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지수현 작가님의 장편소설 『열여덟 스물아홉』과 이를 원작으로 한 동명의 드라마를 모티브로 하여 쓰여졌음을 밝힙니다. 본 글은 영리적인 목적을 추구하지 않으며 1차 저작물임을 주장하지 않습니다.

 

 bgm : Be My Love(feat.이승열) - clazziquai

 

 

 




 

 

열여덟, 스물아홉

 

1화

 

 


 

 

 



 

1. 2021년, 스물아홉 윤혜성.

 

 

―이혼 신고서, 한 달 안에 구청에 제출 안하면 무효 된다는 말 못 들었어?

“들었어.”

 

혜성이 목소리를 낮췄다. 한 씬이 끝난 후, 장면 연결을 위해 어지러진 세트가 정리되고 있는 촬영 현장을 등지며 혜성이 걸음을 옮겼다. 윤혜성. 너 어디가? 촬영장을 둘러보러 와 있던 현민이 다급히 불렀다. 혜성은 대답 대신 어깨 위로 손을 들어 보이곤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섰다.

천장에서 에어컨 바람이 쏟아지던 거대한 컨테이너 건물에서 나오자 바깥은 맹렬한 여름볕이 내리쬐고 있었다. 혜성이 반사적으로 미간을 찌푸렸다.

 

―들었다는 사람이 지금 뭐 하는 거야? 그 한 달이 바로 오늘이야.

“그것도 알아.”

 

두 눈이 명적응 되기까지는 금방이었지만, 혜성은 여전히 눈 사이에 주름을 새기고 있었다. 허리에 손을 짚으며 혜성이 선 자세를 비스듬히 했다. 수화기 너머에서 화가 난 목소리가 이어졌다.

 

―알면서 한 달 내내 잠수를 타? 전화 왜 안 받았니? 너 집에도 한 번을 안 들어갔다면서?

“한 달 꼬박 촬영이었어. 일산 숙소에 계속 있었고.”

―일산에서 서울 거리 얼마나 된다고. 너 드라마센터 촬영할 때 거기 숙소 쓴 적 한 번도 없었잖아. 호텔 카펫 신발신고 걸어 다니는 거 질색해, 자는 자리 조금이라도 불편하면 컨디션 처진다고 침대도 아무거나 안 쓰는 인간이 집 버려두고 무슨,

“가면. 너 있어?”

―뭐?

“먼저 이혼서류 던지고 집 나간 사람이 누군데 그런 소릴 해, 지금.”

―……

“나 못가. 오늘 밤까지 촬영이야. 그런 줄 알아.”

―지금 장난해? 오늘 지나면, 법원 가서 서류내고 판결 받고 확인받고, 그거 다시 해야 한다니까?

“그러게. 그러려면 나 이번 촬영은 다 끝나야겠는데. 뭐, 한 달만 더 기다리던가.”

―윤혜성!

“오년을 같이 살았는데, 그 정도도 더 못 기다리나?”

―넌 왜 매번 그런 식이니?

“뭐?”

―넌 너랑 나 사이에 모든 키를 네가 가지고 있어야 속이 시원하지? 내가 얼마나 애가 타는지, 내가 어떤 걸 바라는지. 그런 건 안중에도 없어.

“네가 바라는 게, 진짜 나랑 이혼하는 거야?”

―어.

 

할 말을 잃은 혜성이 입을 닫았다. 꽉 다문 어금니에 힘이 들어갔다. 혜성이 머리를 쓸어넘겼다. 어느새 목덜미며 셔츠를 입은 팔에 땀이 맺히기 시작했다. 하지만 혜성은 불쾌함보다 더 큰 감정에 휩싸여 있었다. 뒤늦게 따라 나온 현민이 그런 혜성을 뒤에서 말 없이 살폈다.

반박이야 얼마든지 하겠지만 그러면 또 싸움이 되겠지. 결국 누군가는 울 테고, 그게 소우주가 될 거라는 걸 혜성은 뻔히 알았다. 눈이 마주치자, 현민이 제 왼 손목의 시계를 가리고는 검지를 들어 1을 가리켜보였다. 일 분. 일 분 안에 소우주와 할 말은 많지 않을 것이다. 사실 혜성이 하고 싶은 말은 딱 한 가지 뿐이었다. 숨을 가다듬은 혜성이 막 입을 열려고 하는 찰나였다.

 

―이런 식으로 나올 줄 알고 나도 방법을 다 마련 해뒀지.

 

차 시동이 꺼지는 소리. 그제야 혜성은 우주가 운전중이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벨트를 풀고, 차 문을 열고 나와 다시 운전석을 닫는 일련의 과정을 수화기 너머로 감각하며 헤성이 청각을 곤두세웠다. 철컥이며 큰 대문 같은 게 열리는 소리며 비밀번호를 누르는 음성이 낯설지 않다고 생각하다가, 혜성은 그게 우주가 한 달 만에 ‘집’에 들어온 것이라는 걸 알았다.

 

―이혼 서류 접수하러 갈 때랑은 다르게, 신고서 내러 갈 때는 둘 중에 한 명만 가도 된다네? 보자… 얘 인감이 어딨더라. 아, 찾았다.

“결혼은 같이 해놓고 누구 맘대로 이혼을 혼자 해?”

―이혼도 같이 하셨어요. 이건 그냥 우리 이혼했다고 구청에 신고하는 거지.

“그거나 그거나. 너 혼자 가도 된다고 대체 누가 그래?”

―누구겠어? 나의 친구, 너의 친구. 선우 진 변호사님이시지.“

“나 내 인감 거기다 찍으라고 한 적 없어. 사문서 위조, 그런 게 얼마나 무서운지 너 몰라?”

―어쩌지? 이미 찍었는데. 뭐, 고소하든가.

“야. 소우주, 소우주!”

 

전화가 끊겼다. 캄캄한 화면을 두드려 곧바로 다시 걸려던 걸 막은 건 현민이었다. 바싹 마른 입술을 혜성이 혀로 쓸었다.

 

“형, 아니 대표님. 촬영 좀 미룰 수 있나?”

“있겠냐?”

“아…”

“이럴 거면 법원에서부터 빠꾸했어야지. 하여간 자존심 세우면서 밀어붙이더니 꼴좋다.”

“꼴좋다는 말이 나와, 지금?”

“너 그냥 받아들이기 싫어서 미뤘던 거지, 이렇게 될 거 알고 있었잖아. 무슨 다른 결론을 보겠다고 이러는 게 더 이상해, 지금.”

“……”

“일단 촬영 들어가. 제수씨는 내가 만나러 가 볼게.”

 

현민이 혜성을 떠밀었다. 다시 컨테이너 속 세트장 안으로 발걸음을 떼며 혜성은 심란함을 숨기지 못했다. 혜성 씨, 스탠바이! 조감독의 부름과 동시에 메이크업 팀이 금세 달라붙어 혜성의 이마를 스펀지로 두드리고 손 선풍기를 쏘여주는 와중에도, 혜성은 주차장으로 멀어지는 현민의 뒷모습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올해로 스물아홉인 혜성이 배우로서 매스미디어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건 세 해가 채 되지 않았다. 군 제대 후 다니던 연극영화과까지 졸업하고 스물다섯, 데뷔가 다소 늦었다보니 무명이 긴 건 아니었다.

칠백만을 찍고 흥행에 성공한 한 느와르 영화에서 ‘검은양복2’로 시작해, 곧장 다음 영화에서 ‘성수동 카페 훈남 알바생’으로 대사가 있는 역할을 따낸 혜성은, 짧은 연습무대를 마치고 한 스타작가의 수목드라마에서 여자 주인공의 경호 실장역의 조연급을 맡으며 대번에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단역으로 전전하기엔 눈에 띄지 않을 수 없는 외모도 물론 한몫했지만, 연극 공부를 착실히 하며 쌓아온 내실이 무엇보다 큰 역할을 했다.

첫 드라마 속 혜성의 분량은 짧은 대사들을 다 합치면 편당 오 분 이내. 길지 않아서 그 얼굴과 목소리를 좀 더 보고 듣고자 하는 시청자들과 관계자들의 러브콜이 드라마가 끝나기도 전부터 쏟아졌다. 광고와 화보, 인터뷰와 캐스팅이 빗발치는 중에도 소속사 대표인 현민은 침착했다. 아직 몸값이 오르지 않은 신예를 박리로 기웃거리려는 아무 치들에게 혜성을 이미지 소비할 거리로 쉬이 넘겨주고 싶지 않아서였다. 몇 개의 광고와 한 편의 영화만을 찍으며 기다린 보람은 다음 해에 찾아왔는데, 일찍부터 혜성을 알아보고 라이징 반열에 올려주었던 그 스타작가가 자신의 신작에서 서브 남주를, 그것도 굉장히 매력적인 역할을 파격적인 조건으로 제시해왔기 때문이었다. 그 뒤로는 뭐, 땅에 발 닿을 새가 없는 구름 속이었다.

화이트데이를 함께 보내고 싶은 스타 1위, 크리스마스에 함께 식사하고 싶은 남자 연예인 1위, 같이 휴가 가고 싶은 연예인 1위… 결혼하고 싶은 남자배우 앙케이트는 그런 순위에 이름이 오른 걸 알자마자 현민이 명단에서 제해 달라고 기관에 연락을 해야 했는데, 그건 혜성이 이미 스물넷에 결혼한 기혼남이기 때문이었다.

이번 드라마에서 맡은 역할은 국정원 특별요원이었고, 으레 몸 쓰는 씬이 많아 혜성은 크랭크 인 하기 두어 달 전부터 액션스쿨을 다녀야 했다. 합이 조금만 어긋나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장면이라, 우주의 생각으로 흩어지는 집중을 겨우 쥐어 짜내느라 촬영이 끝났을 때 혜성은 거의 기진맥진해 있었다. 지나치게 땀을 흘리는 혜성을 걱정하는 스탭들에게 허겁지겁 인사하고, 혜성은 가죽 수트도 벗지 않고 서둘러 세트장을 빠져나왔다. 제 대기실로 쓰는 컨테이너로 들어오자마자 혜성은 갑갑한 듯 수트의 지퍼를 내렸다. 형 아직 안 왔어? 로드매니저에게 현민의 행방을 물었다. 우주에게 다녀오고도 남았을 시간이었다. 호준이 고개를 저었다. 숨을 돌리기도 전에 혜성이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곧장 우주에게 전화했지만 전원이 꺼져있다는 응답이 돌아왔다.

 

“나 씬 몇 개 남았어?”

“두 개요.”

“나머지 밤 씬이잖아. 잠깐 서울 좀 다녀오자.”

“중간에 인서트 딸 수도 있대서요.”

 

혜성이 입술을 깨물었다. 저도 모르게 꽉 쥐고 있던 손 안의 핸드폰이 진동한 건 그 때였다. 현민인 것을 확인한 헤성이 황급히 전화를 받았다.

 

―혜성아. 놀라지 말고 들어라.

“왜. 뭔데?

―제수씨, 지금 병원이다.

“뭐라고?”

―교통사고가 나서 응급실에… 그래서 수술을…

“갈게.”

 

혜성의 사고는 거기서 정지하고 말았다. 더 이상 어떤 말도 남의 입으로 듣고 싶지 않았다. 귀와 어깨 사이에 전화기를 끼운 채로 혜성이 협찬 받은 가죽재킷을 바닥에 함부로 벗어 던졌다.

 

“갈 테니까, 그 때까지 아무도 소우주 더 이상 못 다치게 해.”

 

혜성이 호준이 테이블에 올려둔 카니발 차키를 쥐었다. 형, 형! 어디 가시게요! 다급하게 외치는 호준을 두고 혜성이 그대로 컨테이너를 빠져나갔다.

 

 

 

 

 


 



2. 2010년, 열여덟 소우주.


 

우주야. 너 윤혜성 알지? 진이 물어왔을 때, 우주는 흙색이 된 물통에 담근 붓을 털고 있었다. 예고도 없이 이젤 앞의 우주에게로 걸어오던 진이 튀기는 구정물을 맞고 비명을 질렀다. 아, 헐! 미안! 놀라 일어나던 우주가 무릎으로 물통을 올려둔 나무스툴을 쳤고, 어떻게 수습하기도 전에 이제는 아예 물통을 진의 교복 위에 콸콸 쏟아버렸다. 설상가상, 점입가경, 첩첩산중… 뭐 이런 전개야 우주의 성미에 익숙한 일이었다. 홀딱 젖은 생쥐 꼴을 하고, 검은 물이 튀어 시야를 흐리게 하는 안경을 벗는 선우 진 앞에서 우주가 쭈뼛거리며 붓을 닦는 용도로 쓰는 얼룩덜룩한 수건을 내밀었다. 이걸로라도… 닦을래?

 

“됐거든!”

“야. 진짜 미안. 응?”

“미안하면 너 내 말에 대답이나 해.”

 

진이 우주가 내민 수건을 받아들어 교복치마를 툭툭 털며 말했다. 됐다더니… 우주가 그런 생각을 하다가 이내 되물었다. 무슨 대답?

 

“소우주 너, 윤혜성이랑 아는 사이냐구. 둘이 같은 방송부잖아.”

“알지, 당연히.”

 

우주가 귀 뒤에 꽂아두었던 연필을 빼내며 여상히 말했다.

 

“그럼, 우리 학교에 윤혜성 모르는 사람도 있냐?”

 

세움예고 연극과 윤혜성. 날고 긴다는 연기자 지망생들 사이에서도 드물게 뛰어나 이미 큰 기획사들의 캐스팅도 여러 번 받았다고 했다. 연기로 진학한 건 윤혜성이 졸업한 중학교 선생님들의 강권때문이었고, 사실은 연출을 하고 싶다는 이유로 기획사 오퍼를 모두 거절했다는 건 이 근방 여고생들 사이에서 이미 유명한 서사였다.

 

“발렌타인이면 윤혜성 사물함에서 초콜릿이 쏟아져 내린대. 밑져야 본전이라는 무대뽀 책략으로 걔한테 고백하는 애들만 한 학기에 한 다스라니까?”

 

그렇게 말하며 우주가 세면대에서 비누로 진의 교복치마를 벅벅 문질렀다. 키가 작은 우주의 체육복 바지를 입은 진의 발목이 허전해보였다.

 

“깔끔하게 권해주고 싶다. 포기해.”

“그 밑져야 본전, 왜 나는 하면 안 돼?”

“애가 싸가지가 남다르니까. 인기가 그렇게 많은데 친구 별로 없는 거 보면 모르겠어?”

“인기가 많아서 친구가 없는 거 아니고? 남자애들 지보다 잘난 족속들 무리로 취급 안 해주잖아.”

“아, 몰라. 암튼 난 싫어.”

“어, 어? 치마. 치마! 지금 얼룩 안 빠진다. 너?”

 

수성 물감인데, 왜 색이 안 빠지고 지랄이야? 벅벅벅벅. 우주가 아무리 스퍼트를 올려도 남색의 얼룩은 진의 말대로 정말 눈에 띄게 덜룩였다. 에라, 모르겠다. 물을 틀어 비누를 헹구며 우주가 머릿속으로 가늠을 했다. 교복 치마가 얼마지. 칠만원 정도 하나? 아, 울 엄마 이번 달에 내 특강비 내서 돈 없는데.

 

“다음주 빼빼로데이잖아. 내가 번호표 뽑은 애들 다 제치고 윤혜성을 봤음 좋겠거든?”

“그… 윤혜성을, 불러만 주면 되는 거야?”

“그렇다니까?”

“그러면, 나 네 옷…”

“옷이 문제야?”

 

진이 물기가 뚝뚝 떨어지는 치마를 우주의 손에서 거두어갔다. 그럼, 나 그날로 알고 준비한다? 경쾌한 인사를 남기고 진이 사라진 자리에서, 빨래를 하느라 팔을 걷은 우주가 멍하니 콧등을 긁적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단 말이지.

 

“대체… 걔가 왜 좋은거야?”

 

 

 

 

우주는 팔을 베고 영사실 책상에 엎드려 있었다. 들어오자마자 혜성은 인사도 없이 테이프를 이십분 째 정리하고 있었다.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방송부에서도 영상파트를 맡고 있는 우주와 혜성은 한 해 동안 방과 후에 시설물들을 관리하는 직책을 맡았다. 일학년 때부터 선배들이 시설을 다루는 방식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던 혜성은(지 맘에 안 드는 게 있으면 얼굴에 표가 나기 때문에 알 수 있다.) 곧장 자원했고, 소정의 근로비를 지급한다는 사실을 알고 우주가 두 번째로 자원했다.

처음엔 서로 일을 소급해서 했지만, 역시나 우주의 일처리가 눈에 찰 리 없었던 혜성이 어차피 두 번 일하는 게 번거롭다며 넌 가만히 앉아 있기나 하라고 한 게 여름방학 직전이었다. 분주하게 우주의 앞을 오가면서도 혜성의 움직임에는 산만하다거나 군더더기가 많다는 느낌이 없는 게 신기했다. 혜성의 산뜻한 움직임을 시선으로 쫓으며 우주는 종일 되뇌던 생각을 다시금 떠올렸다. 대체 윤혜성이 뭐가 좋다고 다들 그 난리인 거지. 자상함이나 관대함과는 거리가 멀고, 제대로 된 친구라도 한 명 있을까 싶게 사회성 제로에 빈말이라곤 못하는 성격이라 주변에 적도 많았다. 뭐, 얼굴이 조금 생긴 건 인정하지만. 

어쨌든 오늘은 금요일이고, 빼빼로데이는 다음주 월요일이었다. 지금 말해야 하는데… 혜성이 바빠 보이는 걸 떠나서, 한 번도 혜성과 사적인 얘기를 한 적이 없어서 우주는 어떻게 입을 떼야할지 몰랐다.

 

“어이, 저기.”

“……”

“윤혜성.”

 

제 이름을 듣고서야 혜성은 뒤를 돌았다. 우주가 멋쩍어 괜히 큼큼대며 몸을 일으켰다. 대답 대신 우주를 빤히 응시하는 혜성의 얼굴을 어쩐지 우주는 바로 볼 수 없었다.

 

“그, 담주 월요일에 뭐해?”

“학교 가는데.”

“누군 학교 안가? 학교 끝나고 뭐 하냐구.”

“집에 가는데.”

“아 그래? 너 다른 약속 없어?”

 

우주가 갑자기 적극적이 되었다. 테이블을 짚고 벌떡 일어서 혜성을 향해 상체를 쭉 뺀 우주의 눈이 반짝였다.

 

“그럼, 너 나 좀 볼래?”

“내가 왜?”

 

예상했던 대답과, 예상했던 표정 그대로라 다행히 당황스럽진 않았다. 문제는 윤혜성이 이럴 걸 알면서도 대비 할 말을 준비하지 않았다는 거였다.

 

“아, 그게. 사실은 이유가 있는데.”

“……”

“너한테 할 말도 있고. 뭐, 우리가 그래도 같은 방송부원으로 봐온 게 이 년인데, 그. 너무 친목을 다지지 못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리고, 그리고…”

“그래.”

“뭐?”

 

우주가 순간 너무 놀랐고, 놀란 자신에게 놀라 양 손으로 입을 가렸다. 지금, 윤혜성이 ‘그래.’ 라고 한 거지? 내가 제대로 들은 거 맞지? 기함하기 일보 직전이었지만 우주는 침착해야했다. 윤혜성이 잠깐 미친 게 분명하므로, 이 때를 놓칠 수 없었다.

 

“그래. 월요일. 학교 끝나고 이 건물 뒤에 등나무 밑에서 봐.”

“어.”

“진짜다. 약속 한 거다, 너.”

 

대답 대신, 고개를 딱 한번 끄덕이고는 혜성은 다시 뒤돌아 마저 테이프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살았다. 우주는 그렇게 생각하며 소리 없는 쾌재를 불렀다. 살다보니 윤혜성이 나를 살리는 날도 다 오는 구나 싶어서.

 


 

 

“저, 이거. 별 건 아니고… 내가 직접 만든 초콜릿이랑 빼빼로야.”

 

등나무 아래 먼저 와있던 윤혜성은, 우주가 진을 데려온 것을 보자마자 표정이 좋지 않았다. 고매하신 분이 귀한 시간을 내 주셨는데, 하필이면 약속상대가 고백셔틀을 부탁받은지라, 우주도 지레 찔려서 애써 혜성의 시선을 피하고 있었다. 그래도, 이건 너무 정수리가 따갑다 싶었다. 제 앞에서 몸통만 한 선물 상자를 내미는 진이 있는데도 혜성은 고개를 숙인 우주의 머리통만을 노려보고 있었다.

 

“너. 나 좋아해?”

 

혜성의 목소리는 낮았고, 타성적인 짜증이 섞여 있었다. 뭐? 진이 멍하게 되물었다. 우주는 놀라 고개를 들었다가 혜성과 눈이 마주쳐버렸다. 벌써 오 분도 넘게 진이 들고 있던 선물상자는 혜성이 다시 진에게로 밀었다.

 

“어쩌지. 난 너 안 좋아하는데.”

 

평소에 혜성을 싸가지 없다, 라고 뭉뚱그려 말하지만. 그건 혜성이 상대를 가리지 않고 제 할 말을 하고 기분을 표현하기 때문이었지 이렇게 누군가의 마음과 정성을 무안하게 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는 아니었다. 그러니까 이런 식은 너무 혜성 답지 않았다. 황급히 돌아본 진은 선물 상자를 안은 팔을 달달 떨고 있었다.

 

“…미안.”

 

결국 진은 그렇게 말했다. 이 상황이 다 뭔가 싶어서 우주는 좀 화가 났다. 너 진짜 이런 애였어? 항의의 뜻을 담아 우주가 혜성을 노려봤지만 혜성의 시선에는 흔들림 하나 없었다.

 

“미안해, 혜성아.”

“알면 됐어.”

“……”

“그럼 갈게.”

 

혜성이 저를 지나치자마자, 진은 자리에 주저앉아 울기 시작했다. 혜성을 냅다 쫓아가려다가 그래서 우주는 발이 묶여버렸다. 엉엉 우는 진의 등을 토닥이며 우주는 어쩔 줄 몰랐고, 종내에는 혜성을 향해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그 날부터 우주는 복수심에 (소심하게) 불탔다. 복도에서 혜성을 마주치면 일부러 어깨를 치고 지나갔고, 방송실에선 혜성이 앉으려는 순간에 발로 의자를 밀어 빼 엉덩방아를 찧게 했다. 매주 금요일엔 가만히나 있으라는 혜성의 말을 어기고 대걸레를 들고 쏘다니며 혜성의 하얀색 척테일러를 걸레로 쳐대기도 했다. 혜성은 말 그대로 병먹금 하며 넘어지면 일어서고, 어깨를 맞으면 옷을 다시 가다듬고, 더러워진 컨버스를 다음날이면 다시 깨끗하게 해 신고 오곤 할 뿐이었다. 반응하지 않으면 시들해질 거라 생각했을지 몰라도, 그런 식의 무시는 오히려 우주의 오기를 부추겼다.

그러기를 한 달. 겨울 방학식이 있던 날이었고, 우주는 교실 밖이 소란스러운 기척을 느끼며 책상에서 엎드려 자던 잠을 깼다. 웅성거리는 목소리들 사이에서 우주는 익숙한 이름을 들었다. 윤혜성이 여긴 왜 왔어? 뒷문을 열고 들어오는 이의 목소리에 우주가 자리에서 용수철처럼 튀어 올랐다. 다른 분단에 앉던 아이가 제 자리를 지나쳐 우주의 앞까지 걸어왔고, 우주는 아무 말도 듣지 않았으면서 일단 고개부터 마구 가로저었다. 설마, 설마…

 

“소우주. 윤혜성이 너 좀 불러오라는데?”

 

방학식 끝나고 좀 봐. 이번에는 정문 앞에서.

한 글자 한 글자 꼭꼭 씹어 뱉은 말을 남기고 윤혜성은 홀연히 연극과 층으로 사라졌다. 덕분에 우주는 종일 어느 것에도 집중 할 수 없었는데, 그야말로 지은 죄가 있기 때문이었다. 어쩐지 아무 소리 안 한다 했지, 말을 안 한다고 그게 윤혜성이 화가 안 난 거였겠냐고… 내내 제 머리를 쥐어뜯으며 우주가 책상에 이마를 콩콩 박았다. 카디건 막 비벼서 보풀 생기게 한 거 나인 줄 눈치 챈 거 아니야? 아, 그것까진 하지 말걸. 그거 꼼데가르송이던데.

어쩌지? 고민하면서도 사실 우주는 답을 알고 있었다. 튀자. 튀는 수밖엔 답이 없는 거야. 학원 입시 때문에 우주는 방학 때 방송부 활동을 빠지게 되어 있었고, 아마 윤혜성이 그걸 알고 마지막이라 생각해 왔을 거라고 우주는 확신했다. 오늘만 뻐기면 방학이 끝날 때 까지는 어쨌거나 유아무야 넘길 수 있을 것이다. 그런 판단이 서자마자 우주는 종례가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황급히 가방을 챙기고 건물을 나섰을 때, 역시나 혜성은 정문으로 내려가는 길목에 서 있었다. 눈에 너무 잘 띄어주시는 비주얼이라 그래서 피해가기도 쉽다는 장점이 있었다. 몸을 숙이고, 치마 속엔 체육복 바지를 입고 가방을 앞으로 맨 우주가 총총대며 낮은 걸음을 했다. 마침 같은 교복을 입은 인파들이 마구 휩쓸려 나가고 있었고, 혜성이 바깥쪽을 둘러보고 있을 찰나를 노려 그 뒤를 지나쳐 담을 넘을 속셈이었다.

사람들 사이를 파고들어 우주가 혜성의 뒤를 가로질렀다. 화단 그늘 아래로 들어서고 나서야 겨우 허리를 폈다. 담장은 이 미터가 넘었지만, 벽돌로 쌓은 곳곳에 굴곡이 있어 짚고 넘으면 어려울 것도 없었다. 클라이밍을 하듯 차곡차곡, 담벼락 꼭대기까지 우주가 다 올랐을 때였다.

 

“…소우주.”

 

한 다리를 바깥으로 걸치려던 우주의 행동이 그대로 정지했다. 몸이 굳은 채로 우주가 고개만 돌려 뒤를 보았다. 어느새 혜성의 키 보다도 훌쩍 높아져 있었으니 눈에 띄지 않는 것도 이상하겠다 싶었다. 담벼락 바로 아래까지 온 혜성이 우주를 올려다봤다. 미쳤어? 어딜 봐? 하다가 우주는 곧 자기가 속에 체육복 바지를 껴입은 것을 알아차렸다.

 

“너야말로 미쳤어? 여기서 떨어지면 죽어.”

“죽진 않아. 걱정 말고 갈길 가.”

“잊었어? 정문 앞에서 보기로 했을 텐데.”

 

아, 맞다. 나 지금 윤혜성한테서 도망치려다 바로 걔한테 들킨 상황이지. 여러 번 깨달음이 찾아올 때마다 우주는 혜성의 말대로 당장에 어디 코박고 죽고 싶은 심정이 되었다.

 

“이러지 말고 내려오지.”

“너 같음 내려오게 생겼냐, 윤혜성?”

“내가 뭘 어쨌는데.”

“너 나한테 복수 하려고 그러지! 다 알아!”

“…아니야. 아니니까 내려오라고.”

“뻥치지 마!”

 

내가 속을 줄 알고? 씩씩대며 우주가 담벼락에서 마저 한 쪽 다리를 뗐다. 반대쪽 손을 짚으려던 순간에 우주가 짚고 있던 다른 손이 미끄러진 건 한 순간이었다. 지탱하고 있는 다리도, 짚고 있는 손도 없는 우주가 곧장 제 몸이 바닥으로 추락하는 걸 느꼈다.

 

“소우주!”

 

비명도 나오지 않는 짧은 순간이었다. 둔탁한 충돌감을 느끼며 동시에 우주의 시야는 암흑이 되었다.

 

 

 

 

 

 

 

 

 

3. 다시 2021년. 스물아홉 소우, 아니… 열여덟 소우주?


소우주가 응급실에 제 발로 걸어 들어갔고, 수술이라는 건 찢어진 이마를 일곱 바늘 꿰매는 봉합술이라는 사실을 혜성은 메이크업도 지우지 못하고 서울로 달려와서야 알았다. 야, 그르게… 나 천천히 와도 된다는 말 하려고 전화 한 건데. 말도 아닌 혜성의 몰골을 보고 현민이 머쓱하게 뒷목을 매만졌지만 어쨌거나 혜성은 안도로 긴 숨을 내쉬었다.

 

“그래서, 우주는.”

“너 오기 전까진 자고 있었는데, 지금쯤 일어났겠다.”

“내가 가볼게.”

 

노크도 없이 혜성이 일인실의 미닫이 문을 열었다. 제 이마를 몽땅 덮는 하얀 드레싱 밴드를 붙이고, 환자복 차림의 우주는 쿠션을 껴안은 채로 앉아 창밖을 보고 있었다. 한 달 만에 보는 게 이런 모습이라니. 제 꼴도 만만찮을 거라는 사실은 차치하고, 혜성은 속상함과 답답함이 뒤섞인 감정이 되었다. 기척을 느낀 우주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복잡한 얼굴의 혜성에 비해 우주의 두 눈이 텅 빈 채로 혜성을 응시했다. 우주가 운전하던 차 본네트가 완전히 나갈 정도로 제법 큰 충돌이었다고 했다. 많이 놀라서 그런가 싶어 혜성은 잠시 그 잠잠함을 기다렸다. 그렇지만 그 성격에 기다림은 길지 않았다. 천천히 눈을 깜빡이기만 하는 우주를 보고, 혜성은 참던 분통을 터뜨렸다.

 

“그렇게 날 죽일 놈 만들고 나가더니, 결국 이게 뭐야.”

“……”

“아픈덴, 괜찮아?”

“……”

“왜 말이 없어.”

“아니…”

“그래, 왜.”

“아저씬 누군데 반말을 하세요?”

 

뭐? 잠시 얼떨떨하다, 혜성이 이내 코웃음을 쳤다. 이런 식으로 어깃장을 놓는 거 보니 그래도 살만 한가 보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말싸움 할 기력 없어. 너 대체 어떻게…”

“아저씨.”

“뭐라고?”

“아저씨, 사람을 잘못 찾아오신 거 같은데요.”

“그만 삐뚤게 나오라고 했어. 네 남편이 아저씨면 넌 아줌마냐?”

“이 아저씨가, 지금 누가 누구 남편이라는 거예요?”

 

얘가 진짜 왜이래? 목 끝까지 나오는 소리를 혜성이 애써 삼킬 때였다.

 

“언니! 소우주!”

 

유난히 말이 느린 현민의 전화를 끝까지 듣지 않은 건 혜성 뿐만이 아닌 듯, 눈물바람을 하며 은하가 병실 안으로 달려 들어왔다. 이게 다 무슨 일이야? 사고라니, 사고라니!

 

“진정해, 처제.”

“진정하게 생겼어요, 지금? 소우주가 어디 가던 길이었는지 뻔히 아는데!”

“많이 안 다쳤어.”

“잘생긴 입이라고 말 막 해도 되는 거 아니거든요?”

“잠깐만, 나 우주랑 지금 얘기 중,”

“그리고 이제 처제도 아니게 될 거잖아요!”

 

은하가 구시렁대며 혜성을 픽 노려보고는 우주의 두 손을 부여잡았다.

 

“내가 얼마나 놀랐는 줄 알아? 안 그래도 아직 몸도 회복 덜 됐는데. 교통사고 후유증이 무섭다는데 난 또 어디 탈이라도 났을까봐…”

“자, 잠시만요.”

 

우주가 붙잡힌 손을 떨어뜨렸다. 순간 혜성은 우주의 표정이 뭔가 다르다는 걸 알았다. 혜성이라서 알 수 있는 것들. 우주의 얼굴에 드리운 감정은… 우주는, 두려워하고 있었다. 언니. 왜 그래? 좀 전의 혜성 처럼 은하가 우주를 재촉했고, 그런 은하를 빤히 보다가 우주가 드문 드문 입을 뗐다.

 

“…언니는, 또 누구세요?”

 

 

 

 

 사고가 나기 전 마지막 기억으로 되돌아 갈 겁니다. 대수로울 것도 없다는 것처럼 의사의 말투는 여상했다. 그냥 진료실일 뿐인데 이 곳이 낯선지, 불안하게 두리번거리는 우주를 보며 혜성과 은하는 애를 태우며 대답을 기다렸다.

 

“방학식이어서, 학교가 일찍 끝났거든요?”

“학교요?”

“네. 세움예고요.”

“네, 소우주 씨. 지금 소우주 씨가 몇 학년이죠?”

“…이제 삼학년 올라가요.”

 

의사만이 놀라는 기색 없이 담담했는데, 훈련 받은 초연함인 듯했다.

 

“담벼락을 오르다가 떨어졌어요. 발을 헛디뎌서…”

 

드문 드문 우주가 더듬는 기억들이 십 일년 전의 것이라는 걸 안 혜성과 은하가 서로를 마주보았다. 옆에서 간호사가 티내지 말라는 신호를 주었고, 혜성이 애써 숨을 죽였다. 우주가 천천히 읊는 사고의 기억은 열여덟, 혜성이 우주를 불러냈다가 우주가 담벼락에서 떨어졌던 그 방학식 날이었다. 우주는 지금, 자기가 담벼락에서 떨어져 병원에 온 열여덟살인줄 안다는 결론. 상담진료의 끝에서, 우주는 아! 하고 생각난 듯 물었다.

 

“그런데, 전 뒤로 떨어졌는데 왜 이마가 깨졌죠?”

 

 

 


형사들은 오후에야 병원으로 찾아왔다. 피해자 분 상태가 어떠시냐고 묻는 낯선 이들에게, 혜성은 굳이 우주가 기억을 잃었다는 것을 말하지는 않았다.

 

“맞은 편 덤프트럭이 중앙선을 침범했어요.”

“…트럭요?”

“졸음운전인 걸로 현재 조사가 되는 상황이고, 마주 오는 트럭을 피하려고 차를 꺾다가 피해자분의 차량이 가로수를 받았습니다.”

 

혜성이 피가 차갑게 식는 걸 느꼈다. 아주 찰나의 선택이었을 것이다. 우주가 핸들을 꺾지 않았다면, 그래서 엑셀을 밟으며 마주오는 트럭을 피하지 못했다면… 더 이상은 생각도 하기 싫어 혜성이 입을 다물었다. 하얗게 질려, 마른 얼굴을 손바닥으로 쓸어내리는 혜성에게 형사가 서류봉투를 하나 내밀었다.

 

“피해자 분 차량에 있던 물건입니다. 원래는 조사가 끝나면 따로 차와 함께 반납해 드리지만, 중요해 보여서 찾으실까봐 미리 갖다 드려요.”

 

혼자 남아, 혜성은 복도에 등을 기대고 형사가 가져다 준 서류봉투를 열어보았다. 다 들춰볼 것도 없이, 이혼 신고서류라는 문구를 확인하자마자 혜성은 다시 그것을 봉투 깊숙이 밀어 넣었다.

우주의 사고는 구청에 가던 길에 났다. 오늘까지가 기한인 이 서류. 혜성이 고개를 들어 스테이션 벽에 붙은 시계를 확인했다. 다섯시. 여기서 구청까지 가려면 삼십 분은 걸릴 테고, 구청은 여섯시면 문을 닫는다. 적어도 다섯시 반 안에 우주가 기억을 찾아 이 서류를 들고 다시 구청에 갈 확률은…

 

“…없겠네.”

 

혜성의 생각이 어떤 결론에 미치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한 시간만 지나면, 혜성과 우주의 이혼은 없던 일이 된다는 것. 물론, 혜성이 지금 이걸 구청에 가서 내주고 그렇게도 염원하던 소우주의 소원을 이뤄주는 방법도 있었다.

일시적인 증상입니다. 별 이상이 없다면 한 달 이내에는 부분적인 기억이라도 찾을 것이고, 석 달 안에는 거의 완벽하게 이전의 상태에 도달할 거예요. 주치의의 진단을 떠올리며 혜성은 서류봉투를 꽉 쥐었다.

병실로 들어가기 전, 혜성은 옆에 놓인 커다란 은색 원형 쓰레기통 안에 그것을 찔러 넣었다. 혜성과 우주의 이름이 나란히 새겨진 이혼서류는 이제 쓰레기가 되었다.

 

 







생각해보니 여름에 읽어야 할 글 같아서요~~~~~~

짧고 굵게 달려봅시다~~~~~~





나는 사랑을 믿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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