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8시 쯤에 일찍 잤는데 

별안간 꿈을 꿨다.

나는 처음보는 탈의실에서 유니폼을 갈아입고 있었다.

인사 차원으로 놀러온 것이라고만 인지하고 있었는데 왜인지 유니폼을 입고 싶어했다.

첫 직장에 있었던, 이제는 이름도 기억이 안나는 심부장님을 만났다.

심부장님은 나를 보며 늘 그랬듯 불편한 표정으로 물었다. 

'또 연기하니?'

나는 대답 없이 그냥 웃었다.

꿈에서 나는 미처 가져가지 못했던 짐을 가지러 온 모양이었다.

밖으로 나가면서 바쁠 때마다 종종 어시스트 없이 치료를 하시던 전 직장의 어느 원장님의 모습이 스쳐지나갔다.

처음보는 실습생들을 지나쳐 밖으로 나오니 그리운 사람들 몇몇이 그곳에 있었다

그 때 미처하지 못했던 말을 하고 싶었지만 꿈속에서도 나는 쓸데없이 낯을 가리며 말을 아끼고 있었다.

다행히 좋은 소식이 있었던 친구에게는 축하의 말을 전해줬다. 조금 더 일찍 알았더라면 좋았을까.

한참 뒤 문이 잠기기 전 나는 빼먹은 짐이 있다며 다시 안으로 들어가 마지막 짐을 싸고 급하게 밖으로 나왔다.

문이 닫히고나니 그 자리엔 아무도 없고, '폐쇄예정' 이라는 바리케이드를 쳐 놓은 여러 채의 상가들만이 남아있었다.

잠에서 깨니 밤 11시 59분이었다.

PR님의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싶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