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 있던 너는 너무 큰 나무

마당에는 더 발 디딜 틈도 없이 큰 사과가 자랐다. 보통의 뿌리라면

눈에 띄지 않았을 텐데 너는 그 뿌리를 타고 올라간다. 점점 위로

원했던 비행은 아니다. 눈을 감고

자주 하던 이야기를 어색하게 늘어놨다. 꿈에서 마주친 온실

사바세계의 땅에 발을 디디고 살아가는

나무와 너도 크게 다를 바 없는 것이다.

욕조에 풀어놓았다. 갸우뚱한 표정이었다.


납득하지 못하는 것들을 끌어당기듯이 달리는 자동차 안에서 들었던 노래가 있었는데

예전에는 노래 가사가 뭔지도 모르고 들었다. 가끔은 잘도 이런 노래를 들었구나 하고 생각했다.

신호등에 주홍빛이 얼룩처럼 남아있다. 눈을 의심하는 사람만이 걸음을 재촉한다.

가로수 그늘에 먹혀서 움직이지 못하는 다리가 무겁다. 내 사진은 가볍게 장식된다.

오랜만에 앨범을 열었다. 내 키는 여전히 나무를 위로 쳐다보고 있다.


너의 꿈속 온실과는 영원히 작별

의심스러운 기록과 사과나무

2020.03 한국미소문학 등단 / 입시, 입사 지원 자기소개서 첨삭 문의는 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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