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 네놈들은 도대체가 몇날몇일을 붙어먹는거야? 이 긴상 기다리느라 힘들었다고??”


긴토키의 무심한 눈동자가 두 마리의 바퀴벌레들을 보고있었다. 밤중에 도망치겠다던 녀석이 제일 배부른 얼굴로 웬 남정네 하나를 안고있질 않나. 뭐 아무래도 상관 없다는 생각에 긴토키가 어깨를 으쓱여왔다. 하루코가 아부토의 몸을 시트로 끌어모아 가리곤, 방글방글 웃으며 긴토키에게 옷을 부탁했다.


“옷좀 가져와 긴토키”


“엥? 그걸 왜 이 긴상이 가져와? 싫은데요 절대절대 싫은데요”


“뭐, 이번달 입금은 필요 없다는거지?”


하루코가 아부토의 얼굴에 이리저리 키스를 날리며 긴토키에게 협방을 시전해오자 긴토키가 귀찮다는 듯 보따리를 하루코의 얼굴로 던져왔다. 아, 정말이지 이 긴상, 이런 귀찮은 일은 안하는데 말이야. 너무한거 아니냐고, 궁시렁궁시렁 대던 긴토키는 하루코의 파르페 사줄게라는 말에 합주기가 되었다. 끝까지 모시겠습니다 하루코님 그 속물적인 행동에 하루코가 어깨를 으쓱이며 아부토에게 옷가지를 대충 던져주고 저도 옷을 꿰어 입었다. 


“아, 맞아. 아부토 그보다 지구엔 무슨 일이야?”


옷을 꿰어입고 얼굴에 붕대를 칭칭감던 하루코가 고래를 갸웃거리곤 느릿하게 옷을 갈아입는 아부토를 바라보았고 아부토는 눈을 살살 피하면서 어색하게 웃었다. 그제야 하루코는 깨달았다. 이 빌어먹을 영감탱같으니라고 먼저 상황을 예상하고 선빵을쳐? 가만두지 않을테다,


“이 영감탱이 사람을 가지고 놀아?”


하루코가 빡친 얼굴로 양손을 들어 뚜둑하고 소리를 내자 아부토가 당황하며 하루코의 허리를 잡고 붙들었다. 얼빠진 긴토키의 얼굴이 너무나도 멍청해보였다.


“어이- 진짜 봐줘라 진짜. 덕분에 만난거잖아.”


“아부토. 못일어나게 해버린다?”


연분홍빛 머리카락이 하루코의 움직임에따라 흔들렸다. 아부토는 괜히 입 안에서 말을 내뱉어버린 자신의 입을 손바닥으로 툭툭 쳐왔다. 그러게 진짜 이놈의 입이 방정이었다. 왜 굳이 입을 내뱉어서 예민해진 하루코를 건들이냐 건들이긴 그가 울상을 지었다. 아부토는 괜스레 아파오는 허리를 붙들고 눈물을 찔끔흘렸다. 몇 개월만의 해후는 즐거웠으나 동시에 즐겁지 않았다. 뒤의 일이 두려웠던 탓이다. 


“애초에 네가 나를 안찾았기 때문이잖아!!”


하루코가 적반하장으로 아부토에게 화를 냈다. 아부토의 머릿속에 물음표가 둥둥 떠다녔다. 대체 저놈은 무슨 말을 하는거람. 저를 함대에 내버려두고 아는 척도 안하고 어디론가 사라진건 하루코가 아니었나 그 의문과는 별개로 단장에게로 뛰쳐나가려는 하루코를 막는 게 우선이었다. 하루코의 허리를 강하게 잡아 눌렀다. 


“그래도 말이야? 몇 개월동안 함대에 들리지도 않은건 너잖아? 이 아저씨를 방치한건 너였잖아???”


“아, 그렇게 이리저리 질펀하게 아랫도리 놀리고 다녔구나 아부토-?”


하루코의 싸늘한 시선이 아부토를 향했다. 아부토의 *지가 발딱서는 게 느껴졌다. 그대로 2차전은 어떨까 생각하던 아부토가 지금 2차전을 하면 저만 죽어나간다는 것을 깨닫고 애타는 목소리로 웅얼거렸다.


“네가 아랫도리 간수 잘하라며 그냥 공부만 조금 했다고.”


하루코가 튀어나가려고 몸에 힘을 가득준 것을 풀었다. 아부토가 기대어린 눈빛을 하고 하루코를 올려다보았다. 눈이 마주친 하루코가 아부토의 허리를 잡아 그의 품 위로 공주님 안기를 시전했다. 하루코가 눈을 부드럽게 휘고 새하얀 이를 드러내며 달큰하게 웃었다. 아부토도 따라 웃었다. 그러다 자신이 지금 공주님 안기로 매달린 것을 보고 부끄러워 얼굴을 가려왔다. 


“아부토, 역시 함뜨를 더 하는 게.. 우왁!”


긴토키가 돌진해 하루코의 얼굴을 박치기로 날렸다. 하루코의 얼굴이 돌려지다 그대로 긴토키의 얼굴로 직진해왔다. 쾅하는 소리와 함께 긴토키가 날아갔다. 


“아프잖아.”


“뭐야. 이 긴상 날라간거야? 아따따따- 아프다 분명 전치 5주는 될 거야. 그러니까 병원비 내놔라??”


긴토키가 왁왁 소리를 지르며 삿대질을 시작했다. 바야흐로 징징거림의 서막이 올랐다. 하루코는 그의 말을 듣는둥 마는둥 귀를 파고 아부토를 바라보다 발걸음을 옮겼다. 긴토키는 철저히 배제된 채였다. 그대로 가부키쵸로 나가서 해결사 사무소에 들어가 최고급 로얄 스페셜 초밥 n개를 주문시켰다. 화색이 가득담긴 주인장의 목소리와 끔찍하게 울상을 짓는 직원의 목소리가 들린 것 같았다. 하지만 그또한 자신이 신경쓸바가 아니었다. 아부토의 엉덩이 아래 온갖 푹신한 것을 깔고 자리를 잡은 채 멍때리고 있자니 긴토키가 손을 비비적거리며 굽신굽신거려왔다.


“저 하루코님, 그 최고급 로얄 스페셜 초밥.. 저도 주시면 안 될깝쇼? 제가 옷도 가져다드렸고…”


“그래, 한 개 빼줄게”


아부토와 꽁냥거리던 하루코가 자비롭게 허가했다. 저 옆에서 긴토키가 꺄핫호 하는 이상한 웃음소리를 내면서 위아래로 팔을 흔들었다. 저건 또 무슨 새로운 무속신앙인가하다가 긴토키가 항상저랬다는 것을 깨닫고 고개를 주억이다 아부토의 무릎 위에 누웠다.


“저런타입?”


“음, 그것보다는 밤에 매달려서 우는타입”


하루코가 저의 날개죽지에 열심히 스크래쳐내던 아부토를 생각하며 방글방글 웃었다. 아부토의 퉁퉁불은 얼굴을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던 하루코가 웃었다. 너무 사랑스러웠다. 물론 아부토는 긴토키가 매달려서 우는타입인 줄알고 퉁퉁불은 얼굴을 한거였다. 본인이 매달리는 타입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정신이 혼미한채로 하루코의 상체를 껴안으려 애쓰면서 열심히 스크래치를 내니까 당연한건가. 하루코가 아부토의 가슴을 주물럭여왔다. 아부토의 오해가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었다.


“아, 맞아 긴토키 너, 나가서 우주산 콘돔이나 사와. 어차피 배달 올때까진 시간이 남아있으니까 얼렁 다녀와라??”


하루코가 저가 가지고 있는 우주산 콘돔 -feat. 특특대형 사이즈- 를 떠올리며 고개를 절레절래 내저었다. 아부토랑 할 때 흥분해서 너무 많이써서 그런지 여유분이 얼마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긴토키는 속으로 물음표를 지으면서도 집 이곳저곳에 기생하고 있는 콘돔의 사이즈를 되새김질하곤, 하루코에게서 돈을 받아들였다.


“언제나의 특특대형 사이즈? 같은 브랜드면 되는거야?”


긴토키가 새끼 손가락으로 코를 후비적 거리곤, 순순히 밖에 나가려하자 (사실 최고급 로얄 스페셜의 초밥탓이 컸다) 아부토의 표정이 잠시 굳었다. 에? 벌써 콘돔 사이즈와 메이커까지 공유하는거야? 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아저씨의 질투는 심했다. 아부토의 얼굴이 다시금 더욱 퉁퉁 불었다. 하루코는 그런 아부토를 본체만체 하면서 강아지의 턱을 긁는 것처럼 살살 긁었다. 아부토의 얼굴이 쭉 내밀어졌다. 하루코는 잽싸게 다녀오려는 긴토키의 뒤로 십만엔을 던져왔다. 이러면, 파칭코라거나 파르페라거나 사면서 적당히 시간을 때우겠지 하는 생각으로.


“아, 한 10박스 사오고, 남는돈은 심부름 값”


긴토키가 다시금 하루코를 바라보며 제단에 의식을 지니는 것처럼 큰절을 해왔다. 아부토의 무릎 위에 드러누운 하루코가 힐긋 눈짓하다 손을 훠이훠이 내저었다. 빨리 꺼지라는 뜻이었다. 긴토키는 과장된 자세로 뒷걸음질치다 칠렐레 팔렐레 손을 휘적이며 가부키쵸로 향했다.


“이대로 배달이 도착할 시간까지는 안오겠지?”


하루코가 홍홍 웃으며 음흉하게 아부토의 허벅지를 더듬다 무언가를 드디어 깨달았다는 표정으로 아부토의 턱을 붙들었다. 


“그래서 용건은?”


“어?어어- 그건말이지?”


아부토가 왠지 식은땀을 뻘뻘흘리기 시작하곤, 손을 옮겨 자연스레 저의 머리를 긁었다. 하루코의 눈초리가 가늘어지고, 원인을 찾으려 아부토의 몸 이곳저곳을 빤히 바라보고 있으니 아부토가 더욱 식은땀을 흘려오기 시작했다. 따로 뭐 새로생긴 상처는 없었는데.. 하루코가 미묘한 얼굴로 아부토의 몸을 상기하곤, 고개를 내저었다. 일단 아부토의 신변과는 딱히 관련이 없는 것 같았다. 아부토의 등에서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할무렵 하루코가 입을 열었다.  


“그러면 보나마나 그 비틀어진 놈때문이구나? 뭐야? 사고쳤어??”


앗, 들켰다. 아부토가 식은땀을 폭포처럼 흘리고 무의식적으로 내뱉은 말에 하루코는 풉하고 비웃음을 시작했다. 애초에 영감탱이랑 내가 함선에서 나온탓이었지만 하루코는 당당하게 모른척해왔다. 알 생각도 없었다. 중요한 것도 아니었고. 하루코에게 있어 7사단의 작은 함선은 심심풀이에 불과했으니까.


“어라, 생각보다 늦긴했네”


개월을 따지던 하루코가 무언가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 굴리다 이내 수긍했다. 으음, 거의 모든걸 아부토가 수습했겠구나. 역시 유능하다니까. 생각해보니 저의 다른 사고들도 아부토가 처리했던것 같았다. 이 빌미로 아부토 승진이나 시켜버려? 그의 속내와는 별개로 하루코의 표정은 무표정했다. 아부토는 그대로 손을 발발 떨었다.


“어라, 그건 무슨 반응이야?”


“어? 그게 그러니까, 의식이라고해야하나? 아무튼 그거라고???”


하루코가 빙글 웃기시작하자 아부토는 혼자 시리어스 한편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하루코는 그것을 알면서도 짐짓 모르는척 휘파람을 불었다. 자고로 남을 골리는건 하루코의 특기이자 취미였다. 그것도 절망에 빠진 아부토의 모습이라니 하루코의 칭코가 바짝 서는 느낌에 칭코를 손바닥으로 꾸욱꾸욱 눌렀다. 여기서 긴토키와도 못해봤는데 아무리 아부토라도 정사를 하지않은 남의 집에서 하기는 하루코의 신조에서 벗어났다. 그런의미로 3p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하루코가 아부토의 손목을 붙들며 진지하게 짙게 물든 눈동자로 아부토와 눈을 마주쳤다.


“아부토 역시 3p가 최고겠지?”


진심한자락이 가득담겨있는 말이었다. 아부토가 뭔가 새로운느낌에 반박을 하려고 했으나 금방저당잡혀왔다. 아부토는 여전히 약골이었다.-하루코 기준- 하루코가 슬쩍 손을 꾸물꾸물 움직여 아부토의 엉덩이골사이를 약하게 스쳤다. 


“아,아-”


음, 역시 이런 반응이 좋아. 하루코가 빙글 웃었다. 귀찮으니까 이대로 봐줄까. 애초에 그 애송이는 ‘아직’ 그렇게 큰 사고는 못칠테니까. 어차피 쫄병들이 조금이라도 막을 수 없다면 아부토가 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상처하나 없이. 계산을 마친 그가 튀어나온 마개를 꾸욱눌러 아부토를 괴롭혔다. 


“뭐, 이번엔 여기까지로 봐줄게!”


몇 달동안 쌓인 성욕을 풀어버린 하루코는 조금 너그러워졌다. 아부토의 눈에 생기가 담긴채 반짝거리기 시작해왔다. 하루코는 무시하고 저 밖에서 기다리는 긴토키를 불러 자리에 앉히고 저도 일어나 앉았다. 얼마의 시간이 지나지 않아 산처럼 가득담긴 초밥 여러개가 탑을 이루며 방으로 들어왔다. 긴토키에게 한 개를 던져주고 그자리에서 여러개를 해치우던 하루코가 깜빡했다는듯 열심히 그릇을 치우고있는 직원들에게 다가가 지폐더미를 내밀었다. 아, 얼굴이 헤벌레 한것을 보아 사장인것 같았다. 하루코가 팔을 뻗어 스트레칭을 하다 뒤편에 있는 아부토에게 물었다.


“아부토, 그 아기토끼. 정확히 어느정도로 사고친거야?”


아부토의 눈알이 데굴데굴 굴러갔다. 


“음.. 도시 하나정도?”


“에이, 생각보다 약하잖아.”


그것보다는 더욱 발전했나 싶었더만, 생각외로 약한가보다. 하루코가 어깨를 으쓱이곤 신발을 꿰어 신었다. 어차피 아부토도 먹을 수 있을 양이었으니 상관없겠지라 생각하며 하루코가 땅을 박찼다. 목적지는 요시와라. 용건은-


-영감탱 괴롭히기


생각외로 스케일이 작은 애새끼의 만행에 하루코는 불만스레 호우센의 머리카락을 쭉쭉 뜯었다. 호우센이 미간을 구기면서 용서해주었다. 저놈이 사고를 수습하러 갈테니 이정도는 양호한 징벌이었으니까. 만사가 귀찮아진 호우센이 대뜸 하루코의 발목을 잡아 짤짤짤 털었다. 호텔에서 훔친 콘돔이 와르르 쏟아져왔다. 그가 하루코의 머리통을 툭하고 때렸다.


“악!! 왜!!!!!!”


하루코가 발을 박차고 몸을 돌려 머리통을 부여잡았다. 호우센은 들은체도 안했다. 어휴 저놈의 머릿 속에 든 것은 함뜨밖에 없는 것 같았다. 호우센은 괜스레 아픈척하는 머리통이 마음에 안들어 쾅쾅 머리통을 바닥에 박으려다가 선심쓰는 척 구제해주었다. 그 틈을 놓치지 않은 하루코가 호우센의 이마빡을 세게 때리었다. 하루코는 맑게 웃더니 발빠르게 도망갔다. 호우센의 우주선 탈취는 일상이었다. 하루코는 함선 내에있는 식량을 축내며 빠른 속도로 우주선을 조종하기 시작했다. 아니 이렇게 쉬운 걸 왜 대원들은 여럿이 붙어서 난리람. 하루코가 자연스레 함선의 인력들을 와그작와그작 까기시작할 무렵 놀랍게도 근처에서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는 함선 한 대를 볼 수 있었다. 당연하다. 하루코는 최대속력으로 함선이 있을법한곳으로 달리고 있었다. 


“애초에 아부토를 지구에 보낼정도라면 그렇게 멀리 떨어져있진 않을테니까”


하루코가 어깨를 으쓱여왔다. 아부토가 없는 오로지 하루코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대원들은 이제 끔살일게 뻔했다. 당연하게도 아부토는 하루코의 고삐였기때문이다. 하루코는 콧노래를 부르며 함선으로 돌진해왔다. 쾅하는 소리와함께 우주선이 반파되었다. 그 소란에 쫄병들이 웅성웅성 이야기를 하며 다가왔지만 모두 하루코의 주먹질에 허공으로 떠올랐다.


“자, 그럼 대기하고 있는 사고뭉치 나와볼까?”


싸늘한 정적이 내려앉았다.

싸늘한 정적이 내려앉았다. 그 사고뭉치가 행성에 붙어있다가는 더 큰 사고를 칠게 뻔했으니 함선 내에 있을거라는 하루코의 추측은 명중했다. 여전히 우울한 얼굴을 한 카무이가 다가왔다. 하루코의 주먹이 카무이의 볼에 내다 꽂혔다. 카무이가 반격하려했으나 주위의 만류와 옆구리쪽으로 치고나오는 발차기에 고개를 숙였다. 그러고는 발목을 잡아 집어던지고, 자연스레 카무이의 몸통을 깔고 누웠다. 발닦개들이 다가와 하루코에게 이것저것을 내밀었지만 하루코는 그저 콩콩 카무이의 머리통을 내리쳤다.


“야. 사고를 칠거면 합법적으로 해. 합법적으로. 안될 것같으면 숨기던가. 그렇게 바다돌이님-! 와보세요 하고 싶었냐?”


하루코의 두 눈이 가라앉았다. 그러다 잠깐 몸을 일으켜 발닦개들에게 명령했다. 이번 사고에대한 일체의 비용은 이 꼬맹이가 부담하니까 빠르게 처리하라고


“하지만 댁, 이렇게 억지로 아부토를 내려가게 하지 않았으면 영원히 안보려고 했지?”


쫄병들을 지휘하던 하루코의 몸이 굳었다가 이내 발을 들어올려 카무이의 허리를 내리치고 하루코가 거칠게 카무이의 머리채를 잡았다. 쫄병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우리- 애새끼는 아주 쉽게 뒤지고 싶은가봐요?”


하루코의 입술에서 반존대하자마자 쫄병들은 다급하게 그들에게서 도망치곤 저 멀리서 그들이 하는 양을 바라보았다.


“왜, 네 어미의 삶을 당긴게 네 탓이라서요?”


카무이의 머리통이 거칠게 바닥으로 내리쳐졌다. 카무이가 푸른 눈을 일렁이며 하루코를 바라보았다. 하루코는 더욱 무심하게 그의 허리를 분지르려는 것처럼 발을 짓이겼다. 카무이의 입에서 신음이 쏟아져나왔으나 그에게는 중요한 일이 아니었다. 


“네 아비가 그 것 때문에 나와 무엇을 걸었는지는 알고 이야기하는거지요?”


하루코의 얼굴이 카무이의 귓전으로 다가가 그의 귀를 세게 깨물곤, 뇌까리었다.


“네 어미를 살릴 아르타나 결정석, 그 것을 위해 네 어미가 죽고 난 후에 기꺼이 그 몸을 내게 팔기로했어요.”


카무이의 푸른 눈이 이성을 잃고 하루코의 어깨춤으로 주먹을 날렸지만 하루코는 방글 웃으며 태연하게 그의 팔을 뒤로 꺾었다. 하루코의 두 눈이 반달로 부드럽게 휘고, 카무이의 머리춤을 뒤로 잡아당겨왔다. 


“왜, 남의 손에 놀아나는 아비는 못보겠어?”


“너 이자식!!! 대체 무슨 짓을 한거야?!”


아, 내가 말 안했던가? 하루코의 눈동자가 옆으로 굴러가다 손을 놓고 카무이의 몸위에 몸을 뉘였다.


“음, 별거 안했지 아마?”


그저 서로 거래를 했을 뿐이었다. 저에게는 아르타나 결정석을 찾는 능력이 있었고, 바다돌이는 아르타나 결정석이 필요했으니까. 그 중에서도 황안의 아르타나 결정석이. 게다가 하루코는 바다돌이와 함뜨를 하고싶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그에게선 몸을 쓰는 법과 같은 자잘한 것을 배우기도 했으니 이해가 일치했을뿐이었다. 하지만 하루코는 일부의 진실을 배제한 채 말을 흘려왔다. 그는 카무이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냥 서로 한 방에서 한판 떴지?”


그는 구태여 의역이 가능한 애매한 어조를 사용했다. 서로 한 방에서 격투기 한판을 떴지만 때에 따라서는 다른 의미가 될 수 있음을 하루코는 질리도록 잘 알고있었다. 아직까지 그는 바다돌이와 함뜨를 한 적이 없었다. 그의 지우지 못한 과거가 생각나는 것만 같아 짝이 있는 사람을 건드리는 것을 죽도록 싫어했다


“그래도 이번엔 이정도로 봐줄까”


하루코가 귀찮은듯 손을 휘휘 젓다가 다리를 박차며 몸을 일으키곤 쫄병 몇 명을 데리고 함선을 나섰다. 오해하라지. 나를 불러온 벌이다. 흥흥 하루코가 옷매무새를 다듬으며 볼을 부풀려왔다. 그는 대충 행성의 대빵을 불러 대화로 잘 풀어낸 후 - 대화를 가장한 협박이었다- 룰루랄라하는 마음으로 지구로 향했다. 그 와중에 도망치려는 애새끼를 잡아 같이 가는 것도 잊지않았다. 그는 저가 모르는 사이에 수습해야하는 일이 일어나는 것을 극도로 싫어했다.


“익!! 나는 대체 왜??”


영문을 모르는 카무이의 절규가 우주선을 울리고 있었다. 하지만 우주선의 그 누구도 듣고있지 않았다. 당연하다 카무이는 감금되어있었다.


“아, 역시 가면 함뜨나 진하게 해야지”


하루코가 아부토를 떠올리며 입맛을 다시려다가 뭔가 귀찮아져서 관뒀다. 그보다 먼저 보고를 하러 가야했으니까. 어느샌가 도착한 지구에 하루코가 카무이의 귀를 손으로 잡은 채 요시와라로 질질 끌고갔다.







***





자연스레 사무실에서 모습을 감춘 하루코덕에 아부토와 긴토키는 서로 어색한 얼굴로 마주보며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그러다 침묵을 견디다 못한 긴토키가 먼저 손을 내밀었다. 


“에- 에도에서 해결사를 하고 있는 사카타 긴토키입니다.”


“으음, 그래. 하루코의 부하인 아부토입니다.”


하루코가 저의 직업을 밝혔는지 알 수가 없어 대충 부하로 뭉뚱거리며 대답하고선 긴토키의 손을 맞잡았다. 어, 그러니까 이쪽이 밤에 매달려서 우는 타입이었던건가. 하루코의 취향은 이런쪽이었던가하고 어벙하게 입을 벌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게다가 손의 근육을 보아하니 검을 쓰는 쪽인 것 같고, 나른하게 풀린 얼굴이 멍청하게만보였다.


“그러니까. 이쪽??”


맞잡은 손을 잠시 흔들곤 긴토키가 한쪽 손에는 원통의 모양을, 다른 한쪽에는 검지만 올린채 서로를 결합하는 시늉을 하자 아부토가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 않다가 머쓱하게 고개를 끄덕여왔다. 서로 박고 박히는 쪽이지만 그것 역시 간단하게 생략했다. 


“그러니까.. 하루코와는 무슨사이?”


아부토가 물었고 긴토키는 질문을 못들은척 휘파람을 불다가 어색하게 웃었다. 역시 대답해야겠지? 대답해야하는거겠지??? 긴토키가 떨어지지 않는 입을 뗐다.


“어- 그, 정.......부입니다만”


아부토의 표정이 순간 굳었다. 하루코는 저와의 관계에서 관계의 명칭을 지칭하지 않았기 때문에 하루코가 그저 저의 몸만 탐하는 것뿐이라는 것쯤은 알고있었으나 눈앞에서 이리 확인받을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아부토의 얼굴이 처참하게 일그러졌다. 하루코에게 있어서 그는 그저 어느때나 쓸 수 있는 성욕해소용 인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는 절망했다. 긴토키가 갑자기 절망하는 아부토에게 물음표를 가득 띄우며 당황한 기색을 띄웠다. 


“그러니까 여긴 긴상이 다독여줘야할부분? 애초에 뭘 다독여줘야하는 부분? 거기 절망하지 말아줄래? 300엔 줄테니까??”


긴토키가 팔을 광광 휘둘러대며 어색하게 아부토의 어깨를 두들기기 시작하자 아부토는 손바닥에 얼굴을 묻어버렸다. 긴토키의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식은땀이 흘렀다. 이거 긴상 망한부분? 하루코가 소중히 여기는 걸 긴상이 울린 부분? 에에엑-! 긴상이 뭐했는데? 아니 그보다 달래줘야하는건가? 300엔으론 안되는거야? 그렇게 혼자서 수렁에 빠져가던 긴토키가 이내 어색하게 손을 내밀었다. 


“그, 술 마시러 가지 않을래?”


긴토키가 저의 지갑에 꽂힌 돈을 생각하며 고개를 주억거리었다. 돈을 받고선 쓰지도 않았으니 사람 한명 달래줄 정돈 되겠지 생각하며. 아부토는 침울한 얼굴로 끄덕여왔다. 







***





하루코는 만사가 권태로운 얼굴로 곰방대를 물고 크게 빨아들였다. 해답을 찾으려 하였으나 찾지 못하였다 그 애새끼가 답지 않게 허점을 꿰뚫었기 때문이었다. 누굴 닮아서인지 더럽게 눈치만 빨라서는 사람만 귀찮게 하고 있어.짜증나게.


“그래도 전투 중에는 쓸만하려나”


호우센의 공격을 두 눈으로 따라가는 것을 보면서 고개를 주억거리자 왠지모르게 흠칫거리는 기녀들이 보였으나 지금에와서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어줍잖은 희망을 줄 바에야 그저 그대로 잠겨있는게 나았으니까. 그래, 그것이 맞았는데 왜 굳이 그 작은 사내아이를 살려둔 것인지는 갈피를 잡지 못했다. 아니, 이 갈피는 잡지 않는 것이 좋았다. 앞으로도 영원히. 그 안에 숨긴 채로. 왠지 씁쓰레한 느낌에 미간을 구기자 기녀들이 쭈뼛쭈뼛 다가와 제게 술상을 내밀었다.


“저기.. 시장하실것 같아서..”


“그렇다고 해도 이건 그다지 좋은 선택이 아닐텐데”


너무 티가 나잖아. 하루코는 그리 뇌까리며 상을 엎었다. 저 빌어먹을 영감탱이가 못보는 사이에 일을 쳐놓아야했다. 아니 애초에 왜이렇게 기대치가 낮은거냐고. 불만스레 발을 구르자 바닥에 구멍이 뚤렸다. 음, 여기 너무 날로 지은게 아닐까. 뭔가 귀찮아진 하루코는 괜스레 카무이에게 다가가 머리를 주먹으로 내리쳤다.


“그러니까 역시 죽어!!”


카무이가 바닥에 박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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