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사람을 이길 수 없다.

그의 말은 사라진 그 순간부터 온전히 나에게 영원하니까



죽은 사람은 질 수 없다.

그곳에서도 나를 바라보고 있을테니까



사람들이 나를 보고 이기란다.

이 상황을 이겨내란다.

너를 이겨내란다.


너를 잊으란다.




처음엔 정말 그러려고 했는데

이기기에는 내가 너무 약하다.

아직 난 지고 싶은가 보다.

너에게서 영원히 지고 싶은가 보다.


너무나 생생해서 흐려지길 바랐는데

흐려질수록 더 보고싶다.


널 보며 화산처럼 울컥 뛰는 심장을

소곤소곤 뛰게 하려 얼마나 애썼던가


이제는 사라진 그 심장에 핀 정적이 

너무 조용해서 답답하다.


이제는 져도 되지 않을까


사람들이 이겨내란다

너를, 이 상황을 이겨내란다.




너를 이겨내고 싶지 않다.


너를 






잊고 싶지 않다.




D 반월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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