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해도 시시하지 않고 싶다

봄이면 피는 냉이와 꽃마리처럼

거추장스럽게 느껴지는 보석 팔찌는 생각보다 무겁지 않고

나를 가꾸는 건 새로운 책을 한 권 더 읽고 사색하는 것

도깨비와 구미호, 마법을 쓰는 시인을 생각하는 이유는 아름다우니까


거리를 오가는 일반인들이 보는 스마트폰 화면에는

어제 일어난 사건이 제목과 어울리지 않게 적혀 있고

따뜻한 겨울에는 바다를 보러 가고 싶은 이유는

겨울에 보이는 바다가 변치 않길 바라는 마음이라


유명 가수의 무대처럼 화려하거나 이목을 끌지 않아도

계절을 이고 수놓는 여러해살이풀들처럼 피고 지기를 반복한다

어릴 때도 지금도 변하지 않는 건 꽃을 보면 언제나 입꼬리가 올라가는 거

초등학교에서 들리는 웃음소리처럼 그 자체로 즐거운 일


멀리 있는 건 아니지만 조금 더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구미호는 정말 다양하고 책을 많이 읽는다는 거

도깨비는 큰 묶음이고 그 안에 더 많은 사실이 숨어 있으니 찾아봐


좀 더 돋보기를 들고 살펴봐도 재미있는 것들에 눈을 빛내고

흔한 것 옆에는 보석함

더 많은 이야기를 찾으려는 보물 사냥꾼이 지도를 든다

유리 위에 올린 비색 진묘수는 날개를 펼치고

시에서 흘러나온 형용사가 꽃을 피운다


일반인, 특이사항은 글을 쓴다는 것. 가능하면 매일 시 씁니다. 프사는 라무님 커미션. 썸네일 사진 대부분은 언스플래시에서 가져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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