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흐흐 벚꽃이 필무렵이군요 흐흐흐흐

그럼 저도 써줘야 하는 것 아닙니까 !!!!!!!! 우당탕타아ㅏㅇㅇ


6500자 입니다 !









벚꽃잎과 밤과 맥주라면
...

그어떤 분위기라도 ...



벚꽃잎이 내리는 날, 와스스 머리카락 사이로 내릴 정도로 가득한 벚꽃잎, 게다가 밤으로 기운 날씨와 캔맥주

어쩐지 보쿠토와 아카아시는 그런 시원한 밤, 벚꽃나무 아래에 벚꽃나무 위로 조명이 떨어지는 가로등 아래에 있는 벤치에 나란히 앉아있어. 완연하게 피어난 벚꽃잎 아래, 여러 그루가 나있는 사람 많은 공원이아니라 조용하고 한적한 곳이었어. 아파트 사이에 있는 작은 공원에는 50년도 넘은 큰 벚꽃나무 한그루가 자리잡고 있었는데 ,  대부분은 산책길로 이용하는 작은 곳이었지. 커다란 벚꽃나무, 가로등 하나, 그리고 벤치 하나에 나란히 앉아있는거야. 근처 편의점에서 사온 맥주 두캔을 가지고선 홀짝홀짝,

작게 소리가 나도록 짠 -하고 캔을 부딪히기도 하면서 ..

바람이 사르륵 불면 벚꽃잎이 간드러지게 떨어지고, 빛을 받은 꽃잎이 날아가는 거야. 그러다 몇 개의 꽃잎이 흘러흘러 둘에게 까지 내려오고 벚꽃잎을 따라 시선을 옮기다 어느새 서로에게 시선이 닿는 거지.

:.. 그..

뭔가 말하려다 잠깐 텀을 둘정도로 분위기가 만들어져. 왠지 기분이 아리송 해지는 거야. 그냥.. 약속없는 사람끼리 할일없이 만난 것 뿐이고 마침 근처에 있는 조용한 장소를 찾다가 이 곳으로 오게 된거였지. 잠깐이지만 도로위로 나란히 있는 벚꽃나무를 올려다보는 아카아시, 편의점에서 나오는 보쿠토를 기다리다 잠깐 구경한 꽃,

꽃잎 하나가 사라락 아카아시의 머리칼에 닿으니

: 아 , 아카아시 , 거기, 거기라면 조용하고..  괜찮을거야

문득 커다란 벚꽃나무아래에 있는 벤치가 떠올랐던 거였지. 나중에 애인이 생기면 둘이서 와야지 했던 보쿠토만의 공간, 왜 아카아시와 가야겠다고 떠올렸는지 모르겠지만 역시나 벚꽃나무를 한참이나 올려다보는 아카아시를 보니까 괜히 마음이 .. 뒤숭숭해. 만개한 벚꽃잎의 연한 분홍색,

: 아카아시 벚꽃. .. 좋아해 ?

아카아시를 보다 목이 탄 보쿠토는 한모금 홀짝, 맥주캔을 들어.

: ..

말도 없이 한모금을 먹는건 아카아시도 마찬가지. 잠깐 보던 시선을 내리고 눈을 아래로 깔아버리는 거야. 아래로 깔린 시선에 , 깔린 아카아시의 눈꺼풀 사이로 보이는 속눈썹이 가로등 불빛에 적나라하게 보여. 아까부터 벚꽃나무를 올려다보던 아카아시, 분명 좋아할 거라고 생각해서 여기로 데리고 온거였는데

: ... 아뇨

잠시 두눈을 꿈뻑꿈뻑, 보쿠토는 눈을 감았다 떠봐. 아까 본 아카아시의 얼굴은 괜찮아 보였는데, 분명히.. 좋아하는 것처럼 보였는데. 평소에도 집근처에 핀 벚꽃나무를 자주 올려다보던걸... 보쿠토가 아는데

: 그.. 그래?
: .. ... 싫어하는건 아니에요 그냥 , 보고있으면 .. 옛날 생각이.. 나서..

작게 말을 이어버린 아카아시는 다시 맥주를 들어 한모금을 홀짝, 보쿠토도 같이 홀짝 하는 거지. 졸업한 고등학교, 이젠 대학생이 된 아카아시야. 보쿠토도 아카아시도 아직 배구를 하고 있었어. 지역은 비슷했지만 대학은 달라서 만나기 어려울줄 알았는데 오히려 같은 지역이라 그런지 밤이나 오후에 자주 만나곤 했었지. 오늘 처럼 말이야.

오늘같이 봄 기운이 완연해선 주변에 하나둘 생기는 커플

친구가 사라져 버린 보쿠토는 아카아시를 자주 불러냈어. 그러고보니 신입생이고 학생때도 아카아시는 인기가 많은 편이었으니까 . 이런 시즌엔 아카아시를 부를 만한 사람이 꽤 있을 법도 ..그렇게 생각하니까 아까부터 아카아시의 핸드폰이 울리던게 신경이 쓰여. 진동은 꺼놨지만 불빛이 반짝거리면서 알림을 연신 해주고 있는 아카아시의 핸드폰

: 학교다닐 땐 아카아시랑 자주 ..
: .... 풉
: ... 그..
: 보쿠토상 그땐 엄청 .. 바보였는데
: ..뭐.뭐?
: 바보 같았는데.. 지금은..

다시 맥주를 마시려는지 캔을 들고선 흔들흔들 손목을 흔들어보는 아카아시야.

: 지금은..

때맞춰선 쏴아아아 하고 나뭇잎이 부딪히는 바람소리가 들려. 조금 강한 바람이었던 탓에 흘러내려오는 벚꽃잎이 우스스 둘을 덮쳐와. 큰 나무라서 그런지 잎이 카펫처럼 깔려버리고 둘은 벚꽃잎 으로 된 비를 맞은 것처럼 뒤집어 쓰고 말아.

:..아 별로 안마셨는데 , 꽃잎 들어갔어 -
: .. 그것 참 안되셨네요 보쿠토상 ?

아카아시는 얄밉게도 보쿠토의 앞에서 홀짝 홀짝 맥주를 마셔보이는 거지. 아카아시 답지 않게 눈웃음이라도 부리면서 보쿠토를 놀리는 거야. 꼭 옛날 처럼, 바보같은 짓한다고 애써 보쿠토에게 말을 걸던 그때처럼.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그때처럼,

어차피 돌아갈수 없는

:... 보쿠토상은 인기도 많으시면서 오늘은 저랑 노시네요

추억을 상기하는 아카아시는 차라리 취하고 싶었어. 술이라도 더 마셔버리고 싶었지. 아카아시가 고삼일 무렵, 몰래 보쿠토를 보러 보쿠토가 진학한 대학가를 서성거리던 작년에도 이렇게 벚꽃잎이 내렸었어. 여긴 다른 곳들 보다 늦게 벚꽃이 피는 바람에 뒤늦게 꽃놀이를 즐기려던 사람들이 가득했었지. 몰래 보쿠토를 보러 찾아왔던 아카아시는 벚꽃나무 뒤에서 보쿠토를 발견해. 대학생이 되선 큰키와 큰덩치에 사람들의 시선이 가득한 보쿠토를, 그리고 돌아본 자신은 고등학생. 게다가 남자, 입고 온 것도 급하게 오느라 교복이었고. 보쿠토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같은 교복 넥타이가 너무도 거슬려선 바로 풀어보는 아카아시는 깨달아.

매번 보고싶다고, 토스가 그립다고 했던 보쿠토는 예전의 바보같은 보쿠토상이 아니었다는 걸

보쿠토에게는 지금의 자신이 너무도..

: 아 - 난 친구도 별로 없다고 - 다들 안놀아 준다니까
: ... 그런..가요
: 아카아시 뿐이야 -

잠깐이지만 아카아시가 움찔하곤 눈꺼풀을 올려와. 둘다 눈이 딱 마주치니까 서로 휙 다른 곳을 보고 눈을 피하지.

그런 의미 아니었을 텐데, 괜히 의식했어.

벚꽃잎이 오늘 만큼 떨어지던 그 옛날, 아카아시는 벚꽃나무 아래에서 벚꽃잎을 맞았어. 뭐하러 온 거였을까. 무슨 썸이라도 타는 것처럼 혼자 붕붕 떠선 연습까지 빼버리고 무작정 찾아왔어. 왜, 괜찮을거라고 생각했었던 걸까. 왜 그렇게 두근거렸을까. 들어오는 내내 보이던 벚꽃잎이 너무 예뻐서 , 유혹하듯 따라들어온 아카아시는 스스로를 원망해봐. 그렇게 벚꽃잎을 원망하지.

몰래몰래 훔쳐보다 , 터벅터벅 아카아시는 그렇게 돌아왔어.

같은 대학교를 가고 싶었어. 보쿠토랑 예전처럼 또 그렇게 배구하고 싶었어. 그냥, 너무 , 보고싶었어

벚꽃잎, 사람들에게 치여서 어꺠가 픽픽 돌아가. 혼자선 역주행하는 아카아시는 역으로 가는 방향이였고 나머지 인파들은 벚꽃나무로 향하고 있었지. 모두들 웃고있었어. 어쩐지, 아카아시는 웃을수가 없었지. 다른 사람을 향해서 웃는 얼굴같은거, 고백받는 보쿠토의 모습같은거 보고싶지 않았다고 , 아니 실은 너무 보고싶었다고

이리저리 갈팡질팡 하는 마음을 가지고선 아카아시는 역에 도착해.

그 후로는 보쿠토의 연락도 입시 문제로 간혹 받지 못하고, 어쩔떈 아카아시가 피하기도 했지. 처음엔 보쿠토가 없어진 빈자리가 너무도 공허했었어. 같이 앉아서 먹던 도시락도, 가끔 찡찡거리던 보쿠토의 뒷통수를 보면서 살짝웃던것도,

가끔이지만 보이는 벚꽃잎이

아카아시를 못살게 굴었지.

어차피 고백도 못할 거면서, 괜히 보러가선 ,

: .. 아아아 아카아아시이 -
: .... 자, 자요

더 놀릴까 했지만 찡찡거리는건 여전해. 아카아시는 먹던 거지만 쓱 내밀어보는 거였지.

: 많이 남았어요 , 자 -
:..아..응.. 그.. 내가 마셔도
: 괜찮아요 , 나중에 보쿠토상이 또 사주시겠죠

발을 툭툭 건드리는 아카아시는 보쿠토에게 맥주를 넘기고 , 고개를 들어봐. 그러다 옆을 보는데 벚꽃잎을 털고 있는 보쿠토가 보이니까, 한손으론 맥주를 들고 한손으론 머리를 터는 보쿠토, 아카아시는 자기도 모르게 손가락을 들어선 보쿠토의 어깨에 남은 꽃잎 하나를 들어. 그러다 가까워진 얼굴에 놀라선 급하게 떨어지고

: ...흠..음..

둘다 헛기침 해보는데, 생각없이 아카아시가 입댄 맥주캔을 들어선 먹다가 문득 아 이거 간접키스..?

: ..ㅍ..우..웁푸흐

사래가 걸려버린 보쿠토, 그대로 콜록콜록 맥주를 옆에 자리에다 두고 가슴을 두드려. 그러면서 계속 머릿속엔 아카아시랑 간접키스? 나 해버린거야 ? 같은 말이 맴돌고.

: 보쿠토상 - 그러니까 천천히 마셔야죠  그렇게. . ..

아카아시는 손수건을들어서 보쿠토의 가슴팍을 턱턱 쓸어내려. 흐른게 잘 안보여서 어둡다보니까, 일단 보이는 부분을 닦아주는 거였지. 입가도 톡톡 해주고, 보쿠토는 순간 나는 아카아시의 손수건 향기가 익숙해. 아카아시 냄새

:..아.. 가..가각가..간접.. 키스...
:... 예..?
: 그..매..맥주..그..그게..

기능이 퇴화한 것처럼 말이 안나오는 보쿠토야. 살짝 비춰진 아카아시의 얼굴, 벚꽃잎, 도수가 높지도 않은 맥주캔 몇모금으로 쿵쿵 울리는 가슴소리. 보쿠토는 이상하게도 두근거려

:.. 아..

아카아시도 이제야 안건지 눈동자를 흔들흔들 움직이고, 닦아주던 손수건이 아직도 보쿠토의 입가에 있어.

: 그.. 뭘 .. 그러..그런걸 가지고 그러..세요 , 보쿠토상..정말 바..바보에요

확 손수건을 치워버리고 다시 고개를 돌리는 아카아시야. 답지 않게 더듬거리는 아카아시의 목소리, 서두른 목소리가 보쿠토의 귓가에 닿아서 보쿠토를 두근거리게 만들어. 설마, 아카아시도?, 그런 생각이 드니까 자꾸만 두근거리는 거지. 맥주 먹긴 다 글렀어 . 사아악 다시 흩날리는 벚꽃잎이 둘사이를 지나가.

: ... 그.. 보쿠토상 ,
: ...저.. 아카아시 !

:... 머..먼저 말하세요
: 아냐 아카아시가 먼저 ..

동시에 외친 목소리, 설마 , 너도 나와 같은 걸까.

: ... 나 사실 아카아시 보러 학교에 갔었어
: .... 학교.. 에요?
: 아 그게 아카아시랑 배구 ..하고 싶어서
: 어..언제

머리를 긁적이는 보쿠토야.

: 근데 난 졸업해버렸고 , 아카아시 혼자서도 잘.. 하고 있는걸 보니까 .. 말을 못걸겠더라고
:..어.. 언제요 저...전..
: 아카아시가 주장인 것도 , 꼭.. 보고싶었는데

막상 보고나니까 기분이 이상해져서

아카아시는 다시 숨을 내쉬어. 조금 풀어진 분위기에 아카아시는 잠깐이지만 웃기도 해. 샘나셨어요? 보쿠토상도 참. . , 아카아시는 들었던 손수건을 다시 들어서 보쿠토의 손을 잡곤 닦아줘. 예전처럼

: 아니, 이젠 내자리가 없구나 싶어서
: ...
: 그래서 , 그냥 다시 돌아가는데 진짜 기분이.. 이상..해지는게.. 아. 아카아시?

잠깐 돌아본 아카아시의 얼굴에 눈물이 고여있어. 아차 싶었는지 고개를 돌리는 아카아시의 옆에 있는 보쿠토. 당연히 그냥 두고 볼리가 없었지. 그대로 아카아시의 얼굴을 잡고선 가까이 확인을 해. 약간 어두운 조명에 가까이 보려고 다가가지. 볼근처가 , 눈가가 점점 따듯해져. 보쿠토가 잡아선 바라보니까 , 더 욱해선 자꾸만 자제가 안되는 아카아시야. 벗어나려고 고개를 도리도리 쳐봐도 끄덕없는 보쿠토의 손길안에서 ,

: 아카아시 ..

부르는 보쿠토에 목소리에 대답하려고 입술을 열었지만 목소리가 울먹거리는 거지.

: 그만..
: ... 아카아시
: 그.. 만 봐요..나

눈을 내리깔아보는 아카아시는 괜히 감정이 주체가 안돼. 벚꽃잎, 밤, 맥주, 이런 분위기에 솔직해지지 않는 것도 우수워. 기분이 이상해. 울렁거려. 조금만 더있으면 고백해버릴거같아. 그정도로.. 기분이 이상해

: 케이지 -

아카아시는 더이상 참을수가 없었어.

: ... 보쿠토상 저..

입술을 꾹 깨물어봐. 고백, 하기로 결심한 적도 없었는데. 꼭 이런 , 이런 분위기는 마치 보쿠토상이 날.. 좋아하기라도 하는 것같아서 어디선가 이상한 자신감이 솟구쳐올라.

: .....  실은
: .. 응
: 저도..

보쿠토상.. 보러 갔었어요 , 훌쩍이는 아카아시의 목소리,  보쿠토는 그 말을 듣자마자 더 묻지도 않고 아카아시를 확 끌어당겨. 아까 젖었던 옷이 아직도 축축한대 그냥 안아버린거야. 푹 안고선 아카아시의 뒷 머리칼을 쓰담쓰담해주는거지. 그랬구나 아카아시, 그랬구나. 보쿠토도 알고 있었어. 보쿠토가 돌아온 이유와 같은 이유였겠지.

그러니까 더이상 물을수가 없었어.

보쿠토가 할 수있는 건 조금더 솔직해지는 것 이었지.

: 보고싶었어. 나 실은 당연히 아카아시가 우리 학교에 올줄알았거든.

보쿠토의 목소리가 울리니까 아카아시는 보쿠토의 옷자락을 꾹 잡아봐. 얼굴을 보쿠토의 품에 묻고 꼬옥 쥐는 거였지.

: 그래서.. 예전처럼..
:... 그치만
: 나 , 나한테는 아카아시가..

남자둘이서 서로 꼭 끌어안고 두런두런 말을 하는 장면이란,

: 아카아시 자리가 .. 너무.. 컸단 말이야

아카아시는 볼을 부빌거야. 아니라고 말하는 걸까 싶어서 말을 이으려고 하는데

: 저도에요 .. 보..쿠토..상..

하고 아카아시가 대답을 해온거였지. 볼을 부빈건 눈물을 닦으려고 그랬던 거였어. 고백같은 말들, 두근거리는 서로의 심장소리가 가까이서 두근두근두근두근들려. 다시 쏴아ㅏ아아 하는 바람소리에 벚꽃잎이 비처럼 사근사근 내려와.





한참을 꼬옥 안고 있다가

누구의 목소리인지 알 겨를이 없을 정도로 작은 목소리가 오가는 거지.


: 좋아해요,
: 좋아해



....


벚꽃잎 아래에서 ,




fin



그 뒤로, 아카아시는 편입을해서 보쿠토의 학교로 가게 돼. 당연히 보쿠토는 같이 살자는 둥 , 어디가냐는 둥, 마침 부상으로 한학기씩 쉬던 보쿠토와 아카아시의 학년이 딱 맞아 떨어져서 수업도 같이 들으면서 꼭 붙어다녀. 평소엔 보쿠토의 날카로은 시선에 다들 보쿠토가 바보인줄 몰랐겠지만 아카아시가 등장한 뒤론 보쿠토는 ' 바보' 로 통용되서 불리곤 했지.

유일하게 바보라고 부르지 않는건

:.. 내일 시험이잖아요 보쿠토상 - , 경기도 있고..

아카아시 뿐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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