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헉.”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결코 좋은 느낌은 아니었다.

차가운 날붙이가 뱃속을 쑤시는 느낌은.


“내가 말했지. 날 다시 보는 날엔,”


아아 그래. 당신은 그런 여자였지.


“네 놈이 죽는 날일 거라고.”


흐릿해져 가는 시야 사이로 그녀의 뒷모습이 아지랑이처럼 흔들렸다.

잔뜩 흐린 하늘은 마치 그녀와 처음 마주한 그날과 같아 조금 웃음이 나왔다.


꽉 쥔 오른손을 폈다.

그곳에는 아지랑이마냥 사라진 그녀 제복의 단추가 있었다.

지고지순한 연인이라면 이걸 먹어서라도 그녀가 범인임을 숨기겠지만 아쉽게도 둘은 그런 관계가 아니었다.



자신을 죽이고 증거까지 남겨서 발각된다면 그녀는 어떤 표정을 지을까?


화를 낼까?

짜증을 낼까?

아님 변명을 할까?


고고한 은빛 늑대마냥 냉막한 표정에 균열이 생길 것이다. 그것을 실제로 보지 못하는 건 아주 슬프고 아쉬운 일이지만 뭐 어떤가.


그녀의 기억에 자신이 이토록 강렬히 남을만한 기회는 몇 없다.


비록 빅터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은 조금 아쉬웠지만 이미 어쩔 수 없는 일.



그의 상념은 거기까지였다.




우습게도 헨리의 마지막 얼굴은 옅은 미소가 남아 있는 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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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모바일 게임 공식 카페 (방탈출 맛집 : 퍼즐스페이스) 에 연재 했던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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