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모르면서 일단 폭락장이라고 하니 지금이 기회인 것 같아 이것저것 주워보자 싶어서 채권 펀드도 사고 주식도 사고 했던 것이 이번 2분기였는데,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하고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자산 배분을 하게 된 것은 3분기였던 것 같습니다. 끝없이 느껴지던 상승장과 9월의 하락장을 지나 3분기를 결산해 보니 잘 한 점도 있었고 못 한 점도 많았습니다.


총 투자 수익률: 7.97%

분기당 수익 목표는 3-5%인데 이번 분기는 장이 좋아서 크게 윗돌았어요. 연간으로 환산하면 12.5%~21.5%니까 꽤나 야심찬 목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항상 이럴 순 없겠죠.

참 잘했어요 상: TSLA, 샤오미 (1810.HK)

테슬라는 잘만 하면 5년 후에 정말 커질 것 같기도 한데, 아직 미심쩍은 부분이 많은 것도 사실이어서 주저주저하다가 포트폴리오의 아주 일부로 소액만 투자해 보았는데 한 달도 되지 않아 급등하여서 가장 큰 수익을 가져다 준 종목이 되었습니다. 현재 80% 정도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샤오미는 10 홍콩 달러일 때부터 눈여겨보고 매집했던 종목인데 화웨이 제재로 인해 반사 이익을 얻으리라는 전망과 함께 실적이 잘 나오면서 한때 급등하여 25 홍콩달러까지 갔고, 제 투자 인생에서 처음으로 150%라는 수익률을 기록하며 안타를 쳐냈는데요, 지금은 조정을 받고 있어 20달러까지 내려와 있습니다. 저는 틈만 나면 샤오미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원래 하드웨어와 IoT에 관심이 많기도 하고 해서 굉장히 좋게 보고 있어요.

롤러 코스터 상: SMIC (0981.HK)

한때 60% 수익률을 내다가 미국의 제재 조치로 인해 -30%까지 폭락해서 손절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계속 가지고 있으면서 장기적으로 어떻게 될 지 볼 수도 있지만, 미국이 타겟으로 삼았다는 것은 화웨이의 전례가 있듯이 이 문제가 쉽사리 해결되지 않고 정치적으로 질질 끌 가능성이 크므로,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서 과감히 손실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내가 너무 "중국의 반도체 굴기"라는 어떤 테마에 투자를 한 건 아닐까, 좀 더 기업의 본질 가치를 조사한 다음에 투자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어요.

화제의 ETF상: HS TECH 추종 3033.HK, 3088.HK

알리바바, 텐센트, 메이퇀, 샤오미, 징둥, 넷이즈 등등 홍콩장에서 가장 핫한 기술주 30개를 모아 놓은 ETF인데요 8월에 상품이 론칭되기 시작하면서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첫날에만 30억 홍콩달러(한화 약 4500억원)가 팔려나갔다고 하고요. 유튜브에 편입된 종목 30개를 모두 소개한 영상을 올려 보기도 했는데 검색을 해서 온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항상 재생수 0을 기록하는 네이버 오디오 클립에서도 이 콘텐츠가 재생수 200을 기록해서 깜짝 놀라기도 했어요. 지금은 많이 내려가 있어서 초기부터 투자하신 분들은 수익률이 별로 좋지 않으시겠지만 다들 성장 기업만 담고 있으니까 적립식 장기투자에 적합한 상품이라고 생각합니다.

3033은 홍콩에서도 인기 상품이라서 지하철에서 광고도 하더라고요


쓴 돈 회수하러 왔습니다 상: SBUX

실현 수익, 차익, 배당금 다 포함해서 스타벅스 주식으로 번 돈이 35만원이더라고요. 그럼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 잔이 5천원이라고 했을 때 70번 정도 쓴 돈은 회수한 것이 되네요. 제가 스타벅스를 처음 가 본 게 2000년에 이대앞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20년동안 스타벅스에서 쓴 돈을 과연 다 회수할 수 있을까요?

앞으로 기대해요 상: FTCH, NIO 공동 수상

럭셔리 패션 리테일 회사인 파페치가 앞으로 10루타 종목이 되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중국 시장에서 MZ세대의 럭셔리 소비는 계속 늘어나고 있고, 파페치는 징둥이나 텐센트와 같은 기업과 긴밀히 연계하며 중국을 공략하고 있으니까요. 한국에서도 쇼핑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 유명한 직구 채널입니다. 여기서 가방 하나 샀다고 생각하고 그 돈을 투자할 거에요.

중국의 전기차 시장도 성장할 것이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데, 많은 자동차 회사들이 난립하여 어디에 투자를 하면 좋을지 정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NIO라는 회사에 보초병만 보내뒀는데 생산 대수를 늘리기도 하고, 배터리 교체 시스템을 제안하기도 하고, 새로운 모델을 선보이면서 단기간에 40% 넘게 상승하여 저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보초병 말고 군대를 본격적으로 투입해 봐야 할 것 같아요.

잘했던 점

시장이 너무 올라서 위험을 느꼈을 때 조금이나마 주식 비중을 줄여 현금화 한 것. 지금 생각하면 더 해둘걸 하는 생각이 들 정도에요.

못했던 점

생각보다 많은 매매 횟수. 나스닥 폭락 이틀만에 충분히 조정받았다고 생각하고 덥썩 매수한 구글같은 주식이 거기서 10% 더 폭락해서 회복을 못하고 있습니다. 타이밍을 맞출 수는 없다지만 너무 조급한 마음에 매수를 하면 대부분 끝이 좋지 않습니다.

4분기 전략

투자를 시작하고 뭐라도 많이 아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매일같이 시황을 체크하고 수많은 방송들을 보았지만 이제 시황은 보지 않기로 했습니다. 매일 뭐가 올라가고 다음날 또 떨어지고 다음날 또 올라가고 그게 뭐때문에 그렇고 등등 이걸 제가 매일 알 필요가 있을까요? 소음을 줄이고 거시 경제나 기업 본질가치 분석과 관련된 콘텐츠만 확인하고 매일처럼 쏟아지는 시황은 더이상 안 보고 그 시간에 다른 일을 할거에요.

+ 들고 있는 주식 홀드. 기업의 펀더멘탈이 크게 훼손된 경우를 제외하고 매매하지 않기. 파페치와 니오에 군대 투입. 매출 없는 회사에 투자하지 말자. 10루타가 될 수 있는 종목 더 발굴해보기. 신재생 에너지에 대해서 공부하기. 가치 평가를 공부하기. 고전 투자 책 많이 읽기. 

일본을 거쳐 홍콩에서 디자이너 일을 하고 있는 비혼 여성. 재미있고 영양 많은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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