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yright 2021 By JinJinny. All rights reserved. 



 "사실은 말이야."


 방금 받은 꽃이 담긴 화병을 화장대 위에 올려 놓으면서 말하는 어투는 다소 불만이 가득했다. 그 목소리에 태오가 고개를 갸웃하는 게, 거울로 보였다.


 "꽃을 사랑하는 연인을 곁에 두는 건 조금 피곤한 일인 것 같아."


 이해가 안 간다는 표정을 한 태오가 방금 앉았던 자리에서 일어났다. 얼마나 잠깐 앉은 건지, 이불이 아주 조금도 구겨지지 않은 상태였다.


 "지금 꽃 받기 싫다고 그러는 거지?"


 잔뜩 토라진 목소리로 묻는 태오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너어! 아니 그러니까 자기, 너! 그 모습에 더 서운한 건지 횡설수설하며 태오가 화병을 가리켰다.


 "난 꽃 보자마자 자기 생각이 나서 산 건데 말이야!"

"난 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10년 전부터 얘기했고 말이야."

"또 '그깟 식물의 생식기'라고 말하려고 그러는 거지?"

"아는데도 사 오는 게 문제라고 생각 안 하는 거지?"


  흘겨보는 게 분명한데 전혀 악의가 담기지 않은 그 눈과 시선을 마주함과 동시에 너 너무한다 진짜! 태오가 소리쳤다. 


 "그럼 꽃꽂이를 좀 배우든가. 사 오는 건 내 예쁜 태오지만, 여기 담고 죽어버리면 버리는 건 결국 나잖아?"


 내 예쁜 태오라는 말에 태오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는 게 보였다. 그게 보여서 내 입꼬리도 살며시 올라갔고, 그걸 본 태오가 다시 한번 더 나를 흘겨봤다.


 "앞으로 안 사 올 거야."

"진짜지?"

"어! 진짜로 꽃 안 사 올 거다. 아무리 예쁘더라도, 아무리 자기를 닮아서 사고 싶더라도 절대로 안 살 거야!"



  "내 예쁜 생화가 여기 있으니까."



님의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싶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