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조차 자지 않고 과로를 한 덕분일까.

스승님의 기억이 조금씩 태엽을 뒤로 돌리듯 최근 기억부터 과거의 기억까지 아주 느리게 돌아오고 있었다.

"희..야? 내가 이리 불렀구나. 내가 그냥 이름도 아니고 애칭으로 불럿다니.. 웃기구나."

"...네, 기억이 조금씩 돌아오셔서 다행입니다. 제자는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그럼에도 그저 약만을 챙겨주고 진천희는 환자들을 진려하러 갔다. 

낮에는 환자를

밤에는 스승님을

치료하려 움직이니 쉴 틈이 있나.

"도련노ㅁ 아니 도련님 그러다 쓰러지십니다. 몸은 무적이 아니에요."

보다못한 유호가 다시 한번 천희를 말렸지만, 이번에는 대꾸조차 하지않고 그저 유호를 빤히 쳐다보다 거부의 의사로 그저 자신의 일을 마저하는 진천였다.

"...주인님의 기억이 돌아오시면 이 모습을 보고 좋아하실거라고 생각하십니까!"

"...유호. 넘지마."

유호의 말을 묵묵히 들으며 연구하던 천희가 나즈막히 선을 넘지 말라 경고 했다.

결국 이번에도 한수 물러난 유호.

"..저도 모릅니다. 알아서 하세요."

결국 유호가 글씨가 빽빽히 쓰인 수많은 종이로 가득찬 천희의 방을 나섰다.

***

그렇게 자지도 않고 밥도 제대로 먹지 않고 일만 한지 3주쯤 되었을까.

이제 스승님의 기억이 완전해지기까지 10할 중  2할 정도가 남았을까. 결국 몸애 무리가 온 진천희가 쓰러졌다.

"소각주님!!!!"

천천히 실 풀린 인형처럼 쓰러지는 진천희의 모습에 유호와 사람들이 놀랐고 유호는 다급히 천희의 몸을 받아들고 천희의 방안으로 데려갔다.

그 자리에서 조치를 취한다면 분명 싫어 할테니.

그렇게 조취가 끝나고 약을 지으러 유호를 반기는 것은 의각의 사람들 이였다.

"소각주님 상태가 많이 안 좋으신가요?"

"..과로이십니다. 아마.. 일주일 정도는 꼬박 쉬셔야하지 않나 싶습니다."

"아.."

유호의 말에 탄식을 뱉는 의원들. 그런 이들을 뒤로하고 유호는 탕약을 지으러 갔다.

"하아.. 점점 기억이 돌아오고 있거늘 왜 저리 조급해야시는지.."

천희가 어째서 저렇게까지 자신을 갈아 일에 몰두하는지 모르는 유호의 걱정이 늘어만 갔다.

타앙!

유호가 내린 탕약을 들고 방문을 열었을 때에 방안에는 이미 천희는 없었다.

그에 화가 난 유호가 탕약을 거칠게 내려놓고 천희를 찾으러 갔다.

찰그락.

그런 유호의 기척과 함께 쇳소리가 함께 났다.

한참을 찾았을까.

"..."

자신의 방안애서 무언가 몰두하며 일하는 천희를 찾은 유호가 그 모습에 할 말을 잃었다.

그저 침묵만이 자리한 방.

"도련님."

정신을 차린 유호가 천희를 부르자.

"응."

간결한 답이 들려왔다.

"그러다 죽습니다."

"괜찮아. 그나저나 오늘 쓰러진건 스승님께서 기억 찾으셔도 말하지마. 뭐, 지금은 말해도 신경도 안 쓰실테니 괜찮고."

아무렇지 않다는 듯 들려오는 답에 유호의 목덜미에서 핏줄이 섰다.

누가보아도 화를 참는 모습.

"...쉬지 않겠다 하시니 강제로 쉬게하는 수 밖에요."

"뭐? 내가 알아ㅅ"

순식간에 천희를 기절시킨 유호가 자신의 방으로 천희를 데려갔다.

철컥.

그리고 천희의 한쪽 발목에는 만년한철로 만들어진 족쇄가 자리했으며 그 어떤 일도 하지 못하게 침구를 제외한 모든 물건을 치워버렸다.

"으윽..."

욱신거리는 뒷목을 붙잡고 일어닌 진천희.

주의를 둘러보자 텅빈 방이였다.

"...유호 방 인가."

드르륵.

그리고 그때 문이 열리고.

"아, 마침 잘 일어나셨군요. 당분간은 풀어드리지 아노을 생각이니 얌전히 계시죠."

웃으며 협박아닌 협박을 하는 유호.

"스승님은 어쩌고."

"순조롭게 기억이 돌아오시는 듯 하니 곧 돌아올 것 같습니다만?"

단호한 유호에 태도에도 천희는 물러서지 않았다.

"도련님."

"..."

"이건 부탁이 아니라 명령입니다. 소각주한테 감히 명령이라 할 수 있겠지만 뭐, 제가 그렇게 하겠다는데 막을 사람이.. 없을 것 같군요?"

"하아..."

유호의 말을 막을 사람이 없다. 즉, 의원 모두가 진천희의 휴식을 원한다는 것이다.

"아, 그리고 주인님의 기억이 6할 정도 돌아오산 것 같습니다. 일하시다가 도련놈 찾으려 멈칫멈칫 하시는 것을 보니."

"..그래."

"어째... 기뻐보이지 않습니다?"

"..넘지말라고 했어."

"도대체가 뭘 넘은지 모르겠다만, 알겠습니다. 이 탕약도 드시고요."

약만 전해줄 심산이였는지 천희가 약을 먹는 모습을 보고는 도로 나가는 유호였다.

"하아..."

그런 유호를 보던 천희는 한숨을 쉬다 잠을 청했다.

지새는 달님의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싶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