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묵연의 분노


절안이 답답해 하는 것도 사실 무리가 아니었다.  옹은 단기간에 감염되는 그런 독충이 아니었다.  감염된 후로도 몸속에 오래오래 숨어있는 끈질긴 독충이었다.  다만 몸속에 숨어 있던 옹이 발현하는데 촉매가 있다면 단기간에 이렇게 겉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아니면 누군가 발달된 독충을 고의로 상대방이 모르게 몸안에 빠르게 넣었을수도 있다.  그러나 동행이 있다면 그것도 쉽지는 않을터, 그래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다섯째에게 먼저 정확하게 물어보는 것이 나름 해결의 처음 정석이었다.  부끄러움은 위급함에 비하면 두번째도 될 수 없는 사치한 감정이었다.  절안이 아는 한, 옹은 오직 한 가지 방법만으로 신의 몸에 들어올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감염자는 독충이 숙주가 된 이의 정신을 장악해서 은밀하고도 빠르게 다른 감염자를 만들었다.  이 정도면 이미 감염자가 더 있다고 봐야 한다. 


" 곤륜허의 다른 제자들이 위험할수도 있네"

" 내가 이미 다 꼼꼼히 살펴보았네. 다행히 세째를 빼놓고는 깨끗하네, 다만 다섯째는 오래 같이 다닌터라 더 세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어서 데리고 왔지만 이미 혈맥을 두곳 막아두었네.  그걸로 봐선 이건 누군가 고의로 한 일이 분명하지 않은가. 

치료를 먼저 할수는 없겠나?  "


규율대로라면 옹에 걸리면 제자를 곤륜에서 내쳐야 옳지만 사실 그럴 일이 일어나기란 쉽지 않아서 지금껏 그런 항목으로 정확한 규율도 만들어있지않았다. 그만큼 드문 일이었다.  비혼계곡은 더구나 천계의 신선이라면 가지 않는 위험한 곳이었다.  굳이 갈 이유가 하나도 없었다.  그리고 비혼계곡밖에서 그런 일이 발생한다는 일은 도무지 어떻게 그럴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었다. 


" 그건... 료독은 바로 치료가 되지만, 옹은 치료방법이 까다롭다네.  경로를 알아야 방법을 생각해볼텐데, 경로르 모르고 대책없이 치료하려면 일단 이 아이는 혼인을 서둘러야하네.  알다시피 옹이 감염되는 과정도 옹이 치료되는 과정도 대동소이하네.  그 과정에서 그 치료법이 지극히 까다로우니, 미리 상태를 말해주지 않는다해도 자연히 알게 될걸세.  다만 그걸 견디고 이해할 처자가 천계 어디에 있겠나.  정 안되면 세째는 적어도 천년은 인간계에 머물다 와야 하네. "  


절안은 다시 끌끌 혀를 차면서 다시 안으로 들어갔다.  일단 다섯째를 세째와 따로 두어야 했다. 

그리고 어쨌든 알아야만 했다. 이미 이건 천계에 대한 어떤 위협이었다.

절안이 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묵연의 얼굴에도 확연히 두 눈 가득 분노가 어려있었다.

누가 이렇게 치사한 방법을 사용했는지 알기만 하면 가만두지 않으리라는 의연함에 묵연주위로 갑자기 한줄기 싸한 바람이 회오리를 일으키며 맴돌다 공중으로 사라졌다.



https://youtu.be/4ZbXI5Hq3Pw 월량대표아적심

https://youtu.be/F9GhFMoUH8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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