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실을 운영하는 분의 이야기를 들었었다.

1년 전 여름이었고 붓이 나무에 걸려서

먹물을 말리고 있었다. 보관 방법이 저러면

글을 어떻게 쓰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초보적인 실수

가끔 먹물은 가루처럼 빛나고

바람 때문에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났다. 나지막히


우리 집은 그러니까

원래 글자를 좋아하고

해맑게 웃는 사람들도

그런 걸 좋아했고

원래 글자를 쓰면 꼭 보다 지나가는 이들은

전부 웃고 말았지. 배를 붙잡고 웃었지


오후가 되기 전에는 명상을 추천하던데

옷을 갈아입고

헌책방 앞 정류장을 지나가면

어차피 자동으로 명상이다. 기침하던 남자가

여길 한번 본다.

먹물 통이 커서 내려놓고 있었다.

얼굴을 무시했다. 줄 달린 이어폰을

아직 가지고 있었다. 이곳에서 명상한다.

과거가 이렇게 쓰다듬는

명상, 오후가 짧아

졸립다. 아침안개가 꺼지지 않고

2020.03 한국미소문학 등단 / 입시, 입사 지원 자기소개서 첨삭 문의는 쪽지

단테님의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싶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