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욱한 안갯속에서

언젠간 끝에 도달할 것이라는

막연한 희망에 한발 한발

조심스럽게 내딛는 발걸음


한 치 앞도 보이지 않고

얼마나 남았는지 모르지만

결국 빛을 바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에 놓지 않는 펜


누구도 알 수 없고

누구도 확답을 줄 수는 없지만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다짐


추적추적 내리는 비에 술 한잔

기울이며 가슴 한켠 피어오는

위화감은 괜시리는끼는 기시감이

아님은 분명하다.


아득하고 아렴풋한 그곳을 향해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걷는 것이 안갯속을 나오는

유일한 길이 되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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