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에서 본 세계는 전망대 위에서 본 전체
평화로워 보이는 겉모습과 하늘을 끼얹은 멋진 절경
밖으로 나갈 생각을 하지 않는 이유는 전부 보이니까
산이랑 어우러진 강과 한옥
거리를 오간 사람들 틈 먹자골목
그 사이 다크 서클을 이고 사는 유생과 정장들
밖에서 일어나는 일을 모르는 건 아냐
겉으로는 완벽한 부잣집 아가씨를 연기할 뿐이라
자주 아프니까 밖에서 세상을 아는 걸 제한하더라
그래도 맞서 싸워야 해
펜으로, 거리에서, 확성기를 들고
탑 안에만 있으면 진짜를 볼 수 없으니
뒷문으로 담을 넘어 뛰어내리는 방식으로 밖으로 나간다
당당하게 나돌아다니면 못 말리겠지
책을 읽는 걸 쉬고 있다고 독서랑 담쌓은 건 아니라
통찰하는 법은 시로 쓰는 걸 계속할 뿐이다
탑 밖으로는 나오지 않는 학자들의 책을 연다
새로운 이야기로 전문 용어를 풀어내고
눈이 녹지 않은 어두운 거리에 촛불을 밝힌다
변하는 과정은 거리에 떨어진 푸른 장미를 줍는 순간
상처 난 다리에 붙인 밴드를 떼어 내고 문을 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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