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  여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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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출발






27) 해프닝

"할 말 있는 거 아니야? 해"



 머뭇거리고 있으니 동영선배가 먼저 말했다. 시선은 책 정리하는데 고정하면서. 그리고 나간말은 이거다.



"그... 도서부 오늘 오라고 하셨잖아요 뭐... 하면 될까요?"

"... 진짜 그게 다야? 저기 새 책 들어온 거 분류하면 돼"



 아이씨. 말을 어떻게 꺼내야 할지 모르겠어서 대충 아무 말이나 뱉은 것 같다. 오해해서 죄송합니다. 이 9글자를 말 못하고 있는 내가 바보지. 원래 되게 정도 많은 선배였는데 이 분위기는 알래스카 그 자체다. 



"그 게시물 내가 올린 거 아니야. 알려줘야 할 것 같아서"

"알아요 저도... 죄송해요. 좀 더 알아보고 말 해야 했는데. 제가 너무 싸가지 없었죠"

"너무는 아니고 조금 놀랄 정도?"

"진짜 죄송해요"



 새 책 분류를 거의 다 할때쯤 선배가 말을 꺼냈다. 죄송해 죽을 것 같다. 괜히 얼굴도 못 쳐다 보겠다. 으이구 문여주 전학 온 지 얼마나 됐다고 적을 만드나... 얼굴도 못 들고 책 분류만 급하게 하고 있는데 선배가 옆으로 왔다. 같이 책 분류를 하며 말을 했다.



"대충 왜 화났는진 알것같아."

"네?"

"나 같아도 허락 없이 내 영상 올라오면 화날것같아"

"아... 그쵸. 허락 없이..."

"아직도 궁금하면 내가 알아봐 줄게"

"아뇨! 그냥 안 찾기로 했어요. 그리고 오해해서 진짜 죄송해요"

"알겠으니까 이제 그만 사과해"



 선배가 웃었다. 이제서야 나도 마음이 놓였는지 미소가 지어졌다. 그리고 울리는 내 꼬르륵 소리. 선배는 밥 안 먹고 왔냐고 물었다. 고개를 끄덕이자 토끼 눈이 되가지곤 그럼 안된다며 날 매점으로 데려갔다. 빵 여러 개랑 피크닉 두 개 사 들고 나보고 먹으라며 준다.



"아니 이렇게까진 안 해주셔도 되는데..."

"야 한국인이 밥심으로 사는 거지 빨리 드세요"

"그럼... 잘 먹겠습니다!"



 동영선배 꽤 괜찮은 선배인 것 같다. 사과도 쿨하게 받아주시고 먹을 것도 사주시고 혼밥도 안 하게 먹는 거 기다려주시고. 아, 전교 회장에다 공부도 잘하시고 도대체 못하는 게 뭘까? 와 근데 이 빵 진짜 맛있다;; 빵 선택까지 잘하시네 헷

문여주(17)/동영선배 최고



"뭐야 김동영 니가 매점엔 웬일..."

"둘이 뭐야 풀었어?"

"뭘 풀어. 우리 뭐 있었나 여주야?"

"아뇨? 저희 원래 사이 좋았는데"

"와 뭐냐 김동영~ 너 여주 때문에 매점도 온 거야?"



 정우 오빠랑 윤오 선배가 자연스럽게 옆에 앉았다. 정우 오빠 얘기를 들어보니 동영선배는 매점에 잘 안 오는 것 같다. 먹는데 갑자기 조용해져서 눈치를 보니 모두 날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아 근데 이 선배들 다 밴드부 아닌가? 



"제 얼굴에 뭐 묻었어요...?"

"아니 그건 아닌데 너 진짜 잘 먹는다"



 정우오빠가 말했다. 아무리 제가 관종이라도 갑자기 관심 받으면 약간 쑥스럽거든요 제발 다들 시선 좀 돌려주시겠어요? 아님 저 빼고 대화라도 나눠주세요 제발. 좀 체할 것 같을 때 저쪽에서 태일 선배가 오는 게 보였다.



"오! 여주아냐?"

"안녕하세요!"

"정우야 얘기해봤어?"

"아직..."

"여주 기타 진짜 잘 치던데 밴드부 안 할래?"



 정우 오빠가 급하게 말렸다. 다들 왜 그러냐는 눈빛으로 쳐다본다. 응 맞지 내 사정 아는 사람은 정우오빠뿐이니까... 오빠는 눈치를 보더니 어색하게 태일 선배를 데리고 갔다. 곧 종이쳐 우리도 흩어졌다.




28) 농구부

 반으로 돌아가니 민형이 나에게 오늘 학교 끝나고 뭐하냐고 물었다. 뭐 딱히 약속이 없다고 대답했다. 방과 후에 농구부 연습이 있다고 보러오라고 했다. 와 얘 농구부였구나? 다른 애들도 다 보러온다고 나도 꼭 오라고 한다. 이동혁도 이제노도 온단다. 그럼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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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제노 빨리나와~"

"내가 제노랑 갈 테니까 동혁이랑 먼저 가 있어"

"문여주 뭐해 가자"



 이래서 지금 이동혁이랑 농구장 나가고 있다. 내가 기억하는 이동혁은 맨날 약속 있었는데. 내가 오늘은 약속 없냐고 물어보니 "응 없는데 왜?"라고 대답한다. 



"근데 오늘은 나보고 밴드부 하자고 말을 안 한다?"

"별로 안 하고 싶은 거 아니었어?"



 맞는데 좀 서운하다고 해야 하나? 맨날 하는 안부 인사 같은 거였는데 그 말이 안 나오니 좀 허전했다. 그걸 또 눈치챘는지 장난치는 이동혁. 그러다 보니 농구장에 거의 다 왔다.



"야 근데 너 인스타에 올라온 개, 누구 강아지야? 이제노가 너 강아지 안 키운다고 하던데"



 몇 번 고민하고 물어봤다. 사실 그날 혼코노 아니면 누구랑 갔는지도 물어보고 싶었다. "문여주!" 근데 저쪽에서 해맑게 손 흔들며 손짓하는 인준이 때문에 답을 못 들었다. 맨날 이런 식 도대체 난 언제쯤 제대로 된 답을 들어볼 수 있을까?

문여주(17)/해탈







"뭐야 윤오 선배도 농구부야?"

"응 몰랐구나"

"지금 체육대회 준비하는 건가?"

"그치? 우리 댄스부도 이제 준비 시작해야지"



 인준이 말했다. 하긴 체육대회 꽃 중의 하나는 공연이지. 와 그럼 민형이랑 윤오선배 엄청 바쁘겠다. 댄스부에 농구부까지 저들은 체력이 남아나는가?




29) 집

"야 진짜 잘하더라 선배도 짱이었어요!"

"나랑 형이랑 밥 먹기로 했는데 먹을사람?"



 농구 연습이 끝나고 민형, 재민, 제노, 인준, 윤오 선배는 밥 먹기로 했다. 모두 인사하고 난 집에 가려던 찰나 내가 이동혁을 불렀다. 이동혁 학원 방향이랑 우리 집 가는 방향이랑 같았다. 



"야 근데 너 진짜 정우형이랑 아무 사이도 아니야?"

"아 ㅋㅋㅋㅋㅋㅋㅋ 인스타 때문에 그러지 아니야"

"진짜로? 아니라기엔 둘이 너무 붙어 다니는데 정우형만 기타 뭐 알고 있고"

"아 그거~ 너도 알려줘?"

"뭔데?"

"싫어 안 알려줄 건데"

"야 어디가 알려준다며! 아 알려준다며!!"

이동혁(17)/문여주 잡으러 가는 중




"야 너 때문에 괜히 운동 했잖아"

"와 조금 뛰었다고 뭐라 하는 거 봐"



 막 실랑이 하면서 가는데 벌써 도착한 이동혁 학원. 건물로 들어가면서 나한테 땀난 거 책임지라고 하는데 책임지긴 뭘 책임져 ㅋㅋㅋㅋㅋㅋㅋ 아직 살짝 덥긴 한데 그래도 집 갈 때까진 참을 만했다. 바로 샤워하고 나와 밀려있는 카톡을 확인했다.






 재밌겠네 나도 씻지만 않았음 나가는 건데. 아 맞다 동의서 가져가야 되지 근데 수학여행 가면 뭐입지 나 입을게 뭐 있더라... 아 ㅋㅋ 옷이 없네 지금 시켜야 간당간당하게 올 것 같은데... 아 ㅋㅋ 나 돈도 없네 문현주 지금 방에 있으려나




"문현주 너 옷 좀 있냐"

"아 왜 빨리 나가"

"그럼 돈 좀 있냐"

"아, 없어 왜"

"언니 수학여행 가는데 협조 좀 해라"

"언니 수학여행 가?"



 옆에서 뭐라고 계속 물어보는데 솔직히 하나도 관심 없고. 오 얜 옷이 좀 많군. 계속 택배 오는 거 못마땅했었는데 이렇게 도움을 주는군! 



"아 언니! 가져가려면 대답 좀 하고 가져가라고"

"응? 아 미안미안 뭐 물어봤지?"

"성찬이 말로는 걔네 형도 수학여행 간다는데 같이 가는 거야?"

"응 이번에 1, 2학년 같이 간다던데"

"그럼 내가 옷 빌려줄 테니까 부탁 하나만 들어주라"


"윤오 오빠랑 사진 좀 많이 찍어와 아 은근 내 얘기도 좀 하고"



 오~ 문현주 너 윤오 선배 좋아하는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긴 뭐가 아니야! 오케이. 내가 옷을 위해 아니아니 현주를 위해 특별히 사진 많이 찍어오도록 하지. 아- 빨리 수학여행 갔으면 좋겠다 재밌겠다!!!!




30) 출발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댄스부 연습한다고 불려 다니고 수학여행 들떠서 쇼핑하고 애들이랑 놀고. 벌써 내일이면 수학여행 가는 날이다. 왜 이렇게 담담하냐고? 아니 사실 존x 설레는데 애써 침착하는 중. 

문여주(17)/사실 오바 떠는 중

 



칫솔, 치약, 입을 옷, 여벌 옷, 충전기, 고데기... 아! 화장품 놓고 갈 뻔 ㅋㅋ 또 챙겨야 할게 많은데 아까부터 문현주 자꾸 윤오 선배랑 사진 찍는 거 잊지 말라고 얘기한다. 아 알겠으니까 조용히 하라고 얘기하고 싶지만 좀 건드렸다가 빌려준 옷 도로 가져갈까 봐 애써 참는다... 내가 보살이지 보살. 그나저나 4시까지 학교 가야 하는데 과연 내가 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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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까부터 울리는 소리. 아 진짜 자는데 시끄럽게 누가 자꾸... 아! 내 벨 소리구나. 비몽사몽 눈도 제대로 못 뜬 채 전화를 받았다. 응? 근데 원래 재민이 목소리가 이랬나.



"이제야 받네"

"으응... 지금 몇시야"

"2시 5분. 두시에 안 일어나면 준비 못한다며 빨리 일어나"

"알겠어"


과연 누가 전화 했을까?


 











현재까지 밝혀진 정보

3-3: 종천러, 박지성, 정성찬, 문현주


1-2: 문여주, 황인준(부반장), 이민형

1-4: 이동혁, 나재민, 이제노(전교부회장)

2-1(문과): 김동영(전교회장)

2-6(이과): 김정우, 정윤오

3-2(문과): 나유타, 문태일

3-5(이과): 이태용, 서영호(반장)



형제관계: 정윤오-정성찬 / 문여주-문현주 / 이태용-이동혁



학생부: 김동영, 이제노, 황인준, 서영호

환경미화부: 서영호

과학동아리: 이제노, 나재민, 황인준

방송부: 김정우, 이동혁, 문태일

축구부: 나유타, 김정우

도서부: 김동영, 이태용, 문여주

농구부: 정윤오, 이민형, 서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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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도부: 김정우, 이제노, 이태용, 서영호

밴드부: 이동혁(보컬), 문태일(부장/보컬), 김동영(보컬), 정윤오(차장/보컬), 나재민(기타), 김정우(드럼)

댄스부: 이태용(부장), 이민형(차장), 황인준, 나유타, 서영호, 이제노, 정재현, 문여주(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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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댄스부: 박지성

중학교 축구부: 정성찬

중학교 농구부: 종천러



*50년 전통 남고가 남녀공학으로 바뀌었지만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현재 입학한 여학생 단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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