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동



기분 좋게 취기가 올랐다. 매달 돌아오는 시기의, 매번 느끼게 되는 열감이 술기운과 더불어 머릿속을 휘젓고 있다. 평소에도 마음이 가는대로 행동해 옮기는 삶에 충실하고 있지만, 이건 조금 다른 느낌. 다른 종류의 충동이 이성을 누르고 행동하기를 부채질 한다.

 

입속의 설탕 덩어리가 달그락 소리를 내며 이에 부딪친다. 자꾸만 텁텁하게 마르는 입속이 갑갑해 물었던 사탕이었다. 인공적인 단맛은 선호하지 않지만, 이럴 때 진짜 과일로 입속을 적시다간 게워내도록 먹고도 효과는 미미하겠지.

 

느적느적 살랑이던 꼬리를 허벅지에 말았다. 등을 기대고 있는 담벼락에 스치는 기분이 썩 유쾌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동시에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며 젖혔던 여우 귀를 쫑긋 세워 올린다. 제가 쉬고 있던 응달로 누군가 기척이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콧잔등을 찌푸렸다. 예민해진 후각으로 비슷한 듯 다른 향이 느껴진다. 수인종이구나. 같은 과, 그러나 다른 종. 늑대인가? 긴가민가한 고개를 까딱 기울여 그를 눈으로 훑었다. 가느다랗게 뜨인 눈동자가 금빛으로 반짝인다. 곧 적당한 만족감을 언뜻 내보인 시선이 살금살금 휘어지며 의도를 가지고 달처럼 휘었다.

 

향 때문일까. 골목을 스쳐가다 무의식 중에 돌아가는 그의 얼굴 앞에 손가락을 튕겨 눈길을 끈다. 거의 같은 순간, 뻗어진 팔이 낯선 어깨를 휘감고 제게 끌려오도록 체중을 실었다. 순식간에 겹쳐진 입술 새로 혈향이 흘렀다. 무른 피부가 이에 짓이겨진다. 무방비하게 당겨진 쪽과 절제 없이 당겨온 쪽 모두 거리를 조절하지 못한 탓이었다.

 

 

"해도 돼요? 제가 또 허락하지 않은 일은 하기 전에 고민을 좀 해야 하거든요."

 

 

살짝 떨어져 입술을 달싹였다. 누구의 것인지 모를 핏방울을 혀로 훑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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