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은 많다
나름대로 절절한 고민을 품고 있는 나는
발을 내딛자마자
널려있는 평범한 학생 1이 되어버린다

밖은 많다
아무나 핀셋으로 집어서 들은 이야기를 빚어
동화로 만들자마자
전미를 울린 명작 1이 되어버린다

밖은 많다
눈깔을 끌어 모으려 남몰래 쌓아올린 명성
이리저리 자랑해봤지만
별다른 눈길도 없이 사그라들며 묻혀버린다

옆은 없다
와리가리 스쳐가면서 걷는 사람들은 많지만
단 한사람도 발걸음을 쉬고 있는
내 옆에 나란히 서지 않는다

안은 적다
숨 쉴 틈도 없이 밀집돼있는 인파는 없지만
모든 곳에 곳곳이 들어앉아있는
많고 많은 내가 있어 외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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