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을 당신과 보냈습니다.


함께 웃었고 함께 울었으며 함께 화를 냈습니다.


단언하건대 그것은 꽤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제 와 막을 내리려니 써내려 온 이야기가 너무 길더랍니다.


어느 것은 지저분하고 어느 것은 잔뜩 구겨져 알아볼 수 없는 것도 많았습니다.


이토록 정리되지 않아 어지러운 줄거리 속에서도 단 하나의 소재만은 빛났습니다.


어째서인지 손때 하나 타지 않은 사랑스러움. 또한 고귀함.


그 하얗게 빛나는 열기를 나는 단박에 알아채고야 말았습니다.




그렇습니다.


당신이 그 빛이었습니다.


암흑을 배경 삼아 오롯이 반짝이던 작은 별.


그게 바로 당신이었습니다.




나는 별을 참으로 사랑했습니다.


내가 가는 길에 태양보다 밝은 빛을 내려주었고, 달보다 신선한 아름다움을 보여주었던 별입니다.


구름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날에는 다시 나타나기만을 기다리고 또 기다렸습니다.


그러다 그것이 어둠을 물리치고 광휘를 비춰주는 날에는 아이처럼 기뻐했습니다.




그 별은 이제 지평선을 넘어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게 이 이야기의 끝인지 나는 몰랐습니다.


'기다리면 다시 돌아올 거야.'


다른 닮은 별들이 무수히 넓은 하늘을 건너갔지만 그 별만큼 나를 밝히지는 못했습니다.


마침내 보름달이 찼을 때 나는 깨달았어야 했습니다.


그 별은 너무나 커지고 부풀어, 마침내 어느 별들보다 휘황하는 신성이 되었기에


더는 나를 비춰주지 못합니다.


나는 그제야 하늘이 아닌 바닥을 보았고,


그렇게 이야기는 비로소 끝이 났습니다.






덮어버린 책의 표지에는 별도, 달도, 태양도 없었습니다.


칠흑의 밤하늘을 그린 가죽재만이 우리의 이야기를 장식하고 있습니다.


나는 이 이야기를 서랍의 가장 깊숙한 곳에 넣으렵니다.


그것은 먼지가 쌓이도록 다시 펼칠 일이 없겠지요.


그리고 언젠가, 내 기억에 남은 줄거리도 차차 잊혀질 겁니다.




그 별의 이름을 부르며 다시는 아프지 않을 날까지.


나는 그리움을 가슴에 묻습니다, 그 별을 사랑했다고.


정말 많이 사랑했다고.



당신이 있는 동안 행복했습니다.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부디 당신도 행복했길 바랍니다.





매뚜기 맷두기 뚜기 두기 맷두 매뚜 아무튼 MD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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