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금지를 당했던 사스케가 다시 왕국안밖을 들나들 수 있게 되었던 것은 한가지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왕국을 이끌 이타치의 곁에서 도와야할 둘째 왕자가 이대로 왕국 안에만 갇혀지낼 수는 없다는 것이다.

삼엄한 경비와 함께 다시 왕국을 드나들며 여러 수업과 공부를 시작한 사스케는 인어 나이로 성인이 된 날 모든 감시에서 벗어나 자유의 몸이 되었다.

그런 사스케가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뭍이었다.

몇 년이나 지났음에도 바다 밖의 세상은 여전히 광활했으며 빛이 났다. 사스케는 옅어진 기억에 의존하여 나루토를 만났던 절벽 쪽을 찾아갔다. 


그곳엔 당연스럽게도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사스케는 기다렸다. 애초에 아무 말도 없이 사라진 쪽은 자신이었다. 이정도는 기다리는게 당연한 일이었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날에도 홀로 고요한 수면 위에 떠서 하루를 기다리며 생각했다. 내일은 오려나.

길어지는 해를 생각치 못하고 머리 위를 뜨겁게 달구는 햇빛 아래서 하루를 기다리며 생각했다. 이제는 오려나.

해가 바닷 속으로 숨고 칠흙같은 어둠이 하늘에 내려앉아 별빛만이 세상을 밝히는 밑에서 밤을 지새며 생각했다. 아마도 오지 않으려나.


왕자로서의 일들을 모조리 해치우고 매일 같이 수면 위를 왔다갔다하며 기다리는 것을 반복했다. 이제는 나루토의 얼굴도 흐릿했다.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쳐가 거의 포기 상태에 이르렀지만 이미 습관이 된 몸은 사스케를 수면으로 이끌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사스케는 드디어 발견한 것이다. 몰래 훔쳐보던 수많은 인간들 사이에서 한번도 보지 못했던 그 색. 몇년 간을 기다리고 또 기다렸던.

사스케는 이 인간이 나루토가 맞는지 확신할 수 없지만 너무 오래 기다린 몸은 이성을 따르지 않았다. 사스케는 물결 위에 살랑살랑 움직이는 발목을 그대로 잡아당겨버렸다.


눈 앞을 가리는 공기방울들을 해치고 똑바로 바라본 그 인간은 아무리 오랜시간이 지났어도 알아볼 수 있었다. 희미하게 띄인 푸른색 눈동자, 물에 흐트러진 머리카락. 자신의 첫번째 인간, 나루토였다. 

사스케는 드디어 만났다라는 기쁜 마음에 왕자로서의 체면도 잊고 외쳤다.

{나야! 사스케야, 나루토!}

하지만 나루토는 그대로 눈을 감아버렸다. 이상하게 생각한 사스케는 이내 인간은 물에서 숨도 못쉬고 말도 못듣는다는 걸 생각해냈다.

한시라도 빨리 뭍으로 옮겨야했다. 하지만 인간이 지나다니지 않는 이 절벽 부근은 안된다. 해변으로 옮겨야 누군가가 나루토를 구할 수 있었다. 이때 사스케의 눈에 바다거북이가 들어왔다.


{거북! 바다거북!}

{오호.. 인어님 아니십니까.}

{너.. 말할 줄 아는 거북이구나. 급해 빨리 이 인간을 해변에 해변으로 옮기지 않으면 죽을거야. 도와줘.}

{인어님의 부탁은 당연히 들어드려야죠.}


해변 가까이로 나가지 못하는 사스케는 멀리서 바다거북이 물이 닿지 않는 곳까지 나루토를 옮기고 이내 어떤 남자가 나루토를 급하게 데려가는 것까지 확인한 후에야 왕국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상상치 못한 만남이었다.


글 쓰는 아보카도 입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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