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은 개와 쥐를 활용해 잔해에 깔린 시체들을 찾고 있습니다. 알다시피, 여름에는 시체가 더 빨리 썩거든요.”


 “개와 쥐를 길들였나요? 3번 구역에서는 로봇을 더 많이 활용할 줄 알았는데요.”


 게일이 자신의 흥미를 드러낸다.


 “새끼 때부터 훈련을 시켜 놓으면 오류 없이 자기가 맡은 역할을 수행하니까, 아무래도 동물을 더 많이 활용하는 편이죠. 게다가, 3번 구역의 로봇은 거의 다 평화유지군에게 강탈당하거나 파괴한 상황입니다.”


 3번 구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로봇이 거의 없다고? 그러면 13번 구역에 있는 3번 구역의 우승자들은 뭘 하는 걸까? 어느새 도착한 병사 하나가 그의 귀에 무언가를 속삭인다. 파텔은 그의 뒤에 서 있던 풍성한 구렛나루가 있는 병사를 가리킨다.


 “일이 있어서 가봐야 합니다. 여기 칸 소령이 해야 할 일을 알려줄 겁니다. 그리고 촬영을 해도 되는 곳과 하지 말아야 할 곳도요.”


 파텔의 눈이 촬영팀의 카메라를 훑어보고는 가늘어진다. 그는 방송을 신뢰하지 않는 부류다. 파텔과 그의 뒤에 있던 병사들 몇몇이 고개를 까딱이고는 멀어진다. 칸과 남아 있는 병사 몇몇이 우리에게 따라오라고 손짓을 한다.


 “수색 작전에 참여해본 적이 있습니까?”


 “아니요.”


 게일과 나는 고개를 젓는다. 복스와 머리에 새치가 있는 13번 구역의 병사만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면 경험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이 한 조가 되면 될 것 같군요. 촬영팀은 알아서 촬영해주시면 되겠습니다.”


 복스가 나를 담당한다. 게일은 두말하지 않고 머리에 새치가 있는 13번 구역의 병사에게 간다. 그러고는 벌써 그에게 무언가를 물어보고 있다. 혼자 남게 된 다른 13번 구역의 병사는 촬영팀을 지키게 된다.



 수색을 위해 동원할 수 있는 사람은 모조리 동원한 것 같다. 수많은 개와 쥐를 따라, 두 사람이 한 조가 되어 움직이고 있다. 우리는 서쪽으로 이동해 아파트 한 동을 배정받는다. 그나마 이 아파트는 골조가 거의 온전하다. 붕괴 위험이 가장 적은 곳을 우리에게 배정한 것이다. 당연히 그러겠지, 내가 촬영하다가 죽으면 안 되니까. 하지만 내 마음속에는 부끄러움만이 가득하다.


 “각 조에게 개 한 마리씩을 배정할 겁니다.”


 우리에게는 검은색의 귀가 쫑긋한 개가 배정된다. 목에 조잡하게 만들어진 목걸이가 걸려 있다. 목걸이에는 ‘토니’라고 쓰여 있다. 촬영팀을 슬쩍 곁눈질하니, 카메라에 빨간불이 들어와 있다.


 “개는 사람 냄새를 따라 이리저리 움직일 겁니다. 개의 움직임을 따라 움직여주시고, 뭔가 발견했다 싶으면 호루라기를 부세요.”


 칸은 한 팀에 호루라기 하나씩을 준다. 그가 시작하라고 말하자, 토니는 재빠르게 잔해를 따라 움직이며 코를 킁킁거린다. 토니의 도움으로, 복스와 나는 노을이 질 때까지 생존자 1명과 시체 8구를 찾아낸다. 촬영팀은 내가 생존자에게 안대를 쓰게 하고 물을 먹이는 모습, 시체를 수습하는 모습을 모두 카메라에 담는다. 그러다가 우리에게 휴식이 주어지고, 복스가 이만 갈 때라고 하는 소리가 들린다. 나는 평평한 땅에 주저앉고, 복스가 나에게 물을 건넨다. 촬영팀의 리포터 역할을 하는 크레시다가 기회를 포착하고 나에게 질문을 던진다.


 “이틀 전, 캐피톨은 3번 구역의 주요 거주지에 폭격을 했고, 사람들이 실제로 살고 있던 건물이 무너졌죠. 게다가 사람들이 대부분 자고 있던 새벽에 폭격을 해서 많은 사람들이 붕괴된 건물에 갇혔습니다. 다프네, 당신이 오늘 3번 구역의 반군과 한 일은 뭔가요?”


 “붕괴된 건물에서 생존자를 구조하고 시체를 수습했어요.”


 그 후로 크레시다는 나에게 3번 구역의 피해 상황과 구조대의 상황 등을 물어본다. 나는 내가 본 그대로 말하면 된다. 남이 준 대사를 외울 필요도 없고, 그들이 지시한 대로 행동할 필요도 없다.


 “컷!”


 잠깐의 정적 후에, 크레시다가 촬영 종료를 알린다.


 “수고했어요.”


 내 눈앞에 깨끗한 손수건이 내밀어진다. 게일이 얼른 받으라며 고갯짓을 한다. 그는 나와 똑같이 손에 멍과 생채기가 가득하고, 손톱이 망가졌다. 그리고 엄청나게 지친 상태다. 나는 손수건을 받아들고 그걸로 손에 묻은 더러운 것들을 닦아낸다.



 금방이라도 쓰러져 자고 싶지만, 잠은 13번 구역에서 잘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호버크래프트 착륙장으로 이동한다. 나는 창밖을 내다본다. 잠깐의 휴식이 끝나고, 구조팀은 야간 수색을 시작하고 있다. 이들에게 더한 재앙이 닥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캐피톨이 3번 구역에 폭격을 또 할까?


 “괜찮아?”


 게일이 말한다.


 “괜찮아. 그냥... 생존자가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


 우리는 서로의 손을 감싸고 만다. 그 안에 담긴 절박함이 느껴진다.


 “프로포가 방송되면 지원이 올 거야. 비티가 수색 로봇을 보낼 준비를 하고 있단다.”


 플루타르크가 그나마 좋은 소식을 전해준다.


 “하지만... 만약 캐피톨이 프로포를 보고 3번 구역의 생존자들이 있는 곳에 폭격을 한다면요?”


 “촬영팀이 뭘 찍었는지 다시 생각해봐라. 네가 생존자들이 있는 곳까지 갔냐, 아니면 생존자에게 응급처치를 하고 보냈냐?”


 헤이미치의 거친 말이 위로가 된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만다. 내 말이 그들에게 힌트가 되어서, 곧 있을 캐피톨의 8번 구역 병원에 대한 폭격을 미리 막을 수 있다면 좋겠다. 그래도 아직 희망은 있다. 병원 폭격 언제 있었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캣니스가 8번 구역 병원에 가서 그곳의 실상을 알리고 병원을 개선할 수 있는 지원을 받을 시간이 충분했으면 좋겠다. 그전에 미리 개입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고집을 부려 캣니스를 따라갈까 생각한다. 하지만 코인의 의심을 사고 있는 상황에서, 내가 미래를 안다는 것을 들키면 판엠은 또다른 독재자의 지배를 받을 거고 나는 끔찍하게 고문당한 뒤 이용당할 것이다.



 내 생각이 길어지자, 게일이 말한다. 이미 13번 구역에 도착해서, 우리 둘이서 같이 시간을 보낸다.


 “공격이 더 있을까 봐 걱정돼?”


 “응. 스노우는 반군이 진실을 드러내는 걸 좋아하지 않을 테니까. 곧 보복이 있겠지.”


 “내가 말했었나? 넌 너무 착하다고.”


 게일이 나를 감싸 안는다. 나는 그 품에 얌전히 안긴다.


 “무슨 말이야?”


 “넌 네가 한 일이 무슨 결과를 불러올지 미리 걱정한다는 거야. 다른 사람의 아픔에 공감하고 옳은 일을 위해 나서. 그래서 내가 너를 좋아하는 거고. 하지만...”


 “하지만?”


 “네가 힘들 정도로, 손해를 보면서도 그 결과를 책임지려고 하잖아. 나는 그게 싫어.”


 게일이 한숨을 쉰다.


 “그러지 않으면 나는 내가 비겁하다고 느끼는걸.”


 그가 움찔거린다. 나는 의도치 않게 복수를 한 것에 통쾌함과 죄책감을 동시에 느낀다. 그때는 게일이 너무 화가 나서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한 건 분명히 안다. 옛날 옛적, 12번 구역에서도 그랬으니까. 우리가 같이 불법 사냥을 하며 사슴을 놓쳤을 때, 그게 누구 책임인지 다투다가도 그랬던 것처럼. 그러나 그때와 다른 점은, 우리가 자기 잘못을 인지하고 사과할 수 있는 어른이 되었다는 거다.


 “그 말은 신경 쓰지 마. 내가... 내가 아무 소리나 내뱉은 거야. 이런 거야말로 빨리 고쳐야 하는데, 그렇지?”


 “많은 일을 겪었잖아. 앞으로도 많은 일이 있을 테고, 잘못을 아예 저지르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그걸 고칠 수는 있어. 내가 하려는 일이 그거야.”


 “네가 그걸 이룰 수 있게 내가 노력할게.”


 게일이 말한다. 그가 무리하지 않았으면 좋으련만. 이런 마음을 전하려 하지만, 내 입에서 나오는 건 8번 구역에 가면 혹시 모를 캐피톨의 공격을 조심하라는 말이다.



 나흘 후에 나에게 도착한 소식은 8번 구역의 병원이 폭격을 받았고, 캣니스와 게일이 부상당해 병원에 있다는 소식이다. 


 “우리는 크게 다치진 않았어. 파편 몇 개가 박힌 게 다야. 뇌진탕 증상이 있나 검사해야 한다고 병원에 내일까지 있으래. 내 생각에는 우리가 소동을 일으키지 않도록 감시하려는 것 같아.”


 게일이 말한다. 그는 병원 침대에 불만에 가득 찬 채 누워 있다.


 “방금 전에 너네 프로포가 방송되었어. 끝내주는 전투씬을 찍었던데.”


 “그거 멋지네. 캣니스에게도 말해줘.”


 이제 모킹제이에게는 명대사가 생겼다. ‘불이 번지고 있어! 만일 우리가 불타면, 당신도 같이 불타는 거야!’ 사령부에서는 환호하고, 플루타르크와 풀비아는 자신들의 성과를 만끽했지만 나는 그러지 못했다. 이 일로 캣니스는 반란의 상징으로 더욱 주목받게 될 거고, 그 애의 목숨을 노리는 사람들은 더 많아지겠지. 게다가 8번 구역의 병원에 있던 사람들은 전부 사망했다. 나는 그 시간에 코인이 지시한 대로 얌전히 군사 훈련이나 받고 있었고. 한심하다, 진짜.



 캣니스가 다리에 붕대를 감은 것을 보고 불평을 들어준 후에 소식을 전한다. 캣니스도 기뻐하긴 하지만, 그녀의 미소에는 어딘가 슬픔이 섞여 있다. 나는 캣니스의 머리카락을 정리해주고, 병원을 나선다.



 다음날 사령부에서는 프로포들을 다시 돌려보며 성과를 만끽한다. 크레시다, 메살라, 캐스터, 폴룩스와 인사를 나누며 편해졌던 마음이 다시 불편해진다. 


 “스노우 대통령이 방금 폭격을 생중계했습니다. 그러고는 직접 출연해서 자기는 이런 방식으로 반군들에게 메시지를 보낸다고 말했죠. 사람들을 구조하려면 폭격이 필요하지 않겠냐고 하면서요.”


 프로포에서 크레시다의 말이 들려온다. 어제는 병원 폭격 소식에 마음이 심란해 차마 집중하지 못했던 말이다. 스노우는 자기 말을 믿는 사람들에게 내가 3번 구역에서 찍은 프로포가 거짓이라고 말하고 있는 거다. 그렇게 자신의 역겨운 공격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욕지기가 올라온다. 모두가 화면에 집중하고 있는 사이, 나는 눈에 띄지 않게 시선을 조금 내린다. 그러다가 윌로우와 시선이 마주친다. 그녀가 말한 게 이런 걸까? 그렇지만 폭격은 코인이 한 게 아닌데... 코인은 심지어 캣니스가 위험에 노출된 게 못마땅한 것 같다.


 “네, 박수받을 만합니다. 우리가 바랐던 것 이상의 결과물이 나왔어요. 하지만 상당한 추가 위험까지 감수하는 게 과연 옳은 일인지 짚고 넘어가야겠습니다. 폭격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건 알고 있지만, 캣니스를 실제 전투에 투입하기로 결정했던 것은 다시 의논이 필요합니다.”


 플루타르크와 헤이미치가 저런 식으로 변명을 하기로 합의했던 모양이다. 말도 참 잘 지어내지. 플루타르크가 변명을 하는 동안, 나는 헤이미치를 바라본다. 캣니스에게 상당히 화가 난 모양이다. 게다가 복스가 코뼈를 고정시키고 있는 마스크를 하고 있는 걸 보니, 게일과 캣니스는 대피하지 않고 전투에 참여한 거다.



 코인이 다음 계획에 대해 묻는다.


 “지금까지 촬영한 영상을 편집해 새 프로포를 두 개 정도 더 만들 수 있을 겁니다. 캣니스가 환자들, 특히 어린아이들과 소통하는 모습, 그리고 폭격의 결과물을 보여주는 다프네의 모습도요. 메살라가 편집 중입니다. 반군들이 일어나는 장면과 교차편집한 프로포도 고려 중이에요.”


 “네, 그리고 <우리는 기억한다> 시리즈도 순조롭게 다음 에피소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저번 헝거 게임의 조공인이었던 드미트리 마르셀누스에 대해 다루면서, 그를 죽게 한 것은 바로 캐피톨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거죠.”


 풀비아가 말한다. 코인이 괜찮은 생각이라며 고개를 끄덕인다. 회의가 끝나고, 사람들이 나가며 플루타르크를 칭찬한다. 그는 자신의 공을 다른 사람에게 돌린다. 플루타르크의 프로그램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까 그렇겠지. 전쟁에서 승리한 후가 그의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끝나는 때가 될 것이다.



 피타가 캣니스의 휠체어를 밀고, 우리는 병원으로 돌아간다.


 “병원에서 빨리 나가고 싶다. 분명 내일까지라고 했는데, 뇌진탕이 의심된다고 하루 더 머무르래.”


 게일이 말한다.


 “우리 둘 다 병원에 일주일은 머물 부상을 얻고 왔긴 했지. 폭격 때문에 공중에 반쯤 떠서 뒤로 날아간 거 알아? 난 순간 물통에 담겨서 공격을 받고 있는 물고기가 된 줄 알았어.”


 캣니스가 손사래를 친다.


 “그것 때문에 복스가 방심한 게 다행이지. 안 그랬다면 그저 지켜만 보고 있어야 했을걸.”


 캣니스의 말에 게일이 고개를 젓는다.


 “아니, 그랬어도 빠져나갈 방법을 찾았을 거야. 우리를 통제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그래, 과도한 자신감은 좋지만 지금 너네 꼴 좀 봐. 병원에서 충분히 회복하고 나오길 바랄게.”


 피타가 심드렁하게 말한다. 벌써 병원 안의 분주한 풍경이 눈에 보인다. 피어니가 반가운 표정을 지으며 이쪽으로 오고 있다.


 “회의가 끝났나 보구나. 응급 환자가 와서 바쁘긴 해도 저녁 먹고 너네를 검사할 시간이 있을 거야.”


 “저도 도울까요? 다음 일정이 상담이긴 하지만, 아우렐리우스 박사님은 제가 상담을 빠진다고 하면 더 기뻐하실 거예요.”


 내가 말한다.


 “아니야, 네 치료 일정을 빠지게 할 수는 없지. 게다가, 이곳 의사들도 연습할 기회를 줘야 하지 않겠니?”


 나는 고개를 끄덕인다.


 “정말 고생이 많으시겠어요, 에버딘 부인. 제가 도울 수 있는 게 있다면 언제든 말씀해주세요.”


 피타가 말한다.


 “그럴게. 어서 가보렴.”


 피어니는 불만에 찬 게일과 캣니스를 데리고 들어간다. 피타와 나는 복도를 따라 걸어간다.


 “얼굴이 많이 안 좋아 보이는데, 괜찮아?”


 피타가 묻는다. 나는 어깨를 으쓱한다.


 “그렇게 좋지는 않아. 캐피톨이 어떤 짓을 했는지 알았으니, 뭐, 기분이 그렇게 좋지는 않지.”


 “내 생각에는 그것 때문이 아닌 것 같은데.”


 내가 걸음을 멈추자, 피타가 나를 따라서 멈춘다. 내가 대답을 망설이자, 피타가 말한다.


 “음, 너와 캣니스의 공통점 중 하나는 거짓말을 자연스럽게 하지 못한다는 거야. 그러니까 솔직히 말해.”


 “스노우가 병원을 폭격한 건, 어쩌면 내 프로포 때문일 수도 있겠다 싶었어. 그래서 그런 거야.”


 3번 구역 프로포가 방송되고 나서, 반군은 7번 구역과 10번 구역에서 승기를 잡았다. 곧 탈환할 수 있을 것이고, 이번 프로포가 방송되고 나서는 확실히 그럴 것이다. 스노우는 이런 상황에 분노를 느껴서 나, 그리고 반군에 대한 보복으로 이런 공격을 지시했을 것 같다.


 “우리가 캐피톨에 다녀오고 나서 한 가지는 확실히 배운 게 있어. 너도 잘 알 텐데. 두 명이 우승할 수 있다는 규칙을 추가했다가 빼는 것, 친구들과 가족들의 목숨을 위협해 원하는 바를 얻는 것, 모두 스노우의 전략 중 하나야.”


 피타는 흘러내린 소매를 다시 접는다.


 “그리고, 이번 경우에는 약자를 공격함으로써 반군들에게 메시지를 보낸 거고, 네 프로포는 그에게 덧붙일 말에 불과했어. 그러니까, 네가 프로포를 찍든 찍지 않았든 스노우는 어느 구역의 병원이든 공격했을 거야. 반군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기 위해서.”


 “날카로운 분석이네.”


 내가 감탄한다.


 “여기서는 뭐를 하든 도움이 되어야 하니까.”


 피타가 어깨를 으쓱한다.


 “이미 충분히 도움이 되고 있어. 상황 분석까지 하다니 대단한걸.”


 프로포 촬영과 그 준비 말고도, 그는 아우렐리우스 박사와 협업해 환자들에게 미술 치료를 시도해보고 있다. 이미 피타의 손목에는 보라색 잉크로 적힌 일정이 빽빽할 것이다.


 “아, 그리고 들었어? 피닉과 애니의 결혼식이 두 달 후라고 하던데.”


 우리는 엘리베이터에 올라탄다.


 “아니. 너는 벌써 알고 있네. 혹시 결혼식 케이크를 준비하게 되는 거야?”


 “피닉이 나에게 부탁했어. 내가 빵집 아들인 걸 아니까...”


 “너는 잘 해낼 거야.”


 그가 장식했던 빵집 케이크들이 눈에 선하다.


 “참, 멜라크 씨는 잘 지내고 계셔?”


 “응. 그리지 세이 아줌마와 같이 일하고 계셔. 여기는 너무 딱딱하고 숨이 막힌다고 불평하시지만, 어느 정도 만족하시는 것 같아.”


 “다행이다.”


 “그렇지?”


 피타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는다. 엘리베이터가 멈춘 후, 그는 나에게 인사를 건네고 자기 작업실로 걸어간다. 



 상담을 받고, 훈련을 마치고 나서 나는 저녁을 먹으러 간다. 오늘 식사는 소고기가 들어간, 토마토로 만든 수프와 빵이다. 소고기가 신선한 것을 보니 10번 구역을 확보했다는 좋은 소식이 곧 들릴 것 같다. 그것을 비우고 나서, 나는 특별 방어로 내려가 새로운 무기와 방어구를 시험해본다.


 

올리비아 로드리고가 부른 영화 삽입곡 'Can't Catch Me Now'가 공개되었습니다. 유튜브에서도 들으실 수 있어요!

11월 10일에 영화 GV를 CGV 용산에서 해주더라고요. 이미 예매가 열린 지 한참 지나서 자리가 많이 없지만 그래도 혹시나 해서 알려드려요. 그리고 CGV에서는 예매가 가능합니다!



Courtgjdjn님의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싶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