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를 둘러보면 너무나도 빠르게 구르고 변하는 거리 풍경
어느 새 백화점 앞에는 크리스마스를 앞둔 소란
그렇지만 뉴스는 언제나 불편한 이야기 화나는 이야기
작약은 부서진 지 오래
화염병은 아직도 유효하고
꺾인 진달래 위로 콘크리트 더미 여럿
검은색이 뿌려진 나무와 무지개
지우기까지는 10년이면 금방이라는 말도 있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게 있을지 오늘도 망설인다
겨울이 이렇게 긴 걸까 생각하면 언제나
분한 마음에 가마솥을 달구고 있다
뱅글뱅글 맴돌기만 하는 물맴이처럼
그 벽에는 아직 총 자국이 그대로다
팔에 난 흉터는 아직 통증이 남아 있고
그 날 무너진 거리는 아직 발자국이 새겨진 그대로
과격한 방식을 써야 겨우 눈을 돌리는 건 속상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싸워야 하고
단지 내일은 바꿀 수 있고
할 수 있는 일은 아직 남아 있기에 무기력해지지 않으려 할 뿐
당연함은 피를 먹고 자란다
어디에나 유효한 이야기
밤이 길기에 아침은 밝다
난리 속에서 자란 대나무가 만파식적이 되듯
펜을 든 당신이 보고 싶은 건 어떤 풍경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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