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끝나고... '원고 하는 이야기'를 너무 기력없을 때 써 놨더니, 다시 보니 힘들다.... 힘들다.... 이런 이야기밖에 없다. (ㅋㅋ) 힘든 것만 있었던 건 아닌데... 싶어서 조금 더 이어보는 글.


가끔... 너무 좋아서 계속계속 보게 되는 연성들이 있다. 힘들 때마다 찾는다고 해야하나. 아니면 문득문득 보고싶다고 해야하나. 그냥 그 연성 생각하면 막 설레고 기분이 좋음.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지? 하면서 돌려보고 또 본다. 나는 설레고 신나는 일들을 그렇게 많이 만날 수 없는 환경에서 살고 있는데, 그런 삶 가운데 좋아하는 연성들을 보는 일은 상당히 에너지가 됨.



보기는 상업소설같아도 오이카게 동인지다. (나도 처음에 구해보고 당황했음...)


내가 엥간해선 좋아하는 연성들은 그... 연성러 본인한테 직접 찾아가서 페잉이든 디엠이든 포스타입 덧글이든 멘션이든 아무튼 꼭 주접을 떨고 오곤 하는데... (볼때마다 또 좋아서 똑같은 연성 피드백 또 함... 이상한 사람) 암튼 이 회지 내신 분은... 기적적으로 계정은 찾았는데 n년전 멈춘 것으로 보이는 플텍계이고, 네이버 블로그쪽에서 활동하셨던 분 같은데 지금은 블로그 글들을 다 내리신 듯. 메일을 보내볼까... 하다가 여기다라도 짧게 써봄.


4월... 첫주였나 그 쯤에 이걸 처음 읽고 일주일 내내 매일 밤 발차기 하면서 울었다. 원래... 붙잡고 주접 떨 사람이 있으면 좀 덜할텐데 이건... 읽으신 분들이 내 주위엔 없는 것 같고... 나 혼자 너무 좋아서 끙끙 앓았음. 플릿에도 슬쩍 올려봤는데 아무도 반응이 없음... 흐윽 스포가 될만한 내용이 있을까봐 자세히는 못 적는데, 스킨십 수위는 거의 없으면서 둘이 나누는 감정선이 진짜 찐득찐득하다 ㅠ...ㅠㅠ..... 죽을래... 읽으신 분 안계세요? 제발 저랑 덕톡해줘 제발... 제가 커피살게요...


이정도로 좋아하는 연성들을 만나다 보면, 또 우연히도 한 작가의 연성이 높은 비율로 맘에 쏙 들면, 그 연성 너머의... 작가님이 궁금해지기 시작하는데 크게 두 부류인 것 같음. 1. 도대체 어떤걸 보고 듣고 자랐길래 이런 생각을 하지? 2. 나랑 되게 비슷한 경험들을 하신 것 같네. 어느 쪽이든 되게 만나서 이야기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에는 정말 우연한 기회에... 평소에 내가 좋아하는 마음을 많이 표현했던 연성러 한 분을 뵐 기회가 있었는데... 연성에서 느껴졌던 분위기 그대로... 느껴지는 것 같아서 신기했고... 연성러분이 좋아한다고 추천해주시는 작품들 보면... 아 이런 이런 것들이 쌓여서 이런 연성으로 나왔구나... 하는 생각이 조금씩 들어서... 좋았음...


그러니까 좋은 연성 뒤엔 좋은 사람이 있구나...


그런데...


그럼 또 말이 이렇게 된다. 나는 좋은 사람이냐고.


좋아하는 가수 T씨. 작사작곡을 하면서 글도 쓰는 사람인데, 언젠가 동화책을 내 보고 싶다고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순수하지 않은 내가 순수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사실 이 인터뷰를 봤을 땐 10대... 중반... 그쯤이었어서 무슨 말인 지 잘 몰랐는데, 약간 요즘 내 고민의 연장선상에서 저 말이 딱 떠올랐음. 


나는 내가 생각할 땐 그렇게 좋은 사람은 아닌 것 같은데(나같으면 나랑 친구 안 할듯... 저랑 놀아줘서 감사합니다...), 성격적으로 모난 부분도 있고 가끔 위선적이고 게으르고 뭐 그런데, 좋은 이야기를 할 수 있나? 이렇게 열심이고 빛나는 캐릭터들을 다룰 수 있나?


그러다가... 평소에 또 좋아하는 가수 아이유씨가... '마음'이라는 곡에 대해 인터뷰 한 걸 우연히 봤다. 내가 이 곡을... 제일 좋아하는데... 어떤 느낌이냐면...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정말 내 기분, 주변환경과는 아무 상관없이 가슴이 뭉클해짐. 맑고... 예쁜 기운을 가진 노래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아이유씨가, 이 곡을 표현하기를, '내 좋은 부분만 뜰채로 떠서 만든 노래' 라고 했다. 

근데 진짜 오... 했다. 내가... 모든 면에서 좋은 사람은 될 수 없더라도, 무언가 좋은 걸 만들 고 싶을 때, 내 좋은 부분들만 뜰채로 떠서... 만드는 건 할 수 있지 않나. 그러면 들을 때마다 저렇게 뭔가 기분이 좋아지는... 좋은 느낌만을 남긴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는걸까? 뭐 그런 생각을 했었음. 그래서 뭔가... 진짜 좋은 걸 하고 싶을 땐 저 생각을 계속 한다. 아이유의 '마음'을 틀어놓고...


근데 그렇게 나온 결과물이 제 3자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는 또 별개긴 하더라만...


연성을 시작하던 초반에는 '내 연성이 누군가에게 그런 의미가 되면 좋겠어!!' 이런 생각으로 했던 것 같은데 요즘은 오히려... 그런 건 내가 컨트롤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는 걸 좀 뇌가 받아들인 것 같다. 그냥 할 수 있는 걸 하고 좋은 걸 하려 함.


누가 좋아해줄만한 게 뭐지,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좋아하지. 라는 생각을 할 때는 '잘한다'의 기준이 남의 손에 있으니까, 뭔가 불안하고 잡히지 않는 기분이었던 것 같다. 뭐 100%까진 못하지만... '잘한다'의 기준을 나에게로 돌리려는 중. 이게 말은 참 쉬운데, 체화가 잘 안된다...




아무튼... 오늘까지는 나도 휴일이어서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연성만 했는데 내일부터는 또 일을 해야한다. 에휴... 현생... 왜 안없어지지.... (예??


원고를 하면서 그리고 싶은 게 떠오르면 바로 그릴 수가 없으니... 메모장에 다 적어놨는데,

그리고 싶은게 너무 많다!

아무 생각 없이 그림만 그릴 수 있는 환경이면 좋겠다...




오직순애만

YUNAK님의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싶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