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경상도 사람이긴 하지만 각 지역별 사투리 구분은 못합니다. 그냥 즐겁게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붉은 가시

Written By Pretty Devil

 

 

 

4. 인연

 

 

 

 

“어이, 거기 서울 총각. 얼른 얼른 좀 하쇼, 시간 없다카이!”

“네, 알겠습니다!”

 

교도소에서 나오자마자 채하는 가장 싼 방을 얻었다. 김단이 돈은 부족함 없이 넣어주었으나 그 돈을 쓸 면목이 없어 그는 방을 얻는 것만 쓰고 여전히 통장에 넣어둔 상태였다. 서하와 노해진에게는 부산에 있다는 걸 알렸으나 채하는 금방이라도 김단 일행이 제 위치를 알면 언제든지 떠날 수 있도록 최대한 살림은 차리지 않았다. 그랬기에 일도 공사판, 하루 벌어서 먹고 살 수 있을 일용직 같은 걸로 시간을 보내던 터였다. 당연한 수순이지만 휴대폰도 스마트폰이 아닌 2G폰으로 만들었다. 어차피 이제 강채하는 ‘살인자’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닐 터인데 무엇을 해도 희망이 안 보였기에 자포자기한 마음으로 시간을 흘려보내는 중이었다.

 

오늘은 택배 물건을 분류하는 하루 아르바이트였다. 끊임없이 쏟아지는 거대한 물건들 앞에 정신이 아찔해졌으나 한편으론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모처럼 술 없이, 악몽 없이 잠들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3년이란 시간이 흘렀으나 강채하의 시간은 그 악마를 죽였던 때로부터 멈춰진 상태였다. 교도소에서도 악몽에 휩싸인 탓에 부러 시비를 걸어 죽기 직전까지 얻어터지기가 일쑤였고, 그렇게 온 몸이 아파 기절하듯 잠이 들어야 악몽은 꾸지 않았다. 사는 게 사는 것 같지 않은 시간 속에서 채하가 버틸 수 있었던 건 다름 아닌 그를 아껴주고 사랑해준 이들을 위해서였다. 더 정확히 저를 위해 스스로 지랄발광을 할 민유희와 이경민을 위해서. 그들이 없었다면 악마를 죽였을 때 채하 스스로도 목숨을 진즉 끊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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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악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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