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의 목 위에 붙은 전구는 깨질 일이 만연하나 주인을 지극히 따르었습니다 부드러운 살갗과 얇은 천 안에 있을 위협은 생각하지도 않았습니다 의미를 부여한 자에게 저의 존재를 증명하려 목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향할 적에는 작은 자석이 칠판에 연속적으로 붙는 4번의 소리가 연속적으로 이어집니다 주인의 얼굴이 크게 굴절되는 자리까지 성큼 와서는 또다시 유약한 머리를 다리에 부닥대는 것입니다 그러는동안 당연하게도 머리에는 금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무릎을 정면으로 받아서였을지는 모르겠으나 그 개 모르게 뒷통수즈음의 작은 틈을 발견했을때부터 저는 개의 머리를 쓰다듬기 어려웠습니다 쓰다듬는 행위라 함은 손을 내려부드럽게 전구의 표면을 저의 지문자국을 내면서까지 주욱 미끄러트리는 행위가 아닙니까 그런 행위를 한다면 그 매섭고도 작은 구멍에 손끝이 걸려 저에게도 똑같이 틈을 만들텝니다 탁, 걸리는 순간부터 미세하게 살갗 표면과 이어진 세포들을 무자비하게 가르고 저의 안을 침범할 그 유리의 틈이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겨우 이름을 지어주는 것으로 명을 재촉할만큼 뛰어들어 만족을 채가려는 것이 탐욕스럽고, 그 틈 사이로 피가 들어갔음에도 전구의 불이 꺼지질 않아 기분또한 딱히 좋지않았습니다 그 날은 여지없이 들이박힌 전구가 쉼없이 부닥대는 것을 멈추고 그 유리로 저를 두어번 미는것이 아니겠습니까 불쾌했습니다 코도 입도 눈도 귀도 없는 주제에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굴다니 주제넘게 행동하는 꼴이 보고싶지 않았습니다 온도감이라고는 전구의 중앙에서부터 나오는 전기열뿐이면서 나에게 지급된 이름 하나 만으로 끈덕지게 달라붙는 그 호의가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짧은 갈색의 털 나뭇가지의 관절을 닮은 네 다리와 얇고 짫달막한 꼬리 갈비뼈가 다 보이는 몸통 숨을 쉬지 않는 목 위로 단단하게 붙어있는 쇠와 유리의 합작품은 어김없이 저를 갈구하고 있었습니다 자칫 감전될지도 모르는 틈을 만들어두고서도 꾸준히도 그것은 저를 원한 것이 맞았을지 이젠 섬뜩하기까지 합니다 아무래도 또다시저에게 틈을 만들기전에 완전하게 깨트려버려야겠습니다 네 그것의 머리위치의 것을 아아 말리지말아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서늘하게 닿았다 떨어지는 그것의 행동을 직접 경험하지 않으셨다면 분명 가두었음에도 밤마다 발부근에 슬그머니 느껴지는 나선형의 전구몸통을 느껴보신적이 없으시다면 오늘도 분명 그것은 저에게 달려오겠지요 무릎에 머리를 부닥대고 콩,콩 하며 종아리를 그 날카로운 틈이 있는 근처에서 아슬아슬하게 비벼오겠지요 저는 그럼 무릎을 번쩍 들어올려야겠습니다 네 분명히 성공할 수 있을겁니다 이제야 편안하게 자고 일어나며 저의 존재에 기대하는 이 없이 살 수 있겠습니다 속이 다 후련해지겠습니다 분명 이 글을 보는 당신도 만족하실겁니다 원하지않는 안정은 이질일뿐이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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