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이거 다... 읽으실 수 있으..? 실..까요?


재미있는 질문들과 더불어, 정성스러운 코멘트들도 너무 감사히 읽었습니다. 답하다 보니 분량이 정말 많아졌는데, 그래도 열심히 썼습니다. 외전에 대한 스포를 달라는 질문들도 있었는데, 질문들이 신기할 정도로 외전에 나올 내용들을 많이 물어보고 계셔서.. 이것만으로 이미 대충 소재는 다 스포가 된 거 같아요.(웃음)


너무 길어져서 2편으로 나눠서 올리겠습니다. 답변 순서는 거의 질문이 올라온 순서 그대로이고, 유사한 질문들은 묶어서 답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편 공개에 대해 아쉬워하시는 분들이 계셨어요. ㅠㅠㅠㅠ공개기간이 너무 짧았지요, 죄송합니다. 공지를 미리 올린다고 올린 거였는데 그래도 확인하기 어려운 분들이 계셨을 터라ㅠㅠ 사실 완결편 업로드 전에 불법 텍본 요청글에 관한 이야기를 전해 듣게 돼서 더 공개기간을 짧게 설정하게 됐어요. 지금이라도 다시 공개해드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데, 걸리는 문제가 있어서 그렇게 해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ㅠㅠㅠㅠㅠㅠ외전 최대한 열심히 써서 재밌게 출간할 수 있게 노력해보겠습니다.



1. 습작하지 말고 연재란 유지할 수 있는지? 출간 시 공지? 큐앤에이 다른 곳에 유지?


사실 완결 후에 글을 어떤 식으로 내리는지 제가 정확히 알지를 못해서 얼레벌레 일단 내용 삭제를 했는데요, 습작처리를 해야 하는 이유가 달리 없으면 연재페이지를 유지하도록 하겠습니다. 큐앤에이나 댓글을 혹시라도 보고 싶으시다면 보실 수 있게요. (혹시 지금 제가 알지 못하는 모종의 이유가 있다면 나중에 습작 처리를 해야 될 수도 있지만요.)


나중에라도 백업 공간이 필요하다 싶으면 포스타입 같은 데에 페이지를 만들어 볼게요. 


출간 공지는, 출간이 다가올 때쯤 가능하다면 연재란과 트위터를 통해 공지를 하겠습니다^^ (자꾸 조건부를 슬쩍 끼워 넣는 건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그런 건 아니고, 제가 이 모든 과정을 한 번도 안 해봐서.. 무지한 제가 모르는 뭔가.. 모종의.. 사정이 있으면 어떡하나 싶어서 그렇습니다. 그런 사정이 없다면 꼭 할게요!)


2. 차기작?


차기작..! 일단 올해는 문장 마무리를 먼저 해야 하고, 또 제가 너무 정신이 없는 해라.. 빠른 시일 내는 어렵겠지만 계획은 있습니다. 제 인생이 제 계획대로 흘러간다면, 내년 쯤에는 또 손이 근질근질해져서 뭔가 쓰기 시작하지 않을까 싶어요. 사실 문장 연재하는 동안 생각나서 혼자 갈겨둔 쪼가리들이 몇 개 쌓여있기도 하고요.


근데 그 중 뭐가 간택될 만큼 멀쩡한 애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인외 존재 나오는 민속판타지 현대청게물이랑.. 용이랑 마법사 나오는 짭근친 판타지물이랑... 제복 입은 특수부대 나오는 어반판타지랑... 좀비 아포칼립스랑...그런 것들인데...(써놓고 보니 제 취향 머선 일이죠..) 근데 이 중에 또 로코 재질이 없...(엉엉) 로코! 로코를 써야 되는데! 저 로코 쓸 건데! 그래서 아무튼 뭘 쓰게 될지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일반적인 현대물을 쓰게 될 수도 있고요.


3. 소장본?


따흑.. 당분간은 생각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ㅠㅠ 나중에 여유가 생겨도 가능성이 아예 없냐고 물어보신 분도 계셨는데, 사실 안 한다기보다는 못한다는 느낌에 가까워서, 절대 안하겠습니다! 이런 건 아니에요. 혹시 나중에라도 소장본 작업에 대해 공부해보고 덤벼볼 수 있을 것 같으면 그때 새로 생각해보겠습니다.


4. 하세와 도헌이의 나이?


작중 29-33이 맞습니다. 여름이 도무지 끝나질 않던 제 소설^^...완결날 때까지 해가 안 바뀌어서 나이가 그대로였어요.


5. 비문학 쓴 게 있나?

다른 분들께 읽힐 만한 비문학은 없었어요..ㅎㅎ 공부하면서 그동안 써온 것들을 말한 거였답니다.


6. 쓰면서 가장 괴로웠고, 다 때려치고 싶다! 라고 느끼게 했던 편이나 장면? 


솔직히 말하자면 꽤 있었는데^^...설명하기가 어렵네요. 약간..제가 어떤 식으로 제 발등을 찍었는지 고백하는 기분이라...좀 부끄럽습니다.


사실 도망 직전에 둘의 갈등이 가장 치달은 장면이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쓰기 힘들었어요. 이건 후기에서 말했던, 제가 쓸 때만은 맵찔이였다는 설명으로 대체하겠습니다. 제가 좀 부족했단 생각이 드는 부분이 많아서 이 무렵이 힘들었는데...하지만 이런 얘긴 굳이 하지 않겠습니다..^_T..


그리고 좀 지나치게 솔직한 얘기인가 싶지만, 회사 먹는 과정 쓰는 것도 힘들었습니다. 보는 분들은 별로 관심이 없으실텐데! 이걸 왜! 이렇게 설정해서! 이러고 있나! 라고 외치면서 썼어요. 자료조사도 힘들었지만, 재미있기 힘든 내용을 꼭 필요한 전개로 적당히 버무리는 게 쉽지 않아서 계란을 많이 깼습니다. 제 이마도 많이 깨고... 뒤로 갈수록 회사 얘기 파트에서는 완급조절에 모든 중심을 두고 썼는데 잘 됐는지는 모르겠네요.


7. 쓰다 안 풀려서 도망가고 싶던 적? 


멋지게 아닌 척 하고 싶지만, 많았습니다ㅎㅎ 몇 시간 동안 빈 페이지만 보다 실제로 도망친 적도 많았고요. 그래도 카페에서 쓸 땐 좀 나았는데, 코로나 이후로 밤에 카페에서 작업을 못하게 된 게 저한텐 아주 치명적이었어요. 집에서 쓰고 있으면 도망이 쉽더라고요.


8.. 하세는 이후로도 연구자와 작가로서의 활동을 이어나가는지? 특히 작가로서 작풍에 변화가 생기는지, 하세의 인생은 이제 외롭지 않을테니 내뱉고 싶은 문장들도 달라졌을지?/ 독일에서의 본업은?/ 작품을 통해서 다시 입지를 견고히 하는지?


네, 공부도 계속하고 글도 계속 쓸 거예요. 독일에서의 자리는 이미 정리가 거의 되어있는 상태나 마찬가지였고, 한동안은 독일에서 일할 일은 없을 듯 해요. 다만 한국에서 공부를 계속 하겠죠. 아마 몇 년 있다가 한국에서 교수도 되지 않을까~


마지막에 쓰기 시작했던 소설의 행방은 외전에서 나올 거예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게 아니니 작풍이 아예 바뀐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자연스레 변화하는 부분들이 있을 거고요. 무엇보다 마지막에 쓰던 글은 답을 찾습니다. 


더 좋은 글을 쓰게 되고, 입지도 견고해집니다.


9. 이제 도헌이는 잘 잘 수 있을까? / 도헌이의 불면증은 낫게 되나? 등 많은 분들.


외전에서 나오겠지만, 미리 말해도 상관없을 것 같으니 간단하게만.. 도헌이의 불면증은 선천적이고 신체적인 문제라서 완치되지는 않아요. 평생 완전히 낫지는 않겠죠.


다만 정서적인 부분에 크게 영향을 받는 질병이니 당연히 하세의 곁에서 많이 좋아집니다. 게다가 오메가버스의 세계관은 어떻게 갖다 써도 작가인 제 마음이니~ 앞에서 이미 나왔듯 하세의 체향이 도헌이에게는 아주 큰 도움이 되고, 완결 이후로는 각인효로 인해서 원래 조절이 잘 안되던 수면관련 리듬이 더 안정됐다는 식의 설정입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하세가 있으면 대체로 조금씩이나마 잘 수 있게 되고, 그게 하세한테는 너무 걱정스러운 일이지만 도헌이한테는 기적 같은 일입니다.


10. 도헌이에게 작가의 성격이 반영됐나? 작가는 하세랑 닮았나?


애들이 다 좀 팍삭 메말랐단 점이 좀 닮은 것 같습니다. 낡고 지친 어른들이란 점이..^^..그치만 둘 다 저에 비하면 너무 대단한 인간들이라 비교할 수 없네요.


11. 도헌이 구른 정도에 만족하는지?


저는 쓰는 입장이었어서 그런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감상을 따로 느끼지는 못했고..그냥 스토리는 이렇게 전개될 것이다! 하는 흐름에 따라가느라 바빴었어요. 다만 용서를 구하는 순간에 목숨 정도는 걸자, 이 전제를 만들어놓고 엔딩씬을 구상했습니다. 


12.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


중요한 장면에서는 유달리 공을 들여 쓰는 대사들이 한 번씩 있기 마련이라 기억나는 대사는 많았어요. 근데 소설이 길어가지고.. 고르기가 쉽지 않네요. 


당장은 하세가 이게 나를 모욕하는 게 아니냐고 묻던 거랑 빌어먹을 결혼 축하한다고 말하던 게 생각납니다. 도헌이 대사 중에서는...제 소설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대사가 임그싸정이 될 줄은 정말 몰랐어서 그 대사를 고르겠습니다.(웃음) 물론 그것도 공을 들인 대사였어요.


그리고 하세가 청혼하는 대사가 계속 생각나네요.


13. 우성아의 오메가 임서연 씨는 어떻게 되었을까, 둘은 어떻게 될까?


그 분은..뭐..잘 살고 계실 거 같아요.(남일) 헤어져도 안 죽는다! 잘 살자! 


임서연은 성아한테 받은 주식을 도헌이한테 판 돈으로 동유럽 국가 어디 쯤에서 평생 관심이 있었지만 제대로 배울 기회는 없던 예술 분야 대학을 다니고 있다는 그런 설정입니다. 성아가 못 쫓아다니게 방해만 해놨지 도헌이는 그 이후로 임서연 씨를 건드린 적은 없어서, 별 탈은 없이, 다만 외롭게 지내시는 중입니다. 성아보다는 훨씬 힘들어하겠죠, 훨씬 오래.


둘이 다시 잘 될지는 모르겠어요. 성아가 모든 걸 다 빼앗긴 후에 서연과 과연 다시 잘 이어질 수 있을까요? 그건 아마 임서연이란 인간이 어떤 사람이냐에 달려있을 것 같아요.


14. 외전에 육아하는 모습? 아이 때문에 행복한 모습? / 로코를 쓰고 싶다면 외전이 로코이면 되지 않나~? / 외전이 로코인가?


아이가 아무래도 당연히 나오겠지요? 육아도 나오고요. 다만 두 사람의 알콩달콩한 모습에 집중해서 쓰고 싶어요. 로코ㅋㅋㅋ분위기가 되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15. 해외여행을 가본 배경 지식으로 썼는지? 그렇다면 인상 깊었던 일도 말해달라/ 배경묘사가 좋았는데 가본 곳에서 소재를 찾았는지?/제주도 씬에서 생각한 특정지역?


독일이나 미국, 제주도가 등장하는 장면들은 경혐을 기반으로 구상했고, 러시아와 노르웨이는 가보지 않고 적었습니다.


환상의 섬 제주 아일랜드는 제가 아주 좋아하는 곳인데...묘사한 해안도로는 실제 있는 해안도로입니다. 아마 공항에서 출발해서 그대로 바다를 따라 섬의 왼쪽으로 내려오는 루트를 묘사했었을 거예요. 실제로 그렇게 계속 내려오다 보면 돌고래가 자주 출몰하는 곳이 나와요. 별장이 있는 바닷가는 모처의 사유지라는 설정이라 따로 모델을 정해두고 묘사하지는 않았습니다.


해외여행에서 인상적이었던 일이라면...? 인종차별...?(웃음) 작중에 나온 곳을 얘기하면 괜히 애들 얘기에 제 경험이 끼어드는 기분이니까 다른 데로 일화를 골라볼게요.


흠, 미국의 국립공원에서 곰과 마주친 적이 있습니다. 그들은 사람에게 관심이 없었어요..웃긴 얘기라고 생각해서 썼는데 별로 안 웃기네요. 그리고 그랜드 캐년에 빠진 이를 던지고 온 적이 있어요.. 이게 뭐람. 소설 분위기에 어울리는 일화를 골라보자면, 빈에 놀러 갔다가 벨베데레 궁전에서 클림트 그림을 보고 운 적이 있습니다. 흔히 알려진 그림들이라 그걸 보고 제가 울 줄은 전혀 몰랐어서 인상적인 기억으로 남아있어요.


16. 하세가 도망쳤던 러시아도 작가가 가본 적 있는 장소인가?/ 어쩌다 도망 장소가 무르만스크가 됐나?


무르만스크는 가본 적이 없습니다. 대신 지나치게 열심히 자료조사를 해서 지금이라도 당장 무르만스크로 오로라 투어를 떠날 수 있는 상태입니다. 무르만스크는 오로라 관광이 가능한 지역 중에서 풍경은 다른 곳에 비하면 조금 심심하지만 대신 가장 저렴하게 여행을 계획할 수 있는 곳으로..(중얼중얼) 


맨 처음 구상 단계에서는 ‘하세 도망간다^^! 풍경 좋은 곳으로~’ 라고만 정해놨기 때문에 도망가는 루트를 구체화하느라 오만 나라를 다 뒤지다가 결국 러시아의 무르만스크가 선택됐습니다. 도착지가 미국일 것, 가는 길에 아름다운 풍경을 볼 것(사막, 바다, 노을, 오로라 중 하나로), 너무 허무맹랑하게 느껴지지 않을 것, 이 세 가지를 원칙으로 세워놓고 짰습니다. 원래는 아시아권을 경유하는 루트도 생각해 봤는데 분위기 상 춥고 삭막했으면 싶어서 위로 올라갔어요.


러시아로 도망갔다가 미국의 알래스카로 배 타고 들어가는 그런 루트도 생각했었는데(찐으로 밀항을 하는 방법도 고민했었..) 그건 민간인이 탈 만한 항로와 항구가 아니더라고요. 게다가 동선도 쓸데없이 돌아가는 셈이라 비현실적이고요. 나름대로 현실성 있게 해본다고 외국의 크루즈 여행사 페이지까지 들락거리다가 결국은 제일 가능할법한 루트라고 생각된 게 지금의 도망 루트였습니다. 늘 그렇듯 쓸 데 없는 것까지 조사하고 다 쳐내서 결국 전개에 쓰인 건 별로 없었습니다.


이렇게 짜는 와중에 오로라를 보는 건 거의 자연스럽게 결정됐어요. 제게도 환상적으로 각인된 소재기도 하고...아무튼 개인적으로 여러 가지 기억이 남은 장면이라 좋아합니다.


17. 하세가 의식 잃던 9일 동안 우도헌은 어떻게 9일을 지냈을까?


도헌이도 심하게 다쳤기 때문에 치료를 받아야 했는데, 그런 상태로 억지로 일어나서 하세 옆에 송장처럼 앉아 있었어요. 하세가 죽으면 그대로 죽었을 거예요. 죽고 싶은데 하세가 살아있어서 안 죽고 있었다는 더 맞을 듯 하네요.


그리고 그런 채로도 우성균이나 우성아에 관련된 뒤처리 일은 했어요. 회장이 되자마자 자리를 비우게 됐던 회사 일도 송장 같은 상태로 무감정하게 하긴 했고요. 우도헌이란 인간은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장 죽고 싶은 채로도 일은 일이니까 하고, 하세가 살면 자기도 살고, 아니면 죽고.


우도헌이 살면서 가장 고통스러웠을 시기가 그 9일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18. 가장 좋아하는 에피소드는 무엇? 순위를 매길 수 없다면 다 알려주세요.


어렵네요! 지금 생각나는 장면만 고르면 하세 여름별장에 가는 에피소드(주차장부터 그 다음 날 장미덤불 씬까지), 전시회 오프닝 파티~싸움 에피소드가 생각나네요.


19. 어떤 문장이 가장 마음에 드나?


으아 너무 어렵네요. 소설이 너무 길었어요. 지금은 소설의 가장 마지막 문장으로 하겠습니다.  쓰고 나서 그 에필로그의 마지막 줄이 며칠 동안 계속 생각났어요. 사실 주어 다음에 조사로 ‘도’를 쓸지 말지 고민하면서 썼는데, 지금은 그냥 마음에 들어서 일단 내버려 둔 상태예요. 


20. 글 쓰면서 슬프거나 감정 이입돼서 눈물 흘린 적? 있다면 어떤 부분?


없었습니다. 트위터에서 말한 적이 있는데, 저는 피도 눈물도 없는 새램이라...슬픈 장면에서도 팔자 눈썹을 한 채로 잘만 씁니다. 하지만 쓰면서 마음이 찡한 장면들이 있긴 하죠. 하세가 오로라 보면서 울 때, 도헌이가 인터뷰 보면서 처음으로 울 때, 다 슬펐어요. 아휴, 내 새끼들...


21. 써놓고 세상에 내가 이걸 어떻게 썼나 하고 막 벅차 올랐던 부분이 있나?


ㅋㅋㅋㅋㅋㅋㅋㅋ 기적적으로 안 깨지고 선 계란들 말씀이시군요. 가끔 있긴 했습니다. 너무 잘 썼다!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은 없고, 잘 써서라기보다는 그냥 혼자 마음이 벅차는 부분들이 있어요. 하세의 어머니의 사인이 밝혀지는 꿈 씬 (오랜만이에요, 엄마, 할 때), 어머니가 마지막으로 쳤던 피아노를 들으면서 문을 못 열고 들어갔던 씬 같은 거요.


도헌이의 겨울 산장 씬 전부 괜히 마음이 그랬었고.. 제주도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다 돌고래를 보던 씬은 기억에 남아서 그 비슷한 그림이 그려진 물건도 샀어요(웃음) 


그래도 가장 벅찼던 걸 고르라면 역시 마지막 에필로그 아닐까 싶습니다.


22. 에피소드들은 시놉 단계에서 대부분 생각하신 건가? 아니면 하세랑 도헌이의 이야기를 쓰다 보니 둘이 스스로(?) 저런 이야기를 만들었나?


처음 구상 단계에서 굵직한 흐름은 다 만들어놓고 시작했는데, 정확히는 그렇다고 생각했었는데, 아니었죠.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아주 허점이 많은 시놉시스였어요^^... 아무튼 그래서 큰 사건은 다 정해두긴 했지만 자잘한 사건들은 그때그때 구체화해가면서 쓴 부분이 많습니다. 한 15~ 20화 단위 정도씩 큰 사건덩어리가 올 때마다 구체적인 트리트먼트를 다시 짜고, 끙차끙차해서 쓰고, 한 덩어리가 다 되면 다시 또 구체화해서 사건 짜고, 이런 식이었어요. 끙차끙차 쓰는 동안은 다음 덩어리를 머릿속으로 계속 시뮬레이션하고요.


23. 혹시 새드 엔딩으로 하고 싶은 유혹은 없으셨나?


없었습니다. 처음부터 해피엔딩으로 정하고 시작한 이야기였어요.


24. 113화에서 하세가 강간이 아니라고 하면서 도헌이를 끌어안는데, 하세처럼 이성적이고 냉소가 짙은 사람이 이런 말을 한 건 이 행위를 인정함으로써 도헌이를 놓고 싶지 않았기 때문인가?


저는 사실 장면에 대해 제가 말을 더 붙이는 건 항상 민망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제 생각을 더 밝히기가 어려운데...조심스레 답변드려 보겠습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답은 그렇다, 입니다. 


그 때는 둘 다 감정적으로 굉장히 불안정해진 상태에서 상황이 그렇게 치달은 거였기 때문에... 저는 그런 순간에 캐릭터들이 하는 행동은 꼭 이성적이고 합리적일 수만은 없다고 생각해요. 둘 다요. 다만 하세는 그런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차분하게 생각해보려 하고 상대를 상처입히지 않는 선택을 하려고 하는 사람이지만 그때 도헌이는 딱히 그런 사람이지 못했지요. 


그때 하세는 그만 만나겠다고 말하는 것에 본인조차 확신이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갑자기 날벼락 맞은 것 같을 도헌이의 상태를 이해했어요. 뭣보다 도헌이를..넘나 사랑해서.... 그래서 슬프고 안타까운, 복잡한 마음으로 맛이 간 도헌이를 안아준 거라고 생각합니다. 말리는 마음도 있고, 안타까운 마음도 있고, 이해하는 마음도 있고. 무엇보다 최악으로 치달으면 자긴 더 이상 그 사람을 볼 수 없을 테니까 붙잡고 싶은 마음이 컸겠지요.

 

25. 하세가 고생을 하면서 많은 애정을 내려놓게 되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런데도 도헌이를 위하는 건 이 시점의 하세가 이성보다 사랑이라는 감정이 앞서기 때문인가?


네. 저는 도망 전후의 과정은 전부 하세의 이성 vs 감정의 분투기였다고 생각하는데.. 떠나는 순간에도 하세는 사랑하는 마음이 멈췄던 적은 없었죠. 사실 저는 하세가 오히려 너무 이성적인 인간이라(?) 그렇게 사랑하면서도 다 접고 떠나버린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우도헌이랑은 안돼! 라고 결정했던 순간부터 도망치는 순간까지요. 물론 실제로 상처를 받기도 했지만, 그것 때문에 떠났다기보다는 정말 관계가 선을 넘었으니 이제 끝내야지, 이렇게 결정한 게 더 컸다고 생각해요. 자신의 기준선이 확실한 사람이라서요.


결론적으로 하세는 화나는 마음을 억지로 용서했다기보다는, 용서 같은 걸 따질 수 없을 정도로 사랑하는 마음이 더 큰데 그걸 억지로 이성으로 눌러온 것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우도헌이 회사 일을 정리하는 과정을 보면서 점점 더 마음을 억지로 누르는 게 어려워졌다가, 마지막에 서로 목숨을 걸면서 완전히 정리가 됐어요. 도헌이가 자신의 잘못을 완전히 이해했고, 사과했고, 안 그런다고 했고, 실제로 행동으로 보여주기까지 했으니 하세는 이제 그걸로 됐대요. 그리고 말 뿐이 아니라, 정말 괜찮아졌을 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하세가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 치열하게 고민하지만 일단 결정을 내리고 나면 돌아보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이런 건 제가 소설을 통해 표현해야 되는 거지 제 입으로 말할 게 아닌 것 같아서 역시 좀 켕기는데.. 일단 저의 구상은 그랬다, 이 정도로만 봐주시면 되겠습니다.(웃음)


26. 우리 성한 씨의 영화... 대박 나나?ㅋㅋ / 하세소설 영화화는 어케 됐는지?


대박납니다ㅋㅋㅋ 외전에 간략하게 나올 거예요~~


27. 우성균의 자멸은 처음부터 계획했던 장면인가?


자멸은 시작부터 정해져 있었어요. 처음부터 프롤로그를 뒤집어서 수미상관으로 끝내겠다는 계획이었거든요. 다만 아예 죽일지 말지는 좀 고민이 있었어요. 죽는다면 누가 죽일지, 어떻게 죽을지.. 디테일한 부분은 작년 가을 쯤에 완전히 구체화 됐습니다. 왜 이렇게 정확하냐면, 그맘때 제가 친구에게 대뜸 “성균이는 태워 죽일거야.”라고 말한 기억이 있습니다. 불질러 죽일 것이다!


하세의 손으로 악연을 끝내되 결정적인 죽음은 본인의 멍청한 악의로 불러올 것, 이걸 축으로 두고 구상했어요. 


28. 도헌이는 하세가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들에 미약하게나마 공감하게 되는 순간이 오나?


네. 어떻게 해도 하세 같은 사람이 될 수는 없겠지만, 차차 조금씩 공감은 할 수 있게 될 것 같아요. 하세가 있는 세계니까요.


29. 세 가족의 거처는 어떻게 될까? 당연히 한국일까? 도헌이의 서초동 자택이 개인적으로 정말 마음에 드는데../ 이후 하세와 도헌이가 도헌이의 현재 집에서 머무르게 되나? / 도헌이 집의 숲은 하세 같은 꽃정원으로 바뀔까?


네, 외전에서 나오겠지만 도헌이 집에서 함께 삽니다. 하세는 그 집을 싫어하지 않아요. 하세의 새 취미는 가드닝이에요~


30. 하세와 도헌이가 사랑이라는 감정을 겪으며 가장 크게 변한 점 한 가지씩을 꼽는다면?


하세는 안 외로워졌고, 더 편해졌어요. 이제 삶이 전처럼 지치고 힘들지 않아요. 도헌이는 평생 겪을 일이 없던 온갖 감정을 배웠습니다. 바란 적 없이 행복해졌고, 다만 가끔 괴로워졌어요.


31. 나는 작가가 궁금하다...!는 분들 (그리고 집착광공같아서 죄송하다는 말씀들)


걱정마세요, 사실 이런 질문 받으면 아주 기뻐한답니다^^ 알려드릴 수가 없어서 안타까울 뿐..ㅠ 제깟것을(..) 궁금해 해주시고 좋아해 주신다니.. 언제 제가 이런 귀한 관심을 다 받아보겠어요.


32. 도주하는 하세와 뒤쫓는 도헌이의 모습에서 겨울산장에서 노루를 뒤쫓는 도헌이의 모습이 떠오르는데 의도한 것?


도식적으로 꼭 연결하려고 한 건 아닌데, 이미지적으로 의도한 부분이 없는 건 아닙니다. 사슴을 뒤쫓던 도헌이가 꼭 그 사슴을 잡아먹겠다는 생각만은 아니었잖아요. 그렇지만 아는 거라고는 잡아먹는 방법밖에 없었고, 그래서 결국 잡아먹었고, 고독해졌죠. 그걸 뒤집고 싶었어요.


33. 김인성 비서님에 대한 질문들(웃음) 독보적으로 유능하셨는데ㅋㅋㅋㅋ 대체 어디까지 유능한지? 어느정도 스펙이라면 우도헌의 개인비서를 할 수 있는지와, 비서님의 형질, 애인여부, 그 밖의 tmi?


ㅋㅋㅋㅋㅋㅋㅋ김인성 씨! 사실 김인성 씨를 저도 아주 좋아합니다. 쓸 때마다 아주 술술 써지는, 내 맘 같은 캐였어요. 


인성 씨는 명칭은 비서실장인데 직급으로 치면 상당히 높아요. 실질적인 최측근이니까요. 임원급이고, 약간..미래전략기획본부실(?) 본부장(?) 같은 느낌이에요. 그래서 도헌이보다 나이는 7-12살 정도 많고, 스펙도 당연히 아주 대단한 분입니다. 여지껏 엘리트코스만 밟은 분이고, 도헌이가 회장이 됐으니까 아마 사장직에 오르지 않을까 싶네요.


어쩌다 도헌이와 함께 하게 됐는지에 대해서 정해둔 히스토리가 있어요. 8년쯤 전에, 다른 회사에서 유능함을 바탕으로 쭉쭉 잘 나가던 인성 씨가 모종의 이유로 단물만 쪽쪽 빨리고 부당하게 회사에서 내쳐졌는데, 그걸 도헌이가 홀라당 캐스팅해왔다는 설정이에요. 원래대로라면 당시엔 스타트업 수준이던 도헌이의 회사에 인생을 걸 생각은 굳이 하지 않을, 탄탄대로 엘리트이던 사람이었지만, 당시엔 바닥을 친 상태였던데다 도헌이에게 (직업적인 의미로) 꽂혀서 아! 이 사람이랑 한 배를 타야겠다! 하고 동료가 되었습니다.


형질은 그냥 베타시고, 애인은 지금은 너무 바빠서 없을 것 같습니다. 근데 인성 씨한테는 아주 오래된 애인인듯 애인아닌 애인같은 친구가 있을 것 같아요. 한 12년쯤 된... 애인의 성별은 저도 모릅니다. 전 원래 이런 구상을 할 때 성별을 안 정해요.(웃음) 


아무튼 관계를 규정하지 않은 채로 가족 겸 애인 겸 친구 같은 걸로 지내다가 몇 년 뒤에 자연스레 결혼하실 것 같아요. 그럼 도헌이가 결혼 기념 선물로 엄청 비싼 차 사줄 것 같고, 하세도 괜히 옆에 껴서 그거 가지고 되겠냐고 선물 더 보내라고 할 것 같네요. 몇 년 도헌이 옆에서 지내보니까 인성 씨가 얼마나 도헌이를 잘 도와주는지 알게 돼서요.


인성 씨는 그런 자리에 있는 사람치고 드물게 꽤 좋은 사람인 편이고, 그런 점을 도헌이도 잘 알고 있으며, 높게 평가합니다. 둘의 사이는 이 정도면 아주 좋은 편이라고 생각해요. 나중에는 하세와도 아주 친해져요. 아마 도헌이보다 하세랑 훨씬 죽이 더 잘 맞을 듯 합니다.


34. 하세가 자퇴한 고등학교는 명문가 자제들만 다니는 학교인 것 같은데 하세 아버지가 일부러 그곳으로 보낸 건가? 하세 같은 일개 교수 아들(?)이 어떻게 BM그룹 3세와 같이 학교를 다닐 수 있었던 건지? 그냥 우성균이 싹수 노란 새끼라 유학도 안보내고 그냥 대충 한국에서 나름 괜찮다고 하는 학교에 넣어진 건지?


학교는 서울 소재의 자사고라고 생각하면서 썼어요. 우성균은 공부를 잘하는 것도 아닌데다 사고만 뻑뻑 치고 다니는 애였기 때문에 최주은이 일부러 유학을 안 보냈고요. 하세는 일개 교수 아들이긴 한데 그래도 나름 교수 아들(?)이긴 했고, 뭣보다 공부를 잘했어요. 그래서 학력 우수자로 들어갔다는 설정이었습니다. 


이지승은 하세의 고등학교 진학에 거의 신경을 쓰지 않았고, 하세가 공부를 잘해서 알아서 가게 된 거였어요. 그렇다고 이지승이 학비를 안 대줄 사람은 아니라 비싼 학비야 무리 없이 내줬고요. 자식한테 관심은 없지만 필요한 돈은 가타부타 없이 내주는 아버지였어요.


35. 하세의 취미 중 피아노 치기도 있는데, 어머니에게 배운 것? 하세가 제일 연주하기 좋아하는 곡은?


어머니에게 배운 게 맞긴 한데, 레나는 사실 별로 좋은 선생님이 아니었어요. 몇 번 귀여워서 들여다 봐준 게 다고, 자기 연습하느라 바빴죠. 하세는 처음엔 어머니를 보고 자연스레 따라치게 됐다가, 어머니가 귀여워 해주는 게 좋아서 열심히 하다가, 성장하면서 점차 그런 안타까운 기대나 욕망은 다 벗어나서 스스로의 즐거움을 위해 계속 치게 되었습니다. 모든 취미는 스스로를 위해 할 때 가장 건강하죠.


어쨌든 재능이 없는 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재미를 붙이고 계속 쳐왔습니다. 연주하기 좋아하는 곡은 드뷔시나 쇼팽, 슈만 등의 서정적인 곡들일 것 같네요. 어머니 때문에 라흐마니노프를 쳐보려고 했지만 어려워서 잘 안치게 됐대요.


보칼리제는 영원히 칠 생각이 없대요.


36. 도헌이 유배를 간 겨울 산장은 정확히 어디인가?


미국의 어드메입니다. 미국은 참..땅이 넓으니까요. 사람 하나 없어져도 티도 안나고..


37. 하세가 "오른쪽 볼 찌르면서 왼쪽 눈 감기 할 줄 알아?" 라고 물어보면 우도헌은 해주나?


물론입니다. 우도헌은 1) 하세가 해달라는 건 거절하는 경우가 없고 2) 인간이 메말라서 이런 걸로 안 부끄러워하고 3) 하세가 이런 장난 치고 빵긋 웃으면 지가 더 좋기 때문에

거절 않고 다 해줍니다. 해놓고도 별로 표정 변화가 없을 텐데 하세가 아하하 웃어서 같이 웃을 듯.


38. 땅콩이의 성별과 형질이 어떻게 될지, 땅콩이의 좋은 친구가 되어줄 동물가족들이 생길지? 


외전에서 나오겠지요? 사실 아직 고민 중인 부분이 있어서 성별이랑 형질을 딱 말씀드릴 수가 없네요ㅠ 왜냐면 저한테 땅콩이는 계속 성별이 없는 상태였어서.. 저는 왜 그런지 캐릭터를 구상할 때 성별이 잘 안 떠오르더라고요. 음, 동물 가족은 생깁니다ㅎㅎ


39. 우도헌은 워커홀릭이라는 표현도 부족한 일 빼면 시체(..)인 사람인데 가족들과의 여가시간을 어떻게 마련할까? (김비서 화 파이팅) / 도헌이의 워라밸? / 계속 워커홀릭?


다들 걱정을 많이 해주셨어요ㅋㅋㅋ.. 유능한 인력을 고용해서 일을 좀 줄이긴 합니다. 젊은 나이에 회장직을 맡게 된 터라 세간의 이미지를 위해서라도 전문경영인을 영입할 예정이고요. 그리고 그동안은 사실 지금 자리에 오르기까지 필요한 준비를 하느라 비정상적으로 일을 많이 해온 거라 이제는 그렇게까지는 할 필요는 없을 거예요. 아무튼 하세와 아이를 위한 시간에 부족함이 없도록 노력합니다. 어쨌든 김 비서님은 파이팅!


40. 이하세, 신약 실패, 바이오테크닉 관련된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서 도헌이의 경영관이 변할 가능성이 있나?


오~ 이것도 외전에 나와요.(웃음) 어떻게 이렇게 외전에 나오는 내용들로 콕콕 질문 하실까요? 예리한 독자님들..


스포하자면 도헌이의 인터뷰가 짧게 나와요.


41. 문장만의 고유한 각인 설정이 있다면? 


상사병이라는 게 제일 고유한 설정일 것 같네요. 설정은 로미오와 줄리엣을 떠올리면서 구체화했습니다. 효과로는 상대의 페로몬을 강하게 원하게 되고, 다른 페로몬은 거부하게 됩니다.


42. 인성씨 시점에서 보는 도헌하세~~! 그의 눈에 비친 두 사람의 애정행각!/ 주변인들의 눈에 어떻게 보이나?


인성씨 시점이 이렇게 인기가 많을 줄은 몰랐어요ㅋㅋㅋㅋㅋ 외전에서 짧게 넣어볼게요!


43. 각종 au 이제 드디어 볼수있나? if 외간깻잎, 연하공연상수, 기억상실, 학생썰, 청게썰. 조선시대 au.. 등등..


네! 트위터 같은 창구로 천천히 하나씩 풀어보겠습니다.


44. 성한 씨와의 삼자대면도 외전에서 볼수 있나? 도헌이가 성한이 때문에 질투도 하나? / 성한이랑 하세는 친하게 지내는지? / 감독님은 어떻게 됐나?


네, 하세랑 성한이는 이미 좋은 친구 사이가 됐고, 앞으로도 훌륭한 친구로 남습니다. 성한이와의 삼자대면은 외전에 나옵니다ㅎㅎ


45. 도헌하세 사이에 아이는 지금 아가 하나뿐인가? 더 바라지는 않나? 후에 아이가 어떻게자라고, 누구를 더 따르게 될지, 아이의 성향?


출산 관련해서는 외전에서 다루게 될 것 같습니다. 다만 아이에 대해서 길게 쓰게 될지는 확신이 없어서 성향을 말해보자면, 아이는 언뜻 보면 하세도, 도헌이도 안 닮은 구석이 많을 거라고 생각해요. 왜냐면 두 사람이 가져 본 적 없는 애정을 누리면서 큰 아이라서요. 분명 두 사람이 가지고 있었을 기질임에도 싹을 틔우지 못했던 것들이 아이에게서는 발아되겠죠. 


근데 크면 클수록 지 아빠들 똑 닮았을 듯.(..)


46. 둘이 잠자리를 가질 때 보통 누가 먼저 신호를 주는지, 각자 어떤 신호를 보낼지


신호가....필요할까요? ㅋㅋㅋㅋㅋㅋ


그냥..평생..신혼처럼.. 시도 때도 없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이러다 불붙고..저러다 불붙고.. 그러면서 살 것 같아서... 굳이 신호가 딱히 필요하지 않을 거 같아요. 어쨌든 주로 먼저 들러붙는 건 도헌이겠죠. 키스하다가 스킨십이 깊어지면 낮이고 밤이고 그런 결말로 가지 않을지.. 


가끔 하세가 먼저 내키면 도헌이 무릎 위에 가서 앉을 거 같아요. 아니면 먼저 키스를 찐하게 하거나.. 시작만 해놓으면 나머진 도헌이가 알아서 해줄 듯^^..


47. 도헌이가 납치 후 강제로 하는 것에 있어서 쓰는 데 고민은 없었나? 


앞선 답변에서 이미 대충 티를 다 낸 거 같은데.. 이미 한참 전에 정해 놓은 스토리라 못 먹어도 고로 가야 되는데 막상 쓰려고 하니 이걸 정말 내가 풀어갈 수 있는 건가 싶어서 이마를 많이 깼습니다. 계란도 다 그냥 깨진 채로 세웠습니다.


48. 작가 6월에 바쁠 예정인가...? 


ㅠㅠㅠ 큐앤에이도 밥 먹으면서 쪼개서 쓰고 있습...


49. 하세가 임신 중에 동하면 도헌이는 어떻게 대처하나? 하세가 지금 임신 중인데 도헌이 러트 오면 어떻게 하나?


외전에서...보실 수 있습니다. 아무튼 하세의 몸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단 것만 말씀 드릴게요.. 음.....그....이런 민망한 걸 스포해도 되나? 이른바 과x방지턱이 나올 예정입니다. 


50. 네이키드 챌린지?


도헌이는 일부러 할 것 같지는 않고요. 둘 다 벗은 몸에 부끄러움을 안 느끼는 타입이라 어쩌다 벗고 돌아다니다가 마주치는 경우는 가끔 있을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도헌이가 풀에서 수영하고 나오다가 마른 옷을 미리 안 갖다놔서~ 등등. 그러면 하세는 별 의식 않고 내버려 두다가도 가끔 장난기가 발동해서 그대로 이리 오라고 해서 꼬실 것 같습니다. 그럼 도헌이도 사양 않고 장단 잘 맞춰주겠죠^^..


하세는 도헌이한테 얼마든지 해줄 거 같은걸요? 별다른 이유 없이도 그냥 자기 기분이 내키면 할 것 같아요. 도헌이 서재에 있을 때 양말만 신고 찾아가기, 이런 거. 도헌이야 뭐 신났겠죠. 참ㅋ나ㅋ


51. 도헌이랑 하세가 상대한테 귀엽다고 느끼는 순간이 있을까?


지들 눈에만 서로 귀여워서 안달이죠, 뭐. 하세는 덩치 큰 남자가 하세에게 온순하게 굴 때마다 귀엽다고 생각해요. 도헌이는 하세가 투정 부릴 때, 밥 잘 먹을 때, 웃을 때, 신경질 나서 인상 쓸 때, 잘 때, 집중해서 뭔가 들여다보고 있을 때, 기타등등.... 아마 숨 쉴 때도 귀엽다고 생각할 듯...


52. 도헌이랑 하세가 키스할 때 어디를 붙잡는지?


도헌이는 하세 허리를, 하세는 도헌이 목과 어깨를 끌어안아요.


53. 도헌하세 잠버릇?


소설에서 나왔듯이 하세는 정자세로 소리도 안 내고 얌전하게 자고, 도헌이는 하세 쪽으로 몸을 돌려서 파묻고 자요. 하세 어깨나 목덜미에 얼굴을 묻고요. 함께 자는 기간이 길면 길어질수록 도헌이는 하세를 칭칭 끌어안고 자게 되고, 하세는 그 품에서도 여전히 정자세로 잘 잡니다.


54. 우도헌은 하세가 어쩔 때 부끄러워 할까?


우도헌은 감정이 메마른 데다가 뻔뻔해서 부끄러움이 없어요. 게다가 하세가 어지간히 이상한 소리를 하더라도 다 흥미로워하거나 귀여워할 인간이라 그런 걸로는 부끄러워할 일은 없을 것 같지만..


가끔 하세가 터무니 없이 멋진 모습을 보여줘서 쑥스러운 웃음을 터뜨릴 때는 있을 것 같네요. 자신의 욕망과 고통을 하세가 너무 아무렇지 않게 포용할 때요.


55. 하세에게는 5살 우도헌 vs 우도헌 5명을 물어보고 도헌이에게는 5살 이하세 vs 이하세 5명을 물어보면 무엇을 택할지?


ㅋㅋㅋㅋㅋ하세는 5살 우도헌이 보고 싶어서 전자를 고를 거 같아요. 우도헌 5명이랑 있는 거보다 그게 더 재밌을 거 같다고 할 듯. 다 큰 우도헌은 알아서 잘 살 테니 5살 우도헌을 골라서 아주 집약적으로 예뻐해주고 싶어할 것 같네요.


도헌이는 흠. 재미도 없는데 이런 질문을 왜 하냐고 생각하겠죠.. 노잼 인간. 하세랑 하세 사이에서 고르라는 건 도헌이한테는 괴롭기만 하고 즐겁지는 않은 질문이라 안 골라줄 것 같아요. 두 선택지 다 가질 수 있게 해주면 그건 좋다고 할지도.


56. 하세랑 도헌이가 (사람 신체의 일부)눈싸움을 하면 누가 이길지?


눈싸움이요? ㅋㅋㅋㅋㅋㅋㅋ눈싸움 할 일이 있을까요? 굳이 따지자면 하세가 질 것 같아요. 이런 짓을 하고 있다는 거가 너무 어이없으면서도 + 기분은 좋아서 웃음이 터져서 질 것 같네요.


57. 하세와 도헌이에게 애인 속옷 속 내 손 VS 내 속옷 속 애인 손을 물어보면 무엇을 선택할지?


도헌이는 애인 속옷 속 내 손, 하세는 내 속옷 속 애인 손이요. 


도헌이는 하세가 침대 위에서 해주기를 바라는 건 거의 없다시피하고, 이것저것 하세한테 자기가 해주고 싶은 것만 많아요. 이건 제 중요한 취향 포인트인데..저는 공이라면 봉사 받고 싶어해선 안되며, 봉사하고 싶어서 눈이 돌아있어야 한다, 이런 견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


하세는 하세대로 그런 도헌이의 욕망을 긍정적으로 수용하고 있어서 도헌이가 마음껏 이것저것 해줬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내 속옷 속 애인 손이요.


58. 핸드폰에 서로를 뭐라고 저장했는지?


핸드폰 저장명칭은 각자 도헌 / 하세요. 누가 일부러 그런 건 아닌데 그렇게 돼 있을 것 같네요. 


59. 서로를 부르는 애칭?


애칭은 외전에 에피소드로 나올 거예요ㅎㅎ 


60. 우도헌 씨 학창시절?


우도헌 씨의 학창시절은 삭막했어요. 12살 때부터 미국에서 보딩스쿨을 다녔고 11학년 때 유배당해서 갔다가 나중에 돌아와서 졸업만 대충하고 한국에서 수능 봐서 대학을 갔습니다. 관심 있는 것도, 애정 있는 것도 아무것도 없었어요. 


61. 도헌이랑 하세 둘다 정말 핫한 인물들인데, 상대가 다른사람한테 번호를 따이거나 플러팅당하는 모습을 봤다면 어떻게 반응할지?


흠, 일단 이 커플이 너무 유명해져서 이런 일이 흔히 생길 것 같지 않은데, 생기더라도 이 정도로는 둘 다 큰 반응은 없을 것 같아요. 왜냐면 둘 다 상대가 그런 거에 아무런 관심이 없을 거란 걸 너무 잘 알아요. 서로를 믿고요.


하세는 휘적휘적 가서 옆에 떨어져 서서 –좀 재밌어하면서- 멀뚱히 구경할 것 같고, 도헌이가 잘라내고 하세한테 오면 그냥 웃으면서 눈인사하고 도헌이 데리고 갈 거 같아요. 머쓱할 상대를 배려하는 매너 좋은 타입.. 


도헌이는 하세한테 가서 스킨십 하면서 붙어서 서요. 어깨를 끌어안으면서 뭐해? 하겠죠. 견제하지 않지만 본능적으로 과시는 하는 영역동물..


62. 서로 질투하는 순간?


하세는 질투심이 거의 없어요. 도헌이의 사랑에 대한 의심이 없어서 굳이 불필요한 생각을 안해요. 그래서 어지간한 상황이 생겨도 그냥 웃어넘기는 편인데, 좀 상황이 꼬여서 1절로 안 끝나는 일이 생기면 귀엽게 질투하는 티를 낼 듯 합니다. 그래봤자 상황을 악화시키는 종류는 전혀 아니고요. 어쨌든 도헌이는 또 신날 것 같네요.. 도헌이는 하세가 자기한테 집착하는 거 좋아해요.


도헌이도 하세가 ‘끝’이라고 했을 때만 잠깐 지나치게 불안정해졌을 뿐, 각인하고 결혼까지 한 뒤로는 어지간해서는 질투 같은 걸로 하세를 괴롭힐 일은 없어요. 다만 들끓는 소유욕은 사라지지 않아서 가끔 분리불안이 찾아올 때 하세가 신경쓰는 뭔가를 질투할 수는 있을 것 같은데,(그거 말고 나한테 집착해줘!) 자기 기분 드러워진 거 가지고 괜히 하세가 신경쓰게 하기 싫어서 어른답게 참습니다. 물론 하세도 눈치가 빤해서 알아서 도헌이 기분을 신경써줘요.


63. 가장 좋아하는 상대의 행동이 있다면?


도헌이는 하세가 해주는 애정표현 전부. 먼저 와서 안기고, 입 맞춰 주는 것. 하세는 도헌이가 잘 웃어주는 것, 애기 놀아주는 것.


64. 갑자기 사랑한다고 문자를 보내면?


갑자기 사랑한다고만 문자 하면 둘 다 전화할 것 같아요. 무슨 일 있냐고 물어보고 자기도 사랑한다고 말해줄 것 같네요.


65. 자기야라고 부르면? 결혼식은 어떻게? 외전에서 나오면 당근을 흔들어라.


애칭과 결혼식 내용은 외전에서..당근당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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