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있을 때마다
검은 공기에 남아 있을 때마다
손가락이 간지럽다
팔뚝이 간지럽다
목이 답답하다
옷을 벗으면 배가 얼룩덜룩하다
누워서 내 위를 긁는 손을 상상한다
검은 거울 뒤 기다란 눈이
가만히 있으라 말한다
검은 천장이 낮아지고 빛은 없다
귀에 날 부르는 사람들은 조용하지 않다
검은색을 이루는 붉고 파란 점들 역시
시끄럽게 돌아다니며 내 숨을 가로막는다
참을 수 없어진 나는 펜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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