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커피는 23년 4월을 마지막으로 중단합니다. 글의 컨셉이 해당 기간에 맛본 모든 커피를 기록하는 것인데, 결국 중요한 건 어떤 커피가 맛있는 커피인지를 전달하는 것이고, 그 목적에 효과적이지가 않다고 느꼈습니다. 좀 더 효과적인 전달을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겠습니다.

브루브로스 커피 - 엘 파라이소 그린티

노트 = 마차, 레몬그라스, 페퍼민트 티, 청사과, 클린
100g = 9,500 / 150g = 14,000 / 200g = 18,000

그린티? 커피에서 녹차 맛이 나야 하는지, 과연 녹차 맛이긴 할지, 녹차 맛이 아니라면 대체 무슨 맛일지 여러 의문을 가졌지만, 마셔보니 이것은 빼박 그린티이다. 녹차의 맛과 향 질감까지 커피에서 재현이 되어 있는데, 맛도 있지만 너무나도 재미있는 커피이다. 커피를 마시기 전에 향을 맡아보면 일단 거기서부터 녹차 향이 난다. 마셔보면 녹차 맛에 커피의 산미가 더해지는데, 그것이 이질적이지 않고 잘 융화되어 있다. 녹차의 떫은 질감마저 살짝 느껴지지만, 그것은 로스팅 디펙트가 아니라 클린한 로스팅이기에 느낄 수 있는 재료가 가진 본연의 맛이다. 클린하지 않은 로스팅으로 인한 떫은맛을 재료 본연의 맛인 양 포장하는 것을 자주 보는데, 녹차를 마셔본 적이 있다면(현미녹차 같은 거 말고) 그런 떫은 맛과는 쉽게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굉장히 유니크한 커피라 한 번 마셔보는 걸로 족하다고 할 수도 있는데, 반대로 이런 커피는 어디서도 맛보기 어려운 커피이니 커피 마니아라면 한 번은 마셔볼 필요가 있다고도 할 수 있겠다. 참고로 스마트스토어를 검색해 보면 현재 판매하고 있는 곳은 브루브로스 한 곳뿐이다.


서교동 그 카페 - 콜롬비아 로스 사우세스 핑크 버번 무산소 워시드 피치에이드

노트 = 복숭아, 레몬, 밀크초콜릿
1CUP = 6,000

첫입에는 복숭아, 약간 식으면서 복숭아+레몬 뉘앙스가 느껴지는데, 시큼하고 찌르는 레몬은 아니다. 복숭아 레몬티 같은 맛이라고 할까. 후반에는 밀크초콜릿인가 싶은 뉘앙스가 느껴지긴 하지만 별로 강하고 또렷하지는 않다. 부정적인 쓰고 떫은 뉘앙스가 살짝 있기는 한데, 약간 아쉽긴 하지만 (재료 본연의 맛이 제대로 나오기도 하고) 많이 신경 쓰이지는 않는다.(많이 신경쓰이기 직전 정도라고 할 수도 있다.) 제네카페(로스터기)의 한계일 것 같고, 반대로 제네카페로 이런 커피를 만든다면 성능을 극한까지 사용하고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완전히 식고 나면 비타500 같은 약간 자극적인 맛이 느껴진다. 참고로 싱글오리진 브루잉은 사장님이 계실 때만 가능한데, 화목요일은 출근을 안 하신다고.


쿡 커피 로스터즈 - 콜롬비아 엘 엔칸토 허니 오렌지 스플래쉬

노트 = 오렌지 마멀레이드, 레몬그라스, 민트, 비정제당
200g = 23,000

오렌지와 와인 효모를 넣어 무산소+허니프로스세스로 가공한 커피이다. 깔끔한 오렌지 마멜레이드의 맛이 주로 느껴지는데, 극도의 핸드픽으로 부정적인 뉘앙스를 최대한 배제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것도 로스팅이 엉망이라면 쓸 수 없는 방법이고, 로스팅이 꽤 제대로 되었음에도 일말의 부정적인 뉘앙스가 느껴질 때, 그것마저 없애고 싶다면 선택할 수도 있는 방법일 것이다. 특기할 만한 사항으로 쿡 커피 로스터즈 스마트스토어는 모든 상품이 무료배송이며 원두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다.(무료배송이라고 하면서 배송비가 이미 커피 가격에 포함된 그런 가격이 아니다.) 4월 초에 있었던 커피엑스포에서 가장 맛있게 마신 커피이기도 하다.


언더빈 - 낮술 블렌드

노트 = 화이트와인과 백포도 같은 청량한 산미
1CUP = 5,000

후키커피에서 판매하고 있는 언더빈의 낮술 블렌드이다. 아이스로 마시기를 권하는데, 확실히 아이스가 좀 더 어울리는 커피다. 강렬한 향에 비해 맛은 미약한 커피인데, 이것이 무산소발효 원두의 특징이라는 이야기가 유통되고 있지만 별로 동의하지는 않고, (이런 스타일로 볶은 여러 로스터리의 커피와 언더빈의 다른 커피들을 마셔본) 경험상 로스팅 스타일의 문제라는 생각이다. 발효취와 눌은맛 탄맛 등의 디펙트도 느껴지는데, 일반 소비자 중에는 문제 삼지 않고 맛있게 마시는 경우가 많을 정도의 인텐스로 나오기는 한다. 하지만 종합적인 평가를 했을 때 긍정의 범위를 넘어서 부정의 범위로 진입한 커피라고 하겠다. 참고로 최근 부천 신중동역 부근에 언더빈 매장이 오픈을 했다.(그전까지는 로스팅만 하는 곳이었다.) 오픈 이벤트도 있으니 참여 대상에 해당되는 분들은 방문해 보셔도 좋겠다.


파이오니어 커피 - 우간다 주쿠카 보라 시피폴 내추럴

노트 = 라즈베리, 블루베리, 나무 향, 달콤한 초콜릿의 단맛
150g = 12,000 / 1CUP = 5,500

우간다는 국가 정책상 COE는 개최하지 않으며, 대신에 ‘베스트 오브 펄’이라는 자체 옥션이 열리는데, 우간다 주쿠카 보라 시피폴 내추럴은 2022 베스트 오브 펄 7위를 수상한 커피이다. 작년에 마셔본 베스트 오브 펄 2위 커피는, 뛰어난 품질과 좋은 맛에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다만 이번 우간다 시피폴에는 나무 향이라는 노트가 있어 우려를 했는데, 이게 긍정적인 나무 향일 수도 있지만 부정적인 나무껍질 맛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셔보니 깔끔하고 부정적인 뉘앙스는 느껴지지 않아서 맛있게 잘 마셨다. 맛의 요소들이 무엇 하나 튀지 않고 어우러지는 느낌의 커피인데, 반면에 어떤 특징적인 장점이 부각되는 부분은 조금 부족한가 싶기도 하다. 따뜻한 브루잉으로 마셨는데, 다른 형식(에스프레소, 아이스 아메리카노, 라떼, 아이스 브루잉 등)으로 마시면 맛이 어떠려나 싶다. 참고로 파이오니어 커피에서는 싱글오리진을 머신커피로도 맛볼 수 있다.


그 밖의 커피들

코스타리카 베르데 알토 라 몬타나 화이트 허니
콜롬비아 라 로첼라 자바 허니
파라이소92 + 우유
콜롬비아 엘 데스칸소 무산소 내추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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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의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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