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탑. 다유빈. 너 밥나온지 5분만에 식판 제출이라고?"

"....먹었어..."

"가져와."

"아 다 먹었다고오!!!"

"보게. 이리와."



정국이 정색하고서 다가가 뚜껑을 열어보는데 아직 만지지도 않은 그릇이 뜨끈뜨끈하다. 



"수저 젓가락 포장도 안풀었는데 다 먹었다고? 인도식으로 먹었나보네. 손에 화상 안입었어?"

"....."

"빨리 안가져가?"

"....하아... 눈으로 잘 먹었으니까.."

"말이 되는 소릴해!! 안가져가!!?"

".....싫어."

"너 지금 살찌워야 된다고!!"



식판을 뺏어들고 유빈의 손을 잡아 다시 병실로 들어가는 정국. 힘없이 끌려가는 유빈이 인상을 벅벅 쓰고있다. 



"뚜껑 열어."

"....아... 진짜.. 이거 말고 다른거 먹을게여..."

"다른거 뭐."



주섬주섬 과자를 꺼내는데,



"지금 이게 밥이랑 같은 동급이라고 생각해!!? 이런거만 먹어서 어떡하자는거야!! 이거는 밥 먹고 간식으로 먹어야지 이건 밥이 아니야... 유빈아!!"

"아 그럼 먹기 싫은데 어떡해여!!!! 먹기 싫은거 먹고 체하면!!!"

"소화제 줄거니까 빨리 수저 안들어???!"

"싫어!! 싫다고오!!!"

"다유빈!!!"

"흐으... 싫어...."

"병원 영양사가 밸런스 생각해서 만든 식판을 건들지도 않은채 돌려보내면 참 좋아하겠다."



정국은 손소독을하고 수저와 젓가락 포장을 풀어 유빈의 손에 쥐어주고 나간다. 유빈은 깊은 한숨을 푹쉬며 밥알을 젓가락으로 하나하나 세면서 깨작이다 서랍에 있는 작은 컵라면을 먹으려 들고 나가는데 바로 앞 병실에서 소리가 들렸다.



"어구 유혁이 잘먹네~ 헤엑... 애호박도 먹어??"

"유혁이는 시금치도 잘 먹어요~"

"대박~ 너무 예쁘네~ 어구 볼 터지겠닿ㅎㅎㅎㅎ"

"얘가 그래도 밥은 잘 먹어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

"그래. 아프면 잘먹어야되. 정말 어구어구? 고기 더줘~ 아우 귀여워...ㅠㅠ 진짜 볼이... 끄아아..."



....아. 입맛 다 떨어지네.


그대로 다시 돌아서 컵라면을 다시 서랍에 넣고 식판을 정리해 들고나갔다.



"어딜 그냥 가려고해. 먹었어?"

"......."



유빈의 어깨를 감싸안고 멈춰세워 확인하는데 아까 식판 그대로인걸 보고서 인상을쓴다.



"유빈아. 딱 한바퀴만 먹자. 밥 국 반찬 4개만 집어먹자."

"안들어간다구요."

"속이 안좋아? 토할거같아?"

"그냥 먹기싫다구요."

"그냥이 어디있어!! 빨리 안들어가??!"

"싫다구 싫어 몇번을 말해요 진짜!!! 싫다고!!!!"

"선생님들은 먹지도 못하고 일하는데 한바퀴만 먹자고!!"

"아 그렇게 먹고싶으면 쌤이 먹던가요. 아까부터 진짜 짜증나게."

"그말이 아니잖아...!! 빨리 들어가. 한바퀴만 먹자."



기여코 다시 병실로 데려가 앞에서서 기다린다.



"빨리 밥 뜨고."

"......"

"뭐해. 빨리."



쟤한테는 그렇게 보더니 나한테는... 짜증나. 짜증나. 싫어. 



"다유빈."



와장창탕!!!


그대로 식판을 상에서 밀어 엎어버린다. 그런 정국이 싸늘하게 식은 눈을하고 낮게 목소리를 깔아 말한다.



"지금 뭐하는 짓이야."

"실수."



그러곤 책상을 신경질 적으로 밀어버리고 돌아누워버린다.



"일어나."

"......"

"다유빈!!"

"아 어지러워..."

"하....."



정국의 손이 머리 끝까지 덮힌 이불 안으로 들어와 목에 맥박을 잰뒤 아무말 하지않고 달그락 거리며 그릇을 정리하는 소리가 들렸다.



"여사님~ 여기 한번만 정리해주세요."



그리곤 나갔다 무언가 끌고오는 소리가 들리고 정국이 유빈의 손을 잡고 이불 밖으로 뺀다. 싫은 유빈은 곧장 다시 손을 빼내어 가져오니 세팅하는 소리가 들리고,



"손 내놔. 이거라도 달고있어야 나 일한다."

"......"

"손 줘."

"......"

"....하... 너가 손 거부한거다."



그러고 발쪽 이불을 들춰 발가락에 달고 나가는 정국. 














오늘도 어김없이 아침부터 나와서 밥을 먹이는 이모. 며칠 이렇게하니 이젠 익숙한지 덥썩덥썩 잘 받아먹는다. 속으로는 평생 손목이 안나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잠시 허락받고 요 앞에 공원에 다녀오까?"

"...허락 안해주던데..."

"으음... 그래? 한번 내가 물어보께. 오늘 낮에 날씨가 볕도좋고 봤음 좋겠는데..."



밥을 다 먹고 식판을 반납하려 나갔다. 그러고 바로 들어오는 정국. 



"누워보자. 오늘 하루종일 수액 맞아야되."

"......"



자신이했던 전적이 있기에 살짝 눈치를보며 눕는다.



"다행이 열은 없네. 잠은 좀 잤어?"

"...네..."

"나이트때 들어보니까 늦게 잤다고 하던데."

"...뭐 놀다보니... 이따가 낮잠 자겠죠."


"어머 선생님 여기 계셨네. 선생님 오늘 유빈이 데리고 앞에 공원 잠깐만 나들이 다녀오면 안될까요?"

"...뭐... 언제 들어오실거에요?"

"10시쯤 나가서 점심 먹을때 들어올게요."

"네. 다녀오세요. 외출증 써드릴게요."

"와아앙 감사합니다! 아 맞아. 유빈아 이모가 어제 퇴근하고 마트갔다가 입으면 어울릴거 같은 가디건 사왔어. 이거봐. 이쁘지!"

"에...? 왜여...?"

"바늘 들어갈게."

"...!! 으..."

"어구... 잘참네... 저렇게 큰바늘이 들어가는데 울지도 않았어? 대단하다~"

".......흐헿..."

"왜긴 왜야. 딱 보니까 유빈이꺼다! 보였는데 사야지~ 별로 안비싸. 이거입고 나가서 간식도 먹음서 코구멍에 바람넣자."



완료한 정국은 그대로 나가고 색이 예쁜 소라색 가디건을 입었다. 조금 크긴 했지만 스몰싸이즈인걸...



"작은거 산다고 했는데 쪼끔 크네? 그래도 이쁘다. 세상에 역시 옷이 날개다 날개."



유빈이도 마음에 들었는지 입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고, 냉장고에서 뉴케어를 꺼내 흔들어 까며 빨대를 꼽아 손에 쥐어주자 바로 입에 넣는 유빈. 



"이모가 아들만 둘이라 이런거 못해봤는데 세상에 너무 재밌잖아?? 왜 딸내미를 안낳았는지..."

"흐핳..."

"너 만날라구 삼신할매가 딸 안줬나보다... 이모가 머리 좀 만져봐도될까?"

"...네?"

"나 진짜 유치원 데려다줄때마다 아님 초등학교 보낼때마다 딸 머리 묶어주는게 소원이였는데 말했잖아. 아들놈만 둘이라고. 소원풀이좀 해보자."

"뭐 아무것도 없는데..."

"아 이모 가방에 다 있지~"

"...도라에몽이에요...?"

"보부상이긴해^^ 지금 딱 파마도 거의 다 풀렸네. 해도될까?"

"네! 좋아요!"



유빈은 어렸을시절 언니만 머리해주고 자신은 그냥 빗겨주기만 했던게 어렴풋이 기억이나 굉장히 부러웠었다. 



"머리를 어떻게 해볼까나...~"



콧노래를 부르며 긴 머리를 조심스레 빗겨주며 고민하더니 좋은 생각이 났는지 손벽을 짝 치며 거침없이 손을 움직인다.



"우와...."

"어때? 이쁘지! 내가 이렇게 손재주가 좋은데 왜 실력발휘를 못해가지고ㅠㅠㅠ 머리가 길어서 더 이쁘다. 가시땋기 이렇게 잘어울려? 하... 내 모델이다 이제 유빈아."

".....와..."

"자 머리도 다 했고! 옷도 입었고! 뉴케어 다 먹었어?"

"네엥."

"양말도 신고. 발이 너무 차다. 양말신고~"



가만히만 있으면 뭐든 다 해결된다. 이게 정말 챙김을 받는거구나 싶은 유빈은 역시나 입에 미소가 걸려있다. 


똑똑



노크소리에 문쪽으로 시선을 옮긴 유빈이 들어오는 사람을 보고 살짝 동공이 흔들린다. 



"저기... 제대로 사과를 못드렸네요. 죄송합니다. 우리 유혁이가... 누나들을 좋아해서..."

"아아... 너가 유혁이야??"

"아... 네..."

"항상 자기또래만 보다가 누나 형아들이 많아서 좋았나봐요. 제어못한 제 잘못이에요.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

"유혁이 너도 남자구나? 이쁜 누나보면 달려드는게!"

"......."

"맨날 앞에 누나한테 가자고 보챘는데 많이 아파보여서 못하게 막았어요. 복도에서 보니까 달려든거 같아요. 많이 아프시죠..."

"눈나!!"

"개구쟁이야~ 여기서 아무나 막 달려들면 안돼~"

"....애기 몇살이에요...?"

"지금 30개월 됬어요."

"서당개도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데 넌 3년도 안된게 이쁜누나 레이더가 발동했냐! 남자네 남자~ 딱 보니까 크면 여자들 많이 울리게 생겼어~"



아직 세살도 안된애가 이렇게 아픈데 그래도 사람을 좋아하며 밝은 얼굴에 미워했다는게 부끄럽게 느껴진다. 유빈은 곧이어 미소를 띄우며 말했다. 



"나쁜 마음에 민것도 아니고.. 뭐... 괜찮아요. 애기는 안다쳤어요?"

"네. 하나도 안다쳤어요. 안다쳐도 됬었는데.. 피 많이 흘리시던데...괜찮으세요?"

"....혈관이 약해서 충격이 가해지면 터져요. 그래도 다음부터는 제가 앉아있을때나 그럴때 오게해주세요. 서있을때나 불안정할때 오면 조금은 저도 어찌될지 몰라서요."

"정말 감사합니다..."

"...ㅎㅎ 유혁이 젤리 먹을래..? 사탕주까? 무설탕 사탕이라 이거먹고 치카치카만 잘하면 되는데."

"사탕!!"

"유혁이 고맙습니다 해야지!!"

"고마슴다!!!"












공원으로 나오니 얼마만에 맡은 병원 밖 냄새인지 눈을 감고 크게 숨을 들이켰다. 너무 좋다. 휠체어를 타고 천천히 공원을 도는데 구석 농구장에서 놀고있는 학생들이 보였다.



"우리 둘째 아들놈도 농구 좋아했는데. 맨날 학교 갈때마다 가방엔 책은 없고 농구공만 들어있고."

"ㅋㅋㅋㅋㅋㅋㅋ그래도 나쁜길로 안빠진게 다행 아니에요?"

"아니 어디서 배워왔는지 식탁이 다 차려져 가는데 굳이 보여주겠다고 농구공 가지고 손으로 돌리면서 잘하냐고 그러고..."

"우와. 대박 농구공 무겁잖아요!"

"하도 돌려싸서 손톱이 농구공이링 마찰력으로 움푹 패이고... 어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농구해서 키좀 클줄 알았더니 나원... 하나도 안크고..."

"농구도 몸싸움 심한 게임 아니에요? 오히려 성장판 키우려다 망가트린 그런느낌?"

"진짜 그런가... 그래도 뭐 등은 듬직하니 남자다워지던데..."

"그럼 된거 아닌가... 작은 여자 만나면 되는거고..."

"뭐.. 그런거 같네."

"슛...!"



한참 구경하다 산책로를 걸으며 보는데.



"어머. 이거 흰장미인줄 알았더니 동백꽃이네?? 이게 왜 지금 폈지??"

"...? 동백꽃...? 빨간색 아니에요??"

"동백꽃 빨간색도 있는데 하얀색도 있어. 이거 보기 진짜 힘든데!! 어머 너무 예쁘다~"

"근데 지금 피는 꽃이 아니에요?"

"동백꽃은 12월부터 4월까지 피는 보통 겨울꽃인데... 6월에... 신기해라..."

"여기가 햇빛이 좀 덜드는 곳인거 같아요."

"그래서 그런가... 진짜 이거 보기힘든 꽃인데. 사진 찍을래?"

"에이 뭔 사진이에요...~"

"아냐. 이봐. 같이찍자 그러면."



찰칵찰칵. 몇장의 같이 찍은 사진과 독사진을 찍고서 또 다른 장소로 옮긴다. 



"어. 수국이다."

"맞네~ 수국. 파란색 너무 예쁘네."

"전 별똥별, 나비수국보단 팝콘 수국이 더 예쁜거 같아요."

"그치. 작은 꽃들이 오밀조밀 모여펴서 너무 예쁘지..."

"근데 수국도 색 여러가지인거 알아?"

"그럼요. 토양에 따라서 달라지는건 알고있죠."

"대박. 그거 알고있는 사람 많이 없는데!!"

"꽃 봉우리는 분홍색인거 보니까 아마 알루미눔을 첨가한 흙이겠죠?"

"맞아 맞아. 흙에 ph를 낮추려면 뭘 첨가하는게 좋은지알아?"

"....그건 모르겠어요ㅎㅎ"

"커피 찌꺼기. 보니까 조금 섞인것도 같은데?"



바닥 흙을 만져보며 말하는 이모. 금방 챙겨온 물티슈로 닦는다. 



"그렇구나..."

"수국. 팝콘수국에 파란색은 무슨 꽃말을 가진지 알아?"

"...몰라여?"

"파랑색 수국은 감사, 이해, 용서를 뜻해. 그래서 사과할 사람이 있다면 같이 껴서 보내기도해."

"....오..."

"아까 하얀색 동백꽃은 어머니와 아이의 사랑이고. 너무 예쁘지?"

"........."



잠시 생각하던 유빈이 말없이 수국 한뭉치를 똑 딴다.



"헤엑...! 안돼...! 꽃 막 꺽으면 혼난다!!"

"...오늘만 봐주세요. 사과하고 싶은 사람이 있어서요."

"....다음부터는 절대 그러면 안돼. 알겠지?"

"네!"

"으이구... 이제 들어가자. 벌써 시간이 이렇게됬네."



흐트러진 유빈의 가디건과 담요를 정리해주고 병원쪽으로 휠체어를 미는 이모.












그리고 병실로 들어가 아직도 파릇파릇한 수국을 멍하니 쳐다보며 생각을 한다.


어떻게 선물하지. 



"뭘 그리 심각한 표정이십니까?"

"...아... 이걸 어떻게 줘야... 마음을 전할지..."

"아이고ㅎㅎ 그런 생각을했어? 흠... 그냥 꽃만 주기엔 부족하다 이거지?"

"네... 덜렁 주기에 그렇고..."

"...음... 이모한테 30분의 시간을 줘볼래?"

"네?"

"진짜 좋은거 하나가 스쳐지나갔는데. 그게 차타고 다녀와야 되는데. 밥시간이라 애매하네."

"제가 밥먹구 있을게여!!"

"쓰읍... 진짜?"

"아잇... 당연하죠."

"그럼 진짜 금방 다녀올께!!"



그러고 정말 뛰어나가는 이모. 아. 내카드 안줬다. 이따가 입금시켜드려야지.














아 이거 양손에 붕대감고 밥먹기 진짜 개힘드네. 누가 먹여줘서 먹었는데... 



그렇다. 혼자 붕대 사이 손가락에 수저를 껴넣고 먹으려고 안간힘을 쓰고있는 유빈. 손목의 움직임을 막아놓아서 여간 힘든게 아니다. 그래도 뭐 어찌저찌 반은 흘리고 반을 놓치며 먹고있는데,



"ㅎㅎㅎㅎ유혁아. 저 누나 도와주까?"

"눈나!! 눈나!!"



이미 밥을 다 먹었는지 병실 앞에서 보고있었나보다. 뻘쭘해진 유빈이 수저를 놓고 헛기침을하며 뚜껑을 닫는데 똑똑 소리가 들린다.



"간병인은 어디가고 혼자 먹고있어요?"

"...잠시... 나갔다 온대요."

"아하~ 혼자먹기 힘들어 보이는데 도와줄까요??"

"...아니에요..."

"왜~ 서로서로 돕고 하는거지."

"...감사합니다..."

"유혁이 잠깐만 침대에 올려놔도 될까요?"

"아. 네!"



그렇게 다리사이에 앉아서 꺄르륵 웃는 유혁이와 밥을 먹여주고있는 유혁의 보호자. 밥을 다 먹고 뒷정리까지 해주고 자리를 떠난다. 



"유빈아. 어디서 꽃을 가져온거야. 너 꽃가루도 조심해야되."

"아아아!! 안돼!! 안돼요!!!"

"꽃 위험해!! 누가 공원 꽃 함부러 꺽어오래!!"

"아아아!! 안돼!! 아아아아악!!!!"

"이게 어디서 소리질러!! 안놔??"

"안된다구요!! 안돼!!! 버리지마아아아!!!"

"다유빈!!! 억지부리지마!!! 놔. 안놔?? 안놔???!"



어거지로 뺏겨버린 수국. 망가진 꽃을 보며 눈물을 터트린다. 



"왜 내껀데 맘대로 막 그러냐구여!!!! 흡으아아앙아아!!!"

"안되는거면 안되는거야. 눈물 안그쳐??"

"왜!! 왜에에엑!!!! 흡으아!!! 진짜 짜증나아아아악!!!!!"



진짜 진심으로 우는지 눈물이 똑똑 떨어지고 악을 지르며 울자 떨어진 수국 꽃송이를 하나하나 주워서 쓰레기통채 들고나가는 정국. 



"어머. 아가 왜울어?? 유빈아!"



뛰어왔는지 가쁜숨을 내쉬며 들어온 이모. 대성통곡을 하고있는 유빈을보고 화들짝놀라 다가가 안아주며 토닥인다. 쉽사리 흥분은 가라앉지않고 계속해서 악을지르며 울다...



"흐아...흡..하아...하아...!! 으읍...으...하아...!!"

"아가...!!"



호흡곤란을 이르키는 유빈. 급히 간호사 호출을 누르고 등을 토닥이며 조금 버둥거리는 유빈을 감싸안는다.



"왜그래??"



잠에서 좀 덜깬듯한 윤기가 다시 무장을하고 유빈의 병실에 들어왔다. 곧이어 들어온 정국은 산소를 주려고 세팅하고 튜브를 유빈에게 끼우려하자 피하고 손으로 쳐내며 거부를한다.



"이거 해야지!!"

"하읍...으...하아...하아... 콜록콜록!!!"

"유빈아...!!"

"하지마아아악!!!!"



그 상황에 치료 거부를 하는 유빈을 보고 표정이 굳어진 윤기는 정국의 손에 들린 튜브를 뺏어 어거지로 끼웠다. 바로 산소를 틀어 지켜보다 잠잠해진걸 보고서 잠시후에 다시 오겠다며 말하고 나간다. 



"다유빈. 누가 치료거부하래."

".....싫어."

"뭐가. 왜그러는데...?"

"싫어."

"유빈아."

".....씨이..."

"다유빈!!!!!"



윤기의 사자후에 움찔 놀라는 유빈. 



"아유. 들어가보세요. 내가. 내가 이야기 해볼게요."

"너 빨리 호흡기 안껴??"

"건들지마!!!!!!"

"아우..!! 내가 이야기 한다고!!!"



이모가 윤기를 밖으로 내보내고 병실문을 닫으며 다가와 가쁘게 쉬고있는 유빈을 회유한다.



"아가.. 숨쉬기 힘들잖아. 언른 끼자. 응?"

"....흐으..."

"뭐가 그렇게 속상했어... 착하지?"

"콜록콜록!! 콜록콜록콜록!!! 으읍... 하아..."



어르고 달래며 튜브를 끼워주고 물을 먹였다. 다시 안정을 찾아 유빈이를 눕힌다. 이모는 의자에 앉아 눈높이를 맞추고 다시 이야기한다.



"뭐가 그렇게 서러웠어...응? 이야기하기 싫어?"

"....수국..."

"응?"

"수국 버렸어..."

".....어?"



그러고보니 침대 옆 서랍에 잘 놓여져있던 수국이 없어졌다. 잠시 생각을 하더니 모든 상황을 이해가된 이모는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어구... 힘들게 따온 수국을 정국 선생님이 버렸구나... 그래서 속상했어?"

"....사과할라고 했는데..."

"그랬어~ 많이 속상했어. 그래서 울어버린거고?"

"내가...흐으...내가..."

"유빈이가 할려고 하는 말 이해했어. 괜찮아. 꼭 그게 없어도 괜찮아."

"......"

"유빈아."

"......"

"꼭 사과할때는 선물이 없어도되. 너무 상심하지마. 다른 선물이 있잖아?"

"....그래도..."

"에고... 우리 애기가 많이 그랬구나... 근데 정국 선생님도 유빈이 생각해서 그런걸텐데..."

"......."

"유빈이가 다른사람보다 면역력이 많이 약해서 흙에 있는 곰팡이균을 이기지 못해. 그래서 공원 가는것도 이야기 많이하고 보내준거야. 그런데 거기서 가져온 꽃 때문에 아프면 안되잖아. 그렇지?"

"......"

"혹여나 유빈이가 잘못될까봐 그런거야. 정국선생님도 막 아무런 생각없이 그런건 아닐거 알잖아?"

"......."

"사과도 진심일때가 제일 빛을 바라는데. 우리 진심으로 이야기 해볼래?"

"......."

"먼저 굽히고 들어가는것도 지는게 아니야. 오히려 승리인걸? 그만큼 유빈이가 이해를하고 먼저 손을 내밀어 주는거잖아."

"......"

"아주 신사적이고 부드러운 대화로 우리 사과까지 해볼까? 이거 있는데."



그러며 예쁘게 포장된 물건을 보여준다.



"이게 모에요...?"

"이거... 사원증 목걸이줄? 왜. 간호사님들 목에 걸고다니잖아."

"......"

"이쁘게 이걸로라도 조금 멋을 내보라고... 살짝 줘보자. 응? 정국 선생님이 나쁜마음 먹고서 그런게 아니잖아."

"......."

"잘할수있지?"

끄덕끄덕

"오케이~ 좋았어. 이모가 나가서 퇴근하고 들르라고 할테니까. 둘이 아야기 잘 해보세용~"
















3시가 넘은시간. 원래는 이시간에 낮잠을 자는 시간인데 정국이 퇴근을 안한다. 졸려서 반쯤 눈이 감겨 기다린다. 



"어우 졸려. 유빈이. 좀만 기다려봐. 나갔다오께."



그러고 일어나 나가고 조금 있으니 문이 열렸다. 당연히 이모인줄알고 책상에 팔을 기대어 미동없이 있었다.



"크흠."



이모의 소리가 아니라서 놀란 유빈이 벌떡 몸을 세우니 사복을 입은 정국이 서있었다.



"...선생님."

"응."

"파란 수국의 꽂말이 뭔지 알아요?"

"....? 아니."

"감사, 이해, 용서의 뜻을 갖고있어요."

"......."

"저번에 떼쓴거 식판 엎은거 사과하려고 따온건데... 그렇게..."

"아... 근데 유빈아."

"알아요. 나 잘못될까봐 그런거. 안다구요. 근데... 내 말도 안들어보고 막 가져가는게 어디있어요... 생각해서 따온건데..."

"...그건 미안."

"나 진짜 그 순간 만큼은 정말 쌤이 미웠어요."

"....미안..."



그러며 준비한 선물을 건넨다.



"꽃이랑 같이 주려고 했던건데... 없어졌으니까."

"..이게 뭐야...?"

"그건 쌤이 뜯ㅇ...."



곧바로 오픈하는 정국. 토이스토리 주인공들이 가득 채워져있는 사원증 목걸이줄이다. 



"...ㅎㅎㅎ... 귀엽네."

"저는... 내말 안들어주는 사람이 제일 싫어요."

"...나도 내말 안들어주는 사람 안좋아해."

"....호흡기 거부한건 미안해요... 화가나서..."

"먼저 사과해줘서 고마워. 사실 나도 이러면서 어떻게 풀어야되나 걱정했거든. 하루이틀보고 끝날것도 아닌데."

"....뭐..."

"유빈아."



정국이 삐뚤어진 호흡기 줄을 바르게 만져주고, 수액 속도를 확인하고서 웃으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잘 하자잉? 말 안들으면 진짜 혼낸다?"

"....알겠어요..."

"그래. 쉬어. 졸려서는 눈 다 풀려가지곤..."

"......"

"퇴근한다~ 낼보자~"

"안녕히가세요...!"



뭐. 잘 풀린건가?














오늘 너무 많은일이 있었던건가. 체력이 부족했는지 저녁부터 정신을 못차리고 밥도 못먹고 침대에 쓰러져 낑낑거린다. 급기야 열이나기 시작하고 켁켁거리며 있는데 해가 다지고 이모가 퇴근하고서 들어오는 윤기.



"다유빈."

"....응..."

"너 한번만 치료나 처치 거부해봐."

"....오빠가 진짜 내가 치료 거부하는걸 못봤구나..."

"뭐라고?"

"...흫흐... 저리가아... 죽겠으니까..."

"참나..."

"그러면 오빠두 나한테 소리지른거 사과해..."

"뭐?"

"나 진짜 무서워따구우...."

"그럼 네가 화나게 만들지 말았어야지."

"....치료거부한거 사과합니다. 미안해요.. 나도 화났었어요."

"...참나ㅎㅎㅎ 그래. 나도 미안해. 나도 화가 났었어."

"오빠가 어거지로 끼워서 긁힌곳이 아직도 쓰리다..."

"어디? 어디가 긁혔는데."

"몰라..."

"허....."

"........"

"....땡깡쟁이...ㅎㅎ 으유... 귀엽다 귀여워..."




그렇게 해열제를 맞고있는 유빈의 옆에서 아직 풀지않은 머리를 만지작 거리는 윤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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