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었지만 그래도 우리 조야국장 발렌타인데이 챙겨드려야죠

인겜 AU

조야가 MBCC로 제 발로 걸어들어와 자수 후, 어느 시점의 이야기입니다.

둘은 이미 사귀고 있고, 여러번 몸도 진하게 엮은 사이입니다.

최대한 인겜 성격대로 쓰고 싶었지만

역시나 동인은 적폐와 날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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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느라 바쁜 국장의 집무실에 똑똑 노크 소리가 들렸다. 들어와 소리에 문이 열렸고 조야가 들어왔다.

 

오늘 제일 바쁜 요일이었고, 국장은 역시나 일을 하고 있었다. 너무 맵고 자극적이지 않는것만 아니면 딱히 먹는 것을 가리지 않는 데다 끼니를 잘 챙기는 편도 아니었지만 조야가 잔소리를 하고 난 후 많이 바뀌었다. 많이 양보해서 아침은 토스트 한 조각, 커피 한잔으로 지나간다 하더라도 적어도 점심, 저녁 시간에는 식당에서 같이 밥 먹기로 – 그것도 일 관련 서류는 가져오지 않기로 – 약속했고 쭉 그대로 약속을 지키는 국장이었지만 오늘처럼 바쁜 날에 샌드위치로 때우는 것 정도는 용인해주고 있었다.

 

분명 놀리러 들어왔다. 하지만 책상 위에 널브러져 있는 샌드위치 포장지와 쌓여있는 컵들이 지금 국장의 현상태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기에 놀리고 싶은 마음은 조금 내려갔다.

 

“바쁜가?”

 

“아니. 왜?”

 

누가 봐도 바빠 보이는 상황에 저를 보고 반갑다는 듯이 또 고개를 돌리고 씨익 웃는다. 또 서류 한번 흘긋거리고 무슨 문구를 고치더니 다시 조야를 본다.

 

“녹 그거 얼마나 준다고. 사람을 이렇게 부려먹어도 되나?.”

 

“비밀관리기관이라? 왜?”

 

“아니. 뭐 꼭 일이 있어서 오나.”

 

“나 보고 싶어서 왔구나?”

 

또 저 저. 말도 못 꺼내게 저렇게 근사하게 웃으며 저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한다. 바로 서류에 눈을 처박고 일을 하고 있으면서.

 

국장의 책상에 늘 쌓여있는 서류더미들 그리고 한켠에 수북히 쌓여있는 초콜릿을 보면서 조야가 말했다.

 

“많이도 받았군.”

 

“누가 할 소리?”

 

국장은 자기가 받은 것보다 조야가 훨씬 더 많이 받은 걸 알고 있다. 도대체 수감자들이 어떻게 외부에서 물건을 몰래 반입을 할 수 있는지 의아했지만, 용광로에서 훠거를 먹는 백기실업팀도 있는데다 발렌타인 초콜릿은 위험한 물건도 아니니 이런 특별한 날에는 묵인해주고 있었다.

 

“아. 누가 당신에게 큰 초콜릿을 보냈던데. 면회 신청하길래 허가해줬는데. 봤어?”

 

국장은 모니터에 시선을 고정시키고 손으로 타자를 다다다 치며 말했다.

 

“아. 아까 좀 만났지.”

 

“예전에 당신이 자기 구해줬었다고 하더라고. 회색 머리에 키 작고 좀 왜소하던데.”

 

“군단에 들어오고 싶어했던 애였지. 이제 성인이더군. 알다시피 이제 수감자 신세라.”

 

국장은 조야가 예전에 했었던 이야기를 떠올렸다. 신디케이트에 폭동이 일어났고 도중에 구해줬었던. 아이라고 하기엔 컸고 성인이라고 하기엔 어렸던. 꼭 자기의 어린 시절이 떠올라 체제를 정비하고 조직을 개편할 때 바뀌는 신디케이트의 모습을 구경시켜줬었다고 했었다. 히로와는 또 다른 조야의 추종자.

 

“당신이 그 애 미래겠네?”

 

“롤모델이야. 뭘 하든 다 좋다고 해서 부담은 돼.”

 

이럴 때는 좀 민망한지 조야는 볼을 긁적였고 국장은 진심으로 귀엽다고 생각했다.

 

“넘 과하게 잘해주지마. 질투나니까.”

 

처음 들어보는 단어에 조야는 또 놀리고 싶어졌다.

 

“아무것도 과하게 잘해준게 없는데 매번 감동이라고 해서 그건 좀 부담이야.”

 

“당신에게 감동하는 건 나로도 충분한데 말이야.”

 

또 또 서류나 보면서 능청스럽게 저렇게 말 받아친다. 귀엽게.

 

“허. 질투를 하셔?”

 

“그럼.”

 

“옆에 엘라와 헤카테를 그렇게 딱 붙여놓고 다니면서? 질투가 뭔지 보여줄까. 국장.”

 

그럴 성격도 아닌 주제에 갑작스럽게 저런 말을 뻔뻔하게 날리는 그가 웃겼다. 조야는 상당히 섹드립이 찐했고 그런 조야에게 국장은 어떻게 그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냐며 뻔뻔하다고 했지만 국장이야말로 꽤나 재미있는 사람이었다. 그것도 저렇게 쌓여가는 서류들을 처리하면서. MBCC의 사람들은 알까. 국장이 이렇게 매력있고 톡톡 튀는 사람일 줄.

 

“국장. 나도 초콜릿을 준비했는데.”

 

“아. 그래?”

 

국장은 이런날을 세심하게 챙기는 타입은 아니었고 딱히 기대도 하지 않았지만 선물을 준비했다는 조야가 조금 귀엽게 느껴졌다.

 

평범한 초콜렛은 아닌 듯 예쁜 유리병에 담겨있어서 음료 같다.

 

“리퀴드야?”

 

“뭐 그런 셈이지.”

 

조야는 국장이 그새 컴퓨터 화면으로 시선이 가 있는 틈을 타 뚜껑을 열고 제 검지를 담근 다음 손에 묻은 초콜릿을 국장의 볼에 묻혔다.

 

까만 초콜릿이 국장의 하얀 볼에 대비되어 더 진하게 보였다.

 

“아 뭐야. 장난치지마.”

 

차마 피할 순발력도 없어서 그냥 당해버린 국장이 조야를 째려보듯 흘기더니 이내 못 말린다는 듯이 웃었다.

 

어?

 

찰나의 순간이었다.

 

그저 국장의 웃는 표정이 너무 예뻤다. 조야는 국장의 턱을 잡고 제쪽으로 끌어당겨 그 볼에 묻은 초콜릿을 핥았다.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국장은 조금은 얼떨떨했다. 축축하고 뜨거운 숨결과 말캉한 혀의 느낌. 그리고 조야의 타액으로 약간 서늘해진 볼. 조야의 뻔뻔한 표정과는 다르게 국장은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맛있군.”

 

“내 선물 아니었어? 왜 당신이 먹지?”

 

“자.”

 

그리고 뻔뻔하게 제 손을 내미는 조야. 자기는 이렇게 얼굴이 빨개졌는데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인게 조금은 얄밉다.

 

“집무실이야. 조야.”

 

“맛있다니까.”

 

“하아.”

 

국장은 못 말린다는 듯이 한숨을 한번 폭 내쉬었고 그 손을 잡아 제 입으로 끈다. 처음에는 조금 놀릴 생각이었다. 국장을 놀리는건 언제나 재미있었으니까. 일할때는 진중한 저 얼굴이 당황하면 순간 표정이 다양해졌고 그 모습을 보는 건 참 즐거운 일이었다.

 

하지만 말랑하고 부드러운 뺨을 한번 핥아 보니 그저 참을 수가 없었다. 일하느라 바쁜 줄은 알지만 이렇게 지치고 노곤해 하며 약간은 창백한 표정의 국장이 참으로 야해 빠졌으니까.

 

하지만 이보다 더 도발적일 수가 있을까. 그가 제 손을 잡고 눈을 똑바로 맞추며 손가락을 천천히 입에 담는다. 처음에는 살짝 입술로 살살 간질이다 입을 벌리고 그 안에 넣는다. 그 입은 손마디 마디를 천천히 삼켰고 한쪽에는 입천장의 약간의 딱딱한 느낌과 다른 한쪽에서는 말캉하고 부드러운 혀의 느낌에 조야는 마음이 어질거렸다. 꼭 아래에 넣는 것 같았다. 다르면서도 비슷한 느낌.

 

단정한 정복 차림에 차마 새어나는 타액을 갈무리하지 못해 입가로 살짝 흘러내리는 것이 마치 푹 젖어 움찔거리는 아래에서 흐르는 액 같아 조야의 음욕을 더 깊이 자극한다.

 

“맛있네.”

 

입술을 할짝이는 국장의 표정에 조야는 더는 참기가 힘들었다.

 

“키스해도 되나?”

 

“그럼 안 하려고 했어?”

 

둘의 혀가 서로의 것을 탐했고 입맞춤은 언제나 그렇듯이 부드럽고 따뜻했으며 애정과 열정이 담겨있었고 달콤한 초콜릿 향이 입안에 가득했다. 몇 번을 해야 익숙해질까. 죽어서야 이 두근거림이 끝날까. 국장은 순간 스트레스가 날아감과 동시에 의자에 앉아있었어도 다리의 힘 또한 풀리는 것을 느꼈다.

 

“나 초콜릿 더 먹고 싶은데.”

 

“국장. 오늘 스트레스가 심한가 보군. 원래 하루 한 조각 이상은 안 먹지 않나?”

 

“오늘따라 바빠서.”

 

국장은 병에 담긴 초콜릿에 손을 뻗어 뚜껑을 열었다. 그리고 손에 초콜릿을 묻힌 다음 수감복을 입고 있어도 상의를 풀어해친 덕분에 훤히 드러난 조야의 복근에 묻혔다.

 

“허.”

 

“누구한테 배웠어.”

 

국장은 조야의 허리를 끌어당겨 복부에 제가 묻힌 초콜릿을 핥았다. 아래에서 위로 천천히 핥고 마지막은 촙 가볍게 입술로 마무리한다. 몸의 한계까지 밀어붙이며 단련해 탄탄하게 자리잡힌 복근은 언제봐도 참 섹시했다. 조야의 맨 허리께를 살살 쓸며 국장이 말했다.

 

“나 오늘은 일 빨리 끝낼테니까 방에서 기다려.”

 

 

 

 

 


엘산나 무기미도팜 / 남덕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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