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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시

 

仮面ライダードライブ

<詩島 剛 x 泊 進ノ介>

 

 

 

 

 

 

 

W. 레스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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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너와의 안녕 3

  

 

살아남은 자들 39

 

 

마지막 흔적 60

 

 

 

[가면라이더 드라이브 본편 네타 + 서프라이즈 퓨처 발언 소량 포함]



***

 



“도망쳐, 빨리!”

“신형님! 이쪽은 대피 끝났어!”

뿌연 먼지 바람에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며 사람들은 저마다 소리를 질러댔다. 도망치고 싶어도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이 세계는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 건지, 시민들의 대피를 돕던 신노스케와 고우는 마른침을 삼켰다.

사건은 너무나 빠르게 발생했다. 갑작스러운 지진은 평소에도 있던 일이기에 안내방송을 들으며 혹시나 일어났을 피해에 출동 준비를 하고 있던 신노스케는 계속해서 흔들리는 커피잔을 신경 쓰지 못했다. 그저 계속 울려 퍼지는 경보와 속보를 들으며 티비에 시선을 집중했다. 곧이어 운전학원에 있던 모두는 급히 피난을 떠나고 마지막으로 건물을 나서려던 고우와 신노스케는 핸드폰을 보며 다른 지역의 상황을 파악하려 했다. 조용해진 건물 내부가 불안했다.

“일단 잠잠해졌……?!”

“우와악!”

“괜찮아, 고우?”

응, 이란 대답이 들리자마자 큰 울림과 함께 고우가 바닥으로 넘어지고 건물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렸다. 진동은 멈췄지만 무언가 다른 게 오고 있었다. 두려움, 그리고 알 수 없는 위기감. 겨우 몸을 일으킨 고우와 함께 신노스케는 황급히 건물 밖으로 뛰어나왔다. 이미 거리에는 대피하고 있는 사람들로 만원이다. 숨을 몰아쉬며 밖에서 보는 운전학원의 건물에 눈에 띄는 이상은 없었다. 어째서? 분명 안쪽에서 느낀 흔들림은 보통의 것이 아니었는데. 이렇게 여기에 서 있어도 답은 나오지 않았다. 일단은 시민의 대피를 돕는 게 먼저였다.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보던 고우와 신노스케는 같은 생각을 했는지 너 나 할 것 없이 빠르게 거리로 뛰쳐나갔다. 도로는 차들로 가득 차 있다. 차를 버리고 걸어가는 사람들까지 합쳐져 도저히 빠르게 지나갈 수 없을법한 광경이 보였다.

“벨트 씨! 벨트 씨는 어딨는 거야.”

[피트가 다 무너졌다, 신노스케!]

컬렉션 소리와 함께 달려가던 신노스케의 위쪽에서 트라이도론이 천천히 내려왔다. 부스터 트라이도론의 형태를 한 채 공터에 착륙한 차 안에는 질린 표정을 하고있는 벨트가 불만을 표출하고 있었다. 급히 벨트를 꺼내 허리에 차자, 고우는 기다렸다는듯 마하 드라이버를 꺼내 장착한다. 그러보니 체이스는? 변신을 하기 전 신노스케의 물음에 크림은 덩달아 물음표를 띄웠다.

[너희와 함께 있던 것이 아니었나?]

“오늘 종일 못 봤어.”

“그 자식은 됐으니까. 일단 사람들을 먼저 대피시키자고!”

고우는 말을 마치자마자 변신을 하고 빠르게 달려나갔다. 그의 말이 맞았다. 지금 이 상황에서 체이스의 걱정보다는 시민의 안전이 우선이다. 로이뮤드가 무언가를 일으키고 있는건가라는 막연한 의심을 품고 가면라이더들은 군중 속으로 뛰어들었다.

물론 아무도 제대로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았다. 아까보다 심해진 진동 소리에 혼비백산하고 있는 사람들은 가면라이더 따위가 대수인지 어서 앞으로 가기만을 바라고 있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몇몇이 가면라이더를 알아보고 손을 내밀었지만, 그 사람들만을 구조하기에는 너무나 큰 혼란 속이었다.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신노스케는 머리를 한계까지 굴려봐도 명확한 답이 나오지 않았다. 경찰은 뭘 하고 있는 건데 아직까지 현장에 도착하지 않는 거지? 귀가 먹먹해질 정도의 울음소리와 비명소리. 아비규환 속에서 신노스케는 자신을 향해 내밀어지는 손을 잡으며 하나둘 자신의 뒤쪽으로 보냈다. 어떤 정신으로 사람들을 구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그저, 죽지 않았으면 좋겠다. 조금만 더 버티면 경찰 인력들이 이 사람들을 도와주러 올 것이다.

“제발 도와줘!”

“무서워, 어떻게 되는 거야. 무슨 일이냐고!”

“진정하세요. 곧 경찰이 올 겁니다!”

사실은 말뿐이었다. 신노스케의 감은 틀리지 않는다. 이 지경이 되도록 사이렌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다는 것은 경찰 쪽도 이미 무너지고 있다는 뜻임이 분명하다. 신노스케와 반대쪽으로 향한 고우는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쉽게 지나갈 수 있도록 차를 밀어 치우고 있었지만, 큰 동요는 보이지 않는 듯했다. 아니면 그 동요를 숨기고 있는 건지 신노스케는 더이상 고우에게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다. 운전학원은 점점 땅으로 꺼져가고 있다. 커다란 소리가 들려오는 것도 아니고 그저 천천히 땅 울림을 내며 무너지고 있었다. 어디선가 불어오는 먼지 바람이 완전히 시야를 가린다. 안개보다도 심한 먼지들은 곧 하나둘 사람들의 기침 소리와 합쳐진다. 피난이 끝난 고우는 급히 신노스케를 돕기 위해 걸음을 옮겼다.

“밀지 말고, 머플러는 당기지 마!”

“가면라이더잖아? 빨리 안 구해주고 뭐 하는 거야!”

“……!”

“구해주세요. 구해주세요.”

신노스케를 향하던 고우의 걸음이 멈췄다. 정신없이 사람들의 손을 이끄는 가면라이더 드라이브의 모습. 그리고 지금 고우는 시지마 고우가 아닌 가면라이더 마하로 현장에 도착해있다.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채로 나아가지 못한 채 앞이 아닌 주변을 둘러봐야만 한다. 대피를 시키고 시켜도 사람들은 줄지 않았다. 이쪽의 대피가 끝났다는 말 같은 건 사실은 거짓일지도 모른다. 어서 신노스케에게 합류해서, 둘이서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 막연하게 펼쳐진 이 상황을 혼자서 감당하기엔 무거웠다. 자신이 서 있는 이 땅의 흔들림이 점차 온몸에 전해진다. 눈앞에서 몇 명인지 가늠조차 불가능한 많은 사람이 자신을 향해 손을 뻗고 있다. 얼굴이 보이지 않아도, 어디선가 마하라는 이름을 불렀다.

사람을 구하는 라이더. 누구한테서? 고우는 로이뮤드에게서 사람을 구했다. 박멸하고 박멸해서, 사람에게 어떠한 피해도 가지 않도록 행동해왔다. 그런데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일단 구한다고 뛰어왔어도 끝이 보이지 않아. 이곳저곳 튀어나온 손이 마하의 슈트를 잡는다. 간절하고도 무참히 구원의 손길을 바라는 손들이다.

“잠깐.”

억지로 몸을 움직여 사람들을 정리하고 혼란에 빠져있을 때. 문득 딛고 있는 땅의 상태가 눈에 들어왔다. 바이저 너머로 보이는 선명한 금. 금은 점점 그 간격이 넓어져 갔다. 이대로라면 도로가 무너져 내릴 거란 생각이 미치자 고우는 어떻게 해야 할지 다시금 신노스케를 바라보았다. ―신노스케가 서 있던 차가 순식간에 꺼지는 땅 아래로 사라질 때까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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