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강하게 뿌렸으니 짧은 시간이라도 가슴이 열려서 그대로라면 주도권을 빼앗길 수도 있는 동작이었지만 대현자는 몸의 중심을 앞으로 움직이는 것만으로 걸음을 옮기지 않고서도 순식간에 필리엔의 품 안으로 파고들었다. 하얀 검은 무게중심을 옮기는 동안에 이미 회수해 재출격 준비를 마쳤다. 모든 동작이 흐르듯이 맞물려 우아한 춤과도 같았다.

긴 검의 길이 안으로 깊게 들어간 채 기다림 없이 쏘아져 나간 대현자의 백색 검이 필리엔의 심장을 노리고 매섭게 찔러 들어갔다. 하얀 로브 자락과 후드가 달린 짧은 케이프가 재빠른 동작에 깃발처럼 나부꼈다. 하얀 왜가리가 부리로 물고기를 찍어내는 것처럼 매끄러운 동작이었다.

필리엔이 검을 완전히 되돌렸다가 자세를 잡아서 막는 건 불가능했다. 그럴만한 여유는 없었다. 대신 사용하는 검의 부위를 제한했다. 

길이가 긴 검은 공격할 수 있는 범위가 일반적인 경우보다 넓은 장점이 있지만 지금처럼 가까이 붙은 상황에서 충분한 시간에 자세를 다시 잡아 대응하기 까다로운 면도 있었다. 예상 가능한 지점이므로 보완에 대한 강구는 있었다. 필리엔은 손잡이부터 검신의 반절만 존재하는 것처럼 짧게 움직여 하얀 검의 경로 중간에 걸어 미끄러뜨리는 방법으로 찌르기를 막아냈다. 

필리엔은 찔러 들어오는 검을 옆으로 완전히 쳐내려고 했지만 힘을 제대로 받지 못한 탓에 의도대로 되지는 않았다. 대현자가 쉬이 검을 되돌렸다. 다시 복부를 노린 찌르기가 들어왔다. 송곳처럼 날카로운 움직임이었다. 파고드는 빠른 찌르기를 필리엔이 칼날받이 부분으로 다시 한번 화급히 옆으로 밀어냈으나 그럼에도 거의 옆구리를 스칠 정도였다. 

아슬아슬하게 비켜나간 검이 필리엔의 몸통과 팔 사이 공간으로 빠졌다. 그 상황에서 대현자가 손목을 살짝 틀었다. 하얀 손에 들린 하얀 검은 가늘었고 손목만 틀어 움직이는 중이라 무게가 확실하게 실리지도 않았다. 만약 제대로 된 갑주나 적어도 방어가 되는 옷을 걸치고 있었더라면 무시해도 좋았을 것이다. 그러나 검이 노리는 곳을 덮은 건 얇은 천이 전부였다. 무시해선 안 되는 움직임이었다.

세검이 그대로 필리엔의 허리를 베려 했으나 몸 안으로 지나치게 깊게 들어온 게 문제였다. 필리엔의 왼손이 검을 든 대현자의 손목을 덥석 잡았다. 필리엔의 오른손은 여전히 검 끝이 아래로 가도록 세로로 세워 잡고 상대의 검이 허리를 베어먹지 못하도록 막아내고 있었다. 검 뿐이었다면 회수하는 동작을 하면서 당길 때 필리엔의 옆구리를 길게 벨 수도 있었겠지만 검을 든 손이 잡히는 바람에 행동이 막혔다. 

대현자 쪽에서 힘으로 떨쳐내려는 시도를 해봤는지 검을 든 팔 쪽 옷자락이 움직거렸으나 오히려 더 안쪽으로 끌려들어 가기만 했다. 검끼리 서로 긁어 들어가며 날카로운 소리를 냈다. 대현자의 오른팔과 거기 들린 검이 완전히 제압당했다.

"그만 놓으시죠."

대현자에게 건네기에는 조금 건방진 말투였다. 필리엔의 말에 대현자가 무슨 반박을 했는지는 들리지 않았다. 다만 그는 정말로 검을 놓아버렸다. 

릴리는 갑자기 하얗고 가는 검이 휘릭 돌아갔다는 것만 보았다. 필리엔이 불에 델뻔한 사람처럼 펄쩍 물러나 왼쪽 손목이 가로로 갈라질 뻔한 걸 피했다. 다시금 파고들며 곧바로 공세를 취하는 대현자의 검을 피해 필리엔이 뒤로 물러나며 상체를 뒤로 젖혔다. 필리엔의 목젖 앞을 하얀 궤적이 서늘하게 스쳤다. 하얀 검은 어느새 대현자의 왼손에 들린 채였다. 대현자의 방향에서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그리고 필리엔이 보는 방향에서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그은 베기였다. 

검이 끊어지지 않고 유려한 궤적을 그렸다. 하얀 검 끝이 허공에서 필리엔의 왼쪽 어깨 위에서 둥글게 윤곽을 그리듯 움직여 왼쪽 어깨부터 왼쪽 가슴 앞을 지나 복부를 왼쪽 위에서 오른쪽 아래로 가르는 선을 이었다. 두 사람 사이의 거리는 대현자가 든 검이 닿는 거리보다 멀었기에 실제로 베어진 건 없었다. 그러나 검 끝이 매끄러운 선을 그리는 동안 같은 호흡으로 대현자의 왼발이 한 발 앞으로 디뎠다. 그대로 진행된다면 흰 검날이 필리엔의 오른쪽 허벅지를 깊게 벨 것이다. 

필리엔이 상체를 젖히는 동작을 하면서 검을 든 오른쪽 손목으로 검의 무게와 힘을 감당하며 한 바퀴 돌렸다. 다시 왼손으로 검 손잡이를 잡으며 왼발을 뒤로 크게 빼서 공간을 만들어 자신의 오른쪽 허벅지를 베려는 대현자의 검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강하게 쳐냈다. 끓는 듯 낮은 기합소리가 났다. 자세는 나빴지만 양손으로 검을 쥐어 쳐내는 힘이 모자라지는 않았다. 

방향을 잃은 얇은 검이 바깥으로 튕겨져 휙 날아갔다. 대현자 쪽에서 버티지 않고 충격을 흘려냈다. 필리엔은 물러나고 대현자는 따라붙었다. 빠른 대응이었지만 필리엔이 자세를 잡기에는 충분한 여유가 만들어졌다. 검과 검이 서로 부딪치며 금속성을 연달아 뿌렸다. 경쾌한 속도전이 이어졌다.

필리엔이 계속 거리를 벌리다가 한 순간 하얀 후드에 가린 목을 노렸다. 둘의 차이는 단순히 한손검과 양손검에 실리는 힘 차이가 아니었다. 검의 길이, 팔 길이 차이가 더해져 사용하는 거리가 완전히 달랐다. 한 발 반에서 벗어나 거기에 반보. 눈 깜빡할 사이에 좁힐 수도 있는 거리였다. 필리엔이 긴 검으로 견제하며 거리 조절을 하다가 팔을 위로 높이 들어 한 손을 놓고 위에서 아래로 찍어 내리듯 찔러 들어갔다. 검이 순식간에 뻗어나갔다. 

두 사람 사이의 거리는 여전히 대현자의 반격을 허락하지 않았다. 거기에 무게가 실리니 길이가 짧고 가는 한손검을 든 쪽에겐 선택의 폭이 좁았다. 하얀 신으로 감싼 발이 뒤로 물러났다. 스텝을 밟는 것과 함께 대현자의 하얀 검이 빠르게 필리엔의 검을 막고 그대로 중력을 따라 검을 아래로 쳐냈다. 그러나 그 순간 필리엔이 놓았던 손으로 다시 손잡이를 잡았다. 장검이 공격을 쳐내는 하얀 검에 들러붙으며 휘감아 들어갔다. 

움직이던 힘의 방향과 중력, 하얀 검이 쳐내는 힘까지 더해져 있었지만 필리엔의 검은 그걸 무시하는 것처럼 움직였다. 약간의 기교와 기반이 된 완력의 승리였다. 묵직한 철검이 부러질 듯 가는 하얀 검을 휘감듯이 미끄러져 움직이며 검을 든 손목을 노렸다. 날카로운 검 끝이 살과 인대와 혈관을 가르고 뼈를 드러내기 위해 움직였다. 

유혈사태는 벌어지지 않았다. 대현자의 하얀 손과 손목이 춤을 추는 것처럼 비틀리며 검 끝을 교묘하게 피해내더니 거기서 그치지 않고 가드에 검을 걸어 가볍게 손목을 털어내는 것처럼 움직여 필리엔의 검을 위로 날려버렸다. 짧게 털듯이 움직였을 뿐인데 필리엔의 검이 전력으로 쳐내기라도 한 것처럼 위로 날아오르듯 들렸다. 필리엔의 자세가 완전히 흐트러졌다. 

"한 번 더."

쇳소리가 이어지던 공터에 산들바람처럼 나긋한 목소리가 깔렸다. 호흡 한 점 흐트러지지 않은 목소리였다. 짧은 선언 뒤에 대현자는 친히 발을 들어 올려 필리엔의 배를 걷어찼다. 자세가 기울었을 때 무게를 실어 떠밀듯이 복부를 차니 필리엔은 속수무책으로 중심을 잃고 말았다. 모든 지성체의 스승이라 불리는 대현자의 가르침이 아주 단호하고 강렬하기 그지없었다. 

릴리는 착잡한 표정이 되어 걷어차여 바닥에 쓰러지는 필리엔의 모습을 보다가 흠칫 놀랐다. 나동그라지는 중에 필리엔이 걸치고 있는 셔츠 자락이 뒤집어져 말려 올라간 것이다. 그런 상황이 아니라고 스스로 다잡지 않았더라면 괴상한 소리라도 내버렸을지 몰랐다. 그랬으면 손님들 곁을 지키고 서 있는 집사장에게 동요하는 모습을 보였겠지. 목각인형처럼 선 공작가의 집사장에게 그런 모습을 보이는 건 릴리에겐 자존심과 평판이 동시에 걸린 문제였다.

"으앗, 아이코."

릴리가 들숨과 날숨으로 심리적 동요를 감추는 사이에 바로 옆에서 아주 작고 웃긴 감탄사가 들려왔다. 오, 언제나 작은 짐승처럼 가엽고 애틋한 로라! 참으로 그다운 일이라 탓할 마음도 들지 않았다. 

흘깃 보니 로라는 두 손으로 자기 얼굴을 덮고 있었다. 하지만 릴리가 보기엔 별 소용이 없는 짓이었다. 눈을 덮지는 않고 나머지만 다 가려서 무슨 효과를 보겠나. 릴리는 이 상황에 대해 로라에게 뭐라 농담이라도 할까 하다가 그냥 입을 다물었다. 차라리 아무 말도 않는 게 나은 때도 있는 법이다. 게다가 나이 지긋하고 깍듯한 남자를 옆에 두고선 꺼내지 못할 얘기를 거르고 나니 남은 말이 없었다.

릴리가 잠깐 시선을 뗀 사이 대현자는 필리엔이 나동그라지는 걸 보지도 않고 몸을 돌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공터를 걷고 있었다. 처음 대련이 시작된 빈 땅의 중앙쯤 되는 위치까지 간 대현자가 돌아섰다. 하얀 옷자락이 펄럭였다. 릴리의 눈에 덮어쓴 후드 밖으로 빠져나온 매끄러운 은발이 들어왔다. 길이가 꽤 긴 것이 눈에 들어왔다.

검을 잡은 채 쓰러졌던 필리엔이 벌떡 일어나자 바로 다시 대련이 이어졌다. 대련을 하면서 전체적으로 두 사람이 원을 그리듯 움직이긴 했지만 필리엔이 계속해서 거리를 벌리며 물러나고 있었던 탓에 꽤 구석으로 옮겨가 있었던지라 지금 필리엔과 대현자의 거리는 상당히 멀었다. 필리엔이 호흡을 골랐다. 릴리가 있는 방향에서는 필리엔의 어깨가 올라갔다 내려가는 것이 보였다. 머리끈이 풀렸는지 부드러운 빛깔의 갈색 머리카락이 어깨 위로 흐트러져 있었다.

필리엔이 달려 나갔다. 그는 쏘아진 살처럼 순식간에 속력을 높여 대현자의 앞까지 도달했다. 그리고 칼이라곤 나이프로 음식을 써는 걸 제일 많이 해본 릴리가 보기에도 뻔히 보이는 장점을 활용했다. 랜서처럼 돌진한 필리엔이 양손으로 쥔 검을 앞으로 뻗었다. 필리엔의 팔길이와 긴 검이 합해지자 보고도 놀랄 정도로 리치가 길어졌다. 대현자의 팔과 하얀 검으로는 만들 수 없는 거리였다. 칼끝이 심장을 노렸다. 

그러나 대현자는 큰 움직임도 없이 우아할 정도로 간단하게 필리엔의 찌르기를 흘렸다. 그는 검을 든 반대편 발을 뒤로 빼며 자연스럽게 오른쪽 어깨가 앞으로 나오도록 하면서 하얀 검을 가벼운 동작으로 세워 들었다. 흰 검의 중앙이 쇄도하는 철검의 검신에 부드럽게 닿았다. 직선으로 찔러 드는 검의 말초에서 한 뼘 정도 안에서부터 쇠 끼리 스치는 소리가 났다. 

품세를 선보이는 것처럼 완벽하기에 우아하고 간결한 동작이었다. 빨려드는 것처럼 필리엔의 긴 검 끝이 슬쩍 밀리며 원래의 궤도를 잃었다. 

릴리의 눈이 크게 뜨였다. 유난히 길어 재빠르게 다루기는 까다롭기도 한데다 달려오던 기세가 있어 필리엔은 검을 쉽게 되돌리지 못하고 앞으로 몸이 쏠렸다. 대현자는 뒤로 발을 옮기기는 했지만 필리엔의 공격을 가볍게 흘려보내며 서 있는 자세에 여유가 있었다. 이건 불리하다. 릴리마저 그렇게 느꼈다. 맞닿을 정도로 가까이 하자 송곳처럼 가늘어 보이는 하얀 검이 쇠의 둔탁하고 음울한 빛을 지닌 검신을 싸늘하게 긁었다.

하지만 필리엔은 뻔한 장점을 한 번 더 활용했다. 필리엔은 앞으로 달려들던 속도를 죽이지 않고 그대로 칼을 엮으며 밀어붙였다. 원래 노리던 지점에서 벗어나긴 했지만 필리엔의 검은 대현자의 바로 오른쪽으로 머리와 수평한 상태였다. 이미 대현자의 검과 닿은 지점이 검신 중앙을 가까스로 지나 있었다. 이대로 검이 미끄러지는 중에 자칫 균형이 깨져 힘이 밀리면 필리엔이 손목을 조금 비틀기만 해도 세필리아의 검을 받침점 삼아 순식간에 검날이 목을 가를 수 있었다.

대현자가 필리엔이 기회를 잡지 못하도록 힘으로 견제하는 동안 거리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세로로 세워 든 대현자의 하얗고 가는 검신 중앙에 필리엔의 칼날받이가 거의 닿을 정도로 가까워지자 팔힘 자체는 물론이고 상황에서도 밀린 대현자의 팔이 안으로 밀려 좁혀졌다. 검신과 검날이 맞닿아 긁히는 지점이 대현자의 목 정면까지 들이닥치자 하얀 검을 쥔 대현자의 손이 가슴 바로 앞까지 움츠러드는 것처럼 밀렸다. 

매끈한 하관 외에는 후드에 가려 표정을 읽어내거나 할 수는 없었지만 대현자도 지금은 몰린 게 분명했다. 정면에 마주 선 필리엔은 그의 눈빛을 볼 수 있을 터였다. 당황하거나 흔들리는 모습일까? 

필리엔이 키도 한 뼘은 큰 데다 언뜻 호리호리하다고는 해도 단련한 티가 나는 체격이다. 단순히 힘만으로 겨룬다면 상대도 안 될 게 뻔했다. 게다가 필리엔은 양손 대현자는 한손이었다. 가까이 붙어 서니 척 보기에도 피지컬 차이가 명확했다. 필리엔의 몸에 대현자의 모습을 펄럭이는 옷자락 외에는 거의 가려버렸을 정도였다.

그때 하얀 옷자락이 펄럭였다. 대현자는 검의 위치를 옮기는 대신 자신의 몸을 이동했다. 가슴 앞까지 좁아져 있던 팔이 펼쳐지며 필리엔의 어깨를 등으로 스치듯 미끄러지는 동작은 마치 합을 맞춰 춤을 추는 것처럼 보였다. 순식간에 필리엔의 뒤를 잡은 대현자의 검이 빙글 돌아 내려꽂혔다. 하지만 필리엔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검을 든 손을 위로 높게 올리며 필리엔의 검이 그의 등 뒤로 크게 돌았다. 검과 검이 만났다.

금속성과 함께 필리엔도 빙글 돌며 위치를 옮겼다. 다시 서로 정면으로 마주했다. 검은 여전히 얽힌 채였다. 필리엔이 흰 검을 바깥쪽으로 밀어내며 자신의 검을 눕혔다. 길이에선 필리엔이 훨씬 유리했다. 하지만 대현자는 교묘하게 필리엔의 검을 누르며 자신의 발목을 향해 날아드는 칼날을 가볍게 스텝을 밟아 피하고는 검집에서 검을 빼내는 것처럼 필리엔의 검과 얽힌 것에서 떨어져 나왔다. 그리고 상대가 검을 회수하며 자세를 잡기 전에 매섭게 찔러 들어갔다.

필리엔이 상체를 뒤로 빼며 오른손으로 버티고 왼손을 아래로 내리며 아래팔 힘을 사용해 오른쪽 아래로 내려가 있던 검을 왼쪽으로 둥글게 원을 그리듯 움직이게 했다. 대현자는 양손검이 그리는 범위 속으로 뛰어든 셈이 되었다. 새하얀 검이 공격을 포기하고 필리엔의 검을 막았다. 쇠 긁는 날카로운 소리가 났다. 검에서 빛이 번뜩였는데 그 순간 릴리는 그게 단지 햇빛의 반사광만은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깨달음의 순간에 쾅 소리와 함께 필리엔이 날아갔다. 허공으로 소용돌이 같은 것이 펑 튀어 올랐고 필리엔이 소용돌이에 휘말린 낙엽처럼 훅 날아오르더니 그대로 무서운 속도로 한쪽 구석으로 날아갔다. 곧 조금 전과는 또 다른 쾅 하는 소리가 났다. 아마도 필리엔이 벽과 충돌할 때쯤에 난 소리 같았다. 릴리는 로라가 깜짝 놀라 릴리의 팔을 붙들고 나서야 자신이 무얼 보았는지 알아차렸다.

벽이 무너져 있었다.

"마지막!"

구령처럼 외치는 목소리가 낭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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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부림에 대한 욕구를 누르지 못했습니다. 너무 오랜만에 본격적으로 쓰다 보니 다음 편까지 3화에 걸쳐서 나오게 되었네요. 칼부림 짱!< 대현자는 대마법사인데 미소년이고 공작인 데다 검의 고수라니 제법 설정과다인데... 그치만 그럴 수도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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