 빼내어 동혁의 반으로 향했다. 동방예의지국인 사회에서 가뿐히 말을 놓는, 깡 좋은 인준. 단순히 화나서 그렇다기 보단 인준은 그냥 쌍둥이들 처음 봤을 때부터 호칭이 야, 너, 쟤 였다. 이 학교에서 유일하게 쌍둥이들한테 지지 않는 상대였고, 쌍둥이들은 거기에 열 받아 더 대응하는 것도 없지 않아 있다.




" 보고도 몰라? "

" 내 책 니가 이랬잖아 "


" 그깟 책 몇푼 한다고. "

" 니가 사~ "




 인준은 단번에 동혁이 한 짓이란 걸 알았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게 여주랑 동혁의 괴롭힘 차이가 있었다. 동혁은 눈에 보이게 괴롭힌다면 여주는 정신을 흔든달까? 물론 그렇다고 동혁이 말빨이 약하다던가 여주가 악한 행동을 하지 않는 건 아니다. 단지 어디에 더 초점을 두느냐 그 차이. 

 인준은 책을 이렇게 만들고 사과는 커녕 게임만 하는 저 이동혁이 너무 싫었다.




" 야! 너 미쳤어? "


" 그깟 게임기 얼마나 한다고. "

" 그냥 사~ "




 인준은 책상 위에 놓여있던 커피를 동혁의 게임기에 부었다. 하나도 쫄지 않았다는 듯 책을 챙겨 반을 나섰지만 계단에서 힘 풀려 주저 앉은 인준이다. 혹시 게임기 값 물어내라고 하면 어떡하나 생각이 복잡했다. 다행히 동혁은 그러진 않았지만 이 뒤로 강도는 더 강해졌다. 하지만 이에 순순히 당할 인준이 아니지. 동혁이 막강하게 나올 수록 인준도 더 뻔뻔하고 똑같이 대응했다. 근데 여주에겐 철저히 무너졌다. 원래 멘탈 공격이 제일 견디기 힘든 법이니까.

























악락하고











돈 위주인 사회,












돈만 있는 최고층










그리고








깡만 있는 최하층









둥이 

서스펜스



지금 시작합니다











둥이 서스펜스

 - 00. Prologue End

 - (Next)등장인물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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