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시구하는 테스타


류청우의 경우, 양궁 국대 짬으로 적당히 깔끔하게 던짐. 포수 글러브 안에 무사히 안착함. 역시 운동 경험은 무시 못 한다는 반응이 많음. 이벤트로 활촉에 야구공 꽂아서 활 쏴보시는 건 어떠냐는 제의도 있었지만, 그건 다른 현역 선수 분들의 몫 같다고 거절.

배세진의 경우, 그림 같은 포즈로 있는 힘껏 던졌지만... 땅볼...! 날아간 거리가 상대적으로 짧아서 바닥을 치고 튕기듯이 굴러오는 걸 포수가 잡음. 배세진 연습 많이 했어서 아쉬워함. 근데 이제 던지는 포즈 움짤만 오조오억개 돌면서 자세는 프로급이라는 칭찬 들음.

맏이들 시구&시타 : 자기들끼리 소소하게 연습 했음. 하지만 아무래도 날아오는 공을 맞히기란 어려워서... 결국 각자 알아서 하는 느낌을 내는 방향으로 가닥 잡음. 그래서 현장에서 류청우는 깔끔하게 던져서 칭찬 받고 배세진은 이번에도 완벽한 프로 자세였음. (파워풀 헛스윙)

선아현의 경우, 무난한 실력. 부모님과 어릴 때 캐치볼 했던 경험 있을 것 같고 현대 무용 전공자의 근력으로 얕은 포물선을 그리는 직구 코스로 포수 글러브에 안착. 필드에서 성공한 뒤에 활짝 웃었다가 야구부 남친 or 남사친 짤로 평생 쓰임.

큰세진의 경우, 오프라인 인싸&학생회장이었으니 각종 고딩 스포츠 경험으로 그럭저럭 해냄. 필드 올라가기 전에 사인 몇 개 배워서 잔망스레 소통한 뒤에 던졌지만 홈 플레이트 몇 발짝 앞에서 뚝 떨어져 버림. 그래서 하, 아쉬워하는 움짤 (by.홈마) 야구부 남친짤로 평생 쓰임.

박문대의 경우, 패대기 시구. 캐치볼 경험이 없는 류건우 영혼+야구공 쥐어본 적 없을 것 같은 박문대 육체 콜라보레이션^^ 자기가 던지고 자기가 티벳 여우 상태로 글러브로 입가 가림. 근데 이 날 홈 팀 승리하는 바람에 승리요정 돼서 입가 가린 글러브 짤 홈 경기마다 끌올됨.

동갑즈 시구&시타 : "테스타 동갑즈 시구&시타" 이런 헤드라인 뜨자마자 러뷰어들, 세 명이서 어떻게 시구랑 시타만 하냐고 무슨 둘이 같이 던지기라도 하냐고 했는데 현실은... 박문대가 심판석에 ^^ 셋 중 하나가 포수 하냐는 의견도 꽤 많았는데... 근데 실상을 까보니 ㅋㅋㅋ 누가 봐도 볼인 공만 던지는데 선아현이 던지는 모든 공에 스트라이크 불러서 큰세진 스윙 한번 없이 쓰리아웃 당하는 콩트였음.

김래빈의 경우, 언더핸드 폼으로 시구 던짐. 빠르고 정확한 딜리버리 대신 꽤 높게 던진 거라서 엄청 가파르고 높은 포물선 그리면서 떨어져서 포수가 후다닥 앞으로 뛰어와서 받아낸 시구됨. 김래빈 머쓱한듯 웃으면서 꾸벅 고개 숙여 인사하고 내려옴.

차유진의 경우, 아무리 그만뒀다고 해도 주니어 미식축구 경력자. 깔끔하고 빠른 직구 시구로 사실 메이저리그에서 스카우트 했어야 하는 인재 아니냐는 소리 들음.

막내즈 시구&시타 : 둘 다 그럭저럭 던질 수 있기 때문에 누가 던지느냐 가지고 되게 왕냥냥 거리면서 싸움. 서로에겐 질 수 없다는 그 마음가짐. 그래서 시구 시타 둘 다 연습은 하는데 누가 올라갈지 못 정하고 있다 막판에 동전 던지기로 정해서 차유진이 시구, 김래빈이 시타. 그 날 차유진 정말 힘있게 던졌는데 김래빈 완벽한 안타 쳐서 차유진도 놀라고 김래빈도 놀라고 모두 놀란 역대급 시구&시타 콤비됨.



2. 야구팬 동갑즈

S브스 스토브리그 재밌어요 함 봐주세요 여러분


A. 선아현

처음에는 아현이가 욕하면 파괴력 쩔겠다 싶어서 이리저리 생각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욕설을 하는 선아현이란 너무나 불가능한 일이라... 야구에 대한 기대가 없는 선아현이 더 어울릴 것 같아서 이쪽으로. 시즌만 되면 주변에 야구보러 갈래? 권하지만 정작 경기장에선 야구 얘기보다 치킨에 맥주 마시면서 수다 떠는 나들이 느낌.

선아현은 모태 드림즈. 부모님부터 드림즈 팬이라 자연현상이나 다름 없음. 자기가 기억하는 아주 옛날에도 야구 시즌이면 드림즈 구장에 갔음. 시즌에 경기장을 못 간다면 몰라도 안 가는 건 있을 수 없는 일. 못 가게 되더라도 최대한 시간 내서 한 번은 가는 편.

테스타가 된 후에도 직관은 당연함. 그렇지만 1년 차에는 진짜 너무 바쁘고 정신 없어서 못 감. 못 간 게 너무너무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함. 그래서 대신? 이라면서 시즌 내내 경기 결과 찾아보며 시무룩해 함.

2년 차. 이번에는 홈 경기 한 번은 갈 수 있을 것 같음. 그래서 매니저에게 얘기하고 갈 생각인데 혼자 가는 건 심심해서 (부모님과 일정 맞추기 실패함) 문대에게 슬쩍 권유함. 박문대, 작년에 아현이가 야구 스코어 찾아본 거 알아서 가겠다고 함. 그리고 그걸 듣던 큰세가 나도! 야구 재밌지! 하면서 가기로 함.

드림즈의 홈 경기... 드림즈 팬은 참지 않아. 실책 나오고 수비 몸개그 할 때마다 사방에서 험악한 소리가 쏟아짐. 큰세진, 생각보다 강한 분위기에 당혹스러운데 아현이는 그저 평화로움. 차분하게 치킨과 음료를 시킬 뿐.

"야, 야구장에서 먹는, 치킨이... 제일 마, 맛있어."

"어, 근데 아현아..."

큰세진이 슬쩍 눈을 굴렸다. 선아현 주변만 똑 떼어낸다면 하염없이 평화로운, 야외 스탠드에서 피크닉을 하는 사람 같았다. 그러나 사진도 아니고 영상도 아닌 이 현실에서, 선아현과 그 주변만 떼어낼 순 없었다.

"어, 어? 왜? 후, 프라이드는 벼, 별로야?"

조심스러운 말에 선아현의 눈이 흔들렸다. 치킨 포장을 뜯던 그대로 멈춘, 긴장이 가득 느껴지는 모습이었다.

"아니... 그게 아니라... 그, 괜찮은 거야?"

"어, 어? 왜, 왜?"

그 말에 더 당황한듯, 선아현이 손까지 움찔거렸다. 큰세진이 말을 고르는 사이 박문대가 돌리는 말 없이 질문했다.

"홈팀이 지고 있으니까."

"아, 아... 그거는... 익숙하니까..."

"어?"

"나, 나들이인 거니까..."

선아현은 그제야 해사하게 웃으며 닭다리를 나눠주었다.

"어, 그래..."

큰세진이 눈을 끔뻑이는 사이, 박문대는 제 몫의 닭다리를 뜯었다. 그 순간 안타가 우중간을 가르고 쭉쭉 뻗어 외야수 앞쪽으로 낙하했다. 그리고 외야수의 글러브 끝에 튕겨 바닥을 굴렀다.

"야!!!!!!"

다른 관중의 우렁찬 소리에 큰세가 되려 움찔거렸다. 슬금, 시선이 선아현을 살폈다. 그러자 선아현이 방긋 웃으며 큰세진에게  설명했다.

"그, 그래도 몸엔, 안 맞았잖아. 그, 그 정도면 돼, 됐지."

참으로 긍정적인 (또는 해탈한) 팬이었다.


B. 큰세진

바이킹스 라이트 팬 큰세진. 중학교 친구가 모태 바이킹이랑 자연스레 같이 보면서 그렇게 됨. 그렇지만 연습생 하는 동안에는 그 친구랑 만나는 횟수가 줄고 따로 야구를 챙겨보지 않아서 소홀해짐. 그러다 동갑즈와 야구장 다녀온 뒤로 가볍게 보기 시작.

어느 날, 바이킹즈 홈 경기 2회부터 갈 수 있을 것 같아서 아현이 (알잖아~ 야구 혼자 보면 재미 없는거~)랑 문대 (문대! 저번에 아현이랑 보러 갔으면서... 세진이랑 보기는 싫어?ㅠ) 꼬셔서 보러 감.

라이트 팬이긴 해도 기본 룰과 선수는 알아두었기에 재밌게 봄. 아현이가 당연하단 듯이 치킨 시켜서 또 셋이 노나 먹으며 보는데... 3회 말 공격 타임. 배트를 휘두르는 건지 마는 건지 하는 꼬락서니에 조금씩 표정이 굳음. 순식간에 삼진나고 4회 초, 무실점. 그래서 얼굴 좀 풀리나 했는데 4회 말 타자 꼬락서니가 좀 전과 다르지 않아서 또 굳음. 콜라 캔 쥐고 있던 손에 점점 힘이 들어가서 캔 찌그러짐.

"아니...! 아니... 아니이...!"

주변을 의식한 탓에 흘러나오는 말은 그뿐이었다. 뾰족해진 캔이 손 끝을 찌른 뒤에야 큰세진은 힘을 뺐다. 분명 캔을 반 정도 비웠는데, 입구 너머로 다시 넘실거리는 콜라가 보였다. 그리고... 필드에서 잠깐 눈 돌렸을 뿐인데 아웃 카운트가 추가되었고, 더그아웃으로 선수가 돌아가고 있었다.

"하..."

숨소리에서 지독한 감정이 읽혔다 큰세진은 순간 자신의 한탄이라 생각했다. 그 착각은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고개를 돌리자 티벳여우 그 자체로 보이는 박문대가 있었기에. 박문대는 어느샌가 먹던 치킨도 내려놓고 탄산수만 홀짝이고 있었다.

"문대~ 사실 바이킹스 팬이야?"

큰세진이 상황을 환기할 겸 가볍게 물었다. 그 소리에 박문대는 시선만 흘긋 던졌다.

"나 야구 모르는데."

"에이."

말도 안 되는 소리다. 큰세진은 그런 표정으로 일축하며 박문대의 옆구리를 찔렀다. 휴식시간이 끝났는지 선수들이 다시 필드로 올라오고 있었다. 이전 이닝과 같은 투수였다.

"하..."

큰세진은 눈에 익은 번호에 한숨부터 쉬었다.

"저 선수 십 분은 쉬었나..."

저도 모르게 한탄이 튀어나왔다. 눈치를 살피던 선아현이 조심스레 끼어들었다.

"그, 그래도 바이킹스는, 투수가 타, 탄탄하니까... 곧, 다른 선수로 교, 교체되지 않을까?"

"그렇겠지. 이제 5회니까 선발 몫도 다 했고."

박문대가 툭, 말은 얹고 목을 축였다. 탄산수를 들이키는 건데도 어딘가 알코올 향이 풍겨오는 듯한, 그런 표정이었다. 큰세진은 그 모습을 보며 내려놓았던 콜라를 다시 들었다.

"하..."


C. 박문대

자칭 야알못 박문대. 본인은 야구 모른다, 모른다 하지만 진짜 모르는 사람이라고 할 수 없음. 특정 구단의 팬이 아니다 보니 더더욱 본인을 야알못이라고 칭하지만, 야구 시즌 되면 하루에 한 번 야구 검색하는 사람임. 이제껏 직관을 간 적 없을 뿐이지 경기별 하이라이트 한 번씩 보고 트레이드나 영입 기사들도 다 확인해두는 편.

그렇지만 본인 주장 야알못. 하지만 그 누구보다 야구팬의 시각으로 모든 경기를 보고 있음. 특정 구단 팬이 아니라서 모든 실책에 분노하고 모든 나이스 플레이에 차분함. 그 차분함... 언제나 티벳 여우 페이스란 소리임.

@ "덕후는 계를 못 탄다더니" 어제자로 박살 낸 사람 등장

└@ 경기 끝났으니까 썰 편하게 품. 어제 사직에서 우리 드^림^즈랑 블랙윙즈 경기라서 애들 부산콘 막날이랑 연달아 붙어서 걍 보고 왔는데 ㅅㅂ 너네야구글러브 왜끼고있냐 빠따는왜듬? 아 아님 이게 아님... 이거 말하려는 거 아님.

└@ 암튼 어휴 빨리 탈드림해야하는데 하면서 보고 있는데 ㅅㅂ 2회초 공격이 끝나고 나니까 갑자기 우르르 사람들이 옆으로 오는 거예요. 아 덕질 짬이 말한다 저 훤칠한 남정네 백퍼 아이돌이다. 싶어서 슬쩍 카메라 켜고 찍었는데 ㅅㅂ 우리 애들이네?

└@ 어제가 부산콘 막날이었는뎈ㅋㅋ 나야 미친듯이 머리풀고 뛰기만 했다지만 쟤네는 뛰면서 노래하면서 옷도 미친듯이 갈아입었는데 우째서 여깄음?? 하면서 보는데... 진짜 테별이더라 우리 별이들... 진짜 내 대각선 아래쪽에 앉는데 ㅅㅂ  덕계못 덕계못 노래 부른지 10년만에...

└@ 암튼 이제 야구는 알빠 아니고 애들 구경하게 됨. 근데 밤비쓰ㅎ너도 모태 드림이구나?^^ 대화 소리 들리는데 진짜... ㅋㅋㅋ 글러브 빗겨서 떨어져도 와 오늘은 몸에 안 맞았다. 빠따 허공에 휘둘러도 루킹 삼진은 아니네! 하고 있더라 ㅎㅎㅎ 이런 동질감 필요 없어 아니 좋아 아니 됐어 그치만 좋아ㅠ

└@ 배3랑 2ㅐ빈이는 야구 1도 모르나 보더라. 옆에서 설명해주는데 쌉소리하는 공중파 해설보다 훨씬 잘하던데? 울 울보 고교 야구라도 했었니? 구속은? ^^ 드림즈 어때?^^ 아냐 드림즈는 오지마 근데 와줘... 아니 아무튼 존나 박해 울보... 실책마다 하. 한숨 쉬는 게 너무 춥더라 ㅋㅋㅋㅋㅋ 

└@ 울보도 어디 팬인가? 하는데 ㅋㅋㅋㅋ 전광판에 이거 잡혀서 ㅋㅋㅋㅋㅋㅋ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 순간 ㅋㅋㅋㅋㅋ 얘가 소주 병나발 부는줄 알고 식겁했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잘 보니까 탄산수더랔ㅋㅋㅋㅋㅋㅋ (시선은 정면에 둔 채 초록색 병만 기울여서 마시고 있는, 캡 모자를 쓴 남자가 나오고 있는 전광판 직찍) 




트위터에 올렸던 시구 썰 좀 가다듬고 생각하던 거 쓰다보니 생각난 게 몇 개 더 있어서 그것까지 쓰고 싶은데... 벌써 5천자가 넘어가서 한번 끊고 가기로 했습니다. 사실 야구팬 동갑즈는 쓰고 나니까 단독으로 빼도 괜찮을 분량 같은데 그냥... 여기다 쓴거 모음으로 올리기로 했습니다.

하편은... 위에 나온 테스타 야구 관람기랑 지명 타자 류건우 썰이 완성되면 올라옵니당. 언제 올지는 모르는...!

현재는 하이큐, 데못죽 위주 덕질 중. 마음의 고향은 룬의 아이들, 해리포터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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