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토리 목숨 수거하러 오는 우미 보고 싶다....여기서 코토리는 건강해도 좋고 건강하지 않아도 좋다....우미가 코토리를 수거하러 올때 코토리는 자기가 죽을꺼라는걸 짐작하고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니까 건강하지 않은 코토리가 좋을것 같아(욕망)


어렸을때는 건강하고 밝은 아이였는데 크면서 미지의 병이 발병해서 백혈병처럼 면역력 떨어지고 병원신세만 지게됐으면.
창문자리에서 바깥만 바라보면서 가끔 오는 가족들과 면회하고 친구들과 면회하고 그나마 예전엔 휠체어에 타서 한바퀴 산책이라도 했었는데 면역력이 더 약해진 이후엔 그것도 못한체 병실에 갖혀살기만 했던 코토리였으면. 이러니까 코토리이미지 진짜 마지막잎새같다.


낙옆이 떨어지고 쌓이기 시작할 즈음의 밤에 우미가 오는거지. 서양식이면 낫들고 그랬겠지만 우미는 동양사자니까 막 두루마기입고 창문 닫혀있어서 바람이 들어오지 않을 병실에 바람이 불더니 우미가 나타날것 같다 허억 칠흑같은 도포자락 펄럭이는 우미.
늦은 새벽이니 우미는 코토리가 잠들어 있을꺼라 생각했는데 예상외로 코토리는 잠들지 않고 침대헤드에 기대어 앉아 우미를 맞이함.


"절 데리러 온건가요?"
"놀라지 않는군요."
"오늘일꺼란 느낌이 들었거든요."
"그럼 대화가 빠르겠군요. 미나미 코토리."
"이름을 세번 불리면, 저는 죽는건가요?"
"그렇습니다."
"옛날이야기가 사실이었다니 신기하네요."
"...화제를 돌려봤자 시간만 늦어질 뿐입니다."
"아, 죄송해요. 이렇게 대화를 하는건 오랜만이라서.."
"몸이 악화되고나선 다들 괜찮아. 나아질꺼야. 그런 말 뿐이다보니.나도 모르게 그만."
"...됐습니다. 이야기는 거기까지 하죠. 이 등불을 봐주시겠습니까?"


우미는 손에 들고 있던 등불을 코토리가 보게 함.
그 등불은 주마등처럼 죽는사람이 생전에 가장 행복했던 기억을 되돌아보는거였고 코토리가 순순히 등불을 바라보자 등불위에 뚫린 구멍에서 아지랑이가 일렁이더니 일종의 스크린이 되어 코토리의 기억을 빠르게 비춰주기 시작함. 현재에서부터 과거로. 오랜시간을 되감겨감.


그리고 기억이 멈춰선 천천히 보여주는데 그때가 한 5살 쯔음의 어린시절이었으면 좋겠다. 코토리가 공원에서 친구들이랑 놀다가 엄마가 부르니 마마-! 하면서 품에 폭 안겨들던 기억.
코토리는 그걸 보면서 그리움과 부러움이 뒤섞인 표정을 짓고 우미는 그거 보면서 말을 잃었음 좋겠다.


"...지금, 연세는."
"연세라고 불릴정도는 아닌데. 음...열일곱살이던가?"
"그럼 저때는?"
"네살? 다섯살? 저 이후엔 다리가 이렇게 돼서."


코토리가 몸을 덮은 담요를 치우니 오른쪽 무릎에 수술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었음. 그래도 수술직후엔 걸을 수 있었는데 불치병 콤보로 점차 나빠지면서 걷는게 힘들어지다가 지금처럼 앉은뱅이 신세가 된거고.
자신의 다리를 내려다보며 이야기하는 코토리는 담담한데 오히려 우미가 무표정이 무너지려 했음 좋겠다.


"...혹시,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것이라도."
"에?"
"조금, 시간여유가 있습니다. 단, 오랫동안은 안돼요."
"...사자님은 상냥하네요."


위의 말을 하면서 코토리가 살짝 혹시 초보사자님이냐면서 놀려도 좋고 놀리는데 진짜로 우미가 사신된지 얼마 안됐다거나 해도 좋을것 같다.
이야 썰이 길어진다. 그리고 코토리가 말한 소원은 '밖에 나가서 걷고싶어.'였으면.
그래서 코토리랑 우미랑 빛이라곤 가로등의 노랗고 하얀 빛밖에 없는 거리를 걷는게 보고싶다. 우미가 코토리의 다리를 고쳐줘서 코토리가 처음 침대에서 내려와 두 발로 땅을 디뎠을때 몇년동안 잊고 있었던 감각에 어색하고 기뻐서 발 못떼고 움찔거리기만 함.
하얀 병원복과 검은 도포가 같이 걷는 모습은 진짜 이질적이고 비현실적이겠지.


병원 근처 공원에서 조금씩 발자국을 떼다가 걷다가. 달리는데 움직이지 못해 굳어있던 신체라 몇걸음 달리기도 전에 발이 엉켜 넘어지는 코토리. 우미가 괜찮냐며 일으켜 세우는데 아프다고 눈물 글썽이면서도 내가 넘어졌어...! 라고 환희에 차 외침. 걸었다는게,뛰었다는게,넘어졌다는 사실이 기뻐서 울먹였으면.
그렇게 코토리는 걷기도 하고. 공원에 설치된 기구를 이용하기도 하고. 낙엽을 만지기도 하고. 우미는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넘어지려하면 잡아주고. 떨어지는 낙엽을 같이 잡아 건내주는 등 곁을 지켜주며 한밤의 산책을 즐기다 우미가 코토리에게 손을 내밈.


"갈 시간입니다. 미나미 코토리."
"응, 이제 한번 남았지?"
"아쉽습니까?"
"조금은. 하지만 괜찮아. 즐거웠는걸."


다시 병원으로 돌아오고 자리에 누운 코토리를 보며 우미는 살생부를 펴고 세번째로 이름을 부를 준비를 함. 이미 두번이나 불러 붉은 빛을 머금은 이름을 보면서. 입이 쉬이 떨어지지 않는 우미에게 코토리가 말을 걸면 좋겠다.


"고마워요, 오늘은, 지금까지 제일 행복한 날이었어. 사자님 덕분이야." 라고 말하면서 웃으면 좋겠다. 처음에 자기한테 지어줬던 체념의 미소가 아니라 만족했다는 그런 웃음이었으면. 그리고 우미가 자기 이름을 코토리에게 알려줌.


"우미."
"바다?"
"아니요. 소노다 우미, 제 이름입니다."
"이쁜이름이네. 응, 고마워 우미쨩"
"...그럼 평안히 주무시길. 미나미 코토리."


뭐 그렇게 끝나는 이야기. 코토리도 혼이 빠져나가면서 우미의 얼굴보며 희미하게 웃어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우미는 코토리의 혼을 들고 노을을 등지고 왔던것처럼 사라져줬으면. 아침에 간호사들이 발견하는건 열린 창문과 미소띈채 긴 잠에 든 코토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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