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벌 기합 등의 소재가 있습니다.


세훈의 목소리에서 화를 느낀 준성이 바짝 긴장하며 다시 엎드리자 같은 강도에 더 빠른 속도의 매가 가차 없이 떨어졌다. 잠시 쉬었다가 맞아서 그런지 아니면 멍이 잡힌 엉덩이가 본능적으로 아픔을 피하고자 하는 것인지 몸이 점점 아래로 내려갔다. 정신 놓고 있다가 받게 된 벌이라 이딴 자세를 세훈이 마음에 안 들어 할 것을 알아서 어떻게든 힘을 주는데 갈수록 빨라지는 속도에 결국 팔이 꺾여버렸다.


“벌 이따위로 받을 거야!”

“아닙니다! 시정하겠습니다!”

“정신 안 차리지. 다치고 싶어!”

“아닙니다!”


세훈이 소리치면서 혼내는 경우는 정말 드물기 때문에 진짜로 정신이 바짝 들었다. 다시 자세를 잡자 이번에는 같은 강도에 더 빠른 속도로 허벅지에 매가 떨어졌다. 어금니를 물고 있는 힘을 다해 버텼지만 딱 7대 만에 무너지고 말았다.


죄송합니다! 시정하겠습니다!

최대한 큰소리로 외치면서 무너진 자세를 바로 하면 세훈은 아무 말 없이 매를 내렸다. 몇 대나 맞았는지 숫자는 진작 놓쳐버렸다. 넘어지면 일어나서 맞고 다시 넘어지면 일어나는 힘든 시간이 계속 반복되면서 어느 순간 학생회실에는 거친 숨소리와 매 맞는 소리만 울렸다.



“.. 잘못했습니다. 선배님.”


다른 소리를 낸 사람은 진호였다. 갑자기 끼어든 말소리에 잠시 매가 멈추자 준성이 순간적으로 올려다보려는 목을 이번에는 이성으로 막았지만 허벅지로 손이 가는 것까진 막지 못했다. 잠시라도 달래주지 않으면 근육이 파열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빠른 속도로 세게 맞은 허벅지는 손끝만 닿아도 화끈거릴 정도로 아팠다.


“우진호. 정신 들어?”

“네. 선배님.. 죄송합니다.”

“무슨 상황인지도 알아?”

“네.. 제가.. 잘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 김준성 일어나.”


그새 다시 자세를 잡고 있던 준성이 힘겹게 일어나 뒷짐을 지고 서는데 다리가 사정없이 흔들렸다. 세훈에게 이렇게까지 몰아붙이듯 혼난 것은 처음이었다. 후배가 술 마시고 사고 친 것에 대한 벌은 아직 시작도 못한 채 지금까지 선배 앞에서. 그것도 혼나면서, 더구나 여러 번 보였던 정신 팔린 행동으로 혼났다고 생각하는 준성은 자신에게 더 버텨야 한다는 명령을 끊임없이 내리며 최대한 자세를 바르게 하려 애썼다. 진호가 엮이면 꼭 한 번씩 빈틈을 보이는 것에 대한 세훈의 따끔한 질책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 민망함에 고개가 더 숙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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